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요시야가 이끈 유례없는 유월절 준수 [대하 35:1-19]
 – 2025년 10월 29일
– 2025년 10월 29일 –
대하 35:1-19 요시야가 이끈 유례없는 유월절 준수
   
하나님의 절기를 지키는 데는 그의 말씀에 순종하는 기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요시야는 온 이스라엘과 함께 유월절을 지키면서, 모든 것을 하나님의 율법과 규례를 따라 시행하려고 힘썼다. 왕의 헌신과 규례에 맞는 당부, 제사장과 레위인들의 규례에 따른 봉사를 통해 온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에서, 제때, 풍성한 제물로 유월절을 지킬 수 있었다.
   
요시야왕은 즉위 18년 정월 14일에 온 이스라엘 자손을 예루살렘에 모아 성대한 유월절 의식을 거행한다. 이 의식은 철저한 준비 가운데, 정해진 시간과 장소 그리고 규정에 따라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특히 레위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요시야의 유월절은 모범적인 축제로 히스기야 때의 유월절을 완성하는 의미를 지닌다.
   
   
   
1. 유월절 준비(1~9절)
요시야의 신앙 개혁은 우상 척결로 시작하여 유월절 행사로 마무리된다. 특히 즉위 제18년은 개혁의 최고조를 이룬 해이며, 성전 수리에 이어 율법책이 발견됨으로써 언약 갱신과 유월절 행사까지 치르게 된다. 본문을 통해 유월절을 비중 있게 다루지만, 열왕기에서는 세 절로 요약했다(왕하 23:21~23). 열왕기는 유월절을 지키는 근본적 바탕을 언약책에 기록된 대로 순종했다는 데 의의를 둔다. 본문의 유월절 준수는 언약 갱신의 하나로 하나님을 향한 충성을 증명한다. 요시야의 유월절은 히스기야의 유월절(30:13~31:1)과 쌍벽을 이루어, 절기에 함축된 하나님의 구원 의미를 드높이고, 성전과 예배에 대한 헌신을 고조시킨다.
   
요시야의 유월절은 히스기야 때처럼(30:13) 규례에 따라 예루살렘에서 지켰다(1절; 신 16:2). 성전 완공 이래로 예루살렘 성전은 하나님이 선택하여 제사하는 곳(7:12)으로 항상 강조되었다. 이 강조점은 역대기의 1차 청중인 포로 귀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 성전의 상징성, 예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할을 한다. 유월절을 지킨 날짜는 규례대로 제1월 14일이다. 히스기야 때는 상황이 여의찮아 제2월에 지켰으나(30:15), 요시야는 날짜를 맞출 수 있었다. 요시야는 유월절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제사장들(2절)과 레위인들(3~6)에게 만반의 준비를 명한다. 제사장들에게 직분을 임명하고, 성전에서 “섬기는 일”에 힘을 북돋웠다. 레위인들에게는 두 가지 명령을 내린다. 첫째, 거룩한 자를 성전에 두라는 명령이다. 이때 레위인들은 ‘여호와 앞에 구별된 자’, ‘온 이스라엘을 가르치는 자’라 소개되어, 레위인으로서의 적법성과 직임이 드러난다.
   
궤의 이동 지시는 솔로몬 당시 지성소에 안치되었던 궤(5:7)가 옮겨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성전 보수, 과거 왕들의 우상숭배, 이방인의 침략 등의 이유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궤를 제자리에 두어 다시는 이동하기 위해 어깨에 멜 일이 없어야 한다. 둘째, 하나님과 그의 백성 이스라엘을 섬기라는 지침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 다윗과 솔로몬의 글에 따라 레위인 각 가문의 반열대로 준비하고, 서열대로 성소에서 할 일을 감당해야 한다.
   
유월절 희생 제사를 위해서는 모세의 율법에 따라 어린 양을 잡고, 스스로 성결케 하고, 형제들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이때 어린 양을 잡는 것은 레위인들의 원래 직임은 아니지만(출 12:21), 히스기야 때 정결하게 못 한 북이스라엘인들 대신 레위인들이 유월절 양을 잡아준 선례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30:17).
   
7~9절은 유월절 준비 명령 후 요시야 자신부터 백성들을 위해 제물을 기부하여 왕의 의무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요시야는 자기의 소유에서 어린 양과 어린 염소 3만, 수소 3천 마리를 유월절에 참여한 백성에게 주었다. 백성이 각처에서 왔고 제물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들을 고려한 것일 것이다. 요시야의 기부는 히스기야의 기부량(수송아지 1천, 양 7천 마리)을 능가한 것이었다. 이에 요시야의 방백들도 히스기야의 방백들처럼 백성과 성전 종사자들에게 제물을 주었다(8절). 8절의 ‘즐거이 희생을 드려’라는 ‘자원제로 드려’로도 번역 가능한데, 이는 방백들이 강요가 아닌 자원함과 기쁨으로 드렸음을 나타낸다. 기부는 제사장과 레위인에게도 이어져, 성전의 우두머리 세 명은 양과 수소 2,900마리를 드렸고, 레위인 우두머리 여섯 명도 5,500마리의 양과 수소를 드렸다. 이 역시 히스기야 때 지도자들의 기부 양보다 두 배가량 많다.
   
   
   
2. 유월절 행사(10~16절)
유월절 제사와 유월절 음식 준비는 모세의 규례와 왕의 명령에 따라 수행되었다. 왕의 명령에 따라 제사장들은 자기 위치(‘처소’, 10절)에 서고, 레위인들도 그들의 반열대로 서서 각자 직임을 맡을 준비를 끝냈다. 레위인들은 유월절 양을 잡았으며(11절), 이는 대속을 상징한다. 규례에 따르면 양은 유월절 당일 해 질 때 잡는다(신 16:4). 레위인들이 희생된 양의 피를 제사장에 건네면, 그들은 피를 받아 제단에 뿌려 속죄했다(29:22; 30:16; 레 1:11). 레위인들은 잡은 짐승의 가죽을 벗기고, 그 번제물을 각 가문의 서열대로 백성에게 주었다. 그러면 백성들이 제사장에게 가져가 여호와께 번제를 드린다. 어린 양 외에 수소도 마찬가지의 절차를 따랐다. 소는 무교절에 화목제물로 사용된 것으로 이해된다.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직임을 수행하며,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준비한 행동은 왕의 명령(6절)에 대한 충성과 순종이다. 레위인들은 애굽에서 유월절과 마찬가지로 유월절 양을 불에 구웠다(13절). 양은 구워 먹고, 날로나 삶아 먹지 말도록 규정되었다(출 12:8~9; 신 16:7). 절기의 시작인 해 질 때에 먹고 다음 날 아침까지 남기지 말아야 하며 남은 것은 태워야 한다(출 12:10; 신 16:4).
   
수소는 솥, 가마, 냄비에서 삶았다. 레위인들은 음식을 백성들에게 속히 나눠줬다. “신속함”은 애굽에서 유월절 음식을 먹을 때의 “긴급함”을 상징한다(출 12:11). 삶은 고기는 화목제물로서 무교절에 먹은 것으로 보인다. 레위인들은 백성에게 유월절 음식 공급을 마친 후에야 자신과 제사장들과 노래하고 문 지키는 레위인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했다(14절). 그들은 백성을 섬기느라(3절) 자신들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 또 제사장들은 아론의 자손들로서 백성을 위해 밤까지 번제와 화목제물(기름)을 드렸다. 찬양대는 아삽의 자손들로 다윗, 아삽, 헤만, 여두둔의 규례에 따라 자기 위치에서 직임을 담당했다. 문지기들도 각자 문에서 섬기는 일을 떠나지 않았다. 2~16절 단락 전체적으로 “섬길 일(직무)이 준비되었다”라는 문장이 반복된다(2, 10, 16절). 이는 유월절에 성전 종사자들이 “여호와를 섬기는 일”에 충성했음을 부각한다.
   
이러한 유월절 준비와 실행은 모두 모세를 통한 하나님의 규례(6, 12, 13절)와 다윗과 솔로몬의 규례(4, 10, 15절)를 기초로, 왕의 명령에 따라 진행되었다(10, 16절). 이와 같은 규례에 대한 순종은 다윗의 언약궤 이동부터 시작하여 솔로몬의 성전 건축, 히스기야의 개혁과 유월절에 공통적으로 드러났다. 동시에 실제 유월절 진행에 있어서는 왕의 조직적인 지시와 격려(2~5절),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의 헌신적인 섬김(2, 10, 15, 16절)과 준비(4, 5, 10, 14, 15, 16절) 그리고 지도자들의 풍성한 기부(7~9절)가 큰 역할을 감당했다.
   
   
   
3. 유월절에 대한 헌신과 요약(17~19절)
요시야 때의 유월절은 역사적으로 특별히 기억될 만한 행사였다. 먼저, 지정된 날짜에 지정된 곳에서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켰다. 둘째, 사무엘(왕하 23:22) 이래 이스라엘이 통합하여 지킨 대규모 축제였다. 왕, 성전 봉사자들, 온 유다와 이스라엘 백성, 예루살렘 주민이 참여하였다. 셋째, 모세와 다윗을 통한 하나님의 규례를 따른 행사였다. 넷째,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의 섬김이 두드러졌다. 히스기야의 유월절도 가히 인상적이었으나, 날짜를 연기해서 지켰고(30:15), 북 왕국 백성의 협조가 적었으며(30:10~11), 규례를 어긴 부분이 없었다(30:15~20). 요시야 때는 그런 언급 없이 손색없는 명절로 평가되었다.
   
유월절은 요시야 제18년에 시행된 신앙 개혁의 정점을 찍으며 완료되었다(19절; 34:8).
   
   
   
나는?
-요시야는 발견된 율법책이 가리키는 대로 유월절을 지킨다. 율법책 발견과 이전부터 추진해 오던 개혁은 유월절을 통해 더욱 온전해졌을 것이다. 솔로몬의 글을 준행하여 레위인들이 할 일을 족속대로, 사열대로 정해준다. 레위인부터 성결하게 유월절을 준비할 수 있게 한다. 요시야의 유월절은 말씀을 따라 준비된 유월절이었다. 므낫세 시대, 하나님의 심판 확정 선고를 받은 나라의 모습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
   
-요시야 시대의 유월절은 “사무엘 이후 그 같은 유월절이 지켜지지 아니하였다”라고 평가될 정도로 온전한 행사로 평가된다. 히스기야 시대에 드렸던 감동적인 유월절 준수와 비교할 때 이번에는 시기를 연기하지도 않고 철저하게 준비하여 드렸다는 점에서 유례가 없었다. 준비에서부터 이미 유월절은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 공동체가 드리는 예배와 행사가 기획 행사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그 이전과 이후를 연결해 주는 믿음의 서사가 필요하다. 살아온 삶의 한 순간으로서, 살아갈 삶의 한순간으로서 드려질 때 하나님 나라 백성의 의미가 살아나지 않을까?
   
-무엇보다 요시야 시대의 유월절 준수는 명령하는 사람과 행하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았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자기 임무를 수행한다. 지도자의 중요성은 여기서도 드러난다. 지도자는 먼저 기억해야 하고, 과정에서 솔선해야 하며,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왕이 백성을 위하여 자기 소유를 내놓고, 방백들도 백성과 제사장과 레위 사람들을 위해 희생제물을 내놓았다. 레위인들도 제사장들과 동료 레위인들의 제물을 준비해 주었다. 배려와 베풂의 유월절은 우리를 은혜로 구속해 주신 하나님의 역사에 무척이나 걸맞은 모습이었다.
   
   
*요시야는 말씀에 순종하여 예배한다. 토라를 읽는 왕은 유월절을 지킨다. 저자는 두 번이나(6, 12절) 모세의 책에 기록된 대로 시행했다고 보도한다. 유월절은 토라(율법책)를 통해 발견되었고, 토라를 따라 시행되었다. 다윗과 솔로몬의 글(4절)과 규례(13절)에 맞게 착착 진행한다(4, 6, 12~23, 16~19절). 이 과정을 바라보면서, 말씀을 읽는 자는 말씀하시는 분을 예배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말씀을 말씀 되게 하는 성도가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는 예배드리는 것이다. 나의 삶에서 예배 없는 말씀, 순종 없는 묵상이 당연하게 자리 잡고 있지는 않는가? 말씀이 역사하는 현장에는 반드시 예배가 일어난다.
   
*요시야가 자기 소유를 드리자, 방백들, 제사장, 레위인 그리고 모든 백성도 기꺼이 동참한다(7~9절). 지도자가 솔선수범하고 백성들도 즐겁게 뒤따른다. 모범을 보이는 지도자와 그 모범을 따르는 백성이 있다. 일체의 강요가 없고 자발적인 헌신이 있을 뿐이다. 왜 나를 따르지 않을까 고민할 때, 진정으로 내가 모범을 보이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성도 또한 왜 따를 모범이 없는가를 한탄하기보다, 이미 기록된 말씀에서, 예수님의 삶을 통해, 역사 속 무수한 믿음의 인물들을 통해, 자기 이웃들에게서 무수한 모범을 보면서도 왜 따르지 않는지를 돌아보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거국적인 유월절 행사이기에 누구 하나 방관하는 사람 없이 모두 함께한다. 또 각자에게 역할을 맡긴다. 레위인과 제사장은 번제물을 잡고, 희생 제사를 드리고, 백성에게 나누어 준다. 문지기는 자신의 자리에 서 있고, 찬양하는 레위인은 음악으로 참여한다(10~15절). 모든 것이 질서정연하다. 그런데 모두가 공동체 안에서 함께 주님의 나라를 위해 사역하는데, 홀로 팔짱만 끼고 있지 않은가? 의도적으로 외면하며 여전히 세상을 더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일을 배분하고 풍성하게 제물을 마련하여 당일에 어떤 차질도 없도록 했다(14~16절). 히스기야 때에도 유월절을 지켰으나 당시의 여건 때문에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 반면 요시야는 철두철미하게 준비하여 성경에 어긋남 없이 실시한다. 이 때문에 사무엘 이후로 이처럼 온전하게 유월절을 지킨 적이 없었다(18절)는 칭찬을 받는다. 우리 공동체의 예배는 어떤가? 잘 준비해서 정성껏 드리고 있는가?
   
   
   
*주님, 주일마다 드려지는 예배, 매일매일의 묵상과 개인 예배가 주님을 만나는 예배가 되게 하시고, 이를 위해 늘 준비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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