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느헤미야의 귀환과 예루살렘 성 재건을 위한 발걸음 [느 2:1-20]
 – 2025년 11월 21일
– 2025년 11월 21일 –
느 2:1-20 느헤미야의 귀환과 예루살렘 성 재건을 위한 발걸음
    
아닥사스다 왕은 술 관원인 느헤미야가 얼굴에 수심이 있음을 보고, 그 이유를 물은 다음 느헤미야로, 하여금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을 중건할 것을 허락한다.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이 소식을 들은 대적 산발랏과 도비야가 근심한다. 느헤미야는 몇 사람을 데리고 은밀히 예루살렘 성벽을 살펴본 다음 성 재건에 대한 계획을 백성의 지도자들에게 알린다. 이에 대해 산발랏과 도비야, 게셈이 함께 느헤미야의 성벽 재건 사업을 방해한다.
    
    
    
1. 느헤미야의 귀환(1~10절)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의 형편을 듣고 금식하며 기도한 후 아닥사스다 왕에게 나아간 때는 아닥사스다 왕 20년 니산월로 언급된다. 니산월은 페르시아 달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달이다. 이때는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에 대한 소식을 들은 때(기스르월, 1:1)로부터 약 4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다. 느헤미야는 그동안 기도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당시 페르시아 왕들은 정기적으로 특별한 잔치를 벌이곤 했는데, 때로 그 자리에서 호의를 베푸는 일들이 있었다. 그때 느헤미야는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아닥사스다 왕 앞으로 나아간다. 평소와 다른 그의 모습에 왕은 단박에 알아보고 그 이유를 묻는다(2절). 당시 술 관원은 안색이 좋지 않은 상태로 왕 앞에 나아가는 것은 왕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어서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다. 이 때문에 느헤미야가 크게 두려워하였다고 한 것이다(2b절). 느헤미야는 왕의 질문을 기호로 삼아 예루살렘의 안타까운 형편을 아뢴다(3b절).
    
아닥사스다 왕은 이 요청에 관해 호의로 반응한다(4a절). 이 질문은 에스더서에서 아닥사스다 왕의 선왕인 아하수에로 왕인 에스더에게 한 질문을 연상케 한다(에 4:8). 하나님의 손길이 아닥사스다 왕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음을 암시한다. 느헤미야는 곧바로 그 순간에 하나님께 짤막한 기도를 올린다(4절). 그는 기도의 사람이었다. 이때를 위해 지금까지 기도로 준비했고, 이 순간에도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했다. 느헤미야는 왕에게 최대한 경의를 표하며 자신의 요구, 즉 조상들의 묘실이 있는 유다 땅,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을 재건하는 일을 허락해 줄 것을 아뢴다(5절). 에스라의 기록에 따르면(4:11~21) 아닥사스다 왕은 이전에 칙령을 내려 예루살렘 성읍 재건을 중단시킨 장본인이다. 그가 스스로 선포한 칙령을 번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때문에 느헤미야는 기도하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린 것이다.
    
느헤미야는 회고록에서 자신이 왕 앞으로 나아갈 때 왕후가 왕 곁에 있었음을 밝힌다(6절). 이는 모든 상황이 느헤미야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아닥사스다 왕은 느헤미야에게 여행에 드는 기간을 묻는다(6b절). 아닥사스다 왕이 느헤미야의 요청에 호의적으로 반응한 것이다. 이에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체류 기한을 알리지만, 본문은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 않는다. 전체 문맥(5:14; 13:6)으로 보면 그 기한이 12년쯤 된다.
    
느헤미야는 본격적으로 예루살렘 여행에 필요한 사항들을 왕에게 요청한다(7~8절). 가장 우선적인 것은 느헤미야의 신문을 보장해 주는 왕의 친서다(7절, ‘강 서쪽 총독들에게 내리시는 조서’). 자신이 예루살렘을 향해 갈 때 지나가야 할 강 서편 지역의 총독들이 인정해 줄 수 있는 보증이 필요했다. 둘째로 느헤미야는 성읍 재건에 사용될 목재를 조달받을 수 있도록 ‘왕의 삼림 감독 아삽’에 공문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한다(8a절). 아닥사스다 왕이 느헤미야의 요청에 호의적으로 반응하고, 이에 대해 느헤미야는 “하나님의 선한 손”이 자신을 도우셨음을 고백한다(8b절).
    
왕의 호의로 느헤미야는 페르시아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예루살렘으로 귀환한다(9a절). 이전에 에스라가 군대의 보호를 받지 않고 돌아왔지만, 이조차도 느헤미야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할 수 있다. 호위대를 통해 강 서편의 총독들과 예루살렘 주변의 대적들이 예루살렘 성벽 재건이 아닥사스다 왕의 의지임을 더욱 확인할 수 있게 했을 것이다. 느헤미야 일행이 예루살렘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주변에 퍼진다. 이 소식을 들은 호론 사람 산발랏과 암몬 사람 도비야가 심히 근심한다(10절). 이들은 향후 느헤미야 성읍 재건 사업을 방해하게 될 핵심 인물들이다. 또 다른 대적인 도비야는 요던 동편 암몬 지역의 총독이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느헤미야의 증거에 따르면, 도비야는 유다 공동체의 지도자들과 돈독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고(6:17~19), 제사장과도 친분이 있어 성전 안에 자신의 거처를 마련하기도 했었다(13:4~7).
    
    
    
2. 귀환 후 사건들(11~20절)
2장의 후반부는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에 귀환한 직후에 있었던 사건들을 소개한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에 도착한 후 3일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구한다(12a절). 그는 오랜 여정 이후 지친 심신을 회복하면서 예루살렘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얻으려 한 것으로보인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에 도착한 직후 예루살렘 방문 이유를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고 조용히 행동하기 시작한다(12b절). 그는 밤중에 수행원 몇 명만 데리고 예루살렘 성을 둘러본다. 이렇게 한 배경에는 전에 대적들의 방해로 에스라가 주도했던 성벽 재건이 실패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느헤미야는 골짜기 문에서 출발해서 용정, 분문, 샘문, 왕의 못까지 갔고 그곳부터는 길이 없어 계곡을 따라서 성벽을 살핀 후 다시 골짜기 문으로 돌아오게 된다(13~15절). 추정해 보면 예루살렘 성읍 서쪽에서 출발하여 시계 반대 방향으로 이동해 동쪽에 도착한 것이다.
    
느헤미야는 그날 밤에 했던 일에 대해서 비밀에 부친다(16절). 느헤미야가 자신의 행적을 비밀에 부친 이유는 당시 유다 귀인들과 민장들이 대적들과 결탁한 정황과 관계된 것으로 보인다. 예루살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에 느헤미야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그러고서야 비로소 백성들에게 자신이 예루살렘에 온 목적을 밝힌다(17절). 그리고 계획했던 일들을 신속히 처리해 나가기 위해 백성들의 지지를 호소한다. 이를 촉구하기 위해 자신이 체험한 하나님의 역사하심(‘하나님의 선한 손’)을 간증하고, 그것이 어떻게 아닥사스다 왕을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밝힌다(18절).
    
이 소식들은 대적들인 산발랏, 도비야, 게셈(아라비아 부족장)의 귀에 들어간다. 느헤미야는 사방의 대적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들은 느헤미야가 행하는 일이 페르시아 제국에 반역적인 일이라고 협박하면서 느헤미야가 성읍 재건의 과업을 포기하게 한다. 이런 상황에서 느헤미야는 다시 한번 하나님만 의지하여 용기를 얻는다(20절, ‘하늘의 하나님이 우리를 형통하게 하시리니’).
    
느헤미야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뜻하신 일이며 시작하게 하신 하나님께서 이루실 일임을 확신한다.
    
    
    
나는?
-느헤미야가 아닥사스다 왕에게 허락을 얻고 예루살렘에 돌아오기까지 그의 믿음의 모습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그는 “기도하고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하나님께서는 느헤미야가 기도한 지 4개월 만에 기회를 주셨다. 왕의 눈에 우연히 느헤미야의 안색이 들어온 것은 분명 하나님의 간섭이었다. 원하는 것을 단번에 손에 쥐여주신 것이 아니라 그가 지혜를 발휘하여 풀어가도록 때를 열어주신 것이다. 기도한 후 두 손 놓고 기다리는 것보다 도우시고 인도하실 하나님을 크게 신뢰하고 하나님의 때와 행동을 잘 분별하기를 원하신다.
    
-느헤미야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때가 되었을 때 아닥사스다 왕의 마음을 움직여 주셨다. 사람 앞에서 고민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왕이 보기에 그날따라 느헤미야의 얼굴이 슬퍼 보였다. 하나님의 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가? 하나님은 우리를 도우시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이 정하신 때를 믿는다면, 기다리며, 그때를 잊지 말아야 한다.
    
-느헤미야는 기도하고 준비하는 사람이었다. 기도의 사람 느헤미야는 결정적인 순간이 오자 신중하면서도 용의주도하게 필요한 것을 왕께 구하여 얻어낸다. 그는 예루살렘 성 회복의 한 중심에 자신의 헌신과 희생이 꼭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서 기도했기에, 철저한 준비도 있었다. 예루살렘에 머물 기한, 중건해야 할 대상, 이를 위해 도움을 줄 삼림 관리자의 이름, 예상되는 반대에 대응할 왕의 권위 있는 조서까지 세밀하게 준비한다.
    
-느헤미야는 신중하게 살피고, 우직하게 설득했다. 예루살렘에 도착했지만, 3일 동안 활동하지 않았다. 곧장 왕에게서 받은 권한을 실행하지 않았다. 귀로만 듣던 예루살렘의 참담한 현실을 남몰래 눈으로 확인했다. 느헤미야는 강요하지 않고 올바른 현실 인식과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백성을 설득하는 지도자였다. 백성에게 직접 확인한 성의 절망적인 상황을 환기함으로써 변화를 향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느헤미야의 비전이 백성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었고, 자포자기와 체념을 용기와 실행의 다짐으로 바꾸었다.
    
-예루살렘 백성에게 회복에 대한 희망이 움트자, 대적자들은 절망하고 분노하기 시작했다. 시기와 질투에 사로잡혀 조롱과 업신여김을 쏟아놓는다. 그릇된 여론을 조성하여 협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느헤미야를 꺾을 수 없었다. 그는 하늘의 하나님께서 이 일을 먼저 계획하셨고 또 때를 정하여 허락하셨으니 꼭 형통케 하실 것을 확신했기 때문이다.
    
    
*느헤미야는 4개월 동안 기도했다(기스르월 11월 중순~니산월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 하나님의 일을 하려 할 때 먼저 그 일을 위해 기도하고 기도해야 한다.
    
*왕의 면전에서 시중을 들면서 기뻐하는 표정을 짓는 것은 당연하다. 슬퍼하는 모습을 보이면 왕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막상 예루살렘 재건이라는 특별하고도 미묘한 정치 문제를 왕께 이야기해야 하기에 자칫 왕의 노여움을 사서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느헤미야는 얼버무리지 않게 담대하게 자기 손을 털어 놓았다. 하나님의 일을 하기 원함에도 위험을 만났는가? 용기를 내라, 하나님이 도와주신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문제를 파악하고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기 위해 3일을 기다린다. 하나님의 뜻을 파악하기도 전에 서둘러 일하면 하나님의 뜻과는 무관한 인간의 열심이 나타날 수 있다. 기도하며 하나님의 인도를 지혜롭게 기다리는 삶을 갖춰야겠다.
    
*느헤미야는 백성에게 명령하여 일을 추진하지 않았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예루살렘 성 재건이 얼마나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인지, 하나님이 지금까지 느헤미야 자신을 어떻게 도우셨는지 백성에게 자세하게 설명하여 동기를 부여한다. 자기 마음에 있던 믿음과 소망을 다른 백성의 마음에 전달한 것이다. 다른 이에게 믿음을 심고, 격려하며 일하는 것이 이렇게 아름답다.
    
*산발랏과 도비야와 게셈의 도발과 비웃음 앞에 느헤미야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비난과 반대에 흔들리지 않았다.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하나님 나라와 그 백성들을 위한 교회의 계획이나 봉사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조롱하거나 모욕할 때가 있다. 하나님이 시작게 하신 그 일을 하나님이 능히 이루실 것을 믿고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느헤미야는 하나님을 향한 신뢰를 어떤 상황이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는 성실함과 치밀함으로 일상에 녹여냈다.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왕에게 말할 기회를 주실 것을 알고 4개월을 치밀하게 준비했으니, 갑자기 왕의 허락이 떨어지고 계획을 말해 보라는 명령에도 막힘 없이 술술 고할 수 있었다. 예루살렘 재건도 마찬가지다. 그는 예루살렘에 도착한 후 먼저 성의 상황을 살피고, 백성들에게 어떻게 이 재건에 임할지를 꼼꼼하게 계획한 것이 분명하다. 또한 이렇게 인간의 역량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놀랍다.     
 
*지금 한국 교회가 흔들리고 있다. 아니 영적으로 보면 이미 황폐하고 메마른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그렇다면 이 현실을 보고 목놓아 울고, 간절하게 하나님을 붙잡는 이들의 기도와 각자 맡겨주신 삶을 믿음과 지혜로움을 가지고 성실하게 감당할 때, 회복의 역사는 분명 그를 통해 일어날 것이다. 거창한 단위의 역사는 각자의 자리에서 이렇게 하나님을 향해 울부짖고, 나름대로 삶의 현장을 믿음의 지혜로 채워가는 곳에서 일어난다.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듯 보이지만, ‘한 사람’의 변화와 회복이 여전히 일어난다면, 공동체의 회복은 문제도 아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일하신다.
 
*하나님은 상황을 뒤엎는 획기적이고 거대한 역사보다 사람을 통해, 사람과 함께 일을 행하신다. 우리 공동체에 이런 사람이 한 사람, 한 사람 일어나기를 기대하며, 나의 목양 현장에서 먼저, 더욱 더 느헤미야를 본받아 주님의 일을 감당하리라.
 
    
    
*주님, “기도하고” 준비하고, 살피며, 실행하는 느헤미야를 본받겠습니다. 목양에 관한 하늘의 지혜, 기도를 통해 구합니다.
*주님, 하나님 나라의 일에 늘 비난과 모함이 따름을 알고 하나님만 신뢰하며 나아갈 것을 굳게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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