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 34:1-13 하나님과 동행하되, 부숨과 세움의 균형을 이루며
하나님을 찾는 태도는 그의 말씀에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실천적인 삶과 병행되어야 한다. 요시야는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을 찾으며, 그의 말씀대로 정직하게 행하였다. 제위 중후반에 그는 유다와 이스라엘 전역에서 우상을 제거하고, 하나님의 성전을 보수했다. 정결하게 회복된 땅과 성전은 백성과 하나님의 관계를 회복하는 발판이 되었다.
1. 요시야의 개혁(1~7절)
요시야는 유다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눈에 정직한 왕”으로 평가받은 마지막 왕이다. 34~35장에 나온 그에 관한 내용의 대부분은 그의 개혁운동(34:3~35:19)과 그의 죽음(35:20~27)에 대한 것이다. 그의 개혁은 우상 척결, 성전 보수, 언약책 발견에 따른 언약식과 유월절 행사로 전개된다.
요시야는 8세에 유다의 열여섯 번째 왕이 되어 31년을 다스린다(주전 640~609). 조부 므낫세나 부친 아몬과 달리 여호와의 눈에 정직하게 행했다. 분열 왕국 왕 중에서 여호사밧(17:3)과 히스기야(29:2)에 이어 다윗의 길로 행한 자라는 평을 받았다(2절). 다윗과의 연결성은 평가에서만 아니라 솔로몬이나 히스기야와 마찬가지로 조직 체계 유지, 하나님 말씀에 대한 순종, 언약 증에서 단어나 내용의 연결로 나타난다. 또한 요시야에게는 “좌우로 치우치지 않았다”(2절) 라는 표현도 추가되어 하나님 말씀에 대한 순종을 부각한다. 이는 특히 율법을 읽고 “하나님의 계명에서 좌우로 치우치지 말라”는 왕의 규례(신 17:20)에 대한 순종이었다.
요시야는 왕이 된 지 제8년(16세)에 다윗의 하나님을 찾기 시작한다(비로소 찾고, 3절). 하나님을 찾는 태도는 하나님의 말씀을 행동에 옮기는 기본자세가 된다. 그는 또한 히스기야 이후 유다의 마지막 신앙 개혁가다. 첫 개혁운동으로 우상 척결이 등장한다(3~7절).
즉위 제12년에 유다와 예루살렘(3~5절), 북이스라엘(6~7절)에서 우상 척결을 통한 땅의 정결 작업을 시작했다(3절). 이 단락에서 4절의 첫 문장을 제외하고 모두 요시야가 주어로 나와 그를 우상 척결 운동의 선봉자로 부각한다. 요시야는 유다와 예루살렘에서 산당들, 아세라 목상들, 조각한 우상들, 주조된 우상들, 바알의 우상들, 바알 제단 위에 높이 솟은 태양에게 분향하는 단들을 허물고 산산조각 내 가루가 되도록 빻았다(3~4절). 우상을 빻은 가루는 우상들에 제사하던 자들의 무덤에 뿌렸다. 또한 우상을 숭배했던 제사장들의 뼈를 묘실에서 꺼내 우상들의 제단을 더럽혔다(5절; 왕하 23:16). 죽은 제사장들을 단죄한 일은 여로보암 1세가 벧엘에 만든 단에서 분향할 때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이 예고하신 사건이며(왕상 13:2), 요시야 때 그대로 성취되었음을 증명한다(5절; 왕하 23:16~18).
이로써 유다와 예루살렘의 정결 작업이 끝났다. 요시야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북이스라엘 지역으로 우상 척결을 확대한다. 중앙의 므낫세와 에브라임, 남단의 시므온, 북단의 납달리 등 북이스라엘의 모든 지역과 이 지역들의 황폐한 성읍들까지 정화 대상 지역으로 삼았다. 이로써 우상 제거가 철저했음을 재차 강조한다. 유다와 이스라엘 전역에서 우상을 제거한 조치는 히스기야 때 백성들이 한 것과도 같다(30:14; 31:1). 요시야는 남 유다에서와 마찬가지로 북이스라엘 지역에서 발견된 제단들과 아세라 목상들을 헐고 우상들을 빻아 가루로 만들고, 태양상까지 다 찍어 없앴다. 이 모든 과정을 마무리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온다(7절). 이로써 정결 작업이 완료되었음을 알린다.
한편, 열왕기하 23:4~20에서는 우상 제거 운동이 제18년 ‘언약책 발견’과 ‘유월절 행사’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나온다. 이는 언약책을 찾은 계기로 요시야의 우상 제거 운동이 단행되었음을 나타낸다. 반면 역대기는 우상 척결을 제12년의 일로 소개한다(3절). 그리고 제18년에 성전 수리 중에 언약책을 발견했다고(8, 14절) 기록한다. 이어 언약식을 치른 후에 우상 제거 작업이 있었음을 짧게 언급한다(33절). 다만 그 작업이 3~7절의 1차 작업에 이은 2차 우상 제거인지, 3~7절의 내용 요약인지 확실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몇 번이든 역대기의 우상 제거 운동을 진행하여 신앙 개혁의 기초를 이루는 일임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2. 성전 보수(8~13절)
요시야는 제18년(26세)에 유다와 이스라엘의 땅과 성전을 정결하게 하기 위해(8절) 성전 보수 공사에 착수한다. 34:8~35:19의 모든 일은 (열왕기에서와 마찬가지로) 같은 해에 일어났다고 설명되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다만 모든 사건의 중요성과 제18년을 단락 처음과 마지막에 기록하여 강조(8절; 35:19)한 것을 보면, 그 해가 요시야의 개혁에 있어 가장 획기적인 해였음을 알 수 있다.
성전 수리를 위한 헌금이나 일꾼과 감독 등 모든 사항은 요아스 때의 성전 수리 기록(24:1~14)과 유사하다. 요시야는 서기관 사반, 시장 마아세야, 기록관 묘아를 대제사장 힐기야에게 보내 성전 보수를 명한다. 그들은 성전 헌금을 계수하고 보관하는 일을 맡은 자들이다(24:11~12). 그들은 힐기야에게 모금된 돈을 전해주었다. 이 돈은 요아스 때처럼 백성들이 낸 성전세와 헌금(24:6; 왕하 12:4)으로 이해된다. 이는 남북 이스라엘 백성들에게서 가둔 물질이었다(9절). 이때 역대기 저자는 백성들을 ‘므낫세와 에브라임(북이스라엘 전체)’과 ‘남아 있는 이스라엘인들’, ‘유다와 베냐민(유다 전체)’과 ‘예루살렘 주님들’로 묘사하여(9절), 이스라엘을 하나의 공동체로 나타낸다. 이런 현상은 특히 북이스라엘이 멸망한 후부터 기록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30:1, 5, 6, 25; 31:1; 34:6, 21; 35:18). 요아스 때처럼(24:11; 왕하 12:9), 문을 지키는 레위 사람들이 백성에게서 성전세를 받아 제사장에게 전달했다(9절). 돈을 건네받은 제사장은 성전 공사 감독자들에게 주었고, 그들은 또 성전에서 일하는 자들에게 돈을 주어 성전을 보수하게 했다. 이때 참여한 일꾼들은 목수와 건축자와 미장이들이었다(왕하 22:6). 그들은 재목과 다듬은 돌을 사서 성전의 들보들을 만들었다.
11절의 ‘헐어버린 성전들’은 아하스나 므낫세와 아몬 등에 의해 훼손된 성전을 가리킬 것이다. 성전 기술자들은 성실하게 일을 수행했다. 열왕기는 이들의 성실함을 금전적인 면과 관련지어 그들이 회계 정산을 요구받지 않을 정도로 진실하게 했다고 설명한다(왕하 22:7). 이처럼 성전 공사가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데 있어 감독자 레위인들의 역할이 지대했다(12~13절). 성전 종사자들의 직임과 역할에 대한 강조는 역대기의 특징 중 하나다.
레위인 감독관들로는 므라리 자손과 그핫 자손에서 각 두 명씩, 악기를 연주하는 레위 사람들로서 짐꾼과 모든 작업자를 감독했다. 이 같은 레위 사람들의 조직과 직임은 모세의 율법과 다윗의 규례를 반영하고 있어 요시야의 성전 공사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시행되었음을 암시한다. 과거 요아스나 히스기야 때와 마찬가지로 왕과 성전 봉사자들과 기술자들의 성전 수리와 보강은 하나님에 대한 헌신을 부각한다. 이들의 성전에 관한 관심과 헌신은 역대기 공동체나 현대 그리스도인에게도 같은 태도와 실천을 독려한다.
나는?
-요시야가 왕위에 오를 때 그의 나이 고작 8세였다. 8년은 평범한 왕으로 살았지만, 16세에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났다(“비로소 하나님을 찾았다”). 그리고 약관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개혁에 착수한다. 신앙적으로 성숙해지고 섭정을 받는 데서 벗어나 점차 정치력이 자라감에 따라 하나님께서는 그를 유익하게 사용하고 계신다. 큰 일을 품는 것보다 바른 방향을 바라보고 착실하게 성장해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알려지려고 하지 말고 이름을 떨치려고 하지 말고 업적을 남기려고도 하지 말라. 하나님을 만나고, 그분을 그분에게 어울리게 대접하는 것이 먼저고, 가장 중요하다.
-유다의 개혁은 요시야 한 사람의 개혁이 아니었다. 정치인들과 백성들의 반발이 심했다면 어린 왕의 개혁은 쉽게 좌초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결단에 온 백성이 참여해 주었다. 우상숭배는 경배의 대상을 바꾸는 일로 명령만 한다고 이뤄질 일이 아니다. 특히 종교 지도자들이 잘 협력했고 각자 자리에서 왕의 개혁이 잘 시행되도록 일사불란하게 순종해 주었다. 하나님이 주신 정당한 권위에 복종하는 일은 이토록 아름다운 것이다.
-요시야의 개혁은 철저한 개혁이었다. 유다와 예루살렘은 물론이고 사면 황폐한 성읍들, 더 나아가 온 이스라엘 전역에서 바알의 제단들을 헐고 태양상들을 찍고 우상을 빻아 가루로 만들었다. 무너지고 부정해진 채 방치되었던 성전을 수리하고 성결하게 하였다. 성전 수리비는 유다만이 아니라 문을 지키는 레위 사람들이 므낫세와 에브라임과 남아 있는 모든 이스라엘 사람에게서 거둔 돈이었다. 헐린 성전의 들보를 다시 만들고 문지기를 세워 지키게 하였다. 참 개혁은 부수는 일과 세우는 일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뒤돌아보지 않는 철저한 단절을 통해 새 창조를 가져오는 일이다. 썩고 곪은 상처를 두고 건강을 말할 수는 없는 법 아니겠는가.
*요시야는 어려서부터 하나님을 찾았다. 역대 이스라엘의 왕 중에서 일곱 살에 왕이 된 요아스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왕이다. 그런 요시야는 주의 뜻을 알기 위해 힘썼고, 매사에 그분과 의논했다(1~3절). 그랬기에 하나님 앞에서 다윗에 버금가는 왕이 되었다. 우리의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하나님을 찾을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도와야 할까?
*요시야는 계속해서 하나님을 찾았다. 그는 왕이 되면서부터 하나님을 구했고, 6년 뒤에는 나란 안의 갖가지 우상을 제거하고 구석구석을 정결케 한다. 다시 6년 후에는 성전을 수리한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은 요시야가 개혁의 로드맵을 갖고 착실하게 행하였음을 암시한다(4~7절). 단번에 하지 못한 것은 그만큼 개혁이 녹록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럴수록 하나님을 구했고,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은 마음을 간직했다는 뜻이다. 날마다 하나님을 찾아야 날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요시야는 성전에 계신 하나님을 찾았다. 하나님이 왕이 되셔서 친히 임재하시고, 세상을 다스리는 곳이 성전이다. 그런 곳에 우상들이 난무한다. 요시야는 우상을 파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가루로 빻아 재생 불가능하게 만든다. 그것도 신하를 시키지 않고 몸소 전국을 다니며 우상 타파에 온 힘을 기울인다(8~10절). 하나님의 성령이 거하시는 성전인 내게 뿌리부터 잘라야 하고, 빻아 가루를 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요시야는 성전에 있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배려한다. 레위인들은 문지기, 서기, 관리와 음악 등 성전과 관련된 다양한 일들을 성실히 수행한다. 요시야는 레위인을 감독으로 세우고, 악기에 익숙한 레위인들은 음악으로 백성과 일꾼을 북돋게 한다. 공동체를 사랑하고 꿈과 열정이 많은 이들이 앞장서서 일할 여건을 만들어준 것이다. 사랑하는 교회와 가정을 위해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
*우상은 부수고 빻아 가루를 내고, 성전은 세우는 개혁의 걸음을 지금 여기에서 본받아 살아내리라. 균형을 이루는 부숨과 세움이 있는 삶이 건강하다. 내가 부숴야 할 것과 세워야 할 것을 분별하여 감당하고 있는가?
*주님, 우리 공동체가 하나님을 찾는 공동체가 되게 하시고, 하나님이 찾는 공동체가 되게 해주십시오.
*주님, 변함없이 늘 하나님을 찾고 의지하는 요시야의 모습이 도전됩니다. 일관되게 하나님을 의지하고 성실하게 살아내는 걸음을 걷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