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 8:21-36 아하와 강가에서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기로 결심하다!
에스라는 귀환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아하와 강가에서 금식을 선포하고 평탄한 길을 간구한다. 예루살렘까지의 길은 머나먼 여정일 뿐만 아니라 도적들이 도사리고 있는 위험한 길이다. 그러나 에스라는 철저하게 하나님의 도우심만 의지한다. 에스라와 일행은 약 4개월 동안의 여정을 마친 후, 예루살렘에 도착하여 하나님께 감사의 제사를 드린다.
1. 아하와 강가에서 있었던 일(21~30절)
21~23절은 귀환자들의 소집을 마친 에스라가 예루살렘 여행을 준비하는 내용이다. 에스라는 예루살렘으로의 여정을 시작하기에 앞서 아하와 강가에서 금식을 선포한다(21a절). 에스라와 귀환민들은 하나님께 간구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예루살렘 여정을 위한 영적 준비를 한다. 에스라와 그 일행은 출발에 앞서 금식하면서 겸손히 하나님의 은혜(“평탄한 길”)를 간구한다(21절). 바벨론에서 예루살렘까지는 약 1,500km 떨어져 있다. 먼 여정일 뿐 아니라 도적들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길이었다.
그러나 에스라는 안전한 여행을 위해 왕에게 군대를 요청하지 않고 하나님의 도우심만 의지하기로 한다. 이는 느헤미야가 페르시아 군대의 호위를 받으며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경우와 비교된다(느 2:9). 에스라의 이런 결단은 자신이 전에 아닥사스다 왕에게 했던 말(22a절 ; ‘우리 하나님께서 자기를 찾는 모든 자들에게 선을 베푸실 것’)을 입증하기 위함이다. 본문은 하나님이 에스라와 백성들의 금식기도에 응답하셨음을 밝힌다(23b절:’그의 응낙하심을 입었느니라’). 하나님은 자신을 찾고 의지하는 사람을 절대로 외면하지 않으신다.
24~27절에서 에스라는 열두 명의 지도자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여행을 위한 영적 준비에 이어 에스라는 실제적인 조처를 한다. 에스라는 먼저 귀환하는 무리 가운데 24명의 지도자를 세우고 성전의 기물들을 책임지게 한다(24~30절). 귀환 여정에서 중요한 것은 바벨론에서 가져온 은금과 성전 기물을 운반하는 일이다. 에스라는 이 일을 위해 제사장의 우두머리들 12명, 그리고 세레뱌와 하사뱌와 그의 형제 10명을 세운다(24절). 개역 개정은 “제사장의 우두머리 중 열두 명 곧 세레뱌와 하사뱌와 그의 형제 열 명”으로 번역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세레뱌와 하사뱌는 앞에서 레위인들로 소개되었다(18~19절). 따라서 본문은 제사장 지도자 그룹 12명과 더불어 레위인 12명(세레뱌와 하사뱌와 그의 형제 10명)이 함께 세움 받았음을 의미한다. 에스라는 성전의 기물을 운반하는 일에 제사장들 외에 레위인들이 참여하도록 세심한 주의를 하고 기울이고 있다.
에스라가 이들에게 내린 조치는 오경의 율법에 근거한 것이다. 성물 운반 규정에 따르면(민 4장),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이 함께 동역해야 한다(제사장은 성막의 기물을 관리하고, 레위인들은 그것을 운반하는 책임을 맡는다). 이들이 운반하게 될 귀중품은 페르시아의 왕실과 바벨론에 남아 있는 이스라엘 백성으로부터 온 것이다. 그 양은, 은 650달란트(약 25톤), 은그릇 100달란트(3,500kg), 금 100달란트(3,500kg), 금잔 20개(무게 1,000다릭), 놋그릇 2개다(25b~26절). 엄청난 양이다. 이는 이 일에 참여한 사람들의 특별한 헌신을 보여준다. 봉헌자들 가운데 이방인들(왕과 페르시아 관리들)도 포함되어 있는 것은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서 나올 때 이방인들의 물품을 취한 것과 유사하다(출 11:2; 12:35~36). 이러한 귀중품과 기명들은 앞으로 예루살렘 성전의 제사와 운영을 위해 사용될 것이다.
28~30절은 지도자들에게 한 에스라의 명령이다. 에스라는 기물들의 운반 책임자들에게 구체적인 지침을 하달하기 전에 그 일의 중요성을 알린다(28절). 그들은 ‘하나님께 성별된 사람들’로 그들이 맡은 은금과 기명들은 ‘조상들의 하나님께’ 드려진 예물이다(28절). ‘조상들의 하나님께 드린 예물’은 앞으로 드릴 제사와 포로 이전 예루살렘 제사 사이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에스라가 기물들을 ‘하나님께 드려진 성물’이라고 강조한 배경에는 성전 기물에 대한 운반자들의 탐심을 경계하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에스라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한 즉시 족장들이 보는 앞에서 기물들의 무게를 달도록 명령한다(29절). 이것은 그들이 맡은 일의 투명성을 높이는 조치로 에스라의 준비성을 잘 보여준다.
에스라의 명령에 지도자들은 순종으로 반응한다(30절).
2. 예루살렘으로의 여정과 제사(31~36절)
아하와 강을 출발하여 안전하게 예루살렘에 도착하는 장면은 하나님이 에스라와 백성들의 금식기도에 어떻게 응답하셨는지를 보여준다. 에스라와 그 일행은 첫째 달 12일에 아하와 강을 출발하여 예루살렘으로 향한다(31절). 그들은 첫째 달 1일에 바벨론에서 출발하여 5월 1일 예루살렘에 도착한다(스 7:9). 아마도 아하와 강에서 금식하고 레위 사람들을 합류시키는 과정에서 12일이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스 8:15~20). 예루살렘까지 긴 여행 동안 그들은 전혀 군사적인 지원을 받지 않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에스라는 예루살렘으로 여행한 과정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단지 ‘하나님의 손이 귀환하는 백성들을 도우셨다’고만 밝힌다(31b절). 하나님이 여행 기간 내내 “대적들과 길에 매복한 자들”의 위험으로부터 백성들을 지키신 것이다.
드디어 예루살렘에 도착하였고, 처음 3일간은 쉬는 시간을 갖는다(32절). 3일 간의 휴식 이후 에스라는 산적한 일들을 처리하기 시작한다(33~34절). 그는 먼저 바벨론에서 가져온 기명의 무게를 달아 운송을 맡은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의 책임이 완수되었는지를 확인한 후 제사장 므레못에게 넘겨준다. 제사장 엘르아살과 레위 사람 요사밧과 노아다가 다시 한번 확인한 후 목록들을 장부에 기록한다. 모든 일을 투명하게 처리하고자 하는 이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로잡혔던 자의 자손(귀환민들)”이 예루살렘에서 첫 번째로 한 일은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것이었다. 그들은 여정에 함께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삶의 우선순위를 하나님께 두려 했다. 그들이 드린 예물은 이스라엘 전체를 위한 번제물로 수송아지 12마리, 숫양 96마리, 어린 양 77마리, 그리고 속죄제로 숫염소 12마리다. 번제는 감사와 헌신의 의미를, 속죄제는 정화와 속죄의 의미를 각각 지닌다. 이렇게 제사를 드린 이유는 포로기에 범한 모든 죄와 부정을 깨끗게 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한편, 번제물 수송아지와 속죄 제물 숫염소의 숫자 12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상징한다. 귀환 공동체는 자신들을 회복된 이스라엘로 회피했다. 수송아지와 숫염소 외에 숫양 96(12*8)마리, 어린 양 77마리가 제물로 사용되었다(35b절). 77마리는 상징적으로 많은 수의 제물을 의미한다. 귀환 공동체는 예루살렘에서 제사를 드리며 지금까지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 있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간구한다. 에스라는 끝으로 왕에게서 받은 조서를 총독들에게 넘겨준다(36a절). 칙령을 받은 페르시아 관리들은 곧바로 유다 백성과 하나님의 성전 일을 돕는다(36b절). 지금까지 부정적이었던 페르시아 관리들이 유다 백성에게 우호적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21~36절에는 7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제2의 출애굽 모티브가 나온다. 에스라가 여행 전 하나님께 “평탄한 길”을 간구한 것은 이사야 40:3의 예언과 연결된다. “외치는 자의 소리여 이르되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 또한 예루살렘에 도착해서 드린 제물들의 양에도 반복되는 열둘이라는 숫자를 통해 회복된 이스라엘을 강조한다. 에스라서는 일관되게 회복된 이스라엘은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사람들(사로잡혔던 자의 자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나는?
-에스라는 왕에게 호위 군대를 요청하지 않고 하나님께 금식하며 보호를 간구한다. 느헤미야에게서 볼 수 있듯이(2:9) 왕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늘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행동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에스라는 이 귀향 여정을,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고백을 증명하는 계기로 삼고 싶었을 것이다. 하나님을 신뢰했기에 하나님만 의지해야만 하는 조건으로 스스로를 내몰았고, 금식으로 절대 신앙을 표현한 것이다. 나에게 하나님은 최선책이며 최후의 보루인가? 아니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보험인가?
-거룩하고 존귀한 성전 기명 때문에 귀환 일행의 여정은 더 위험했다. 귀환 백성들에게는 하나님께 구별된 것이기에 소중했지만, 대적들은 그저 금과 은그릇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갖은 위험이 도사리는 여정에서 성전 기명을 맡은 스물네 명은 그릇 하나도 착복하지 않고 잘 운반하여 하나님의 전에 드린다. 나도 주님께서 내 인생을 셈하시는 날 주의 것을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쓰고 왔다고 고백하는 청지기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에스라의 믿음과 기도와 하나님의 명예를 위해 위험을 자청한 헌신에 하나님께서는 안전한 여정으로 화답하셨다. 값진 성전 기명을 운반하면서 두 달 반을 오는 동안 대적들과 매복한 자들의 위험에서 에스라와 귀환 일행을 지켜주신다. 그렇게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안전하게 도착한 후 3일의 여독을 푼 후 곧장 성물을 인계하고 하나님께 번제를 드린다.
*에스라는 아닥사스다 왕께 자기가 믿는 하나님이 얼마나 강한 분인지 고백한 적이 있었는데,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여정에서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왕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21~23절). 그래서 자기들을 보호해 줄 보병과 기병을 왕께 구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만 금식하며 간구한 것이다. 나의 삶에 하나님이 나를 도우신다고 말하면서, 정작 도움은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있지는 않는가? 하나님께만 결사적으로 매달릴 수 있는 믿음을 구해야 하리라.
*하나님은 자기를 찾는 자에게 선을 베푸시고, 배반하는 자에게 진노를 베푸신다. 에스라의 기도에 안전함과 평안함으로 응답하여 주신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들은 오늘도 여전히 그가 자기를 찾는 자에게 상 주시는 분임을 믿고 나아갈 때 응답받을 수 있음(히 11:6)을 믿어야 한다.
*에스라는 바사 왕과 고문관 등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전을 위해 바친 예물과 기명을 안전하게 운반할 사람들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거룩한 기명을 맡은 거룩한 사람들이라는 큰 책임감으로 사명을 잘 감당해 달라고 부탁했다. 하나님께서 내게 맡겨주신 거룩한 것들(가족, 직분, 재물, 재능, 시간 등등)을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여기지 않고 잘 지켜 하나님께 영광 돌려야 할 것이다. 주님께서 맡은 자들에게 구하시는 것은 충성이다. 이윤이나, 성공이나, 결과, 실적이 아니다. 충성하면 열매를 맺히시는 하나님께서 풍성하게 맺혀주신다.
*두려운 일을 직면하게 될 때, 가장 중요한 준비는 “영적” 준비다. 눈에 보이는 군대가 없더라도 보호하기는 하나님께 도움을 의뢰하고 믿음으로 걸음을 떼어야 할 것이다. 영적 준비가 든든하면, 여정에서 대적이나 매복한 자들을 만나도 담대하게 직면할 수 있다.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하여 다다른 예루살렘에서의 번제는 기쁨의 잔치인 화목제였을 것이다. 귀환민이 거쳐온 넉달의 여정은 응답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확실한 흔적이고 증거였다.
*나의 삶의 여정에도 어떤 준비보다 매일 아침, 매주의 첫날, 매월을 첫날, 매해의 첫날을 하나님께 예배하며 선한 손의 도우심을 구하며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나아가리라. 주님은 살아계셔서 응답하심으로 어떤 두려움의 길을 만나더라도 넉넉히 감당하게 하시리라.
*주님, 말로만이 아니라 행함과 진실함으로 믿음의 삶을 살겠습니다. 입술로만 하나님의 도우심을 말하는 삶이 아니라 행함으로 도우심을 누리겠습니다.
*주님, 오늘도 선한 손으로 도우시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