매일성경 묵상
말씀에 순종하기 위한 고통을 감수한 사람들 [스 10:9-44]
 – 2025년 11월 17일
– 2025년 11월 17일 –
스 10:9-44 말씀에 순종하기 위한 고통을 감수한 사람들
    
에스라의 소집령에 예루살렘에 모인 유다와 베냐민 모든 사람은 성전 앞 광장에 모여 자신들의 죄를 자복하고 에스라의 제안을 따를 것을 다짐한다. 그렇지만, 그때가 우기이고, 관련된 사람의 숫자가 많음을 살펴 시간을 두고 시행할 것을 에스라에게 제안한다. 에스라는 회중의 제안에 따라 책임자를 선임하여 조사에 착수한다.
    
    
    
1. 에스라의 권고와 조치(9~17절)
9절은 유다와 베냐민의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모인 모습을 보여준다. 에스라의 요청에 따라 3일 안에 예루살렘 광장에 모든 백성이 모인다. 당시 예루살렘은 중요한 모임이 이루어지는 장소였다. 특히 성전 동편에 있는 광장은 수천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었다. 에스라의 지시가 공포된 지 3일 후(주전 457년 11~12월 무렵)에 백성들이 성전 앞 광장에 모였을 때 큰비가 내렸다. 마침, 우기였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었지만(13절, ‘큰 비가 내리는데’), 그 자리에 모인 백성들은 하나님의 진노로 생각하여 두려워한다(참고, 삼상 12:17~18).
    
10~17절은 모인 백성들을 향한 에스라의 권고와 조치를 다룬다. 에스라는 귀환민들이 이방 여인과의 통혼으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조상들이 지은 죄에 또 하나의 죄를 더하였다고 말한다(10절). 이전에 조상들의 죄로 인해 하나님의 징계가 임하고 그로 인해 백성들은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는데, 이제 유다 공동체가 또다시 그런 위기를 자초하였다는 것이다.
    
에스라는 백성들에게 하나님 앞에서 죄를 자복하고 속히 ‘그 지방 사람들 및 이방 여인들’과 단절할 것을 촉구한다(11절). 에스라가 의도한 바는 거룩한 백성으로서 구별된 모습과 율법에 충실한 공동체의 삶이었다. 백성들은 큰 소리로 에스라의 제안을 수락한다(12절). 그러나 에스라의 결정을 즉시로 이행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 먼저 이방인과 결혼한 사람들의 숫자가 많았다. 또 하나는 우기로 인한 거친 날씨 때문이었다(13절). 이런 이유로 회중은 에스라에게 새로운 제안을 한다(14절). 그것은 방백들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당사자들에게 자진해서 성읍 위원회에 출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다음에 방백들이 성읍 장로들 및 재판장과 함께 예루살렘 법정에서 문제를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비록 시간이 지체되긴 했지만, 각 지역의 장로들과 재판관들이 상황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합리적인 제안처럼 보였다.
    
그런데 그때 “이 일”에 이의를 제기한 사람들이 있었는데(15절), 그들의 이름은 요나단, 야스야, 므술람, 삽브대로 소개된다(므술람은 29절에 이방 여인과 통혼한 사람으로 나온다). “이 일”은 대부분의 학자가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해결하자는 회중의 제안을 반대하는 것으로 본다. 하지만 ‘사로잡힌 자들의 자손’은 시간을 두고 하자는 회중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행에 옮기기로 한다(16a절). 에스라는 이 일을 위해 족장들 몇 사람을 선임하여 책임을 맡긴다(16b절).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는 10월 1일에 시작되고 3개월 동안 진행되어 1월 1일에 마친다(17절). 1년 전 바로 이날은 에스라가 예루살렘으로 떠나기 위해 아하와 강가에 있었던 날이었다.
    
    
    
2. 이방 여인과 결혼한 사람들의 명단(18~43절)
이방 여인과 결혼한 사람들의 명단은 가장 먼저 제사장의 무리(18~22절), 다음으로 레위인과 노래하는 사람들(23~24절), 이어서 일반 백성들(25~44절) 순으로 제시된다. 제사장 가운데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사람으로는 예수아 자손 중 요사닥의 아들과 그의 형제 마아세야, 엘리에셀, 야립, 그달랴다(18절). 예수아 가문은 스룹바벨과 함께 성전 건축을 주도하기도 했는데(스 3:8), 대제사장 가문으로서 본이 되지 못했다(참고, 레 21:13~15). 그러나 그들은 죄를 뉘우치고 모두 이방 아내들을 내보내기로 맹세한 후에 숫양 한 마리를 속건제로 드린다(19절).
    
속건제는 ‘마알의 범죄(여호와께 신실하지 못한 행동)’에 드리는 제사로, 제물은 숫양으로 한정되어 있다(레 5:15~6:7). 이방 여인과 결혼하는 것을 ‘하나님께 신실하지 못한 행동’, 즉 언약을 어기는 행동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들이 드린 속건제는 백성 전체의 잘못을 위해 드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제사장 예수아 자손 외에 제사장 가운데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사람들은 요사밧, 시므이, 글리다, 브다히야, 유다, 엘리에셀(23절)이다. 그 외 노래하는 자 중에는 엘리아십, 문지기 중에는 살룸, 델렘, 우리가 포함되어 있다(23절).
    
일반 백성들 가운데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사람들의 명단은 ‘이스라엘’이라는 명칭 아내 열 개의 가문으로 나뉘어 소개된다(25절의 ‘이스라엘’은 제사장과 레위인을 제외한 포로 귀환민들을 가리킨다). 전체 인원은 제사장 17명(혹은 18명), 레위인 6명, 노래하는 자와 문지기 4명, 백성들 86명, 도합 113명(혹은 114명)이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의 이름이 열거되는 것은 이방인과의 통혼 문제가 귀환 공동체에 얼마나 깊숙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한편, 이들이 이방 여인과 결혼한 것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으로 보이는데, 그 땅에 살고 있던 이방인들이 귀환민들보다 부요한 삶을 누리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비록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이했지만, 에스라의 개혁에 동의하고 이방인 아내와 이혼에 합의한 사람들이다. 이미 살고 있는 가족과 결별하도록 하는 것은 지나친 결정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당시 타락한 이방 문화와 우상 숭배의 유혹에 노출되어 있던 상황에서 공동체의 정체성과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3. 맺는말(44절)
본문은 그들 가운데 자녀를 낳은 사람들도 있었음을 밝힌다. 가족들과 헤어진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는 공동체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잘못된 신앙을 바로잡고자 하는 결단의 행동이다. 그들은 부끄러운 과거와 결별한다. 에스라가 내보낸 이방 여인들과 아이들은 아마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앞에서(3절) 선포되었던 계약은 성공적으로 종결되고, 에스라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 즉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이후에도 공동체를 바로 세우기 위한 에스라의 개혁은 멈추지 않고 지속된다(느 8~9장).
    
구약성경에는 이방인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거나 이방 여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본문들도 존재한다. 예를 들면 민 12:1; 수 2장; 요나서; 룻기가 대표적이다. 특히 룻기는 다윗이 모압 여인을 조상으로 두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에스라의 입장과 선명하게 대조되는 것이다. 룻기와 에스라는 둘 다 언약 백성의 정체성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여호와께 대한 충성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그렇지만 두 책이 이방인을 수용하는 것과 관련하여 매우 상반된 태도를 보인다. 에스라의 결정은 포로 귀환 후 새롭게 시작된 공동체가 주위 민족들의 영향으로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했던 당시의 특수한 상황 속에서 재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성경 안에 이방인에 대한 수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본문들과 적절한 균형 속에서 비교해야 한다는 의미다.
    
    
    
나는?
-비에 떨고 두려움에 떨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귀환한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모였다. 모두가 정한 3일을 지켰다. 백성들은 찬비에 떨었고,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두려움으로도 떨었다. 매년 반가이 기다렸던 ‘이른 비’였지만, 하나님의 은혜와 돌보심의 상징인 비가 이날에는 은혜를 망각한 자신들을 후려치는 회초리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예루살렘에 모인 백성들에게 죄를 끊든지, 내가 끊어지든지를 선택하라는 강렬한 감동이 역사했다. 에스라는 조금도 에두름 없이 죄를 지적하고 죄와의 단절을 명령한다. 불쾌하지 않을 요구를 고민하지 않았고, 죄와 동거하면서도 죄를 용서받을 수 있는 길도 제시하지 않았다. 죄를 끊든지 내가 공동체에서 끊어지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지도자였기에 사람 앞에서 담대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백성들은 에스라의 명령에 신중하지만 단호하게 죄의 문제를 처리한다. 이방인 아내와 자녀들을 끊으라는 명령에 백성들의 대답은 신중히 처리하기 위해 이를 맡아 처리할 방백들을 세우고 정당한 재판을 거쳐서 결정하게 해달라고 제안한다. 애매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하면서도 철저하게 이행하려고 제안했을 것이다. 석 달의 조사 끝에 이방인 아내나 자녀들을 보낸 사람 113명의 명단을 작성했다. 부끄러운 과거를 가진 이름들이지만, 거룩한 신앙 공동체를 위해 아내와 자녀를 떠나보내면서까지 우상과 결별한 이름들이었다.
    
-한편, 완강하게 저항하며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불과 네 명에 그쳤지만, 공동체 전체가 회개하고 죄를 끊어도 하나님의 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반대였기에, 이것은 소신이 아니라 의와 거룩에 대한 완강한 저항이었다.
    
*백성들은 이방 아내들과 갈라서라는 에스라의 명령에 순종하여 그대로 실행하겠다고 다짐한다(9~14절). 한순간의 감정이 아닌 이 죄의 관행을 제거하려고 구체적으로 대안까지 마련하며 순종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아직도 죄와 갈라서지 않고 머뭇거리는 영역이 없는가? 깊이 뿌리 박힌 죄의 문제를 얼마나 철저하게 처리하는가?
    
*에스라의 명령과 공동체의 결단에 반대하는 몇 사람이 있다(15절). 이들은 공동체의 개혁을 위해서 자기들의 편리한 삶이 희생당하는 것에 못마땅했던 것 같다. 공동체의 선을 위해 모두 힘쓰는 일에 나의 이기적인 욕심 때문에 멀리서 뒷짐만 지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계명을 어기고 이방인과 결혼한 사람들의 명단(16~44절)을 보면 일반 백성들은 물론 제사장과 레위인, 노래하는 자들도 한가지로 죄에 깊이 물들어 있다. 하지만, 이 명단은 또한 하나님의 계명에 순종하여 이방 여인과 갈라서는 자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이들은 말씀에 순종하여 지금까지 살아온 아내들과 그들 사이에 낳은 자녀들을 내보내는 아픔을 겪은 자들이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사랑하는 대상까지 기꺼이 포기한 자들의 명단은 나의 삶 속에서 하나님 앞에서 순결을 회복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도전을 받게 한다. 거룩한 하나님 백성으로 살아내기 위해 과감히 갈라서야 할 것이 무엇일까?
    
*말씀의 순종을 위해 상상을 넘어서는 결단을 보여주는 모습에 전율이 흐른다.
    
    
    
*주님, 말씀의 도전에 순종하기 위해 상상을 넘어서는 결단과 결행하는 백성들의 모습을 통해 거룩한 백성의 삶을 살아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결심하게 됩니다. 말씀대로 살아내기 위해 순종의 결행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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