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하나님 나라 통치가 이 땅에! [시편 114:1-8]
 – 2024년 12월 26일
– 2024년 12월 26일 –
 
이 시편은 할렐루야 시편 모음집(111~118편)의 네 번째 시편이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올 때를 언급하며 시작한다. 그들과 함께하시고 나타나신 하나님을 회고하는 서술적인 찬양시이다. 찬양하라는 직접적인 권고의 말은 없으나 하나님의 주권적인 구원 행동과 자연을 통제하시고 주관하시는 서술적 묘사 자체가 하나님을 향한 찬양이며 감사다. 
 
이 시편의 저작시기는 왕정시대부터 포로기 이후까지 다양하게 언급되지만, 사실상 하나님이 행하신 놀라운 일에 대한 회고였기에 특정한 시점을 정확히 결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특징이 있는데, 이 시편은 출애굽 전통과 그 전승에 새로운 세대가 함께 참여하도록 초대하여 하나님 구원 사역의 정수를 알게 하시려고 과거의 사건에 생명력을 불어 넣으셨다. 113편이 한나의 노래를 인용하여 여호와 앞에 겸손한 자들을 통해 여호와의 통치가 실현된다고 말했다면, 114편은 출애굽 및 가나안 정복 사건을 언급하여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은혜에 대해 서술함으로써 구속 역사를 통해 여호와의 통치가 실현되었던 과거 역사를 돌아보게 한다. 
 
 
 
1. 출애굽 사건과 그 의미(1~2절)
1절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온 출애굽 사건을 114편 전체의 기본적인 배경으로 설정한다. 특히 애굽을 ‘언어가 다른 민족’으로 설정하면서 이스라엘과 차별화를 시도한다. 이스라엘을 ‘야곱의 집’으로 표현하면서 ‘집’이라는 단어를 통해 아브라함 언약을 통한 구속사의 진전에 관심을 표명한다. 
 
특별히 2절은 114편 전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핵심이 되는 중요한 구절이다. 여호와께서는 유다를 그의 ‘거룩’으로 선택하였음을 말하며 이스라엘을 그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왕국의 영역으로 삼으셨음을 말한다. “유다와 이스라엘에 대한 선택”이라는 중요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선택”이라는 주제는 매우 중요하다. 온 열방의 모형으로 이스라엘이 선택되었고 온 공간의 모형으로 가나안 땅이 선택되었고, 온 시간의 모형으로 안식일 및 절기들이 선택되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선택하신 사건(구속사건)은 창조 사건의 회복을 위한 것이다. 
 
이스라엘만을 선택하고 구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온 열방을 구원하시기 위해 중간적인 임시 통로로 이스라엘을 제한적으로 사용하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구약성경에서는 창조의 주제와 구속의 주제를 함께 사용하면서 구속을 ‘재창조’ 혹은 ‘새창조’로 이해한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구속 사건을 과거 역사 가운데 언급하는데, 이러한 구속 사건을 이루시기 위해서 ‘창조주로서의 능력’이 사용되었음을 집중적으로 조망한다. 
 
 
 
2. 출애굽 사건의 구체적인 예들(3~6절)
3~6절은 출애굽 때 하나님께서 일하셨던 특정한 사건들을 언급한다. 3절의 ‘바다가 보고 도망한 사건’은 출애굽기 14장의 홍해 사건이다. ‘요단이 물러간 사건’은 여호수아 3장의 요단강 도하 사건이며, 4절의 ‘산들이 흔들린 사건’은 하나님께서 시내산에 강림하여 산들을 흔드신 출애굽기 19장 이하의 사건을 의미한다. 
 
5~6절은 3~4절에서 사용한 어휘 및 표현들을 한 번 더 거의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 사건들이 일어난 이유를 묻고 있다. 출애굽 사건을 통해 하나님께서 바다, 강물에게 명령하시고 산들을 떨게 하면서 강림하신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묻고 있는 것이다. 
 
고대 근동에서 물은 ‘죽음, 무질서’를 뜻했다. 하나님께서는 이 물을 다스려서 궁창 위의 물과 아래의 물로 나누심으로 질서를 부여하셨다(창 1장). 또한 물에게 명령하사 한 곳으로 모이게 하여 바다가 되게 하시고 그 경계를 정하셨다. 물은 원래는 무질서이지만, 하나님의 통치 아래 놓이게 되면 “질서 및 하나님의 평화”를 뜻하게 된다. 출애굽 사건에서 홍해를 가르신 사건, 요단강 물을 멈추신 사건은 하나님께서 물을 다스린 창조 사건을 기초로 해석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들어가게 되는 가나안 땅은 하나님 나라 회복을 위한 모형이기에 그 모형으로 들어가는 데 방해가 되는 물을 다스려 구원의 길을 확보하는 것은 여호와께서 창조의 능력으로 구속을 이루사 창조 때의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회복하는 의미가 있다. 산과 땅이 흔들린 시내산 사건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산을 흔들 수 있는 권세는 오직 창조주 여호와에게만 있으므로, 여호와가 참 신이며 창조주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3~6절은 출애굽의 세부적인 사건들을 언급함으로써 이스라엘의 하나님, 즉 구속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이 사실은 이 모든 세상을 만드신 창조주이시며 그 창조의 능력으로 자신의 나라를 회복하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3. 맛사와 므리바 사건에 대한 설명(7~8절) 
7절은 땅을 향해 ‘하나님 앞에서 떨라’라고 명령한다. 그 이유가 8절에서 제시되는데 출애굽기 17장에 나오는 맛사, 므리바 사건이다. 왜 이 사건을 언급하는 것일까? 8절의 주어는 모세가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반석이 물이 되었다는 불가능한 일을 창조주 되신 하나님께서 행하셨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기에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시며 구속의 역사를 이루기 위해 만물의 창조 때 사용하셨던 그 전능하신 능력을 다시금 사용하신다.
 
114편은 창조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선택하셨고 가나안 땅을 선택하셔서 그 능력으로 구속사를 진행하셨음을 언급했다. 이를 통해 분명하게 드러내시는 것은 이스라엘을 선택하신 여호와는 우주 전체를 다스리시는 분이며, 그 우주적 구원을 반드시 다시 이루실 분이시라는 사실이다. 
 
 
 
나는?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다의 모래같이 허다한 백성을 이루게 하신 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시려고 언어가 다른 민족인 애굽에서 나오게 하신다. 이스라엘 백성은 열국 중에서 하나님의 것으로 구별된 거룩한 민족이요, 그들이 거하는 땅은 하나님이 통치하시고 임재하시는 ‘성소’가 되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의 주권자이시지만, 특별히 말씀에 순복하여 세상과 전혀 다른 가치관과 삶의 목표, 삶의 방식과 언어를 쓰는 이스라엘을 통해서 영광을 받기 원하신다. 
 
-언약을 따라 애굽에서 해방시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셨다.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이 그 땅을 자기 성소로 삼으시고 거하겠다고 하셨다. 이스라엘을 자기 백성으로 삼으시고 그들과 동행하겠다고 하셨다. 그들을 거룩한 백성으로 만들어 복을 주심으로 그들을 보며 세상이 복을 얻고, 그들을 통해 복을 얻는 백성을 삼으실 것이다. 말씀에 순복하여 세상과 전혀 다른 가치관과 삶의 목표, 삶의 방식과 언어를 쓰는 이스라엘을 통해 영광을 받기 원하신다. 
 
-우리가 그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면서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산다면 성령의 언어로 말하고 하늘의 지혜로 생각한다면, 가정이든 학교든 직장이든 그곳이 하나님의 성소가 되고 영토가 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어디든지 하나님의 성소가 된다. 
 
-홍해와 요단강이 이스라엘의 앞길을 가로막았지만, 혼돈을 이기고 조화로운 창조 질서를 만들어내신 하나님께서 홍해(출 14:21)와 요단강 물(수 3:16)을 이기시고 안전하게 자기 백성으로 물 사이로 난 마른 땅을 지나가게 하신다. 시내산에서 자기 백성과 언약을 맺기 위해 강림하실 때는, 숫양이 뛰놀듯이, 어린 양이 뛰듯이 온 산이 진동했다(출 19:18). 
 
-애굽도, 홍해도, 광야도, 요단강도, 가나안 민족도 하나님 나라의 장애물이지만, 하나님은 도리어 그것들을 자신의 권능을 드러내시는 재료로 사용하셨다. 우리의 일상에서 무엇이든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시는 도구가 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시련이 우리 앞에 있는가? 혼돈에서 질서와 조화를 만들어내실 하나님의 손에 맡겨야 한다. 지금 우리 사는 세상의 모순을 역설로 바꾸시는 주님의 능력의 손길이 우리를 붙잡고 계신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향하여 야곱의 하나님 앞에서 떨라고 명령한다. 그 엄위하신 통치와 영광을 인정하라는 뜻이다. 우리 인간은 완고하여 완악하기 이를 데 없어서 하나님의 영광과 권위 앞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일이 얼마나 잦은지 모른다. 시인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분, 혼돈을 질서로 만드신 분, 불임과 죽음의 땅 광야에서 자기 백성을 먹이시고 입히시며 안전하게 인도하신 분, 반석을 쳐서 못물을, 차돌로 샘물을 만드신 분 앞에서 떨라고 외친다. 공포심이 아니라 놀람과 경외함에서 나오는 떨림이다. 
 
 
 
*주님, 성령의 언어와 하늘의 지혜로 우리 사는 세상이 하나님의 성소임을 드러내는 삶을 살겠습니다. 
*주님, 애굽, 홍해, 광야, 요단강, 가나안 민족들 모두가 하나님 나라의 장애물이었지만, 하나님의 권능을 드러내는 재료 일뿐임을 깨달아 믿습니다. 오늘도 우리를 붙잡고 계시는 주님의 권능의 손을 의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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