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23:1-32 성전 건축 이후 성전을 섬기는 레위인을 준비시키다
다윗은 예루살렘에 성전을 지을 장소를 준비하고 솔로몬에게 반드시 성전을 지어야 한다고 명령했다. 지도자들에게도 솔로몬을 도와 성전을 건설하라고 당부했다. 23~27장은 레위인 조직에 관한 내용이다. 역대기에서만 등장하는 자료들인데, 23장은 레위인을 구분하고, 24장은 제사장들 명단, 25장은 찬양하는 사람들 명단, 26장은 문지기들의 명단, 27장은 그밖에 다윗이 임명한 자들의 명단이다.
레위인의 직무는 다양한데, 아론 계열은 제사장으로 제사를 드리거나 성소 안에 들어가 향을 드리고 등을 관리하고 진설병을 관리하는 일을 했다. 레위인 음악가는 성전에서 예배와 행사를 위한 찬양과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였다. 문지기는 성전 경내의 경비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성전 내의 귀중한 물품을 지키거나 성소를 부정한 것으로부터 지키는 역할을 하였다. 그 외에도 성전에서 사용하는 기명을 관리하고 보관하며 성전에서 사용하는 물품들을 조달하고 성전 향품을 만드는 특별한 일을 하기도 하였다.
1. 서론(1~2절)
1절은 다윗이 나이가 많아져 솔로몬을 왕으로 세웠다는 말로 시작한다. “나이가 많아 늙으매”라는 표현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욥과 같이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게 산 사람들이 누리는 복이다. 역대기에서 다윗은 죽는 순간까지 강건하게 주도권을 가지고 솔로몬을 왕으로 세우고 지도자들에게 당부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열왕기 1~2장에서 늙어 힘이 빠지고 수동적인 다윗의 모습과 비교되는데, 이는 에스라가 성전 건축 준비를 위한 주도권이 끝까지 다윗에게 있음을 나타내려 한 것으로 추측한다.
2절에서 다윗은 이스라엘의 모든 방백과 제사장과 레위인을 모은다. 이어지는 레위인의 조직과 연결되어 23~27장의 서론에 해당한다.
2. 레위인의 숫자(3~6절)
3절은 30세 이상 레위인을 계수한다. 24절에서는 20세 이상을 계수하였다고 말하는데, 이런 차이는 일반적으로 30세에 제사장직을 수행하지만, 인원이 모자랄 때 25세로 낮추어서 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추측한다. 24절에서 20세라고 언급한 것은 다른 지파의 인원수를 셀 때와 동일한 기준을 언급한 것이다.
30세 이상의 레위인 숫자는 38,000명이다. 이 중 24,000명은 여호와의 성전 일을 했고, 6,000명은 관리와 재판장 역할을 했다. 4,000명은 문지기를, 4,000명은 찬양을 담당했다. 다윗은 그들이 연주한 악기를 자신이 만들었다고 기록하는데, 이는 찬양대를 조직하고 운영하는데 다윗이 상당히 크게 이바지했음을 밝히는 것이다.
다윗은 레위의 세 아들 게르손과 그핫과 므라리의 계보를 따라 레위 지파를 셋으로 나눈다. 이 분류는 에스라, 느헤미야 시대까지 지속된다.
3. 가족에 따라 레위인을 나눔(7~24절)
7~24절은 다윗이 나눈 세 가문의 인물들에 대한 명단이다. 게르손의 자손은 라단과 시므이(다른 곳에서는 라단이 아니라 립니(출 6:17; 민 3:21)다. 7~11절은 게르손의 가문들로 라단은 여히엘, 세담, 요엘 세 가문으로 나뉘고, 시므이는 모두 일곱 명의 이름이 언급되지만 여우스와 브리아가 숫자가 적어(이 두 가문의 남자들이 많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 가문으로 취급하여 여섯 가문으로 나뉜다.
12~20절은 그핫 가문의 명단이다. 아므람, 이스할, 헤브론, 웃시엘 네 개의 가문이 나온다. 이 중에서 아므람 가문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아므람의 아들들은 아론과 모세이며, 특별히 아론과 그 아들들은 거룩한 자들 중에서 가장 거룩한 자, 즉 대제사장으로 선택되었다.
13절에서는 “거룩”이라는 단어가 세 번 연속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이것은 대제사장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 거룩성이라는 의미다. 하나님께서 거룩하시므로 하나님을 가장 가까이에서 섬기는 대제사장은 반드시 거룩해야 한다. 거룩은 하나님의 속성으로 인간이 거룩하게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성품을 닮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준수하고 죄를 지어 부정하게 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구약에서는 정결법을 지키는 것도 포함되었지만, 오늘날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모든 것을 정하게 하셨기 때문에 이 문제에서 자유롭다. 그럼에도 구약에서는 이런 특별한 거룩성이 대제사장에게만 요구되었으나, 현재 하나님 나라 백성은 모두 왕 같은 제사장이므로 하나님의 거룩성을 닮는 삶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알아야 한다.
대제사장의 또 다른 임무는 여호와의 이름으로 백성을 축복하는 것이다. 민수기 6:22~27에 따르면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축복할 말을 알려주신다.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부름을 받은 우리는 축복의 통로로 세상에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며 사람을 살리며 축복하며 은혜를 전달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4. 레위인의 의무(25~32절)
다윗은 광야 시대에 주어졌던 레위인의 직무를 성전 시대에 맞도록 변경시킨다. 광야 시대에는 항상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레위인들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성막과 기구들을 메고 운반하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백성이 이동할 때 항상 여호와께서도 함께 이동하셨다. 하지만 이제 여호와께서는 예루살렘에 정착하셨으므로, 다시는 성막이나 기구들을 운반할 필요가 없으므로 운반 임무를 없앴다.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정착했듯, 하나님께서도 예루살렘에 정착하신다.
이어서 다윗은 레위인들이 해야 할 일을 다시 정리한다. 이들의 임무는 첫째, 대제사장을 도와 제사를 드리고 성물을 정하게 관리하고 성전을 관리하는 일이다. 둘째, 진설병과 제사에 사용되는 각종 소제물을 만들고 양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셋째, 아침저녁으로 여호와께 감사하고 찬송하는 일이다. 넷째, 모든 제사의 번제를 하나님께서 정하신 방식과 수대로 항상 드리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날짜에 여호와께서 정하신 방식으로 제사를 드리는 것이다. 이는 구약의 제사 제도에서 가장 강조된 것으로 여호와께서는 자신이 원하는 예배와 제사 방식을, 레위기를 통해 자세하게 알려 주셨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방식에 순종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있다는 표시다. 현재는 이런 제사 제도가 없어졌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삶이 예배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전체적으로 역대기는 레위인의 역할을 레위기나 민수기보다 훨씬 확대한다. 이는 후대로 갈수록 성전 제사의 규모가 커지고, 상대적으로 제사장과 레위인의 숫자가 적어지면서 레위인의 역할도 점점 확대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다윗은 인생 말년에 아들 솔로몬을 왕으로 삼고, 성전에서 봉사할 레위인의 조직을 재편한다. 기력은 쇠약했지만, 여호와의 집을 향한 열정과 헌신은 식지 않았다. 레위인을 직무와 가문에 따라 반(班)으로 재편하여 성전 안팎의 봉사를 효율적이고 전문적으로 수행하게 한다. 그들은 대를 이어, 또 형제의 부족을 채우며(11, 22절) 함께 직무에 충실했고, 자손마다 우두머리를 두어 책임 있고 질서정연하게 감당했다. 어느 한 가문이나 사람에게 편중되거나 가중되게 하지 않았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에게 약속대로 가나안 땅과 안식을 주셨다. 백성들 가운데 거하시려고 예루살렘(평강의 도성)을 영원한 거처로 삼으신다. 평강(안식)의 원천은 더 나은 조건과 환경에 있지 않고 오직 “함께 하시는 하나님”께 있다. 그러니 어떤 상황 속에서도 그분을 왕으로 모시고 그분의 통치 아래 거한다면 불안과 걱정이 끊임없이 엄습해도 우리를 아주 넘어뜨리진 못할 것이다.
-레위인은 성전과 뜰과 골방에서 제사장을 도우며 섬기는 일을 맡았다. 성소를 청소하는 일, 제물을 굽고 반죽하는 일, 아침저녁마다 찬송 드리는 일, 때마다 규례대로 번제를 드리는 일은 힘들었지만, 그들의 섬김과 수고를 통해 제사장의 직무와 성전 예배는 더 온전해질 수 있었다. 직분의 우열이나 일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자신에게 주신 은사와 소명을 따라 맡겨진 직무에 충실해야 한다.
*다윗의 성전 건축 준비는 단지 재료를 확보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가장 본질적인 준비가 ‘성전에서 일할 사람들을 준비시키는 것’이었다. 성전을 단지 공간이나 건축물로 짓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섬기는 곳, 하나님께서 정하신 방법대로 정한 사람들을 통해 올바르게 시행되어야 할 공간이기에, 가장 본질적인 준비는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준비시키는 것이었다.
*성전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사장과 레위인을 준비시키는 일이었다. 광야를 이동할 때 맡겨졌던 직무는 이제 퇴색된다. 대신 예루살렘에 세워질 성전에서의 새로운 직무를 감당해야 한다. 단지 열정적으로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말씀대로” 해야 한다. 레위인들은 이미 말씀하신 율법에 정통한 자들이어야 했다.
*레위인들을 세울 때 ‘가족대로’ 맡은 바 직무를 계승하게 한다. 전문가가 되라는 것이다. 맡은 사명은 누구보다 더 깊이 알고 제대로 섬기라는 것이다. 가문이 대대로 그 일을 해 나갈 때 “장인”처럼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 내가 ‘장인’이 되어 대대로 이어갈 직무는 “말씀대로”일 것이다. 말씀의 “장인”이 되어야 한다. 또한 ‘거룩(13절)’해야 한다. 대제사장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거룩’이다. 거룩은 하나님의 성품을 닮기 위해 말씀을 준수하고 죄를 지어 부정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말씀과 거룩함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제자로 사는 법이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가장 중요한 준비이다.
*광야 성막을 섬기도록 주어진 말씀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주님을 섬기는 곳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말씀대로 감당하는 것이 가장 최선과 최적의 길이다. 내 마음의 성전을 온전히 세워 나가기 위해 말씀하신 대로 순종하는 것이 가장 바른길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시대는 변하고 흐르기 마련이다. 낡은 시대는 가고 새 시대가 오기 마련이다. 가장 강력한 국가를 이룬 다윗도 이제 저물어 가는 해가 되었다. 광야를 함께 했던 성막도 이제 예루살렘 성전이라는 건물로 변화하게 된다. 이에따라 레위인의 직무도 자연스레 변화해야 했다. 다윗의 레위인 직무 조직은 이런 변화에 따른 본질은 지키되 형식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변화하는 시대, 복음의 본질은 붙잡되 복음의 삶을 살아내는 형식은 유연하게 접목하여 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는다. 시대와 맞지 않는 오래된 전통의 기준만 고집하고 있지 않는지, 늘 공동체를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주님, 건물로서 성전만 세우는 것은 무의미하고, 성전을 성전답게 섬기는 사람을 세우는 것이 못지않게 중요함을 안 다윗의 행보에 도전받습니다. 결국 사람을 세우는 것이 성전을 세우는 것이며,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세우는 것임을 절감합니다. 우리 더온누리 공동체가 사람을 세워가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최적의 사역을 펼치도록 도와주십시오.
*주님, 변화하는 시대, 복음의 본질을 더욱 고수하기 위해 복음을 담아내는 그릇을 치열하게 고민하겠습니다. 형식이 본질을 깨뜨리지 않도록 예민하게 반응하되, 본질의 맛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