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23:1-16 여호수아의 고별 설교 _ 여호와를 기억하라
임종을 앞둔 여호수아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불러서 고별 설교를 한다.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돌아보고 앞으로 이스라엘이 보여야 할 태도를 권면한다. 그것은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기는 것이며 그의 율법을 지켜 행하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이 언약적 의무를 행하지 않을 때 임할 불행한 결과도 경고한다.
23~24장은 여호수아의 마지막 장면을 담고 있다. 히브리 성경은 개역 개정과 달리 “많은 날이 흘렀다”라는 표현으로 23장의 첫 구절을 시작한다. 23장에 이어 24장은 8장에서 체결된 세겜 언약을 다시 다짐하는 예식이며, 여호수아서의 끝을 맺는다. 본문의 배경은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이 요단강을 건넌 지 약 30년이 지난 시점으로 추정한다. 이에 관한 근거는 여호수아가 110세에 사망하는데, 갈렙과 비슷한 나이대였다면 80세 정도에 가나안 땅에 들어온 셈이 되니 가나안 입성 후 30년의 세월이 흐른 셈이다. 모든 원수로부터 이스라엘을 쉬게 한 지가 오래되었다는 것은 실질적인 가나안 전쟁이 오래전에 끝났음을 의미한다. 아직 일부 국지전이 여전히 전개되고 있으나 그들은 오래도록 그 땅이 주는 풍요함 속에서 쉼을 누리고 있었다.
1. 여호와를 기억하라(1~5절)
23~24장은 신명기의 모세가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죽는 장면과 흡사하다. 모세가 그랬던 것처럼 죽음이 임박한 여호수아는 마지막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의 장로, 수령, 재판장 그리고 모든 관리(지도자)를 불러 고별사를 전한다. 모세가 그랬듯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행하신 일들을 회상하며 시작한다. 지신들이 수년간 가나안 족속과 전쟁을 벌였지만, 사실은 하나님께서 그 전쟁을 이끄셨다(3절). 여리고에서 선명히 드러난 것처럼 가나안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비결은 인간의 군사력과 전술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능력이었다. 성을 돌다가 소리를 지르라는 이해 불가한 전술을 절대 순종했을 때 여리고 성은 무너져 내렸다. 이후 이스라엘은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하며 전투를 수행하지만 언제나 절대 믿음과 순종의 원리를 따라 싸워야 했다. 가나안 전쟁은 여호와의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가나안 땅을 하나님(승전국 왕)에게 하사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땅을 얻은 이스라엘은 제비를 뽑아 지파별로 나누어 영원한 유산(기업)으로 삼았다(4절). 제비뽑기에는 아직 정복되지 않은 남아 있는 종족들의 땅도 미리 포함되어 있었다.
여호수아는 이 땅의 범위를 “요단강부터 지중해에 이르는” 동서의 범위로만 간략하게 묘사한다(4절). 주목할 것은 요단 동편이 약속의 땅의 유산에서 제외되는데, 이것은 애초에 요단 서편의 땅만이 약속의 땅이라는 원칙을 재확증하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요단 동편도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제비뽑기로 할당하신 이상 약속의 땅에서 제외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여호수아의 이런 발언은 제단 사건 이후 재화합의 다짐으로 결속된 이스라엘 공동체 정신에 거스른다. 그러므로 여호수아가 이렇게 약속의 땅 범위를 이야기한 것은, 추측하기로 여전히 쫓아내지 못하고 남아 있는 요단 서편의 지역을 언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시각이 반영된 영역본들은 “요단에서부터 해 지는 쪽 대해까지의 남아 있는 종족들과 모든 정복한 종족들”이라고 번역한다. 요단 동편은 사실상 정복이 거의 마무리됐지만(13:13의 그술과 마아가를 제외하고) 요단 서편은 곳곳에 정복되지 않은 종족들이 남아 있기 때문일 수 있다.
5절은 재차 가나안 종족을 쫓아낸 분이 여호와이심을 강조한다. 독특한 표현은 “쫓아내다(하다프)”로 번역된 단어의 원뜻은 “떠밀다”라는 의미다. 구약성경에서 매우 드물게 사용하며, 여호수아에서는 이 구절에서만 사용됐다. ‘쫓아내다’라는 의미로 주로 ‘야라쉬’가 사용되고 이 동사는 점유의 의미로 사용되는 반면 ‘하다프’는 물리적으로 떠밀어내는 동작을 가리킨다. 여호수아의 이 표현은 가나안 전쟁이 실제적으로는 대량 학살보다 오히려 추방의 방식으로 전개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2. 여호와께 순종하라(6~10절)
여호수아는 이어서 하나님의 은혜로 땅을 선물로 받았으니 이제 그들이 모세의 율법대로 살 것을 명령한다. “모세의 율법책”이 모세오경인지, 모세가 마지막으로 재반포한 신명기인지 혹은 신명기의 율법 부분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여호수아가 마지막 유언을 남기기 전에 이미 모세가 기록한 “모세의 율법서(세페르 토라트 모쉐)”라는 책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신명기 31:24~26에서 모세가 ‘이 율법의 말씀을 다 책에 써서 마쳤으며” 그 책은 언약궤 곁에 보관되었다고 기록했는데, 모세의 율법책은 바로 그 책을 가리킬 것이다.
이스라엘은 모세의 율법책을 통해 하나님의 율법에서 벗어나 우로나, 좌로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6절). 이것은 1:7에서 이미 여호수아에게 당부하셨던 여호와의 말씀이었다. 여호수아는 마지막 당부에서 동일한 말을 그대로 반복한다. 또한 그들은 가나안 종족들에게 편입되고 동화되어서는 안 되며, 그들의 신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 신들의 이름으로 맹세하고 기도하거나 그 신들을 숭배하고 절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7절). 이스라엘은 언제나 하나님께 강하게 밀착하여(다바크) 있어야 한다(8절). 이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큰 은혜를 베푸셔서 그들의 적을 물리쳐주셨고 그리하여 그들을 맞설 대적들이 더 이상 없기 때문이었다(9절). 이스라엘은 여호와의 능력으로 인해 가장 강력한 나라가 되어 한 사람이 천 명을 물리칠 능력을 지닐 것이다. 이 표현은 이스라엘이 물리적 군사능력을 넘어 하늘의 도움을 받는 최강의 나라가 될 것이라는 문학적 표현이다.
3. 여호와를 두려워하라(11~13절)
여호수아는 여호와를 사랑하라고 요청하며 동화와 통혼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경고하고, 순종에 따른 복과 불순종에 따른 벌을 강조한다. 만일 이스라엘이 여호와로부터 돌아서서(슈브) 오히려 이방 민족들과 긴밀히 유착하고(다바크), 그들과 통혼한다면 그들은 덫과 올무에 걸린 신세가 될 것이다. 이러한 유착은 혼인 관계와 깊은 친분(왕래)을 의미한다.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백성은 그 땅의 거주민들과 평화 협약을 맺고 공동 거주하며 통혼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그들에게 올무가 되고 덫이 되며 옆구리에 채찍이 되고 눈에 가시가 될 것이다. 올가미나 덫은 누군가 한 번 걸리면 빠져나올 수 없으며 아무런 저항도 못 한 채 결국 죽음의 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옆구리의 채찍(혹은 큰 가시)과 눈에 가시는 지속적인 큰 고통을 발생시킨다. 그들은 이러한 극한 고통을 당하며 덫에 걸린 채 죽을 것이다.
실제로 사사기 1:21~33과 열왕기상 9:20~21은 가나안 족속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황을 이야기한다. 또, 사시기 2:2~3은 하나님께서 그들을 쫓아내지 않으시고 그들의 신들이 이스라엘에게 올무가 되게 하셨다고 보고한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올무”는 불순종한 이스라엘이 초래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스라엘의 불순종에 대한 하나님의 징벌이었다.
4. 여호와의 언약을 지키라(14~16절)
여호수아는 ‘온 세상이 가는 길’, 즉 인생의 순리인 죽음(왕하 2:2)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주신 모든 선한 말씀은 한 말씀도 실패함이 없이 모두 성취될 것이다. 모든 것은 말씀대로 될 것이다.
따라서 순종에 따른 복을 약속한 선한 말씀이 성취되는 것처럼, 불순종에 따른 벌을 약속한 악한 말씀 또한 성취될 것이다. 또한 만일 끝까지 이스라엘이 배교의 길을 고집한다면 그 벌은 그들이 완전히 멸망할 때까지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하나님의 언약을 파기하고서 다른 신들과 언약을 맺고 그들을 섬기고 절한다면, 필연적으로 하나님의 진노가 그들에게 임하여 순식간에 그 땅에서 망할 것이다.
순종과 불순종의 여부에 따라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은 언제든 유황불이 쏟아지는 저주의 땅이 될 수 있었다.
나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가나안 땅에서 안식을 누리게 하셨다. 하나님께서 친히 이스라엘 앞에서 그들을 위해 싸워주셨으며, 가나안 땅을 제비 뽑아 자기 백성에게 기업으로 주셨다. 아직 남아 있는 가나안 민족들도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의지하면 모두 몰아내고 남은 땅도 차지하게 하실 것이다. 나이 늙어 세상을 떠날 날이 머잖은 여호수아는 자신이 거쳐 온 숱한 전쟁에서 항상 앞서 싸워주신 하나님을 잊을 수 없었다. 가나안 땅이 안식을 주는 것이 아니다. 젖과 꿀이 안식의 조건도 아니다.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이 안식의 절대 조건이다.
-하나님이 정복하게 하셨고, 하나님이 쉬게 하셨다. 이것을 잊으면 안 된다.
-하나님이 주신 땅에서 안식을 누리려면 율법책에 기록된 언약의 말씀을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준행해야 한다. 남은 가나안 족속들이 우습게 여겨 그들 속으로 들어가면 가나안 문화에 동화될 것이다. 여호와를 가까이하고 이 민족들과 가까이하지 않을 때 한 사람이 천 명을 몰아내게 하실 것이다. 이스라엘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권능이 우리 삶에서 역사하게 해야 한다. 나의 힘이 아니라 말씀의 힘, 성령의 능력이 역사할 때 하나님의 나라가 풍성해진다.
-이스라엘이 여호와 대신 이 민족들을 가까이하여 혼인하면 하나님도 언약의 말씀을 따라 이스라엘을 징벌하고 그래도 듣지 않으면 멸절하실 것이다. 그들이 만만하게 보았던 가나안 족속이 그들의 올무가 되고 덫이 되며 가시가 될 것이다. 아름다운 땅은 재앙의 땅이 될 것이다. 영원한 은혜와 복락을 선물하시는 분은 하나님밖에 없다. 하나님만 사랑하지 않고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다른 길은 없다.
*여호수아의 평생의 삶을 정리하는 고백 속에 하나님에 대한 절절한 신앙의 고백이 가득하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싸우시는 분이시다(1, 3, 5, 9절). 하나님은 이스라엘에게 가나안 땅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가나안의 많은 적들을 물리쳐주셨다. 전력상으로 열세였던 이스라엘이 가나안 민족들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가나안 땅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해, 이스라엘보다 앞서 싸워주셨기 때문이다.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도 동일하다. 우리를 위해, 우리보다 앞서 싸우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일상에서 믿음으로 싸워야 할 선한 싸움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은 또한 우리와 싸우시는 분이시다.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시지만, 이스라엘이 하나님 따르기를 거부하고 우상을 따르면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시며 이스라엘과 싸우신다(9, 10, 15, 16절).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잘 준수하고 약속대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 지금 누리는 축복이 지속되지만, 만일 하나님 따르기를 거부하고 다른 신을 따르면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기고 지는 것은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달려있다.
*하나님은 또한 말씀하신 것을 다 이루신다(14절). 자신이 말씀하신 그대로, 하나도 어김없이 다 이루어지게 하심으로 모든 것이 말씀대로 되게 하셨다. 이미 이루어진 하나님의 약속뿐 아니라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하나님의 약속도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음으로 살아내야 한다.
*결국 끝까지 하나님께 충성해야 한다. 여호수아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순간까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불러 모아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하나님께 충성하라고 권면한다(1, 2, 14절). 혹시 조금만 힘들고 피곤해도 하나님의 일을 하기 귀찮아하지는 않는가?
*순종에 따른 축복의 말씀뿐 아니라 불순종에 따라 저주의 말씀도 성취된다(6, 14~16절). 선한 말씀이든, 불길한 말씀이든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도 어김없이 이루어지기에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빠짐없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할 것이다.
*여호수아는 나이 많아 늙었지만, 신앙은 늙지 않았다. 남은 정복을 다 완수하고 그 땅을 누리기 위해서 이스라엘은 그들을 위해 싸워주신 여호와의 말씀을 다 지켜 행하고 좌우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고 전한다. 그 길밖에 없다. 아니 그 길이 전부다. 여호수아가 죽기 전에 후손들에게 남기고 싶었던 단 한 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말씀하신 대로 다 지켜 행하라!.
*또 여호수아는 여호와를 가까이하고 가나안 민족들과 가까이하여 섞이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경고한다. 여호와를 거절하는 민족의 문화에 순응하지 말고 용납하지도 말아야 한다. 도리어 쫓아내고 맞서 싸워야 한다. 관대함이 타협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나님께 심판을 맡기는 것과 일어나는 악행에 눈감는 것은 다른 것이다. 여호와를 가까이하고, 가나안 문화를 멀리하라
*가나안 민족을 쫓아내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쫓김을 당할 것이다. 그것이 가시가 되고 채찍이 될 것이다. 결국 이 아름다운 땅에서 멸망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 경고하신 그대로 될 것이다. 축복의 약속도 이와 같이 성취되었으니, 심판의 경고도 반드시 성취될 것이다. 확실히 알라!
*주님, 말씀하신 것을, 말씀하신 대로, 다 이루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끝까지 순종하며 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