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 26:1-32 성전 문지기, 곳간, 성전 밖 행정과 재판 조직
다윗은 제사와 찬양 직무자 외에 성전 문지기, 왕궁 재정과 성물 담당자들, 이스라엘 전역에서 일할 관리들을 선발한다. 모두 레위 지파의 자손들이며, 직무 또한 제사장이나 찬양대처럼 제비뽑기를 통해 공정하게 배정한다. 문지기는 성전의 거룩함과 질서를 유지하고, 재정 관리자들은 철저한 청지기 본분을 수행해야 한다.
여호와의 성전 문지기는 성전 내가 부정해지는 것을 막고 성전의 경비를 책임지는 사람들로 성전 경비대다. 전쟁 시 성전을 지키기 위해 군사로 싸웠다. 이런 이유로 전쟁에 능한 사람들이 문지기 명단에 있다. 특이한 것은 일반적으로 성전 일은 레위인이 하는데, 문지기 중 오벧에돔의 가문은 레위 지파가 아니다. 그는 여부스에 살던 가드 사람으로(대상 13:13) 레위인은 아니지만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메어 오는 행렬에 문지기로 참여하였다. 이를 통해 그는 다윗 시대부터 예루살렘 경비대인 문지기를 했고 예루살렘 성전이 세워진 이후에는 그의 후손들이 성전의 문지기를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1. 문지기들의 명단과 위치(1~19절)
이 단락은 문지기 반차의 명단이다. 가장 먼저 나온 가문은 고라 사람들의 반으로 이들은 레위의 아들 중에서 고핫의 후손들이다. 6장 족보에 따르면 레위-고핫(그핫)-암미나답/이스할-고라-앗실-엘가나-에비아삽(6:22~23; 38)이다. 9:19에 따르면 고라-에비아삽-고레-살룸으로 이어진다(9:19).
1절에서 고라 사람의 대표로 아삽 가문 고레의 아들 므셀레먀를 대표로 소개한다. 그런데 여기서 아삽은 6장과 9장의 족보를 고려할 때 에비아삽으로 25장에 나온 므라리의 후손이며 성전 음악 지도자와는 다른 인물이다. 고레의 아들 므셀레먀는 9:19에 따르면 살룸과 동일 인물이며 14절에서는 셀레먀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살룸은 포로 귀환 때 돌아온 문지기 여섯 명 중 한 명으로 언급된다(스 2:42; 느 7:45). 에스라와 느헤미야에서는 문지기들이 레위인이라고 언급하지 않는다. 므셀레먀의 아들인 스가랴는 9:21에서 회막 문지기 역할을 했다고 밝힌다. 이는 스가랴로 대표되는 그의 가문이 문지기로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중요한 집단이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9절에서 다시 고라 가문의 므셀레먀 아들들과 형제 열여덟 명은 매우 용맹한 자들이라고 말하며 명단을 마감한다. 에스라의 이와 같은 언급들은 고라 자손 므셀레먀 가문 사람들이 문지기 가문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가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4~8절은 그다음 대표적인 문지기 가문인 오벧에돔의 후손에 대한 명단이다. 오벧에돔의 아들은 여덟 명이 소개되는데, 에스라는 이렇게 많은 자손을 얻은 것이 하나님의 축복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역대상 13:14에서 하나님께서 오벧에돔의 집을 축복하셨다는 말씀이 성취되었음을 알리기 위해서 기록한 것이다. 오벧에돔 가문 사람들에게는 용사, 직무를 잘하는 자, 능력 있는 자라는 수식어를 사용하여 이들이 매우 유능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오벧에돔은 가드(블레셋 지역이 아니라 가드 림몬)에 살았던 그핫 가문의 후손이다(13:13).
세 번째 문지기는 레위의 아들 므라리 자손인 호사 가문이다. 호사는 역대상 16:38에서 다윗이 오벧에돔과 여두둔의 아들 오벧에돔과 함께 문지기로 세운 인물이다. 므라리 가문의 지도자는 시므리로, 그는 장남이 아니지만 아버지 호사가 그를 가문의 지도자로 세웠다. 아마도 그가 형제 중에서 가장 유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나님의 성전을 지키는 사명을 감당할 때 명분이나 관습보다는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세운 것이다. 문지기 지도자로 언급된 사람들의 인원수는 고라 가문이 18명이고, 오벧에돔 가문이 62명으로 가장 많고, 므라리 가문이 13명으로 모두 93명이다.
12~19절에서는 문지기들의 위치를 정한다. 위치를 정할 때도 제사장과 음악가의 반차를 정하는 것과 동일하게 제비뽑기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고핫 가문이 동쪽과 북쪽을 지키게 되었고, 오벧에돔 가문은 남쪽과 곳간을 지키게 되었고, 므라리 후손인 호사는 서쪽을 뽑아 살래겟 문을 지키게 되었는데, 이 문은 성경에서 여기만 나오며 70인역에서는 “공무 집행실”이라고 번역한다. 역대상 9:26에서 문지기 우두머리가 된 레위인 넷이 성전의 모든 방과 곳간을 지켰다고 하는 것을 근거로 성전 안의 방문을 지키는 책임을 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2. 성전의 창고를 맡은 자들(20~28절)
성전 곳간은 성전 기구들과 제사에서 사용되는 각종 물품을 보관하는 곳이다. 성물 곳간은 사람들이 특별히 하나님의 것으로 구별하여 드린 성물들을 보관하는 곳이며, 대표적인 성물은 군대 지휘관들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가져온 전리품을 구별하여 드린 것이다(26절).
여호와의 성전 곳간을 맡은 사람은 레위인으로 게르손 후손인 라단 가문 사람들이다. 아므람의 손자이자 모세의 아들인 게르솜의 후손 스브엘은 곳간을 관리하는 대장이 되었다. 모세의 둘째 아들인 엘리에셀의 후손인 슬로못 가문은 성물의 곳간을 맡았다. 27~28절은 성물 곳간에 어떤 물건들을 보관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이 곳간에는 다윗과 그의 군대 장관들과 지도자들이 구별하여 드린 것과 전쟁에서 얻은 노획물 중에서 구별하여 드린 것들이었다.
3. 기타 레위인 관리들의 명단(29~32절)
이 단락은 이스할 자손과 헤브론 자손들이 맡은 일을 소개한다. 이스할 자손은 성전이 아닌 성전 밖에서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관원과 재판관 역할을 하였다. 역대상 23:4에서 레위인 중에 육천 명은 관원과 재판관이라고 이미 밝히고 있다. 레위인들이 이스라엘의 행정과 사법적인 영역까지 활동 범위가 매우 넓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헤브론의 자손들은 군인이 되었다. 하사뱌와 그의 용사들은 요단 서편을 관리하는 책임을 맡았으며, 여리야는 헤브론 자손의 우두머리로서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다윗이 다스린 지 40년이 되던 해에 길르앗 야셀에서 용맹한 용사들을 얻은 것이다. 길르앗 야셀은 요단 동편에 있는 지역이며 암몬의 수도 랍바에서 서쪽으로 14km 떨어진 곳으로 레위인에게 주어진 성읍 중 하나다.
헤브론 자손들은 이곳을 점령하고 이곳에 주둔하면서 요단 동편에 있는 르우벤과 갓과 므낫세 반 지파를 주관하였다. 이들이 하나님의 일과 왕의 일을 하였다고 말한다. 하나님의 일은 종교적인 일이고, 왕의 일은 행정적인 일을 말한다. 역대기의 레위인들은 종교적, 행정적, 군사적인 모든 영역에서 지도자로 활동하며 이스라엘을 관리하였다고 말한다. 에스라는 이렇게 모든 조직을 구성한 기원자를 다윗으로 소개한다.
나는?
-성전은 모두가 지켰다. 가문의 세력과 관계없이 제비를 뽑아 성전의 동서남북에 매일 24명씩 문지기를 세워 성전으로 드나들 수 있는 모든 문과 길을 지키도록 했다. 제사장과 성가대처럼 성전 예배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지만, 그들 역시 여호와의 성전을 섬기는 자였고, 성전을 보호하는 그들의 직임은 매우 중요했다.
-예배와 거룩함을 지키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크고 작은 죄악과 세속의 흐름에 의해 예배와 공동체의 거룩함이 유린당하고 훼손되며 점령당하지 않도록 깨어 경계해야 할 것이다.
–성전은 안팎으로 지킨다. 다윗은 “성전 안에” 봉헌된 전리품과 성물을 지키는 곳간지기들을 두었고, “성전 밖에는” 이스라엘을 부정과 불법으로부터 지키는 관원과 재판관을 세웠다. 그들은 안팎에서 성전과 이스라엘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전쟁과 일상에서 이스라엘을 도우시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통치’를 백성들이 기억하도록 도왔고 구현하도록 도왔다. 하나님의 사람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생존이 아닌 소명을 위해서, 성공이 아닌 섬김을 위해서 살아 이 땅에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이루어나가야 한다.
*다른 직무와 비교할 때 가장 중요해 보이지 않을 수 있는데 성전을 지키는 일에 무려 4,000명을 편성하였다. 예루살렘 성을 지키는 인원도 아니고 성전을 지키는 인원이다. 다윗은 성전을 이처럼 소중하게 보았다. 각 문의 출입을 통제하고 성전의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이었다. 매일 24명씩 성전의 동서남북의 문과 길을 지키게 하였다. 몇 년 전 이스라엘을 둘러볼 기회가 있어 성전산에 들어갈 때, 2~3차례 이어지는 보안 검색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것을 경험했다. 당시 기억은 굳이 이렇게까지? 라고 생각했지만, 주변 상황과 그들에게 성전산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할 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수긍이 갔다. 방문자들은 차고 넘쳤다. 어딜 가나 빽빽한 사람들이었다.
*예수님 당시 유월절 절기에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약 100만이 넘어간다는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들어본 적이 있다. 이렇게 밀려드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하기야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고 나서 온 이스라엘이 모여 낙성식을 할 때에도 전 이스라엘 국민이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텐데 이와 같은 경비와 질서유지는 필연적이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성전 안에서의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로부터의 방해를 차단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고, 내부에서의 질서유지도 버금갔을 것이다.
*나는 내 마음의 성전을 지키기 위해 외부로부터 오는 유혹을 어떻게 지키며, 내부에서 올라오는 무질서를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가? 새삼 돌아보게 하는 말씀이다.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 인력을 아끼지 않은 다윗의 모습에서 나의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함을 깨닫는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제사장, 찬양대, 문지기는 그 직무를 맡길 때 다 제비를 뽑아 감당하게 했는데, 곳간과 관원, 재판관은 제비뽑기의 기록이 없다. 흥미롭다.
*하지만 모두 “하나님의 일”이다. 또한 하나님을 위한 일이다. 성전 안에서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하나님의 일이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일상이다. 그러므로 드려지는 제사나 살아가는 일상이 그 자세가 같아야 한다. 말씀으로 살아내고 말씀으로 드려야 할 것이다.
*다윗의 행정력이 계속 모여드는 더온누리교회를 감당하는 데 필요하다. 특히 오늘 말씀은 더온누리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위한 조직뿐 아니라 성도들의 일상에 하나님의 말씀과 어떻게 함께하며 살도록 해야 할 것인가에 과제를 던진다. 성령께서 한 사람 한 사람을 잘 보살피시겠지만, 말씀으로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고민하여야 하겠다. 조직구성만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교육도 더욱더 세밀하게 바라보게 하신다.
*주님, 성전 안에서부터 성전 밖, 그리고 멀리 떨어진 지역에 이르도록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성실하게 맡은 바 직무를 감당하는 이들이 있었기에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나라로 존속할 수 있었음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이처럼 우리 더온누리 공동체 구성원의 삶마다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사명의 삶을 성실하게 감당하겠습니다.
*주님, 거룩함을 지키기 위해 촘촘하게 세움받은 이들을 통해 거룩함이 지켜짐을 깨닫습니다. 내 삶의 거룩함을 보존하기 위해 삶의 안팎을 촘촘하게 말씀과 기도로 지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