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은혜의 기억이 명예롭게 인내하게 한다. [욥 29:1-25]
 – 2023년 12월 04일
– 2023년 12월 04일 –
29~31장은 한 묶음으로 전체가 욥의 독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신의 마지막 독백이자 변론을 통해 지나간 행복과 축복의 세월을 회상한다.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회상하고 그 시절을 “하나님께서 함께하셨던 시절”이라고 표현한다(29장). 자신이 현재 받는 육체적, 사회적 고통을 애통해하며(30장), 자신의 무고함을 강력하게 주장하는(31장)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욥은 재난을 당하기 전 하나님의 은혜로운 보호와 임재를 누리며 살았다. 이제는 현재 당한 고난과 억울함 앞에서 축복과 존경을 받고 정의를 추구하며 살았었다. 세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변론하는 욥은 먼저 하나님의 보호 아래 하나님과 사람으로부터 축복 받으며 살았던 지난 세월을 회상한다. 욥은 성에서 남녀노소 누구든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정의를 사회에서 실천하며 무리의 의지와 위로가 되었던 지도자였다. 그러므로 욥은 축복의 삶을 누리며 장수와 번영을 기대했던 그 좋은 때가 다시 오기를 기대한다.
 
 
 
1. 하나님이 욥과 함께하셨던 시절(1~6절)
재앙 받기 전 욥과 그의 가정은 형통한 때를 누렸다. 욥은 형통한 삶의 근본적인 이유를 하나님이 자신과 함께하시며 보호하셨다는 점에서 찾았다. 욥에게 하나님은 “등불(3절)”이었다. 그의 머리에 비추신 등불은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와 축복을 가리킨다. 하지만 하나님의 등불이 비추었다고 해서 욥이 어려움이나 환난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욥에게도 암흑과 같은 고난과 환난이 찾아오곤 했다. 그러나 그 환난 때에 욥은 하나님의 빛과 같은 인도와 보호하심을 의지하여 좌절하지 않고 담대하게 시련을 견디며 바른길로 행할 수 있었다.
 
그의 전성기에는 하나님이 친히 “친밀하심(기름).”을 그의 집에 가득히 보이시며 욥을 지도하시고 보호하셨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에게 친밀하심을 보이신다는 것은 욥이 그만큼 하나님을 인정하고 의지한 자이었음을 증명한다. 그는 영적인 축복뿐 아니라 자녀의 축복을 받아 여러 자녀에게 둘러싸여 행복하게 지냈다. 물질의 축복을 받아 우유나 올리브기름이 풍성하여 그의 발을 우유로 흠뻑 적실 정도였다. 올리브 기름틀에서 기름이 흘러넘쳐 인공수로를 만들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 덕분에 풍족한 삶과 전성기를 누렸던 욥의 세월은 “과거”가 되어 버렸다. 욥은 그때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다.
 
 
 
2. 사람들로부터 받는 존경과 의의 삶을 추구하는 욥(7~19절)
욥은 사회적으로 명성과 존경을 받았다. 그는 성문이나 광장에서 지도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성문과 광장은 그 성의 사업과 정치의 중요한 일들이 벌어지는 곳이었다. 수많은 상인과 시민이 오가고 성의 중요한 일이 결정되고 법적인 문제가 처리되는 곳이었다. 욥이 성문을 지나거나 시내 광장에 나타나면 젊은이나 노인이나 지위 있는 자들이나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그에게 경의를 표하며 그들의 말을 삼가고 욥에게 관심을 집중했다.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 덕분에 풍족하고 지도력이 있는 권세 있는 삶을 살았노라고 증언한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자신이 하나님을 의지하고 경외하며 살면서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이 얼마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의로운 삶을 살기를 추구하며 실천했는지 밝힌다. 이웃과의 관계도 하나님의 말씀을 삼가 순종하며 선과 의를 행하며 살았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성문에서나 거리에서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을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로부터 온갖 축복의 말을 들었다. 가난한 자와 고아와 과부의 어려움을 돌봐 주었기 때문이다. 엘리바스가 욥을 정죄한 것(22:9)에 대한 반박이기도 했다.
 
욥이 이렇게 약자들을 돌본 근본적인 이유는 그의 정의에 관한 관심 때문이었다. 신체적 장애가 있는 자들의 손과 발이 되어 주었고 궁핍한 자들의 아버지 역할을 해 주었다(12~16절).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법적인 문제를 돌봐 주었다(17절). 더 나아가 이들에게 불의를 행하고 가진 것을 착취하는 자들에게 마땅한 처벌을 줌으로써 정의를 구현했다(17절). 욥은 이처럼 악을 멀리하고 의를 가까이 행하던 자였다.
 
이렇게 살면 규범적 지혜가 약속하는 복을 받을 것이라고 믿었다(18~20절). 의인의 죽음을 맞이할 것이며(18절), 뿌리가 물에 맞닿아 있는 나무처럼 어려움 없이 풍성한 생명을 누리는 형통한 삶을 살 것임(19절)을 믿었다. 하나님께서 주신 규범에 따라 살아가는 삶은 예측 가능한 삶이다. 무수한 시간 속에서 익혀진 규범적 지혜의 힘은 살아갈 날의 불확실성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바꿔주는 데 있다. 욥 자신이 불확실한 상황 가운데 있지만 여전히 확실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대하고 그렇게 살아왔듯 살아가겠노라고 단호한 믿음의 고백을 한 것이다.
 
 
 
3. 이웃들의 의지가 되어 준 욥(21~25절)
장수, 번영, 자손, 평안 등의 개인적이고 가정적인 축복을 누린 욥은 그 사회 공동체의 여러 무리에게 의지가 되어 주었다.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그들의 길을 지도해 주었다. 사람들은 욥을 만나 그의 말을 듣기를 봄비를 기다리는 자들처럼 기다렸다(23절). 욥을 존경하여 그가 입을 열면 그 말을 경청하여 마음에 새기고 지도와 위로를 받았다(24절). 이웃들에게 있어 왕과 같은 지도력과 통치력을 지니고 있었다(25절).
 
권력을 휘두르는 왕과 같은 지도력과 통치력을 지녔으나 군림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백성을 지혜롭게 다스리며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고 위로가 필요한 자에게 마땅한 위로를 주는 이상적인 왕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
 
주를 경외하는 지혜와 악을 행하지 않는 명철(28:28)을 삶에서 살아낸 욥이었다.
 
 
 
나는?
-욥은 고난의 정점에서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셨던 은혜들을 회상하고 있다. 그 회상을 통해 자기 삶이 얼마나 존귀한 삶이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왔던 신앙의 흔적은 현재의 고난을 견디게 하는 증거가 되게 한다. 주님을 깊게 만나고 교제한 기억이 있는 사람은 언젠가 그 기억이 소환되면서 하나님의 강렬한 다시 부르심의 은혜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지난 세월과 하나님이 나를 보호하시던 때가 다시 오기를 원하노라(2절)”라는 욥의 고백에 숙연해진다. 끝까지 하나님의 응답하심을 기다리고 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하나님의 보살핌을 느낄 수 있었던 그때를 기억하며 믿음을 지켜내리라고 다짐하고 있음을 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베푸셨던 은혜를 회상하는 것은 지금 자신이 당하고 있는 고난이 하나님이 아니라 자기 탓이라는 행동의 고백으로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행복한 때를 생각하며 오랜 고난으로 인해 피폐해진 몸과 마음에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홀로 고난받는 시간에 하나님을 끌어들임으로 철저한 고독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하려고 몸부림치는 것이기도 하겠다.
 
-그리고 그 회상의 많은 기억이 공동체와 함께한 시간이었음을 살펴보게 된다. 여전히 고난이 이어지는 시간 속에서는 철저히 홀로 고립되어 있는 듯 하나 자신과 공동체가 연결되어 있었던 때를 회상함으로써 스스로 정체성을 보호하고 있다.
 
-지독한 외로움은 하나님이 자신을 버렸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이어지기 쉽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 하나님과 친밀했던 관계를 회고하며 “그때에는 하나님이 내 장막에 기름을 발라 주셨도다” (4절) 고백한다. 세 친구와는 우정이 깨졌으나 하나님과의 관계는 여전하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욥의 친구들은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아야 모든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일관되게 조언했다. 하지만 욥은 오히려 하나님과의 행복했던 때를 회상하고 나아가 어려움에 부닥쳤던 이웃을 도와주었던 선한 일들을 떠올렸다. 가장 고통스러울 때 고통과 죄, 죽음이 가져온 과거와의 단절 속에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기억의 파편들을 하나로 엮어냄으로써 여전히 자기 삶이 의미가 있음을 스스로 발견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극단적으로 소외되고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 과거 하나님과 함께 걸었던 행복한 삶의 기억을 소환하며 현재의 고통을 명예롭게 견디려고 몸부림치는 욥의 모습이 도전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은 귀하다. 그 삶의 기억들이 고통 속을 지날 때 명예롭게 인내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욥의 모습을 통해 확신을 얻는다.
 
 
 
*주님, 주님께서 선물해 주셨던 은혜의 기억들이 오늘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됨을 다시 확인해 봅니다. 그래서 오늘도 주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은혜의 하루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내일 혹시 고통의 때가 찾아 오더라도 명예롭게 인내하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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