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그 다음은” _ 함께 이뤄가는 공동체 [느 3:1-32]
 – 2025년 11월 22일
– 2025년 11월 22일 –
느 3:1-32 “그 다음은” _ 함께 이뤄가는 공동체
    
본문은 성벽 재건을 보도하는 기사다. 성벽 재건 공사는 성벽 북쪽에 있는 “양문”에서 시작한다. 성벽 재건 보도는 이어서 옛 문과 골짜기 문이 위치한 서쪽 성벽으로 옮겨 간다. 남쪽 성벽 공사는 분문과 샘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끝으로 동쪽 성벽 공사는 수문에서 함미갓 문을 지나 처음 출발했던 양문에 이른다.
    
성벽 재건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목록은 성벽 주변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도는 방식으로 한 부분에서 다른 부분으로, 연속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그리고 마지막은 출발점인 양문으로 다시 돌아온다(1절과 32절). 성벽 공사는 북쪽 부분 8구간(1~5절), 서쪽 10구간(6~13절), 남쪽 끝부분 2구간(14~15절), 동쪽 21구간(16~32절)으로 전체 41구간으로 구분된다. 성벽 공사는 성문에 대한 공사도 함께 진행하는데, 모두 열 개의 새로운 문을 만들었다(양문, 어문, 옛 문, 골짜기 문, 분문, 샘 문, 수문, 마문, 동문, 함미갓 문). 이 모든 일을 짧은 시간(52일) 안에 마친 것으로 보아 공사는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추측된다.
    
    
    
1. 북쪽 성벽 공사(1~5절)
북쪽의 성벽 공사는 성전 구역과 가까운 “양문과 함메아 망대”에서 “하나넬 망대”에 이르는 구간을 건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성전과 인접해 있어 성벽 공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 구간은 제사장 그룹이 담당하고 대제사장이 직접 지휘한다(1a절). 1절에서 대제사장으로 소개된 엘리아십은 1차 귀환 시 스룹바벨과 함께 성전 공사를 담당했던 대제사장 예수아의 손자다(느 12:10). 양문 건축 과정에 대제사장과 제사장들이 참여한 것과 공사 직후 봉헌식을 거행한 것(1b절, ‘건축하여 성별하고’)은 이 구역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백성들은 이어서 함메아 망대와 하나넬 망대를 보수한다(느 12:39). 이 두 망대의 위치는 분명하지 않지만, 양문과 어문 사이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스니아의 자손들이 건축한 어문은 북서쪽 모퉁이에 있는 문으로 이곳에서 수산시장이 열려 두로 사람들이 어류를 가져다가 이곳에서 판매했을 것으로 추정한다(느 13:16).
    
    
    
2. 서쪽 성벽 공사(6~13절)
성벽 재건 방향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 서쪽 성벽 공사와 이에 참여한 사람들의 목록을 제시한다. 옛 문(Old Gate)에 대한 건축 보고로 시작하는데, “옛 문(샤아르 하예샤나)”은 “옛날 성읍의 문”을 줄인 말이다. 이 문은 히스기야 왕 때 확장된 예루살렘 제2구역과 연결된다(왕하 22:14; 습 1:10). 이 지역 공사는 기브온, 메로놋, 미스바 사람들이 참여했다(7절). 흥미로운 점은 이 구역 공사에 상인 조직들인 ‘금장색(금은 세공업자)과 향품 장사(향품 제조업자)’들이 참여했다는 점이다(8절). 성벽 재건 공사에 그만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하눈과 사노아 주민은 협력하여 골짜기 문을 세우고 분문(Dung Gate)까지 성벽 천 규빗(450m)을 중수한다(13절). “분문(샤아르 아쉬포트)”은 예루살렘 남쪽의 힌놈의 골짜기(인신 제사를 한 곳, 오물을 태우는 곳)로 가는 문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직역하면 ‘쓰레기 더미 문’이다.
    
    
    
3. 남쪽 성벽 공사(14~15절)
이 지역에는 구 대의 성문이 세워진다. 남쪽 끝에 있는 “분문”은 벧학게렘 지방의 책임자인 말기야가 중수했다. 예레미야 6:1에 의하면, 벧학게렘은 예루살렘, 드고아와 함께 베냐민 성읍으로 소개된다. 다음으로 “샘문(Fountain Gate)”은 미스바 지방 행정 책임자인 골호세의 아들 살룬이 중수한다. 샘문은 엔로겔 샘으로 가는 문으로, 엔로겔은 힌놈의 골짜기와 기드론 골짜기가 만나는 지점에서 약 200m 떨어져 있다.
    
    
    
4. 동쪽 성벽 공사(16~32절)
3장의 목록은 끝으로 동쪽 성벽의 재건과 이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을 소개한다. 이 지역은 전에 느헤미야가 말에서 내려 둘러본 지역이다(2:14~15). 이 부분에서는 가옥이나 건축물의 재건에 관한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개인 주택에 대한 언급이 빈번하다(20~21, 23절, 아사랴의 집, 제사장들의 집, 사독의 집, 므술람의 집, 성전 봉사자들과 상인들의 집). 이를 통해 보이는 재건의 특징은 느헤미야가 주택 소유자들에게 맡겨 스스로 보수하게 하여 이 공사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중에서 예외적으로 대제사장의 주택은 우리야의 아들 므레못(21절)이 보수하는데, 그는 바룩과 함께 제사장으로 소개된다(느 10:1~8). 성전 언덕 부근에 있는 대제사장의 저택은 견고하고 규모가 컸기에 다른 제사장들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벨에 거주한 느디님 사람들은 동쪽 수문을 세운다. 느디님 사람들은 성전 노예가 된 족속이었는데, 에스라 2장의 목록에 의하면 포로기 이후에 수백 명의 느디님 사람들이 있었다고 증언한다(스 2:43~54). “수문(Water Gate, 샤아르 마임)”은 기혼 샘에서 물을 길어 오기 위해 통과하는 문이라는 데에서 유래했다(느 8:1, 3, 16; 12:37). 28절의 “마문(Horse Gate/Guard gate)”은 기마대들이 왕궁을 출입할 때 이용했던 문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참고, 대하 23:15; 왕하 11:16; 렘 31:40). 이 문은 예루살렘 성전 동쪽 성벽에 있고, 이 지역에 제사장들의 주거지가 있었던 것 같다(28절, ‘마문 위로부터는 제사장들이 각각 자기 집과 마주 대한 부분을 중수하였고’)
    
29절의 ‘임멜의 아들 사독은 에스라-느헤미야서에서 제사장으로 소개된다(스 2:37; 느 10:21). 31절의 “함미갓 문(샤아르 함미카드)”은 “점호 문(Inspection Gate/Muster Gate)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이 문은 느헤미야 12:39에서는 감옥 문과 동일시된다. 성전 구역 내 북쪽 내벽에 세워져 있고, 양문과 인접해 있었다. 이 문 앞 광장에서 성전 혹은 왕국 수비대의 조회나 점검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대하 32:6). 끝으로 동쪽 성벽 공사의 마지막은 성루에서 양문까지의 구간을 건축하는 내용이다. 이 부분은 “양문 건축”으로 시작해서 “양문 건축”에 대한 언급으로 끝맺는다.    
    
성벽과 성문 재건자들의 목록을 소개하는 3장은 느헤미야가 뛰어난 기획력과 행정력을 지닌 인물임을 보여준다. 본문에는 사십 개가 넘는 공사 구간과 열 개의 성문이 언급된다. 열 개의 성문 가운데 보수된 성문은 여섯 개다(1, 3, 6, 13~15절). 무너진 성벽을 건축하고 성문을 세우는 작업은 결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이 모든 일에 계획을 세우고, 일꾼들을 조직하고, 재원을 조달하는 문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느헤미야는 백성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받아 이 과업을 지혜롭게 처리해 나간다. 예루살렘 성벽 재건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3장은 성벽 재건과 관계하여 최소한 열두 부류의 사람들을 소개한다. 즉, 제사장들(1, 22, 28절), 여리고 사람들(2절), 미스바와 기브온 사람들(7절), 전문 직업인들(8, 31, 32절), 성읍 관리들(12, 16, 17, 19절), 여인들(12절), 하눈과 사노아 사람들(13절), 레위 사람들(17절), 성전에서 봉사하는 느디님 사람들(26절), 드고아 사람들(5, 27절), 문지기들(29절), 상인들(32절)이다. 그리고 이 일에 참여한 대표자만 해도 75명이나 된다. 이들은 스룹바벨 당시 자신들의 조상들이 기쁨으로 성전 재건의 일에 헌신했던 것처럼(스 3장), 자발적으로 이 일에 참여했다(4:6b).
    
저자는 이를 통해 성벽 재건이 귀환 공동체 전체가 참여한 사역이며, 이 일로 인해 백성들의 마음이 하나로 뭉치게 되었음을 증언한다. 백성들은 성벽을 쌓아 올리면서 그동안 무너져 내렸던 신뢰와 화합이라는 벽돌도 쌓아 올렸다. 이런 측면에서 성전 재건은 공동체의 연합을 이루게 된 기회로 작용하였다. 그 배후에 지도자 느헤미야가 있었다.
    
    
    
나는?
-성벽 재건은 “한 마음으로, 연합하여” 이스라엘 전체가 감당한 일이었다. 본문에는 “그 다음은”이라는 표현이 31번 등장한다. 이는 느헤미야의 치밀한 계획에 따라 공동체가 서로 도와 차근차근 일이 진행되었음을 보여준다. 북쪽 성벽(1~5절), 서쪽 성벽(6~13절), 남쪽 성벽(14~15절), 동쪽 성벽(16~32절)이 차례로 세워진다.
    
-또 “지혜롭게, 책임 있게” 감당하였다. 느헤미야는 집 가까운 곳에서 일하도록 작업을 지시한다(21, 23, 24, 26, 28~30절). 이는 그들에게 일할 마음을 불러일으키고 소요 시간을 줄이며, 대적들이 공격하면 일한 곳과 가족을 쉽게 지킬 수 있고, 일할 사람을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지혜로운 전략이었다. 공동체 전체와 대의를 생각하되, 가까이 있는 주변의 무너진 곳부터 챙겨서 일으키게 한 것이다.
    
-성벽 재건은 단지 성읍 재건을 완성하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하나님 나라 공동체 재건에 의미를 두고 진행한 하나님의 역사다. 신분과 지역과 계층을 초월하여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고, 예루살렘 밖에 있는 사람들도 참여하여 예루살렘 사람들이 쉽게 다룰 수 없는 일을 감당하여 완성하도록 했다. 또한 지도자들이 솔선수범했다. 대제사장(1절), 예루살렘 지역 통치자와 다른 지역 통치자(9~12, 14~19절)가 동참했다. 이 외에도 금장색(8, 31, 32절), 향품 장사(8절), 레위인들(17절), 상인들(31, 32절), 할로베스의 딸들(12절)도 참여했다. 이들 중에는 할당받은 몫 이상을 한 사람도 있었다(20절).
    
-이들의 모습을 보며 느헤미야에게나 우리에게 건물 재건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공동체 재건임을 바라보게 한다. 절망과 패배감에 사로잡힌 공동체를 언약에 충성하는 공동체로 일으키는 것이 벽돌로 건물 세우는 일보다 중요했고 어려웠다. 느헤미야는 공사감독이 아니라, 영적, 정신적 지도자로서 공동체를 하나로 모으고, 이 공사의 영적 의미를 환기하며, 성공에 대한 확신을 심어준 것이다.
    
    
*본문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두 연합하여 함께 했다는 점이다. 각 사람이 자신이 맡은 부분을 기어코 감당해 낸 것이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서 각자가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하면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일부 특정 계층의 사람들만 성벽 재건에 동참하지 않고, 모든 계층이 동참하여 이룬 재건 역사를 바라보면 우리 공동체도 각각 맡은 사명을 충실하게 감당할 때 공동체가 든든히 세워져 간다는 것을 재차 깨닫게 된다.
    
*13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그 다음은”이다. 이 표현은 느헤미야가 성벽 쌓는 일을 미리 계획하여 모든 백성에게 분배하고 함께 일을 감당하게 했다. 이처럼 느헤미야는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각 사람에게 일을 어떻게 나눠줄지 지혜롭게 계획했다. 서둘러서 추진하기보다 우선 기도하면서 세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해야 하는 중요성을 되짚게 된다.
    
*예루살렘 성벽 재건은 단순한 건축이 아니다. 하나님 백성의 무너진 영적 정체성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이 관점으로 보면 3장은 건축 공사 보고서이기보다 성벽 각 부분이 회복되어 가는 과정을 세세히 기록하고, 하나님께서 이루시는 회복을 보고하는 것이다. 오늘날 교회의 “영적 성벽 재건”은 건물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무너진 말씀의 기초와 영성을 회복하는 것이다. 성벽의 각 구역과 문, 그리고 작업을 맡은 사람들의 이름을 세밀하게 기록에 남긴 것은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 속에서 거룩한 공동체로서의 회복에 동참한 아름다운 이름들을 남긴 것이다.
    
*또, 예루살렘 성벽 재건 이야기는 겉으로 보면 느헤미야 한 사람의 비전과 리더십에서 시작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사역의 완성은 느헤미야가 홀로 감당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연합과 협력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재건에 참여한 이들은 신분과 계층을 초월하여 모든 이들이 성벽의 각 부분을 맡아 수고했다. 각자의 수고가 쌓여 예루살렘 성벽 전체가 재건되었다. 우리 공동체도 마찬가지다. 목회자나 몇몇 지도자를 통해 이뤄가는 공동체란 있을 수 없다. 모든 성도가 각자의 자리에서 수고함으로 협력할 때 공동체가 건강하게 세워진다.
    
*하나님의 위대한 일은 특별한 능력을 갖춘 이들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착각, 혹은 핑계를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성벽 재건에 참여한 이들은 건축 전문가들이 아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아주 보통 사람들이다. 하나님은 재건의 자리에 직업, 배경, 지위를 보신 것이 아니라 기꺼이 헌신하려는 마음과 순종하려는 자세를 보셨다.
    
*우리가 세워가는 더온누리 공동체도 동일하다. 하나님께서는 평범하지만, 하나님의 일에 헌신하려는 마음을 가진 이들의 헌신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놀라운 일을 이루어 가신다.
    
    
    
*주님, 주님의 일에 불러주신 은혜를 소중하게 여겨, 성실과 충성으로 주님의 일을 감당하겠습니다.
*주님, 저에게 맡겨주신 구간을 오직 충성함으로 완성해 나가겠습니다. 믿음의 걸음을 이렇게 걷겠습니다.

댓글 남기기

매일성경 묵상

바벨론 강가에서 [시편 137:1-9]

시편 137:1-8 바벨론 강가에서    유다 멸망 후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간 이스라엘 백성이 시온을 기억하며 통곡한다. 유다의 불순종으로 인해 포로 신세가 되었으나, 그들은 하나님의 도성 예루살렘을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느헤미야의 개혁 2 [느 13:15-31]

느 13:15-31 느헤미야의 개혁 2    세 번째 개혁은 안식일 준수에 관한 것이다. 그는 예루살렘 외곽에 사는 유대인들이 성내로 들어와 물건을 매매하는 것을 발견하고 안식일에는 모든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느헤미야의 개혁 1 [느 13:1-14]

느 13:1-14 느헤미야의 개혁 1    본 장은 느헤미야의 추가적인 개혁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지금까지 느헤미야는 12년 동안 예루살렘에 머물면서 성벽을 재건하고 공동체 건설에 헌신했다. 잠시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예루살렘 성 봉헌식 [느 12:27-47]

느 12:27-47 예루살렘 성 봉헌식    느헤미야가 에스라와 함께 성벽을 봉헌한다. 본문은 성벽 봉헌을 성전 봉헌 버금가는 의식으로 소개한다. 이 일은 고레스 칙령이 명령한 일(하나님의 집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