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성전 기초를 놓기 전에 [스 3:1-13]
 – 2025년 11월 03일
– 2025년 11월 03일 –
스 3:1-13 성전 기초를 놓기 전에
    
고국으로 돌아온 귀환민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 다시 예루살렘에 모여 번제단을 세우고 제사를 드린다. 이어서 그들은 스룹바벨과 예수아의 주도하에 성전의 기초를 놓는다. 성전의 기초가 놓인 장면을 지켜본 백성들은 통곡과 즐거움의 반응을 보인다.
    
    
    
1. 제단을 세우다(1~6절)
앞서 에스라는 백성들이 어떻게 예루살렘으로 귀환하게 되었고(1장), 귀환한 무리들이 누구였는지(2장)를 기술했다. 그리고 이제 귀환의 주목적인 성전 재건의 주제를 다룬다. 포로에서 귀환 후 각자의 성읍에 살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이 일곱째 달에 일제히 예루살렘에 모인다(1절). 유대의 전통적인 달력으로 티스리월(양력으로는 9~10월)로 알려진 일곱째 달은 여러 저이(나팔절, 대속죄일, 초막절)가 모여 있어 유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달로 여겨졌다. 종교력에 의하면 티스리월 첫째 날은 나팔절로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다(레 23:34). 그들은 귀환한 이후 각자의 성읍에 머물면서 이때를 기다렸다가 예루살렘으로 모여든 것이다. 그들의 모임은 “자발적”이었다. 지도자들의 소집에 의해서가 아니었다. 본문은 “일제히(직역하면 한 사람처럼)”라는 표현을 통해 이 일에 일치된 마음으로 연합했음을 강조한다.
    
2~3절은 번제단을 세우는 장면이다. 귀환민들이 예루살렘에 함께 모인 이유는 제단을 쌓기 위함이었다(2절). 이 일에 앞장선 사람은 대제사장 예수아와 제사장들, 그리고 스룹바벨과 그의 형제들이었다(2a절). 귀환민과 함께 돌아온 세스바살 대신 스룹바벨이 언급된 이유는 이때 당시 스룹바벨이 세스바살을 이어 유대 통독의 위치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만든 제단은 새로운 모양의 제단이 아니라 모세의 율법에서 제시된 모형을 따른 것이다(2절, 이스라엘 하나님의 제단). 그리고 제단을 쌓은 장소도 옛 제단이 있던 성전 마당이었다(3절). 그들은 회복된 제단 위에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제사를 드리려 했다.
    
‘무리가 모든 나라 백성을 두려워하여 재단을 그 터에 세웠다(3a절)’는 ‘무리가 모든 나라 백성을 두려워함에도 불구하고 제단을 그 터에 세웠다’로도 번역이 가능하다. 백성들이 두려워 한 ‘모든 나라 백성’은 문자적으로 ‘그 땅의 백성들’로 포로로 끌려가지 않고 가나안 땅에 남아 있었던 사람들, 그 땅에 강제적으로 이주당한 이방 사람들을 가리킨다. 그들은 나름대로 지금까지 이곳에서 자신들의 제사를 드렸던 것으로 보인다(스 4:2). 그러나 귀환한 백성들이 보기에 그들의 제사는 순수하지도 합법적이지도 않았다. 귀환민들은 그들과 함께 제사를 드림으로 하나님의 진노를 살까 두려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4~6절은 귀환민들이 율법에 기록된 대로 초막절을 지키는 모습을 소개한다. 초막절은 유월절, 칠칠절과 함께 고대 이스라엘의 3대 절기 중 하나였다(레 23:34~43; 민 29:12~40). 초막절 축제는 유대력으로 7월 15일부터 시작하여 1주일 동안 계속되었고 마지막 날에는 성회로 모였다. 귀환민들은 솔로몬왕 당시 일곱째 달에 성전 건축을 기념하여 축제를 벌인 것처럼(대하 5:3), 일곱째 달에 초막절을 지킴으로써 성전 중심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했다. 그들은 율법에 기록된 대로 절기와 예물들을 “기쁘게” 드렸다(5절). 귀환민들의 삶은 철저하게 율법에 기초한 삶이었고, 그들의 헌신은 자발적이었다. 비록 성전이 아직 재건되지 않았지만, 그때로부터 절기를 지키는 것과 제사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었다(5a절).
    
    
    
2. 성전 기초 공사(7~9절)
귀환민들의 성전 재건을 준비하는 장면은 솔로몬의 건축 과정을 연상케 한다. 솔로몬이 레바논에서 목재를 수입하고 두로와 히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처럼(왕상 5:6~10). 귀환민들도 이 지역에서 백향목을 조달한다(7b절). 공사를 시작한 시점은 ‘예루살렘 성전에 이른 지 이 년 둘째 달”로 제시된다(8a절). 이 설명은 바벨론에서의 귀환 시기가 아니라 성전 건축을 위해 자재들을 조달하기 시작한 시점으로부터 2년이 되는 시점임을 의미한다(스 2:68). 이는 성전 건축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했음을 암시한다.
    
공사를 시작한 인물은 총독 스룹바벨과 대제사장 예수아를 중심으로 한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였다(8a절). 본문은 그들 외에 사로잡혔다가 예루살렘에 돌아온 자들, 즉 일반 백성도 참여했음을 강조한다. 온 백성이 함께 참여한 공사임을 강조한 것이다. 스룹바벨과 예수아는 이십 세 이상의 레위인들을 세워 성전 공사를 감독하게 한다(8b~9절).
    
    
    
3. 성전 지대를 놓는 일과 백성들의 반응(10~13절)
성전 기초를 놓을 때 그들은 먼저 하나님을 찬송하였다(10절). 제사장들은 예복을 입고 나팔을 불었고, 아삽 자손 레위인들은 제금을 들었다. 역시 솔로몬의 성전 봉헌식을 연상케 한다. 10절의 “이스라엘 왕 다윗의 규례대로 여호와를 찬송하되”는 귀환민들이 선조들의 신앙 전통에 충실했음을 의미한다. 제사장들과 아삽 자손 레위인들은 악기를 연주하면서 찬송한다(11절). 레위인들은 여호와의 선하심(토브)과 인자하심(헤세드)을 언급하면서 하나님의 언약적인 사랑을 확인한다. 포로지에서의 귀환과 예루살렘에서 예배는 하나님의 헤세드, 곧 사랑의 결실이다.
    
성전의 지대가 놓이는 모습을 보며 백성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 그들 가운데 솔로몬 성전을 본 나이 많은 사람들은 대성통곡한다(12a절). 추측하기로 그들은 옛 성전에 비해 초라한 현재 성전의 모습에 안타까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외의 사람들은 기쁨의 함성을 지른다(12b절). 비록 인간의 눈에는 초라해 보이지만, 앞으로 이 성전은 하나님의 영광이 임하는 장소가 될 것이다.
    
스룹바벨과 예수아의 주도하에 시작된 성전 기초 공사가 완성된다. 성전 터의 완공은 앞으로 귀환 공동체가 성전을 중심으로 한 신앙 공동체가 될 것을 내다보게 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포로 이전과 이후의 역사가 연속성이 있음을 강조한다. 새롭게 재건될 성전도 이전의 성전과 연속성을 보인다(7~8절). 즉, 이전의 성전과 유사한 방식으로 건축되고(7절; 왕상 5:6~10), 이전의 제의들이 반복된다(10절; 대하 29:25~26). 귀환 공동체에게 삶의 기준은 전과 동일하게 모세의 율법이다(2, 4절). 그들은 조상들의 신앙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이를 통해 에스라서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단절되지 않고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나는?
-온 백성이 마치 한 사람인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율법에 명시된 그대로 번제단을 회복하고 제사를 재개한다. 성전 건축의 시작은 온 백성의 하나 된 열심이었고, 율법에 대한 백성들의 순종이었다. 이것이 공동체를 세우는 데 필요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준비이고 기초이다. 백성들은 성전 건축을 원치 않은 토착민들을 두려워했다. 그래서 더욱 하나님께 올바로 예배하는 일에 매진했다. 그리고 섣불리 성전 건축을 시작하지 않고 신중하게 할 때를 기다렸다. 건물을 짓기 전에 그들은 먼저 칠월 첫날부터 아침저녁으로 번제와 예물을 즐거이 드림으로써 영적으로 공동체를 갱신하고 세워간 것이다. 외적인 성장에만 매달리지 말고 큰 절기든 작은 일상이든 먼저 말씀을 묵상하는 삶을 통해 날마다 눈에 띄지 않는 영적인 제사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솔로몬 성전을 건축할 때처럼 시돈과 두로의 기술자와 레바논의 백향목을 준비한다. 포로에서 돌아온 유다 백성들이 건축에 참여하며, 레위인들을 세워 공사를 감독하게 한다. 성전 건축이 분명 하나님께서 원하셨고 고레스가 허락된 일이었지만, 추진하는 시기를 정하고 필요한 인력과 자원과 기술을 갖추는 일에 소홀하지 않았다. 믿음이 태만과 무분별과 맹목적인 기대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도리어 지혜롭고 분별 있고 역량을 갖춘 경영은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굳은 믿음에서 나온다.
    
-성전의 기초가 놓이자, 레위인 찬양대는 두 편으로 나뉘어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사람이 열심히 준비하고 수고하여 기초를 놓았지만, 하나님께서 약속을 망각하지 않고 성취해 주셨기 때문임을 인정한 것이다. 특히 솔로몬 성전의 영광을 기억하는 이들은 성전의 기초가 놓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격했다. 그들은 첫 성전과 새 성전 간의 훌륭한 가교 구실을 하였을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성전 재건”이라는 커다란 사명을 수행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단을 쌓고 율법에 따라 제사를 드렸다(1~4절). 성전 재건도 하나님을 섬기기 위해서 하는 일이기에 먼저 하나님을 섬기는 경배와 찬양을 드리는 일이 중요하다. 아무리 중요한 일이라도 그 일을 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이 남기는 성과보다 먼저 하나님과 관계 맺기를 원하신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백성들은 일사불란하게 모여 하나님을 경배했다. 일보다 관계가 먼저다.
    
*백성들은 기초가 아직 놓이지 않았으나 초막절 이후에 매일 드리는 번제와 초하루 번제와 절기의 번제와 예물을 즐거이 드렸다. 큰 절기로만 끝나지 않고 항상 하나님을 찾으며, 날마다 하나님께 충성과 헌신을 다짐하고 있다. 오늘날 주일 공동체 예배는 물론 매일 아침 하나님을 만나는 개인 예배(묵상)를 성실하게 감당하고 있는가? 항상 하나님을 찾고 마음을 그분께 드리는 것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성전 재건을 위해 하나님이 하신 역사에 감사하는 것 외에 또 힘써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일꾼들에게 돈을 주는 것, 격려하며 독려하는 것, 감독하는 것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게 철저하게 돌아본다(7~9절).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 분명하지만, 내가 치밀하게 감당해야 할 부분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해주실 거라는 기대만으로 준비 없이 뛰어들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성전의 기초가 놓이자 감격스러운 백성의 찬송 소리와 솔로몬 성전의 추억에 잠긴 노인들의 통곡 소리가 함께 어우러졌다(10~13절). 이는 성전이 재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예전 성전보다 못하다는 실망이 함께 섞여 있는 장면이다. 그러나 기대해야 한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처음보다 나중이 더 좋아질 것이다. 장차 하나님이 완전하게 회복해 주실 기쁨을 기대하며 지금 실망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감사하며 찬양해야 한다. 주의할 것은 내 실망의 표현이 다른 사람의 기대와 감사를 꺾는 일이 되지 않도록 늘 삼가 주의해야 한다.
    
*본문은 하나님의 일을 구체적으로 행하는 것 못지않게 하나님과의 관계를 친밀하게 누리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일 중심의 관계가 아니라 관계 중심의 신앙이 단단하게 기초로 자리 잡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아는 지혜가 하나님과 관계를 더 깊게 이끈다.
    
    
    
*주님, 성전 기초를 놓기 전에 먼저 하나님과 화목을 누리는 정한 번제를 드리며 만나는 백성의 모습에 도전됩니다. 일 중심의 하나님이 아닌 관계 중심의 하나님이심을 늘 기억하며 온전한 관계, 성실한 사역의 걸음을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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