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6:26-42 성전을 향하여 기도할 때 들으시고 응답하소서
예루살렘의 성전은 이스라엘과 이방인의 기도처이자 하나님의 이름이 드높여지는 장소가 될 것이다. 사람들이 하나님의 성전에서 또는 성전을 향해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이 그들의 기도를 듣고 응답하시기를 솔로몬은 간청한다. 각 사람의 간구에는 죄의 깨달음, 죄에서 돌아선 행위, 죄의 고백이 필수적이다. 하나님은 그의 처소 하늘에서 기도를 듣고 죄를 사하며, 그들의 사정을 돌보실 것이다.
성전이 기도와 기도 응답의 장소가 될 것이기에, 솔로몬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일곱 가지 기도를 드린다. 본문은 세 번째부터 일곱 번째까지의 기도다. 기도가 응답이 되고 은혜가 넘치는 이유는 언약궤가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하나님의 은혜가 영원히 머물 것이다.
솔로몬의 성전 봉헌 기도(26~42절)에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간구(22~39절)가 나온다. 그 내용은 모세의 율법 및 레위기 26장과 신명기 28장의 저주와 밀접하게 관련이 된다. 레위기 26장은 희면 뒤에 나오는 내용으로 축복(3~13절)과 저주(14~39절)를 선언하면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서 그분과 맺은 언약 준수를 상기시킨다. 신명기 28장은 모세의 명령으로 이스라엘이 요단을 건너게 되면 세겜의 그리심산과 에발산에서 여섯 지파씩 나누어 서서, 하나님의 축복과 저주를 선언하라는 내용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는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지만(신 28:1~4), 순종하지 않으면 재앙과 저주가 임한다고(신 28:15~68) 선포한다.
이 기도의 특징은 첫째, 하나님께 죄를 지어 곤경에 빠진 상황이 대부분이다(22, 24, 26, 29, 36, 37절). 둘째, 간구의 주된 내용은 하나님이 기도를 들으실 것과 죄의 용서다(25, 27, 30, 39절). 셋째, 하나님만이 기도를 듣고 용서할 권세를 가진 분임을 강조한다(23, 25, 27, 30, 33절). 넷째, 하나님이 하늘의 거처에서 기도를 들으심을 언급하여(23, 25, 27, 30, 33, 35, 39절), 그분이 온 세상의 주권자임을 드러낸다. 다섯째, 성전에서(22, 24절) 또는 성전을 향한 기도(26, 29, 32, 34, 38절)를 반복하여 예루살렘 성전이 하나님 임재의 장소임을 선포한다. 여섯째, 이스라엘 개인과 공동체를 위한 기도가 대부분이며, 이방인을 위한 간구도 등장한다(32~33절). 일곱째, 하나님의 ‘이름’이 성전 자체, 성전에서의 기도, 기도의 응답과 관련하여 자주 언급된다(24, 26, 32, 33(*3), 38절). 이러므로 성전이 하나님의 이름을 둔 곳(6:5; 7:16)이자, 이스라엘과 만민을 통해 그 이름이 드높여지는 장소가 됨을 암시한다. 여덟째, 간구에 있어 개인, 가정, 사회, 국가 등의 위기를 제시하여, 어떤 상황에서든 하나님께 간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홉째, 하나님의 언약을 기초로 땅, 하나님의 임재, 다윗 왕권의 회복을 기대한다(25, 27, 31절).
1. 가뭄(26~27절)
셋째 간구는 죄의 심판으로 가뭄이 들어 하나님께 기도할 때 용서하고 비 내려주시기를 기도한다. 불순종의 발로 하늘이 닫히고 비가 내리지 않는 상황을 신명기에서는 하늘이 놋이 되고 땅이 철이 되며, 비 대신 티끌과 모래가 내린다고 비유한다(신 28:23~24). 가뭄이 죄의 심판임을 깨달으면 하나님께 회개하고 죄에서 떠나야 한다(26절).
솔로몬은 하나님을 찾는 백성에게 마땅히 행할 선한 길 가르치시기를 간구한다. 선한 길을 분별하는 배움은 백성을 순종으로 이끌 수 있다. 순종의 삶에는 하나님이 하늘의 보물 창고를 열어 때를 따라 비를 내리고 땅에 풍요로운 수확을 주실 것이 약속되었다(신 28:12).
2. 기근, 전염병, 이방인의 침입 등(28~31절)
넷째 간구는 가뭄보다 더 다양하고 악화된 재난의 때에 개인이나 공동체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그들에게 응답하시기를 구하는 기도다. 재난의 예로는 기근, 전염병, 농작물의 병충해, 이방인의 침입, 재앙, 질병이 나열되었다. 이와 유사한 목록은 아모스 4:6~11인데, 하나님이 죄지은 백성들을 그분께 돌아오게 하는 매개로 설명되었다. 이처럼 어떤 고난이 닥칠 때는, 죄로 인한 것인지 분별하며 속히 하나님께 돌아가야 한다(29절).
그러면 그분은 우리를 용서하고, 우리의 행위에 따라 공정히 갚으실 것이다(30절). 솔로몬은 하나님만이 인생의 마음을 아신다고 피력하며(30절), 각 백성이 하나님이 언약의 축복으로 주신 가나안 땅에서 항상 그분을 경외하며 그분의 길로 행할 것을 기도 속에 권면한다(31절).
3. 이방인을 위한 기도(32~33절)
다섯째 간구는 유일하게 이방인을 위한 기도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처럼 이방인도 하나님의 큰 이름과 전능하심(능한 손과 펴신 팔, 32절)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여, 그를 섬기기를 고대한다. 구약에 등장하는 이드로, 라합, 룻, 오벧에돔, 나아만, 욥 등, 이 무리에 속한 자들이 분명히 있었다. 이같이 이방인이 하나님을 신뢰하면 먼 곳에서 와 이곳 성전을 향해 기도할 때, 그들의 기도를 듣고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를 솔로몬은 간청한다. 그렇게 되면 땅의 온 백성이 하나님의 이름을 알게 되고, 그분을 경외하게 될 것이다(33절; 슥 8:7~8).
또 솔로몬이 지은 이 성전에 하나님의 이름이 불리는 것, 즉 성전이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 됨을 만방이 알게 될 것이다(33절; 사 56:7; 마 11:17). 다윗이 언급했듯이, 하나님은 온 땅의 통치자이시므로, 모든 열방으로부터 경배와 찬양을 받기에 합당하시다(시 22:27~28).
4. 전쟁(34~35절)
여섯째 간구는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주께서 보내신 길로 나갈 때에(34절)’ 즉, 이스라엘이 전쟁하러 나가 예루살렘과 성전을 향해 하나님께 간구할 때 응답해달라는 내용이다. 전쟁의 승패가 여호와께 달려있으므로(대하 20:15), 하나님이 전장에서 일어나는 각 상황 돌아보시기를 간구하며, 이스라엘 군대가 오직 하나님만 신뢰하기를 종용하는 기도다.
5. 포로(36~39절)
일곱째 간구는 둘째 상황(24~25)과 유사하게 전쟁의 포로가 되어 끌려가 하나님께 기도하면, 그들을 용서하여 고국으로 돌려보내시기를 구하는 기도다. 이 상황은 둘째 상황보다 훨씬 악화하고, 구체적이며, 심각하게 묘사되었고, 나라의 멸망이 암시되었다. 솔로몬은 하나님께 죄짓지 않는 사람이 없음을 토로하며(36절), 인간의 죄성과 연약함에 대한 하나님의 긍휼을 호소한다.
그는 전쟁의 패배, 나라의 멸망, 백성이 원근 각처로 유배되는 근본 원인이 하나님께 불순종한 죄라고 설명한다(36, 24절). 모든 패배나 실패가 죄에 자동으로 수반되는 결과라는 뜻은 전혀 아니다. 하나님 말씀에 대한 불순종과 우상숭배가 그분의 심판(진노, 적국에 넘김, 36절; 삼하 7:14; 신 28:31~39)으로 직결됨을 자신과 백성에게 경고하며, 순종의 신앙을 유도한다고 볼 수 있다. 설령 이스라엘이 죄로 인해 패망하더라도, 하나님께 돌아와 용서를 빌 것을 솔로몬은 기도를 통해 권면한다(37~38절). 또한 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백성의 회개 기도를 듣고, 그들의 사정을 돌보고, 죄를 사하시길 청한다(39절).
6. 하나님의 임재와 은총을 간구하며 마무리(40~42절)
솔로몬은 하나님의 임재와 은총을 구하며 기도를 맺는다. 40절의 “이곳(성전)의 기도에 당신의 눈을 여시고, 당신의 귀를 기울이소서”라는 간구는 중보기도(22~39절)의 마무리로, 하나님이 계신 성전이 백성의 기도처, 하나님과의 소통의 장임을 암시한다.
하나님의 임재와 은총을 간구하는 41~42절은 열왕기상 8:51~53과 달리 시내산 언약이 아닌 다윗 언약을 기초로 한다. 역대기는 하나님의 부재를 경험한 포로기 이후의 기록이므로(대상 9:1~2), 하나님의 임재와 다윗 언약의 회복이 귀환자들에게 가장 큰 열망이었을 것이다. 이에 다윗 언약이 강조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성전 건축을 완공하고 언약궤를 안치했기에 하나님이 그분의 평안한 처소, 성전에 임하시길 먼저 구한다. 그리고 이 성전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제사장들에게 구원을, 예배하고 기도할 성도들에게 은혜(선)를 내리시길 기도한다.
마지막으로 다윗의 후손(‘가름 부음 받은 자의 얼굴들’)에게 호의를, 다윗에게 약속한 언약의 인애(은총) 베푸시길 상기시키며, 하나님이 계속해서 다윗과 한 언약 이루시기를 기원한다(42, 17절).
나는?
-솔로몬은 고난의 때에 드리는 기도가 열납되는 성전이기를 간구한다. 가뭄이나 재앙이나 질병으로 고난받을 때, 자신의 죄를 깨닫고 하나님께 기도하면 응답해 주시기를 간구한다. 모든 고난이 죄로 인한 것은 아니지만, 고난 겪을 때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과의 근본적인 관계를 검토할 좋은 기회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한 때에는 다른 무엇보다 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 즉 하나님과 더 나은 관계를 기도하게 된다.
-모든 것을 잃어보면, 정말 항상 있어야 할 것이 하나님 한 분만이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이방인의 기도가 열납되는 성전이기를 구한다. 유대인만이 아니라 이방인들도 성전의 하나님을 인정하면 주를 알고 주를 경외하는 복을 달라고 간구한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통하여 천하 만민이 복을 받게 하려고 이스라엘을 부르신 분이니,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성전을 향하여 이방인들이 기도할 때, 그 언약의 축복이 이하게 해달라는 뜻이다. 성전의 하나님은 유대인만의 전유물이 아니고, 가나안 땅만을 담당하는 신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기적인 기도는 이타적인 하나님께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솔로몬은 패망한 후에도 여전히 기도를 받아주시는 성전이기를 소망한다. 이 백성이 훗날에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다른 나라에 패망하더라도, 그 포로로 잡혀간 땅에서 온 마음과 온 뜻으로 주께 돌아오면, 주님께서 주의 백성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한다.
-패망하였는데도 하나님께 기도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멸망이 여호와의 약함 때문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완악함 때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였다는 뜻이다. 또한 그것은 성전의 하나님을 참 유일한 하나님으로 믿는다는 뜻이기에 진정한 회개인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망했다고 하나님이 망한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세상의 유일한 왕이시되 내가 그분을 인정하지 않아서 화를 자초했을 뿐인 것이다.
*하나님은 죄를 깨닫고 회개하는 자를 용서해 주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죄를 결단코 용납하지 않으시지만, 하나님께 돌아오려는 회개의 몸부림과 호소에는 넉넉한 사랑과 은혜로 들으시고 용서해 주신다. 거룩한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성전은 하나님과 인간을 갈라놓는, 높은 산성이 아니라 연약한 죄인이라도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성전에 올 수 없는 형편에 있는 자들이라도 성전을 향해 무릎 꿇고 회개의 기도를 올려드리면 하나님은 그들의 죄까지 사하여주실 뿐 아니라 인생의 새로운 출발과 기회도 허락하신다.
*성전을 만민이 기도하는 집 되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여기에 있다(사 56:7). 하나님께 용서를 구하기에도 죄송스러운 죄가 나를 짓누르고 있지 않는가? 하나님 앞에 용서받지 못할 죄가 없음을 믿고 아뢰어야 한다. 거룩한 성전을 통해 백성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께서 유일한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를 만나주실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딤전 2:5).
*징계는 또 다른 하나님의 사랑이다. 하나님의 경고를 깨닫지 못하고 죄를 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징계를 낳는다. 지금 내 곁을 채우고 있는 것들 때문에 하나님을 찾지 않고 의지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그런 나를 다시 하나님께로 돌이키기 위해 ‘채찍’으로 내가 채워놓은 것을 흩으실 것이다.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있다면, 혹시 그것이 나와 우리 공동체를 하나님께로 돌이키는 손길일 수 있음을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이방인이라도 성전을 향해(하나님을 향해) 기도하면 들어주시는 하나님이시다. 성전을 향해 죄 용서를 구하는 사람이라면 이방인이라도 받아주시고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신데, 왜 인간은 사람에 대한 그릇된 편견을 고수하는 것일까? 하나님의 뜻이 선명한데 자기 생각과 고집을 기준으로 판단하고 가려서 관계 맺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주님, 들으시고 응답하소서.
*“참 마음과 뜻을 다 쏟아 참회하고 … 이 전을 바라보며 빌거든 당신께서 계시는 곳 하늘에서 그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정의를 세워주십시오. 그리고 당신께 얻은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오, 나의 하나님이여, 누군가가 이곳에서 기도드릴 때 눈을 떼지 마시고 귀담아 들어주십시오.”(38~40절)
*일상에서 기도하지 않을 때는 없다. 평안할 때이든지, 급박할 때이든지,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을 찾을 수밖에 없음을 안다. 기도가 우리를 하나님의 임재 안에 거하도록 이끄실 것을 안다. 그런데 분명히 알고 있는데 기도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기도를 멈추는 것은 성전 된 삶을 스스로 외면하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주님께 고하고 그의 임재 안에서 교제를 누릴 때 내 마음의 성전예 계신 성령 하나님의 일상 속 도우심을 누릴 수 있다. 오늘도 이 은혜에 안에 거하기를 사모한다.
*주님, 일상에서 죄를 외면하는 어리석은 인생이 아니라 즉시 깨닫고 주님께 용서를 구할 때, 즉시 사해주시는 은혜로 인해 오늘을 살아내고 있음을 확신합니다. 이 은혜 안에 거하게 하소서.
*주님, 들으시고 응답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