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23:16-24:16 여호야다의 신앙 개혁, 요아스의 성전 수리
여호야다는 모든 백성, 그리고 왕과 함께 언약을 세우고 이방 종교를 타파한다. 그리고 사람들을 세워서 규례대로 성전에서 일하게 한다. 그런 다음, 지도층 인사들은 요아스를 왕궁으로 데려가서 보좌에 앉히고 왕으로 선포한다. 여호야다는 요아스의 결혼에도 관여하는데, 저자는 요아스가 여호야다 생전에는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였다고 기록한다. 요아스가 최초로 한 일은 성전 보수를 위해 세금을 거둔 일이다. 그런데 그가 열심을 내어도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은 태만하다. 그래서 여호야다를 책망한다. 그는 또 헌금궤를 만들어놓고 그 헌금으로 일꾼들을 고용하여 성전을 수리하고, 남은 돈으로 성전 기물을 만든다. 세월이 흘러 여호야다가 세상을 떠난다. 그는 왕에 준하는 예우를 받고 왕이 묘실에 묻힌다.
요아스의 통치 기록(22:10~24:27)은 제사장 여호야다의 죽음 전후를 기준으로 긍정적인 기록(22:10~24:14)과 부정적인 기록(24:15~26)으로 나뉜다. 여호람이나 아하시야가 아합 가문의 악한 조언을 따라 악행을 저질렀던 것과 달리, 요아스와 유다 백성은 여호야다의 신실한 지도를 따라 바른 신앙을 지킬 수 있었다. 23:16~21은 여호야다가 주도한 종교개혁을, 24:1~14는 요아스가 주도한 성전 보수 작업과 개혁을 묘사한다.
1. 여호야다의 종교개혁(16~21절)
요아스를 왕으로 세운 후 여호야다는 하나님과의 언약식과 신앙 개혁을 단행한다. 먼저 모든 백성과 왕은 여호와의 백성이 되기로 맹세한다(16절). 병행 본문인 열왕기에서는 왕과 백성 간의 언약식을 행하여 다윗 왕조에 대한 충성을 확고히 했다(왕하 11:17). 출애굽 후 시내산에서(출 19장), 가나안 입성 직전에(신 29:1), 가나안 정복 직후(수 24:25), 아사 왕 때(15:8~15)에 이후 다시 맺은 언약식이다.
언약식 후 백성들은 아사 때처럼 우상을 제거하여 하나님에 대한 헌신을 표현한다(17절). 특히 아달랴로 인해 깊숙이 들어와 유다를 영적 음행으로 몰아넣은 바알 신앙을 철저히 타파한다. 산당을 헐고, 제단과 형상들을 깨뜨리며, 바알 제사장 맛단도 처단했다. 비슷한 시기에 북이스라엘에서도 예후가 이끄는 대대적인 바알 숭배 척결이 일어났다(왕하 10:18~27). 이로써 한시적이었지만 남북 이스라엘 전역에서 바알 신앙이 약화하였다. 하지만 예후는 금송아지 숭배를 버리지 못하여 여호와께 진정한 헌신을 증명하지 못했다(왕하 10:29).
여호야다는 언약식에 이어 성전 예배 체계를 정비한다(18~19절). 유다는 여호사밧이 죽은 후 여호람, 아하시야, 아달랴를 거치면서 바알 신앙이 공인되고 여호와 신앙과 성전은 훼손되고 방치되었다. 아달랴의 아들들은 생전에 성전을 훼파하고 성물을 약탈하여 바알에게 바치는 등 성전을 더럽히는 데 앞장섰었다(24:7). 이 일은 요아스가 성전에서 숨어 살던 6년 동안 일어났다. 그럼에도 안식일 당번 교대가 시행된 것을 감안하면 성전 예배가 공적이고 활발한 형태는 아니었어도 유지는 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여호야다는 이를 다윗 시대의 성전 예배 체계로까지 회복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먼저, 성전 직무자를 레위 제사장의 수하에 맡긴다. 다윗이 정한 24 반차 제도를 따라 제사장, 레위인, 찬양대, 문지기 등의 성전 직책을 정비한 것이다(대상 23~26장). 이에 따라 다윗 시대처럼 모세의 율법을 따라 여호와께 제사 드리고, 다윗이 정한 규례에 따라 찬양하며, 성전 문을 지켜 부정한 자의 출입을 막아 성결을 유지하도록 했다.
20~21절은 요아스의 즉위를 재확인하여 다윗 왕조의 회복을 선포한다. 여호야다를 주축으로 백부장들, 고위직들, 방백들 및 모든 백성이 요아스 왕을 성전에서 왕궁으로 인도했다. 다윗이 후손이 보좌에 앉음으로써 다윗 왕조의 재개가 공식화된다. 이에 그 땅의 모든 백성이 즐거워한다(13, 21절; 왕하 11:14; 23:30). 이 모든 장면은 솔로몬의 즉위식 후의 과정(왕상 1:35, 45~48)과 비슷하며, 이를 통해 요아스의 즉위가 하나님의 언약에 따른 다윗 왕조의 합법적인 계승임을 강조한다.
2. 요아스 통치 도입부(24:1~3)
요아스는 여호야다의 지도로 선한 왕이 되었다. 22:11에서 요아스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 후 23장은 “왕”으로만 언급하다가, 이제 공식적인 이름이 등장하면서 통치의 서막을 연다. 요아스는 일곱 살에 유다의 여덟째 왕이 되어 40년간 통치한다.
요아스는 제사장 여호야다가 살아있는 동안 여호와의 눈에 정직하게 행하였다. 여호야다는 요아스의 결혼에도 개입하여 두 아내를 주선한다. 그중 하나는 예루살렘 출신 여호앗단이다(25:1). 여호야다는 여러 해 동안 이방 여인 아달랴의 우상숭배에 치를 떨었을 것이다. 그래서 요아스에게는 이스라엘 혈통을 통한 신앙의 자손을 고대했을 것을 짐작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은 하나님 백성의 순수한 혈통에 대한 강조는 포로기 이후 시대의 특징이다(스 9~10장). 이어지는 요아스의 “자녀”에 대한 언급은(3절) 요아스만 남아 위태로웠던 다윗 왕조에 큰 위안과 소망을 주었다.
3. 요아스의 성전 보수 공사(24:4~14)
23장이 요아스의 어린 시절 동안 여호야다가 주도한 신앙 개혁을 담았다면, 24장은 요아스가 직접 성전 보수 작업을 이끌며 신앙 개혁에 나선 모습을 묘사한다. 당시는 그의 재위 제23년(왕하 12:6)으로서 성전 완공 후 약 150년이 지난 때였고, 아달랴 시대에 성전이 훼손되고 성물을 약탈당했기에(7절), 손볼 곳이 많이 있었다.
역대기에서 성전 수리는 성전 건축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에 대한 왕과 백성의 헌신을 나타내는 신앙의 지표다. 요아스는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에게 세금을 걷어 성전을 수리하라고 이미 지시했었다. 그러나 이 일이 오랫동안 시행되지 않자, 대제사장 여호야다를 불러 책임을 묻는다. 이번에는 백성들이 성전세를 직접 낼 수 있도록, 헌금함(궤)을 만들어 성전 문밖에 두는 새 방식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였다. 또한 이 세금이 모세의 율법에 따른 의무이며, 조상들도 성막 건축 당시 자발적으로 바쳤음을 상기하면서(출 30:16), 백성들이 신앙의 의무를 다하도록 독려한다.
하나님의 명령에 기초한 이 조치에 방백들과 백성은 기쁨으로 응답하며 헌금을 드렸다. 이후 궤에 돈이 차면 레위인들이 돈을 모아 왕의 서기관과 대제사장의 관원에게 전달했고, 그들은 돈을 수거한 후 빈 궤를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 이런 식으로 많은 헌금이 모였다. 모인 돈은 감독자들에게 전달되어, 목수, 석수, 철공, 놋쇠공 등을 고용하여 성전 수리에 사용했다. 이에 성전은 곧 이전의 형태를 갖추었다. 공사 후 남은 돈으로는 성전 기명을 만들었다. 성전이 정비되자 하나님의 규례에 따라 제사를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 여호야다가 살아 있는 동안 성전은 본래의 기능을 온전히 감당했다.
4. 여호야다의 죽음(24:15~16)
역대기는 여호야다의 죽음을 왕의 통치 종결부처럼 기록하여, 그의 신앙적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130세에 죽었으며, 그의 죽음은 “나이 많아 늙어서 죽었다”(15절) 고 묘사된다.
이 표현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다윗, 욥의 죽음에 쓰였던 표현이다(창 25:8; 35:29; 대상 23:1; 욥 42:17), 여호야다가 하나님의 신실한 지도자로서 장수와 평안의 축복을 누렸음을 암시한다. 그는 혈통적으로 왕족이 아닌데도 다윗성 왕들의 묘실에 안장되었다. 이러한 예우는 아합의 길을 따름으로써 왕들의 묘실에 안치되지 못한 여호람(21:20)이나, 묘실 안장 자체가 언급되지 못한 여호람(21:20)이나, 묘실 안장 자체가 언급되지 않은 아하시야(22:9)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그가 왕과 같은 대우를 받은 이유는 이스라엘과 하나님, 성전을 위해 선을 행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아달랴 정권을 무너뜨리고, 요아스를 통해 다윗 왕조를 회복했다. 또 생전에 왕과 백성을 하나님께 인도하는 사명을 다했다.
한편, 2절과 14절에서 “여호야다가 세상에 사는 모든 날에”라는 언급이 그의 죽음을 통해 오아과 백성에게 닥칠 신앙의 퇴보를 예고하는 듯하다.
나는?
-여호야다는 개혁자였다. 요아스를 왕위에 올린 후 백성과 왕 사이에 언약을 체결한다. 둘 다 여호와의 백성이 되기로 약속한 것이다. 왕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통치하고 백성들도 여호와만 섬기기로 약속한다. 여호야다는 자신의 안위나 영화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데만 전념한다. 여호람, 아하시야, 아달랴에 이르는 시기에 물들었던 바알 신앙에서 온전한 여호와 신앙으로 돌리기 위해 전력을 다한 것이다.
-이에 바알의 산당을 부수고 제단과 형상들을 깨뜨리고 바알의 제사장을 죽였다. 그리고 오랫동안 유명무실해진 성전의 기능을 정상화했다.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사람을 적재적소에 세우고 제사를 드리고 찬양을 부리게 하였다. 또 정식으로 왕위즉위식을 거행함으로써 어린 왕에게 권위를 실어주었다. 그는 탁월한 기획 능력을 갖춘 유능한 행정가였다.
-예배에 참석하고 교회 사역을 열정적으로 하는 것으로 만족하며, 내 삶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지를 잊어버리는 것은 방향을 잃은 배가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하나님께 대한 언약과 충성은 서약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우상과 관련된 모든 것을 철저하게 제거함으로 가능하다. 우상을 제거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만큼 철저하게 행할 수 있다. 아직 미련을 두고 끊어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신뢰하고 의지를 발휘해야 한다.
-아달랴는 아들 없는 공백기에 권력 놀이에 취해 살았지만, 여호야다는 어린 왕이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통치하도록 도왔다. 적어도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요아스는 여호야다의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겼다. 눈에 보이는 권세가 아니라 진정한 영적 권위를 가진 자였다. 요아스는 비록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여호야다의 도움을 받아 오랫동안 유다를 통치하면서 하나님께 인정받는 의로운 통치를 했다. 하나님의 축복을 상징하는 가문의 번성을 이루었고, 풍전등화와 같았던 다윗의 혈통을 회복했다. 그는 불행한 유아 시절을 보냈으나 언약에 충실한 제사장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구현했다. 부모의 죽음에 대한 정치적 보복에 힘을 소모하기보다, 제사장의 가르침대로 율법에 근거한 나라를 세우는 일에 온 힘을 다한다.
-말씀을 스승으로 인정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인정을 받는다. 거룩한 삶은 말씀과 함께 오는 것이다. 내게 주신 권세와 지위와 능력을 말씀 따라 사용해야 할 이유다.
-요아스 통치 23년이 되는 해는 성전이 세워진 지 거의 150년이 흐른 뒤다. 성전은 노후되었고, 잦은 침략으로 대대적인 보수가 필요했다. 그동안 성전 수리 비용은 레위인들이 각 지방으로 가서 매년 징수했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요아스는 성전 수리를 위한 특별 세금을 징수하기로 하고 그 세금을 성전 문 앞에 둔 궤에 직접 넣게 했다. 요아스는 아달랴의 영향으로 훼손된 성전의 거룩성을 회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를 세우는 출발점이라고 본 것이다.
-회복은 시간이 흐른다고 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전의 방식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 새로운 방식으로 회복을 이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나님 나라 공동체가 이미 완성된 나라임을 알지만, 여전히 오늘이라는 시간을 통해 아직 이루어가고 있기에 회복을 돌아보고 다시 시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요아스가 제시한 성전 수리비 모금 방식은 백성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큰 호응을 얻는다. 모든 방백과 백성, 즉 높고 낮은 자 관계없이 모두가 각각 자기 형편대로 참여하되 기쁨으로 참여하고 있다. 왕의 지혜로운 기획과 백성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투명한 재정 관리, 재능 있는 기술자들의 기여로 성전은 제 모습을 갖춰간다. 건물인 성전만이 아니라 주님의 몸인 성전 또한 돈으로만, 혹은 탁월한 리더십만으로 세워질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참여하되 강요받는 참여가 아니라 자원하는 기쁨으로 참여해야 한다. 마음만이 아니라 물질과 재능과 시간으로 참여해야 한다.
-더온누리 공동체를 세워가는 것도 동일할 것이다. 공동체가 자원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자원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일을 감당할 때, 하나님 나라 진실한 공동체로서의 교회는 세워져 갈 것이다.
-백성들은 성전 수리에 쓰고도 남을 만큼 넉넉하게 후원하였다. 이 돈으로 성전의 그릇을 비롯한 각종 기구를 제작하였고, 여호야다는 그렇게 정비된 성전에서 그가 세상에 사는 모든 날 동안 번제가 끊이지 않게 한다. 지도자 여호야다 한 사람의 용기와 결단이 한 나라를 구했다. 끊길 수 있는 왕조를 살렸다. 그가 사는 날 동안 유다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왕을 가졌고, 번제가 끊이지 않는 성전을 가졌다. 그는 죽어서도 왕들이 묻히는 묘실에 매장되는 영광을 누린다. 하나님이 그를 인정하셨다는 표시다.
-하나님께서 평생 거룩한 길을 걸은 의인의 삶을 의롭다고 평가해 주셨다. 여호야다는 130세가 되도록 장수하다, 죽어서는 왕은 아니었지만 열왕의 묘실에 안장된다. 하나님 보시기에 의로운 길을 걸었음을 인정하는 확증이었다. 내 삶의 걸음을 하나님 앞에서 평가받는 순간을 염두에 두며 죽는 날까지 하나님 말씀을 따라 살아가야 할 것을 다시 결심해 본다.
*주님, 여호야다의 균형 잡힌 조력을 봅니다.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기 위해 저의 자리, 저의 책임을 이처럼 있어야 할 곳에서, 해야 할 책임을 다하며 감당하겠습니다.
*주님, 여호야다의 올곧은 헌신이 나라를 회복시켰음을 보며, 하나님 나라 백성답게 사는 하루가 우리 사는 세상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은혜 통로 역사하실 것을 믿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