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12:1-16 하나님의 평가 기준
르호보암이 통치 초기 3년 동안 다윗과 솔로몬의 길로 행하였을 때, 그의 나라가 강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나라의 번영은 르호보암의 교만을 가져왔고, 결국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르호보암을 징계하시는 수단은 애굽 왕 시삭이다. 시삭은 유다의 많은 성읍들을 약탈했을 뿐만 아니라 르호보암을 위협하여 예루살렘의 많은 보물들을 가져갔다. 르호보암은 그 고난을 통해 다시 겸손을 배우게 된다.
1. 교만과 징계(1~4절)
북이스라엘에서 내려온 제사장과 레위인 그리고 경건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초기 3년 동안 르호보암은 왕국을 견고하게 만들면서, 처음의 나약함을 떨쳐내고 한 나라의 왕다운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교만하여 하나님의 율법을 버린다(왕상 14:22~24). 르호보암이 하나님께 순종하도록 도운(11:16~17),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도 그를 본받아 악한 길에 동참한다(1절). 그 결과 르호보암 즉위 제5년(주전 925년)에 하나님은 애굽의 시삭을 보내 유다를 치게 하신다.
시삭은 병거 1,200대, 마병 6만을 이끌고 올라왔다. 그의 군대는 리비아와 숙, 구스인들로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시삭은 르호보암이 세운 유다의 요새 성읍들(11:5~12)을 함락하고 예루살렘까지 진격한다(4절). 르호보암이 애굽의 침략을 대비하여 방비한 성읍들은 제대로 구실을 하지 못했다.
2. 유다의 회개와 하나님의 응답(5~8절)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스마야를 통해 르호보암과 백성에게 말씀하신다. 우다가 시삭의 침공을 받은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을 버렸기 때문임을 밝힌다(5절). 하나님의 율법을 버린 것(1절)은 하나님을 버린 것과 같다. 그들이 하나님을 버렸으므로 하나님도 그들을 시삭의 손에 버리셨다(5절; 15:2).
하나님의 말씀을 들은 이스라엘 방백들과 왕은 스스로 겸비하고 여호와의 의로우심을 고백한다(6절). “스스로 겸비함”이란 표현은 6~7절에서 반복되어, 죄의 근본적인 원인이 교만임을 암시해 준다. 또 겸손이야말로 진정한 회개의 자세임을 알린다.
이에 하나님은 선지자 스마야를 통해 두 번째로 말씀하시기를, 그들을 멸하지 않고 조금 구원하실 것이라는 긍휼의 말씀을 선포하신다(7절). 이는 7:14에서 하나님이 겸손히 회개하는 자의 기도를 듣고 용서하실 것이라는 약속을 지켜주심을 보여준다. “저희를 조금 구원하겠다(7절)”는 말은 죄에 대한 처벌은 있겠지만, 유다를 완전히 멸하지 않으시겠다는 의미다. 하나님께서는 분노를 예루살렘에 쏟지 않는 대신 유다가 시삭의 종이 되게 하신다. 이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이방 나라를 섬기는 것보다 얼마나 더 나은지를 깨닫게 하려는 의도가 담겼다(8절).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기쁨으로 섬기지 않으면 철 멍에를 지고 대적들을 섬겨야 하고 멸절당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신 28:47~48). 본문은 오히려 그보다 더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엿보인다.
3. 하나님의 심판과 구원(9~12절)
하나님의 심판(5절) 예고대로 유다는 조공을 바치고 시삭의 종이 된다. 르호보암은 예루살렘을 건지는 대신, 시삭에게 성전과 궁전의 보물을 조공으로 바쳤다. 조공에는 솔로몬이 만든 금방패(9:15~16)도 포함되었다.
9절은 시삭이 모든 것을 싹 쓸어갔음을 부각한다. 이로써 솔로몬이 모은 모든 재산과 부귀영화를 대표했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 르호보암과 유다가 하나님의 율법과 하나님을 버린 대가로 받은 심판은 혹독했다. 또, 르호보암이 애써 방비하고, 백성의 마음을 얻었던 성읍들(11:5~12)은 함락되었고(4절), 그가 물려받은 궁궐의 재산은 모두 사라졌다. 또한 이 심판은 솔로몬이 금과 말과 아내를 많이 얻어 율법(신 17:16~20)을 떠난 것에 대한 처벌도 함축한다고 볼 수 있겠다.
솔로몬의 화려한 업적이자, 백성들의 과중한 세금과 노역의 결과물인 성전과 궁궐에 쏟은 재물은 이방인의 손에 다 넘어갔다. 이것이 세상 나라를 섬기는 것(8절)의 실체다. 이제 눈부신 금방패가 있던 곳이 놋방패로 대체되었다(10절). 또한 왕이 성전을 드나들 때마다, 경호원이 방패를 들고 갔다가 다시 경호실에 갖다 두는 감시 절차를 밟는다.
반면에 하나님이 심판과 함께 “조금” 구원하실 것을 약속한 대로(7절) 유다는 진멸되지 않았다. 하나님의 구원은 죄인의 “스스로 겸비함”과 긴밀히 연결된다(12, 6~7절). 12절의 “유다의 선한 일들”은 3년간 오아과 백성이 다윗과 솔로몬의 길을 따른 것(11:17)을 가리킨다. “하나님의 진노(12절)”는 완전한 멸망을 암시한다. 하나님은 진노를 예루살렘에 쏟지 않을 것을 약속하신 대로(7절), 진노를 돌이키셨다(12절).
이처럼 하나님은 다윗에게 경고한 대로(삼상 7:14), 그의 후손이 죄를 범하자, 인생의 막대기로 징계하셨다. 또 그의 자손에게서 자비를 빼앗지 않겠다는 약속대로(대상 17:13), 르호보암과 유다를 지켜주셨다.
4. 르호보암의 통치 종결부(13~16절)
르호보암은 그가 예루살렘에서 스스로 강성하여 나라를 통치했다(13절)는 설명으로 시작된다. 이 설명은 11:5~12:12의 순종과 회개의 삶에 대한 요약이다. 또 솔로몬이 나라 위에 스스로 강성하게 했다(1:1)는 말과 연결되어, 다윗 왕권의 견고함이 유지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르호보암은 41세에 왕이 되어, 예루살렘에서 17년간 다스렸다(주전 910~893). 예루살렘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 중에서 택하여 그의 이름을 두신 성’으로서 하나님의 성전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스라엘은 분열 이후에도 하나님의 임재가 약속대로 르호보암의 통치와 함께했음을 압축한 것이다. 하나님의 임재와 다윗 언약에 대한 성실함과 보살핌이 유다와 함께 있었다.
반면, 르호보암은 악한 왕으로 평가된다. 역대기는 왕의 통치 기록에서 그의 어리석음과 교만을 밝히면서도(10장), 열왕기가 언급하지 않은 선한 행적과 회개를 다룬다(11~12장). 이런 기록이 그의 악을 가리지는 못한다. 열왕기는 ‘유다가 악을 행했다(왕상 14:22~24).”라고 기록했으나 역대기는 ‘그가 악을 행했다(14절).”고 말함으로써 그가 악한 왕이었음을 단호하게 밝힌다.
그의 악행은 대표적으로 여호와를 구하는 데 마음을 굳게 하지 못한 데 있었다.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 앞에서 선악의 구분법 중 하나는 하나님을 찾는지의 여부(대상 10:14; 대하 11:16; 12:14)다. 르호보암의 모든 행적은 스마야와 잇도의 책에 기록되었다.
르호보암과 여로보암과의 지속적인 전쟁에 대한 언급(15절)은 분열 왕국의 현상을 나타내며, 앞으로 있을 아비야와 여로보암의 전쟁(13장)을 예고한다. 르호보암이 죽고 아비야가 왕위를 잇는다.
나는?
-교만이 심판을 불렀다. 르호보암의 강성함은 축복이었지만, 유혹이었다. 솔로몬에게 부와 지혜가 반드시 함께 가야 하는 것과 같았다. 르호보암은 교만해진다. 힘을 주신 하나님을 잊고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했고, 백성들은 왕의 불순종하는 길을 따라갔다. 그 교만이 심판을 불러왔다. 하나님은 애굽의 시삭을 보내 이스라엘을 징계하신다. 아무리 부강해도 교만은 패망을 부른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지혜가 없는 부와 강성함이 얼마나 위태로운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지도자 한 사람의 교만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도 잘 보여준다.
-하나님의 품과 말씀이 가장 안전하다.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이 가장 복된 길이기도 하다.
-겸비함이 구원을 불렀다. 르호보암은 애굽을 통한 하나님의 심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알고 자신의 허물을 인정한다. 하나님의 조치가 의롭다는 것도 받아들인다. 이에 하나님께서도 약속하신 대로(7:14) 유다를 완전히 멸하지 않으시고 “조금”은 구원하시기로 하신다. 애굽의 침공에 큰 타격을 입고 그들의 자랑이었던 부가 애굽으로 옮겨가고 만다. 이스라엘은 조공을 받는 나라에서 바치는 나라로 전락하고 만다.
-하나님 앞에서 정직하게 나를 살피고 하나님 앞에서 철저하게 낮추는 이에게 한량없는 긍휼을 베푸신다.
-애굽 시삭의 침공은 유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지만, 나라의 운명이 끊어지고 다윗의 위가 사라지는 멸망은 면하였다. “조금”의 구원 약속은 현실화되었다. 다 잃기 전에 돌아올 기회를 주신다. 이 이야기는 바벨론에서 돌아온 1차 독자들에게 주시는 희망과도 같다.
-르호보암, 그는 신앙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사람이다. 하나님의 구하는 마음을 한결같이 지키지는 못하지만, 징계를 받으면 겸비하여 돌아설 줄 아는 왕이기도 했다. 그런 르호보암도 결국 죽었다. 그도 인간이다. 하나님을 무시해도 될 만큼 대단한 권세는 없다. 그것을 아는 것이 지혜다.
-르호보암이 하나님의 말씀을 버린 시점은 나라가 견고하고 힘이 있을 때였다. 어리석게도 그는 나라의 안전과 힘이 하나님의 함께하심의 결과임을 깨닫지 못했다. 그래서 하나님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교만한 마음을 품고 삶에서 하나님을 밀쳐내 버렸다.
-르호보암은 말씀을 따라 걷는 길이 평탄한 길이며, 하나님의 뜻을 순종하는 삶이 형통한 삶이라는 진리를 매우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서야 깨닫게 된다.
-르호보암은 하나님을 향한 마음을 굳게 하지 않음으로 악을 행한 자로 기록되었다. 하나님을 섬기는 일은 마음을 굳게 해야만 일생 지속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 때, 하나님을 잘 섬기는 사람이었지만, 끝까지 잘 섬기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주님, 형통할 때 감사하고, 어려울 때 스스로 겸비하여 하나님을 구하는 삶이 되기를 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