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속여서라도 살아야겠다 [수 9:1-15]
 – 2025년 01월 13일
– 2025년 01월 13일 –
수 9:1-15 속여서라도 살아야겠다.
    
본격적인 가나안 전쟁이 시작된다. 이미 여리고와 아이가 점령되었다는 소식은 가나안 전역에 퍼졌다. 가나안의 모든 부족이 연합군을 형성하여 이스라엘에 맞선다. 그런데 그 가운데서 기브온 족속이 이스라엘에 투항하는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기브온 족속은 헤렘 전쟁 수칙을 알고 있었기에 위장술과 거짓말로 이스라엘을 속여 조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한다. 이 과정에서 여호수아와 무리는 여호와께 물어보지도 않은 채 그들의 손에서 양식을 받고 그들을 진멸하지 않겠다는 언약을 맺어버린 것이다.
    
    
    
1. 이스라엘에 맞서는 가나안 족속들(1~2절)
1절은 가나안 영역과 그 왕국들을 소개한다. 이스라엘 백성은 세겜을 통과하여 요단강 서편의 산지와 평지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에 들어갈 것이다. 평지로 번역된 쉐팔라는 지중해 연안까지 펼쳐진 완만한 경사의 언덕을 가리킨다. 쉐팔라는 땅이 부드럽고 하얀 연토질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매우 비옥하다. 이 지역은 헷, 아모리, 가나안, 브리스, 히위, 여부스 사람 등 여섯 부족이다. 이들은 저마다 도시 국가를 형성하여 왕이 다스리는 왕정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모든 왕”이라고 힘주어 표현한다. 가나안 땅 정복의 일차적 목적은 가나안의 왕정 체제를 무너뜨리고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데 있었다.
    
2절은 이 가나안 부족들이 “일심으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을 맞서 싸우려 한다. ‘일심으로’를 직역하면 “하나의 입”이다. 모두 입을 모아 한목소리를 냈다는 뜻이다. 평소에 반목하던 이들이 이스라엘과 맞서기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 한목소리로 입을 맞추고 힘을 합하여 여호와께 대항하는데,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멋모르고 덤비고 있다.
    
    
    
2. 기브온의 항복(3~13절)
‘기브온 주민들’은 모든 기브온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사실처럼 꾸미고 온 사절단을 가리킨다(4, 11절). 기브온은 아이에서 남서쪽으로 약 11km지점에 위치해 있다. 이 지역은 히위 족속의 거점 지역이고 7절에서 확인되듯 기브온 주민들도 히위 족속임을 알 수 있다. 히위 족속도 반이스라엘 연합군에 합세해 있었다. 이 지역은 정복 후 베냐민 지파에게 할당되었고 기브온 성읍은 레위 도성의 하나로 지정되었다(수 18:25; 21:17). 또한 솔로몬이 일천번제를 드릴 만큼 대형 산당이 자리한 곳이기도 하다.
    
사절단은 먼 나라에서 여행을 온 것처럼 꾸몄다. 해진 전대, 찢어져서 꿰맨 가죽 포도주 부대, 낡은 신발을 신고 얼기설기 꿰맨 옷을 입었다(4~5절). 또 곰팡이가 핀 떡을 가져왔는데(5절), 이 떡은 식량이자(12절), 이스라엘이 받은 조공품이었다(14절). 사절단은 길갈 진영으로 가서 여호수아와 조약을 맺자고 간청한다.
    
이스라엘은 처음에 그들을 의심하여 조약 체결을 거부했다(7절). 하지만 기브온 사절단은 여호수아에게 이스라엘을 종주국으로 모시고 속국이 되겠다고 자처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자신들은 “먼 나라에서 왔다”라는 것을 강조한다(9절). 기브온 족속이 이런 주장을 펼친 이유에는 이스라엘의 대상에 따른 전쟁 수칙 때문이었다. 가나안 족속에 대해서는 평화 협정의 과정 없이 즉시 헤렘 전쟁이 수행된다. 이에 반해 비가나안 족속은 대체로 가나안 땅 변방에 있는 ‘먼 곳의’ 나라들(신 20:15)인데 그들에게는 즉각 선전포고를 통한 전쟁을 시작하지 않고 먼저 평화 협정을 제안해야 한다. 평화 제안을 받아들이면 속국으로 삼아 종주국으로서 조공을 받았다. 하지만 평화 제안을 거절하면 전쟁할 수 있다. 이때 이스라엘은 그들을 정복하고 모든 남자를 진멸하되 다른 사람들, 곧 여자와 유아들은 살려줘야 한다. 또 가축을 비롯한 그 성의 모든 물건을 전리품으로 거두어 올 수 있었다.
    
기브온 주님들은 이스라엘의 전쟁 수칙을 파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가나안 족속 중 하나였기에 속임수를 써야만 했다. 그래서 여호와와 이스라엘 군대의 명성을 듣고 미리 항복하러 왔다고 설득한다. 여호와가 애굽에서 행한 일과 요단 동편의 강력한 두 아모리 왕을 굴복시킨 일을 들었다고 털어놓는다. 기브온 족속들은 매우 영민했다. 왜냐하면 아모리 족속의 두 왕의 일은 언급하면서 여리고와 아이 성이 점령된 사실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 소식을 이미 들었다고 하면, 자신들이 가까운 곳에서 왔다는 사실이 발각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기브온 사절단은 장로들과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종주권 조약을 맺기로 하여 자신들이 대표로 이스라엘을 만나러 왔다고 말한다.
    
    
    
3. 기브온에게 속은 이스라엘(12~15절)
기브온 사절단은 장거리 여행의 증거물들을 내놓는다. 먼저 떡을 내놓으면서 출발할 때 양식으로 챙겼던 떡이 이제 다 말라서 딱딱해졌고 곰팡이가 피었다고 설명한다. 포도주를 담는 가죽 부대도 다 찢어질 지경이며, 옷과 신발도 다 해지고 낡았음을 보여준다. 시기적으로 요단 동편의 두 왕을 격파한 지 몇 달이 흘렀기 때문에 장시간 여행을 해서 이런 상태가 되었다는 그들의 말은 먹혀든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에게서 양식을 취했다. 이것은 조약의 떡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지 여호와께 묻지 않는다. 이는 명백하게 이스라엘의 커다란 잘못이자 신중치 못한 처사이지만, 하나님께서도 이 과정에 개입하시지 않는다. 여호수아는 그들과 평화 협정을 체결하여 그들의 목숨을 살려주고 주종 관계의 조약을 맺는다. 회중의 모든 족장이 기브온 사절단과의 조약을 인준하며 맹세한다.
    
    
    
나는?
-여리고 성과 아이 성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 나라들은 두려워한다. 하지만 그 두려움이 라합과 같은 항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모든 두려움이 여호와를 향한 순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도리어 그들은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의기투합하여 대적하려고 힘을 모은다. 그들은 헷, 아모리, 가나안, 브리스, 히위, 여부스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스스로 멸망을 선택한 자들이다. 다수의 동맹으로 자신들의 불안을 해소하려고 한 것이다. 이런 합종연횡은 어느 시대에나 늘 일어나는 법이다.
    
-그런데 여리고와 아이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여호와 하나님을 두려워 한 다른 한 족속이 있었다. 기브온 주민들이었다. 그들은 반이스라엘 동맹에 참여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맺는 편을 선택한다. 가나안 족속은 모두 진멸의 대상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기에 그들은 속임수를 써서 이스라엘을 찾는다. 아주 멀리서 온 사람들인 것처럼 여호수아를 속여 종주권 조약을 맺는다. 평화 조약이 아니면 진멸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여호수아는 기브온 민족에게 속아 평화 조약을 맺는다. 그들의 말만 믿고 하나님께 묻지도 않았다. 승리감에 취해 분별력을 잃은 것일까? 하지만 그것은 모를 일이다. 여호수아가 분명 영적 경계심을 늦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기브온의 간절함을 보신 하나님이 눈감아 주심은 아닐까? 혹 여호수아의 실패를 통해 하나님은 기브온 족속에게 은혜를 베풀고 계신 것은 아닐까? 아간의 범죄로 인해 모두 진멸 당해야 마땅한 이스라엘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셨던 것처럼 말이다.
   
-이는 자기편을 속인 라합을 통해 비교할 수 있다. 라합이 정탐꾼을 위해 자기 민족을 등지고 거짓말하여 결국 여리고에서 살아남은 것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선택하는 믿음의 표현이었다. 마찬가지로 기브온의 속임수 역시 자기 신을 버리고 여호와를 선택하기 위해 고안해 낸 선택이었을 수 있다. 다른 묘수를 알았더라면 그 수를 쓰지 않았을까? 그러므로 기브온의 행동을 통해 그들의 거짓말과 속임에 무게를 두지 말고 하나님께 대한 항복에 무게를 두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물론 이런 속임수는 행하지 말아야 한다.
    
-여호수아가 기브온 민족에게 속아 조약을 맺는 과정에서 이것이 하나님이 개입할 만한 것이라면 여호수아에게 분명 말씀하셨을 것이다. 여호수아가 하나님께 묻지 않은 것은 너무도 큰 문제지만, 묻지 않았어도 하나님께서 묵인하신 것이라면, 여호수아의 실수를 통해 기브온 민족을 용인하신 것이 아닐까 싶다. 속임수로 드러난 기브온의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과 살고자 하는 진심을 받으신 것 아닐까.
    
-우리가 영적으로 깨어있지 못하고 분별하지 못해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실수와 실패를 통해서라도 은총을 베푸시는 하나님이 아니신가!   
    
    
    
*주님, 결정할 일이 생길 때 먼저 하나님께 묻고 올바르게 결정하겠습니다.
*주님, 나의 실수를 통해서라도 더 큰 은총의 큰 그림을 그리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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