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드러나지 않지만 신실하게 조력해 주시는 인자와 은혜의 하나님 [에스더 2:1-18]
 – 2025년 05월 13일
– 2025년 05월 13일 –
에스더 2:1-18 드러나지 않지만 신실하게 조력해 주시는 인자와 은혜의 하나님
    
왕후 와스디가 폐위되고 난 후 3~4년이 지나 새 왕후 간택 준비가 시작된다. 유다 포로민 출신 모르드개의 사촌이자 수양딸인 에스더가 왕궁으로 소집된다. 그리고 일 년 후 에스더는 아하수에로 왕의 새로운 왕후가 된다.
    
왕후 간택은 와스디가 폐위(주전 483년)된 지 3년 지난 뒤에(주전 480년) 이루어졌다. 에스더가 새 왕후로 간택되어 세워진 것은 그다음 해인 아하수에로 왕위 제7년(주전 479년) 으로 추정한다. 폐위와 새 왕후의 간택 사이 3년의 공백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글에서 찾을 수 있는데, 그에 따르면 이 기간에 아하수에로 왕은 그리스 2차 원정을 떠났고 그리스 해군에 대패하여 본국으로 철수했다. 철수한 후 새 왕후 간택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스 원정에 실패한 후 국내 정치를 정비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다.
    
    
    
1. 새 왕후 간택 계획과 모르드개와 에스더 소개(1~7절)
1장의 왕의 잔치와 왕후 와스디 폐위 사건 후 세월이 흘러 2장은 새 왕후 간택과 축하 잔치 내용으로 구성된다. “그 후에 아하수에로 왕의 노가 그치매”로 2장이 시작된다. 성경에서는 “그 후에”의 자세한 공백기를 언급하지 않지만, 이 시기에 아하수에로 왕은 180일 동안의 잔치를 통해 그리스 원정에 대한 의지와 힘을 모아 출정했다가 살라미스 해전(주전 480년, 영화 ‘300:제국의 부활’ 해상전투 배경) 에서 대패하여 돌아온 직후였다. 왕은 흐트러진 국내 민심을 다잡고 국사를 챙기기 위해 새 왕후 간택을 시작한 듯 보인다. 한편으로 왕후 와스디에 대한 분노가 누그러지고 새 왕후를 찾겠다는 마음이 생겨났을 것이다.
    
왕의 마음을 살피며 시중을 드는 신하들이 눈치를 채고 왕을 위해 아름다운 용모의 처녀를 찾으라고 넌지시 제안한다(2절). 그들은 페르시아 각 지방 관리를 임명하여 아름다운 용모의 처녀들을 모으게 하고, 그들을 수산 성의 규방, 특히 궁의 여인들을 돌보는 내시 헤개의 손으로 인도하라고 권한다(3절). 덧붙여 처녀들에게 정결과 미용을 위한 재료를 제공하고, 왕의 눈에 흡족한 처녀를 새 왕후로 삼으라는 구체적인 의견을 내놓는다(4절). 왕은 이를 흡족하게 여기며 그대로 시행한다.
    
왕후 간택 계획 후 모르드개와 에스더를 소개하고(5~7절) 이 두 인물을 중심으로 왕후 간택 이야기가 전개된다. 모르드개에 대한 소개는 7절까지 이어지고 그 사이 에스더가 소개된다. 모르드개는 베냐민 지파, 기스의 증손, 시므이의 손자, 야일의 아들이라고 소개된다(5절). “증손, 손자, 아들”이라고 번역된 단어는 모두 아들을 뜻하는 히브리어 “벤”의 문맥상 번역이다. 넓은 의미로, ‘후손’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또 원문에서는 모르드개의 선조들의 이름이 “야일, 시므이, 기스의 순서로 기록되었다. 또 이들 이름은 이스라엘 초대 왕 사울과 관련이 깊다. 사울도 베냐민 지파였고 아버지의 이름이 기스였고(삼상 9:2), 시므이는 그의 친척(삼하 16:5)이었다. 신학적인 논쟁이 있지만, 6절의 모르드개는 문법과 문맥상 “기스”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같은 소개를 통해 모르드개의 집안이 왕족이거나 신분이 높은 유대인임을 암시한다.
    
에스더는 “별”이라는 뜻으로 추정되는 페르시아 이름이다. 히브리식 이름은 “하닷사(도금양 나무, myrtle)”이다. 에스더는 삼촌 모르드개의 삼촌의 딸이므로 둘은 사촌 오누이 관계다. 에스더의 부모가 죽자, 모르드개는 에스더를 입양해 길렀다. 에스더는 “수려한 외형과 아름다운 용모”의 처녀로 소개된다(7절, 용모가 곱고 아리따운 처녀).
    
    
    
2. 새 왕후로 간택된 에스더(8~18절)
왕궁에 들어간 에스더에게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가 함께 했다. 왕후 후보들을 담당한 헤개는 에스더를 보고 “좋게 보고 은혜를 베풀었다(9절).” “좋게 보고(야타브)”는 “흡족하다”라는 의미다. 또한 “은혜를 베풀었다”는 마치 헤개가 에스더에게 은혜를 베푼 것처럼 읽히지만, 원문은 “그녀(에스더)가 그(헤개)의 앞에서 인자(헤세드)를 얻었다”로 은혜를 받은 주체인 에스더에게 초점이 집중된다. 에스더는 기본적으로 받는 용품과 음식과 일곱 궁녀를 헤개로부터 제공받았을 뿐만 아니라 규방의 가장 좋은 처소에서 지낼 수 있었다.
    
에스더가 헤개로부터 이런 호의를 얻은 것은 단지 빼어난 용모와 언급되지 않은 다른 장점 덕분만으로 볼 수 없다. 근본적인 것은 요셉의 예(창 39:21)에서 설명되듯, 하나님이 에스더와 함께하여 “인자(헤세드)”를 베풀었고 헤개의 눈에 은혜를 얻도록 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헤개의 호의 아래에 있는 에스더에게 한 가지 지켜야 할 비밀이 있었다. 그것은 에스더가 유대인임을 발설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모르드개의 명령이었다. 혹시라도 에스더의 혈통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미리 주의를 준 것이었다. 모르드개는 매일 왕궁 뜰 앞에 출입하여 에스더의 안위와 근황을 점검하며 보살핀다. 이 또한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 아래 있었음을 이후 펼쳐질 사건들 속에서 증명된다.
    
12~18절은 왕후가 된 에스더를 묘사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에스더에게 계속 진행되었다. 에스더를 포함한 궁에 모인 처녀들은 정해진 규례를 따라 열두 달 동안 몰약 기름과 향품과 필요한 다른 용품으로 몸을 가꾸고 자신을 정결하게 했다. 이 기간이 끝난 후 처녀들은 각자 순서대로 저녁에 왕에게 갔다가 아침에는 다시 빈궁 처소로 돌아와 내시 사아스가스 수하에서 보살핌을 받았다. 처녀들이 왕에게 다시 갈 수 있는 기회는 왕이 그 처녀가 맘에 들어 부를 때만 가능했다. 처녀들은 왕에게 나아갈 때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제공받을 수 있었지만, 에스더는 기본 용품 외에는 더 요구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에스더를 본 모든 자들에게서 “은혜(헨)”를 얻을 수 있었다. 15절에서는 “사랑을 받더라”로 표현한다.
    
마침내 에스더가 새 왕후로 간택되었다. 이때는 와스디가 왕후에서 폐위된 후 4년이 지난 아하수에로 왕위 7년 열째 달로서, 주전 479년 12월(혹은 478년 1월) 이었다. 왕은 에스더를 어떤 처녀보다 사랑했다. 헤개에서 인자(헤세드)를 얻고, 그녀를 본 모든 자들에게서 은혜(헨)를 얻었듯이, 에스더는 왕에게도 “인자(헤세드)와 은혜(헨)”를 얻었다. 왕은 에스더가 왕후가 된 것을 경축하는 큰 잔치를 베풀고 관료와 신하들을 초대했으며, 세금을 면해주고 왕의 너그러움을 베풀어(18절, 왕의 이름으로 번역됨) 상을 주었다.
    
    
    
나는?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하나님은 “숨어 계시는 하나님”이다. 에스더서에는 하나님이란 이름이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배후에서 일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다양하게 암시한다. 에스더는 궁중에서 요구하던 왕후의 요건인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고, 언약의 하나님이 베푸시는 것과 같은 언약적 은혜(헤세드)를 헤개와 왕에게 입으며(9, 17절) 왕에게서 사랑을 받고 잔치를 받았다(17~18절).
    
-눈에 보이는 시간을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서 이끄신다. 눈에 보이는 상황을 이끄시는 하나님의 통치가 인자와 은혜라는 통로로 구현되어 드러난다.
    
-왕후의 조건으로 처녀성과 미모와 순종(1:19)이 제시되었고, 에스더가 그 기준에 들어맞아 왕후로 간택되었다. 그들은 와스디보다 왕에게 더 잘 순종하는 왕후를 원했지만, 에스더는 왕보다 하나님을 더 경외하는 사람임을 몰랐다. 모르드개 밑에서 수양딸로 자란 에스더는 유대인들이 어려움에 부닥치자 자기 목숨이 위태로워질 줄 알면서도 왕에게 사정을 아뢰는(4:14) 이타적인 사랑의 사람으로 성장했다.
    
-겉으로 드러나 있지 않았지만, 상황과 여건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용기를 발해야 할 때에 직면할 때 담대하게 행할 수 있는 용기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내야 하겠다. 형식적으로 잘 드러나 있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믿음으로 직면하고 행하여야 할 때 물러서지 않는 믿음을 가졌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에스더는 왕궁이 요구하는 모든 기준을 잘 따르되, 모르드개가 조언한 대로 자기 민족과 종족에 대해서 철저히 드러내지 않는다. 또 도에 넘치는 사치를 일삼는 왕국과는 달리 에스더는 헤개가 정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구하지 않음으로써 페르시아 제국의 삶의 양식을 본받지 않는다. 자신이 선택할 수도 없고 거스를 수도 없는 조건(6절, 원문은 “사로잡아”라는 표현이 네 번 사용됨) 속에서 살아야 했지만, 침묵과 겸손과 절제라는 독특한 지혜로 타협하지 않으면서 그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낼 수 있었다.
    
    
*하아수에로 왕은 뭐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존재로 읽힌다. 윤리, 도덕적인 것보다 자기 마음에 드느냐, 들지 않느냐가 결정의 기준이었다. 그런 왕 신하들의 수준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저 왕의 심기만 살필 뿐 정의와 공의, 기본적인 도리 등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와스디를 대체할 새로운 왕후의 조건은 그저 “아리따운 처녀”로 고르라는 신하의 조언이나 이를 덥석 받는 왕이나 그 수준이 천박하다. 하기야 고대의 사고방식에서 여자는 소유물 중의 하나에 불과할 뿐이기에 인격적인 대우나 기준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자기 소유욕에 잘 들어맞기만 하면 되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우리 민족의 새로운 지도자는 어떤 지도자이어야 하는가를 더욱 분명하게 고심하게 된다. 아하수에로 왕과 같은 지도자를 용납하지 않으실 하나님이시니,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기 욕심을 따라 투표해서는 안 되고, 꼼꼼히 후보들의 삶, 인품, 그간 지나온 삶의 궤적, 지도자로서 능력,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지도력 등을 살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기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위해 섬기고 희생하는 이타적인 지도자이어야 할 것이다.
    
*에스더가 일개 후보에서 왕후가 되기까지, 숱한 왕후 후보들 틈바구니에서 점점 왕의 시야에 띄고 그 가운데로 나아가기까지, 숨은 하나님의 조력이 보이지 않으나 선명하게 드러나 역사했을지 짐작되고도 남는다.
    
*자기 백성의 삶을 이렇게 드러나지 않아도 분명하게 조력해 주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신뢰해야 한다. 이 땅의 진정한 통치자는 정욕에 눈먼 제국의 왕이 아니다. 에스더를 한 인격으로 인정하고 상대해 주시는 하나님뿐이다. 에스더의 하나님이 곧 나의 하나님이시다.
    
    
    
*주님, 잘 드러나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지만 자기 백성의 삶을 신실하게 조력하여 주시는 인자와 은혜의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신뢰합니다. 저의 걸음도 그렇게 여기까지 이끌어 주셨고 앞으로도 이끌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댓글 남기기

매일성경 묵상

십자가 아래 새 하늘 가족 [요 19:17-27]

요 19:17-27 십자가 아래 새 하늘 가족 예수께서 결국 십자가에 못 박히신다. 지상에서 보면 이것은 유대 당국자들의 모함과 심약하고 비겁한 빌라도의 판결에 의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하나님의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빌라도의 심문과 선고 [요 18:39-19:16]

요 18:39-19:16 빌라도의 심문과 선고 빌라도의 계속된 심문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예수님은 왕이시면서 사람이시고, 또한 하나님의 아들로 묘사된다. 그러나 정작 유대인들은 그러한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요 18:28-38]

요 18:28-38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예수님과 빌라도가 재판정에서 만난다. 첫 번째 심문을 통해 예수님은 세상 나라와 다른 하늘나라의 왕이시라는 것이 드러난다. 그 나라는 진리에 기초하는 나라다. “유대인의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기꺼이 잡혀 주시는 사랑 [요 18:1-11]

요 18:1-11 기꺼이 잡혀 주시는 사랑 요한은 예수님의 수난을 수치의 길이 아닌 영광과 승리의 길로 묘사한다. 그러나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을 가는 고뇌를 노출하며 모든 사람을 살릴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