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구원하소서, 보호하소서 [시편 140:1-13]
 – 2025년 12월 11일
– 2025년 12월 11일 –
시편 140:1-13 구원하소서, 보호하소서
    
시편 140편은 제5권 ‘다윗의 시’ 단락(138~145편)의 세 번째 시로, ‘탄식시’다. 시인은 그의 원수들이 말과 행동으로 폭력을 행사하며 그를 잡으려고 덫을 놓은 상황에 부닥쳤다. 악인은 마음으로, 말로, 행동으로 악과 폭력을 행사한다. 이들의 공격을 받는 시인은 하나님께 보호와 구원을 간청한다. 하나님만이 정의로운 구원과 심판을 이 땅에 베푸실 수 있는 분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시인과 그의 원수에게 공의로운 심판을 내리실 때, 그의 의로운 백성이 그의 이름에 감사할 것이다.
    
    
    
1. 악인에게서 건져주시기를 간구(1~5절)
악인들로 인해 비탄에 빠진 시인은 구원자가 되신 하나님께 구한다. 시인은 먼저 간청의 명령문을 사용하여 하나님께 구조를 요청하고(1, 4절), 하나님이 자신을 구해주셔야 할 이유로 원수들의 악행을 제시한다(2~3, 4~5절). 시인을 괴롭히는 자들은 “악의 사람(‘악인’으로 번역됨)이며, ‘포악한 자(폭력들의 남자)’다(1절). 시인의 원수들은 여럿이며(2~3, 9절), 이들은 ‘악과 폭력’의 공통 요소를 가진 자들이며, 이것으로 연합된 자들이다. 이들은 마음속으로부터 악을 꾀한다(2절). 그들의 악한 계획은 결코 우연이 아니고 의도적이며 고의적이다. 악을 계획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그들의 마음에 하나님이 아예 없거나(시 41:1), 잊었거나(시 50:2; 렘 3:21), 경외함이 없기 때문이다(렘 2:19). 놀랍게도 그들은 계획한 악을 미리미리 준비하고 철저히 실행에 옮긴다. 악한 계획인 ‘싸움’을 위해 ‘매일’ 모이는 데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단결하여 오랫동안 악을 저지르고 있다.
    
원수들의 또 하나의 두드러진 점은 그들의 언어와 말에 있다. 뱀처럼 혀를 날카롭게 하고, 입술에는 독사의 독을 머금었다(롬 3:13). 뱀의 혀의 날카로움은 신랄하고, 비판적이며, 쓰고, 위협적이고, 치명적인 말로 상처를 주고 죽음까지 몰아가기도 한다. 이처럼 마음과 언행의 일치를 이룬 자들이 단합하여 시인을 핍박하므로, 시인은 여호와께 자기를 건지고 보전해달라고 간구한다. “건지다(나짤)”는 “잡아채다, 끌어내다, 구조하다”의 뜻이며, “보전하다(나짜르)”는 관찰하다, 보호하다, 살피다, 지키다”는 뜻이다. 시인에게는 이처럼 절박하게 하나님의 적극적인 개입과 보호가 필요하다.
    
4절에서 시인은 ‘여호와여’라고 외치며 계속해서 구원을 재촉한다. 시인은 계속해서 여호와를 부르는데(1, 4, 6, 7, 8절) 이는 그 자체가 하나님을 견고히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시인에게는 하나님의 적극적인 개입이 시급하다. 악인들이 시인의 발걸음을 밀치려 하기 때문이다. “밀치려 한다”는 “밀치려고 계획했다”라는 뜻이다. 이와 같이 시인을 거스른 악인들의 악한 계획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원수들이 시인을 향한 악한 계획을 세우는 행동을 “올무, 줄, 그물, 함정(또는 새 잡는 함정)을 숨기거나 장착하는 행위로 비유되었다(5절). 사냥꾼은 새나 짐승이 잘 오가는 장소에 올무나 덫을 놓는다. 거기에 유인할 만한 미끼를 넣어 두고, 그 올무는 눈에 띄지 않게 숨긴다. 시인에게 있어서 올무나 그물 등은 위협과 고난을 의미한다. 올무는 계획적으로 숨겨졌으나, 당하는 자는 예기치 않게 올무에 걸려 목숨을 위협받기 때문이다.
    
    
    
2. 구원의 하나님을 확신(6~7절)
시인이 위기의 상황에서 하나님께 간구할 수 있는 근간은 하나님에 대한 신뢰에 있다. 6~7절은 각 절에서 먼저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고백하고, 이 고백을 바탕으로 하나님이 시인을 건지실 수밖에 없도록 간구와 간증을 통해 응답을 재촉한다. 시인의 하나님에 대한 고백(6절)은 하나님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며 시인에게 하나님만 참된 주인이 되심을 드러낸다.
    
시인이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이라 부름으로써 시인이 하나님께 속한 자임을 선포하고 시인과 하나님이 언약 관계 안에서 친밀함을 보여준다. 신뢰를 고백한 시인은 하나님께 자기의 간구 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간청한다. 7절에서 시인은 하나님을 “내 구원의 능력이신 주 여호와”로 부른다. 하나님의 능력까지 깊이 신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덧붙여 과거에 하나님이 자기를 위해 해주신 일을 고백하는데, 전쟁에서 그의 생명을 보호하고 건지였음을 알린다.
    
    
    
3. 악인의 심판을 간구(8~11절)
8~11절은 지금까지 하나님이 자신을 건져주시기를 간구(1, 4, 6절)한 후 악인에게 심판을 내리시기를 간구한다. 시인은 악인의 소원과 악한 계획이 수포가 되도록 기도한다. 악인들의 악한 계획이 철저히 실행되고 있으므로(2~5절), 악의 싹부터 잘려 나가 수확할 것이 없기를 바란다. 그들의 악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교만한 그들(5절)은 더 교만해질 것이다. 악인들이 독설과 험담과 거짓말을 퍼부었으므로(3절), 현재 시인을 둘러싼 그들의 머리 위에 매섭고 독한 말들이 재난같이 덮일 것을 고대한다(9절). 숯불이 그들 위로 떨어지고 그들이 불과 깊은 웅덩이에 빠져 일어나지 못하도록 구한다(10절). ‘입술의 재나, 뜨거운 숯불, , 불, 웅덩이’는 다 하나님의 심판을 상징한다(시 11:6). 특히 ‘불 가운데’와 ‘깊은 웅덩이’는 ‘죽음’을 함축하며, 악인 갈 곳은 스올뿐임을 암시한다(욥 24:19).
    
마지막으로 시인은 다시 한번 악인(악담하는 자)과 포악한 자를 언급하며(1, 4절), 이들의 악행을 하나님께 상기시킨다. 하나님 앞에는 의인과 정직한 자만 살 수 있으므로(13절), 악담과 악행을 일삼는 자들은 땅에서 세워질 수 없다. 그들이 계획하고 행하는 악행은 그들에게 재앙의 타격이 되어 몰려올 것이다(11절).
    
    
    
4. 정의의 하나님을 확신(12~13절)
하나님은 정의의 변호인이자 심판자시다. 시인은 법정 용어를 사용하여, 하나님이 고난당하고 궁핍한 자를 변호해 주고 정의의 판단을 내리실 것을 안다고 고백한다(12절). ‘안다’라는 표현은 시인이 하나님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관계를 바탕으로, 하나님이 시인과 원수들 사이의 죄 여부와 진실 여부를 확실히 확실히 가려, 시인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억울함을 신원하시고, 원수들에게 정의의 판결을 내려주실 것을 확신한다.
    
시인의 고백은 동시에 이런 결과를 재촉하는 간접적인 간구기도 하다. 여기서 ‘고난당하는 자’나 궁핍한 자’는 시인 자신을 암시적으로 가리킨다. 그러나 이들은 말 그대로 고난을 겪고 있는 자들, 물질적으로 가난한 자들 모두를 지칭하지는 않는다. 13절은 이들은 고난과 궁핍의 상황 이전에 의롭고 정직한 자들임을 밝힌다. 불의하고 거짓을 말하는 자는 궁핍하고 고난을 당한다 해도, 하나님의 변호와 신원을 받을 수 없다. 하나님은 정의의 하나님이며, 악을 결단코 지나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출 34:7).
    
시인이 이처럼 하나님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구하고 이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정의의 심판자임을 알기 때문이며,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의 말씀대로 정직하고 의롭게 살기 때문이다. 시인의 위기와 고난은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의 신원을 확신하며 감사하는 태도와 하나님께 신의를 다하겠다는 결단은 하나님의 정의로운 판단에 대한 지혜로운 반응이다.
    
    
    
나는?
-악인들은 뱀의 혀를 가졌고, 그 혀 밑에는 독을 머금고 있다. 시인은 그 입술의 해가 도리어 그들 자신을 덮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악담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자가 설 곳이 이 땅에는 없게 해달라고 구한다. 다시는 재기할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심판해 주기를 바랐다. 진실이 아닌 것이 진실을 대신하는 상황에서 시인이 구할 것은 이것뿐이었다. 힘 있는 자가 아니라 하나님만이 진실을 결정할 수 있음을 믿었기 때문이다.
    
-시인은 전쟁하듯이 자신을 해치려고 중심에 악을 도모하고 위협하는 악인들을 하나님께 고발한다. 그들의 악한 소원을 들어주지 마시고, 그들의 악한 꾀가 실패하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그래서 그들이 하나님 없이도 살 수 있을 것처럼 오만해지지 않게 해달라고 한다.
    
-악인들은 시인을 폭행했고, 빠져나갈 수 없을 만큼 맹렬하게 추격하고 함정을 파놓았다. 악인의 길을 따르지 않으면 한 발도 제대로 디딜 수 없게 하였다. 그런데도 시인은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았고, 위에 계신 분께 도움을 청했다.
    
-시인이 간구한 하나님은 고난받는 자를 보호하시고 가난한 자에게 공의를 베푸시는 하나님이다. 돈 있고 힘 있는 자가 아니라 의인과 정직한 자에게 승리를 주신다. 공평과 정의를 향한 기도에 하나님께서 외면하지 않으시는 이유는 그것이 그분의 성품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당신의 자녀들이 드리기를 원하는 기도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백성들의 애원하는 소리를 들으신다. 위험에서 건져 내어 보호하신다. 시인이 포악하고 오만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을 때, 이전에도 하나님이 전쟁에서 자신의 기도를 들어 주신 일을 떠올리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1, 6, 7절). 어디에 호소하고 기댈 곳 없이 기막히고 억울한 일을 당하고 있다면, 우리의 애원에 귀 기울이시는 하나님이 계신다.
    
*하나님은 고난받는 자를 보호하시고, 가난한 자에게 공의를 베푸신다. 그때도 지금처럼 힘 있고 돈 있는 자가 부당하게 권력을 행사하여 사회적 약자들이 수모를 당했다. 이런 모습은 이스라엘을 향해 하나님이 본래 의도하신 ‘샬롬’과 다른 모습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괴로움을 당하는 의인들의 편에 서신다. 잔학한 폭력으로 일그러진 우리 사회에서, 우리 공동체는 하나님 편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어떻게 전하고 있을까?
    
*시인은 날마다 악한 전쟁을 궁리하는 악인의 욕망을 좌절시켜 그들이 우쭐대지 못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2, 8절). 지금 내가 알고 있는 크고 작은 다툼과 전쟁의 소식이 무엇이든지, 그곳에서 추악한 욕망이 무너지고 하나님의 공의가 서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대적들은 칼을 갈듯 혀를 갈고, 독사처럼 말 속에 독을 감추어 의인을 짓밟았다. 시인은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폭력적이고 이간질하는 말이 고스란히 그들에게 돌아가도록 기도하며 하나님께 도움을 구한다(3, 9~11절). 우리도 변명이나 보복하는 말로 원수를 갚기보다는 하나님께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
    
    
    
*주님, 악인의 도모가 악하기만 하고, 점점 그 도를 넘어서는 것이 확실합니다. 이렇게 악한 인생을 위해 구원의 길을 예비하시는 주님의 은혜가 크고 놀랍기만 합니다.
*주님, 그런 악인들의 위협 속에서도 끝까지 신실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시인의 고백과 신앙이 도전됩니다. 억울한 일을 당해도 주님께 달려가는 그의 신앙을 본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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