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24:17-27 요아스의 변절과 최후
여호야다 사후 요아스는 그동안 자신을 지지해 온 여호야다 세력을 저버리고, 여호야다와 다른 성향을 보인 유다 방백들과 손을 잡고 이방신을 섬긴다. 그리고 선지자들의 경고를 듣지 않는다. 여호야다의 아들 스가랴가 백성들 앞에 서서 그들이 이방신을 섬기는 것을 책망하자, 요아스는 사람들을 시켜서 스가랴를 성전 뜰에서 암살케 한다. 아람과의 전투에서 중상을 입은 요아스는 여호야다의 아들을 죽인 일로 인해 신복들에 의해 살해당한다.
여호야다의 죽음을 전후로 요아스의 태도가 극명하게 갈린다. 그가 죽은 이후로 요아스는 패망의 길을 간다. 아람과의 전쟁에서 중상을 입은 그는 신하들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요아스는 선한 왕으로 시작했지만, 말로에 악한 왕으로 살다가, 결국 비극적으로 삶을 마친다.
1. 요아스의 변질(17~20절)
“제사장 여호야다가 세상에 사는 모든 날에(2, 14절)”의 표현 속에 담긴 불길함이 현실이 되고 만다. 요아스는 여호야다가 살아 있는 동안은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한다. 유다 백성들도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다. 그런데 여호야다가 죽자, 요아스는 성전을 버리고 아세라 목상과 우상을 섬긴다. 요아스는 여호야다 사후에 유다 방백들의 말을 따르는데, 짐작하기로, 이 세력들은 여호야다와 다른 정치 세력이었을 것이다. 여호야다 생전에는 힘을 갖지 못하다가 사후에 요아스에게 신임을 얻어 세력을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들이 여호야다와는 다르게 아달랴와 그의 아들들처럼 가나안 종교의 신봉자들이었다. 저자는 요아스가 “그의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의 전을 버렸다”라고 말한다. 요아스가 완전히 전통적인 여호와 신앙을 버렸음을 시사한다.
한편으로 너무도 의아하다. 성전 보수도 지시했고, 또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여호야다를 책망했으며, 성전 보수를 위해 모세 시대에 정한 성전세를 다시 실시했던 그가 그렇게 갑자기 신앙을 버리고 가나안 종교에 빠져들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요아스가 어떤 정치적 세력을 의지했는지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요아스는 매우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올랐기에 자신을 왕위에 올려준 여호야다 세력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여호야다 세력은 요아스를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실현했을 것이다. 요아스는 성장하면서 그들에게서 벗어나 자기 뜻대로 나라를 다스리고 싶었을 것이다. 이런 마음에 여호야다 사후 곧바로 여호야다 세력을 버리고 다른 세력을 지지 기반으로 삼았을 것이다. 저자는 요아스가 그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이 유다와 예루살렘에 진노하셨다고 기록한다. 진노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
19~20절은 요아스와 지지 세력들이 선지자들의 경고를 듣지 않는 모습을 기록한다. 하나님은 요아스가 하나님을 떠난 것으로 인해 진노하셨으나, 선지자들을 보내셔서 그들을 하나님께로 돌아오도록 하셨다고 말한다. 하지만 여러 차례 이어진 경고에도 그들은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 20절은 하나님이 요아스와 그의 지지 세력들을 깨우치기 위해서 보낸 선지자들 가운데 여호야다의 아들 스가랴를 언급한다.
스가랴가 여호와의 영에 감동되어 높이 서서(이는 단을 높이 만들어서 썼다는 의미)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 스가랴는 먼저 유다 백성들을 책망한다. 그들이 하나님의 명령을 거역함으로써 어려움을 자초했음을 지적한다. 그런 다음 그들이 하나님을 버렸기에 하나님도 그들을 버렸다고 말한다.
2. 배신하고 반역 당하여 죽다(21~23절)
요아스의 반응은 충격적이다. 그는 자신을 지지하는 자들에게 스가랴를 돌로 쳐 죽이라고 한다. “무리가 함께 꾀했다”는 것은 요아스와 암살자들이 함께 암살을 공모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들은 스가랴를 백성들을 선동하는 위험인물로 여겼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아벨의 피로부터 성전에서 죽은 스가랴의 피까지(마 23:35)”를 언급하실 정도로 역대기에서 만나는 가장 악한 왕의 모습을 보이고 만다. 왜냐하면 북 왕국의 아합마저 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미가야를 투옥만 할 뿐 죽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스가랴의 최후를 들려주는데, 스가랴는 “여호와는 감찰하시고 신원하여 주옵소서”라고 말하고 눈을 감았다. 저자는 요아스가 여호야다, 즉 스가랴의 아버지가 그에게 베푼 은혜를 기억하지 않고 스가랴를 암살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으로 밝힌다.
24~27절은 요아스의 죽음을 설명한다. 요아스가 여호야다 사후에 하나님을 버리고 아세라를 섬긴 일로 인해서 하나님께서 진노하셨는데, 스가랴를 죽이고 난 다음에, 아람 군대가 쳐들어오는 일이 일어난다. 해가 바뀔 무렵에 아람 군대는 예루살렘까지 쳐들어와서 방백들을 죽이고 노략질한 물건들을 다메섹 왕에게로 보낸다. 저자는 아람이 소수 병력으로 유다를 침공했는데, 유다는 그보다 많은 병력을 보유했음에도 그들을 막지 못했음을 지적한다. 그 까닭은 “유다 사람들이 그들의 조상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버렸음이라”고 말한다. 아람 사람들을 통해 요아스를 징벌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쟁의 승패가 군인 수와 무기에 달린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뜻에 달렸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아름 군대들이 유다 지역을 휩쓸고 예루살렘까지 쳐들어와서 방백들을 죽였는데, 그 와중에 요아스도 중상을 입는다. 아람 군대는 중상을 입은 요아스를 그대로 두고 떠났는데, 그의 신하들이 요아스를 죽인다. 저자는 요아스가 이렇게 신하들에게 배반을 당해 죽은 것에 대하여, “제사장 여호야다의 아들들의 피”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요아스를 죽인 인물들을 밝히는데, 암몬 여인과 모압 여인의 자식이라고 말하며 유다 사람이 거기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강조한다. 요아스는 왕들의 묘실에 묻히지 못했는데, 이것은 왕들의 묘지에 묻힌 여호야다와는 대조적이다.
27절은 요아스의 아들들에 대해서, 그리고 요아스가 징계받은 것과 그가 성전을 보수한 것이 ‘열왕기 주석’에 기록되었다고 말하고, 요아스를 이어서 그의 아들 아마샤가 왕위에 올랐다는 말로 마무리한다. 저자는 요아스가 행한 가장 중요한 업적을 성전 보수로 여긴다.
나는?
-여호야다가 죽은 후 요아스는 여호야다의 개혁 정책에 불만을 품은 세력들의 말을 듣고 반종교개혁 정책을 승인한다. 자신이 직접 수리하고 정화한 여호와의 전을 버리고 아세라 목상과 우상을 섬긴다. 이렇게 돌변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급격한 변질이다. 그럴 수 있다. 우리는 수많은 변절을 보아왔다. 그런데 이런 변절은 매우 곤혹스럽다.
-말씀에 바로 서지 않으면 눈에 보이는 세상 권력에 마음이 흔들린다(17~18절). 요아스는 여호야다가 죽자, 하나님의 말씀은 멀리하고 도리어 유다 지도자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아마도 여호야다 사후에 힘 있는 신하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보전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삶 속에서 간혹 믿음을 흔드는 세상의 힘이 밀려올 때가 있다. 잘 분별해야 한다.
-여호와께서 선지자들을 보내 경고하셨으나 요아스는 듣지 않는다. 하나님의 영을 받은 여호야다의 아들 제사장 스가랴가 목숨을 걸고 강력하게 경고하지만, 요아스는 마지막 경고인 줄 모른 채 스가랴를 죽인다. 그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자비마저 없었다. 스가랴는 자신을 살려주고 키워준 아비 같은 여호야다의 아들이었다. 자신과 친형제나 다름없었던 이였다.
-백성의 죄를 깨닫게 하려고 말씀 사역자를 파송하신다. 자기 백성을 향한 하나님의 자비임과 동시에 백성들이 “나는 그것이 죄인 줄 몰랐다”는 식으로 자신의 죄에 대해 어떤 핑계도 대지 못하게 하는 의로운 경고이기도 하다. 그런데 백성들은 그런 하나님의 호의를 무시한다. 하나님이 나의 죄를 깨닫게 하실 때 나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하나님이 주신 권세를 악용하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도전이다. 그러므로 권세를 가진 사람일수록 더욱 말씀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 유다 공동체는 스가랴가 백성의 죄를 지적했다는 이유 하나로 그를 돌로 친다. 혹시 말씀이 나의 양심을 자극할 때 나도 돌을 들고 싶은 마음이 있지는 않은가? 나에게 주신 하나님의 힘과 권세를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따라 행사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님은 요아스의 나라 유다와 예루살렘을 아람의 손에 붙이신다. 요아스는 전쟁 중에 부상을 입고 스가랴의 피로 인해 신하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하나님과 여호야다를 반역한 그가 반역으로 삶을 마감한다.
-모든 전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이방 군대의 손으로 백성을 징계하신다. 여호야다가 죽은 지 1년 만에 유다는 적은 수의 아람군에게조차 수치스러운 패배를 당하고 만다. 모든 전쟁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의인의 피를 흘리게 한자는 공의의 심판을 받는다. 요아스가 아람 군대의 공격으로 크게 다치자, 그의 신하들은 반역을 일으켜 요아스를 암살해 죽인다. 또한 요아스는 왕임에도 불구하고 왕의 묘실에 장사 되지 못하는 수치를 당한다. 제사장 여호야다가 왕의 묘실에 묻힌 것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더 큰 수치를 당하기 전에 하나님 앞에서 지금 당장 회개해야 할 것을 깨우쳐 주실 때 겸손하게 죄를 인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주님,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순전하고 일관되게 믿음의 걸음을 걷겠습니다. 세상의 말과 힘에 휘둘리지 않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