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10:1-32 노아의 세 아들에게서 난 족속들
10장은 노아의 세 아들 셈, 함, 야벳의 족보(톨레도트)다. 홍수 심판 이후의 인류는 노아의 새 아들의 자손이며, 그들은 세 갈래로 흩어졌다. 이들의 흩어짐은 바벨 사건(11:1~9)으로 받은 하나님의 징계이며,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명령(1:28; 9:1)을 이루신 것이기도 하다.
홍수 심판으로 정화된 세상에 노아의 세 아들들과 그들의 자손들이 번성하여 70 민족을 이룬다. 홍수 심판 이후 70 민족의 선조들은 시날 평지에서 걸작이 될 성읍과 탑을 만들어 하나로 뭉쳐서 유명해지기를 원했던 역사가 있다(11:1~9). 창세기 문맥에서 볼 때 아브라함 이전의 민족들의 수를 70으로 기술하는 저자의 신학적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애굽으로 내려간 아브라함 자손의 수가 70명이었다. 이는 인류와 모든 피조물을 위한 하나님의 경륜이 이스라엘을 통하여 이 세상 모든 민족에게 구현될 것을 시사한다.
야벳으로부터 14 민족(2~4절), 함으로부터 30 민족(6~20절), 또 셈으로부터 26 민족(21~32절)이 나왔다. 이 민족들은 각 민족 창시자의 이름으로 명명된다. 야벳 족속은 그리스, 소아시아, 또 일부는 이란 북부 방향으로, 함 족속은 아프리카와 북부 메소포타미아의 일부와 가나안 땅 방향으로, 또 셈 족속은 시리아와 아라비아와 이란 남부 방향으로 진출한 것으로 분류된다.
1. 노아의 아들 셈과 함과 야벳의 족보(1절)
1절에서 방주에 들어간 사람들이 노아 외에 그의 세 아들과 그들의 아내들임을 밝힌다. 이는 홍수 이후의 인류가 셈, 함, 야벳의 자손들임을 명시한다. 각 자손마다 한 민족을 이룬 것이다.
2. 야벳의 자손들이 이룬 민족들(2~5절)
이 민족들에 대한 언급은 함과 셈의 자손들이 이룬 민족들보다 간결하다. 창세기의 원독자가 이스라엘 백성임을 고려한다면, 야벳 자손들은 이스라엘과 특별한 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다. 2절은 야벳의 일곱 아들(고멜, 마곡, 마대, 야완, 두발, 메섹, 디라스)을 낳았다. 고멜이 이룬 민족은 소아시아(갑바도기아)에 도착했다. 3~4절은 고멜의 아들들과 야완의 아들들에 대해서, 5절은 야벳의 아들들이 형성한 민족들에 대하여 설명한다. 이 구절들은 야벳의 아들들로부터 해양 민족들이 그들의 땅에서 각기 언어와 종족과 나라대로 나뉘었음을 뜻한다. 야벳의 아들 중에서 해양 민족도 있고, 더러는 이란 고원에 정착했다. 이 민족 중 일부는 ‘극한 북방’에서 온다고 기술된다(겔 38:6). 다른 민족들은 이스라엘의 서쪽 지역(소아시아와 그리스 섬들), 또는 동쪽 지역(이를테면 메데족, 킴메르족)에 정착했다. 하지만 이들은 1차 독자인 이스라엘 관점에서는 먼 북방의 민족들이기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3. 함의 자손들이 이룬 민족들(6~20절)
함 자손들의 목록이 가장 긴 것은 이스라엘과의 관계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이스라엘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정치적-문화적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친 민족들이 있다. 6절은 함의 네 명의 아들들(구스, 미스라임(애굽), 붓, 가나안)을 소개한다. 처음 세 아들은 아프리카 동부와 북부에 정착했다. 이들로부터 많은 민족이 나왔다.
7~14절은 구스의 아들들을 소개한다. 8~12절은 니므롯을 소개하는데, 홍수 심판 이후에 그는 첫 용사였다(8절). 니므롯의 탁월함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능력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서로 연관성이 있다. 또한 니므롯에 대해서 속담이 생겨날 정도면 그가 탁월한 사냥꾼으로 걸출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여호와 앞에’는 어떤 일에 탁월한 전문성으로 명성을 얻은 인간이라도 여호와의 작품이고 또한 절대 주권자가 될 수 없다는 인간의 한계를 명시한다. 니므롯에 관한 서술과 그가 세운 나라가 시날 땅의 바벨과 에렉과 악갓과 갈레에서 시작되었다(10절)는 언급은 바벨 사건(11:1~9)을 암시한다. 니므롯은 메소포타미아 북쪽 앗수르 지역에 큰 성읍들을 세워서(11절) 그의 나라를 확장할 만큼 탁월한 군주였다.
13~14절, 미스라임의 일곱 아들들은 대부분 애굽이나 북아프리카에, 다른 이들은 소아시아의 해변이나, 지중해에 있는 섬에 정착했다. 블레셋의 선조가 가슬루힘으로 언급되는데, 구약성경의 다른 본문에서는 블레셋 족속이 ‘갑돌’에서 왔다고 언급한다(암 9:7, 참고, 렘 47:4). 이를 근거로 블레셋에 대한 이해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블레셋 족속이 갑돌(크레타인)과 가슬루힘 사이에서 나왔으리라는 것과, 또 하나는 창세기에 언급된 블레셋 족속이 가나안 정복 이후의 블레셋 족속과 다른 집단일 가능성도 있다.
15~19절은 가나안의 아들들을 소개한다. 가나안의 열한 명의 아들로부터 가나안 족속들이 퍼졌다(15~18절). 가나안과 그의 아들 중에서 여부스 족속, 아모리 족속, 기르가스 족속(16절), 히위 족속은 선조들의 이름이 붙여진 가나안 땅에 뿌리를 내린 민족들이다. 후에 이들이 차지한 땅은 이스라엘의 정복 대상이다. 이스라엘에게 약속된 가나안 땅 경계는 민수기 34:2~12에 언급된 경계와 대략 일치한다. 가나안 북쪽 경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안 도시는 ‘시돈’이고, 남쪽 경계의 가장 중요한 해안 도시는 가사다. 또한 가나안의 동남부 경계는 소돔에서 세 도시를 경유하여 라사까지다.
20절은 함의 아들들이 형성한 민족들에 대하여 설명한다. 함의 아들들이 각각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였고 흩어져서 각각의 나라를 형성한 민족들이 되었다.
4. 셈의 자손들이 이룬 민족들(21~31절)
21절은 셈에 대한 소개다. 셈은 에벨 모든 자손의 조상이다. ‘에벨의 아들들’은 구약에서 이곳에만 등장한다. ‘히브리’가 에벨 종족을 나타내는 말이므로 셈 가계에서 히브리 족속, 이스라엘이 나올 것을 예견하고 있다. 22절은 셈의 다섯 아들들이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북부 이란에 정착한 것이고, 이들 중에서 아람과 아르박삿의 자손들이 자세하게 기록된다. 아람의 네 아들들은 주전 2000년대 말에 아람 민족을 이루고, 족장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창 25:20; 31:29; 신 26:5). 아르박삿은 아들 셀라를 통해서 대를 이어갔다.
23~24절은 아람의 아들들과 아르박삿의 아들들이다. 이들은 시리아 북부 지역에, 아르박삿의 아들들은 유프라테스강 유역에 정착했던 것으로 보인다. 25절은 에벨의 아들들을 소개한다. 욕단의 형의 이름은 바벨 사건과 연관 있다. 벨렉의 이름은 홍수 심판만큼이나 역사적인 획을 긋는 사건을 반영한다. 세상이 나뉜 것이다. 추측하는 것은 사람들이 시날 평지에서 세상 곳곳으로 흩어질 때 에벨이 태어난 아들의 이름을 ‘벨렉’으로 지었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6~33절은 욕단의 아들들을 소개한다. 그들은 아라비아 지역에 정착했다. 욕단의 아들들이 정착한 지역의 경계에 대한 언급(30절)은 그들이 이스라엘 역사에 미친 영향력 때문이 아닐지 추측한다.
5. 노아 아들들의 톨레도트에 대한 결론(32절)
노아의 아들로 소개되어 시작된 야벳, 함, 셈의 톨레도트가 ‘노아 자손의 종족들’이란 표현으로 마무리된다. 이는 노아 아들들의 자손들이 홍수로 깨끗하게 된 세상에 70 민족을 이루었음을 명시하는 것이다. 또한 ‘홍수 후에 이들(노아의 아들들)에게서’ 바벨 사건의 현장(11:1~9)으로 연결된다.
나는?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생육하고 번성케 할 것이라는 약속(9:1, 7)을 이루셨다. 특히 야벳의 후손 14명, 함의 후손 30명, 셈의 후손 26명, 모두 합해서 성경에 완전수로 알려진 70명의 후손을 선택적으로 언급함으로써, 하나님의 약속이 완전하게 이루어졌음을 문학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노아의 족보는 팔레스타인 땅에서 먼 순서로 야벳, 함, 셈의 후손들을 언급하고, 연대기와 언어를 기준으로 하나님께서 노아에게 주신 복을 객관적으로 서술한다.
-족보 중간에 함의 자손 가운데 니므롯의 업적과 그의 성을 자세하게 묘사한다. 이는 그가 시날 땅 바벨 성의 주인이며 다른 주변 지역들에(셈족인 앗수르를 포함하여) 영향을 미친 자로서, 바벨탑 사건(11:2)과 관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인간적인 용맹함을 앞세워 하나님을 대적하는 일에 나선 듯하다. 또 가나안 족속과 그들의 경계를 소상하게 기록하고 있다(15~19절). 이는 그들이 ‘형제의 종’이 될 것이라는 노아에게 주신 말씀을 따라 이스라엘이 장차 하나님의 약속대로 맞서 싸워 차지할 족속이고 땅이기 때문이다.
-셈의 족보는 특히 에벨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에벨의 두 아들 벨렉과 욕단의 때에 세상이 나뉘었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9장의 바벨탑 사건과 연결하여 추측하자면, 이 무렵에 바벨탑 사건이 일어나 흩어진 듯하다. 한편, 이 족보에서는 에벨의 둘째 아들 욕단의 족보가 소개되지만, 11:10 이하에 나오는 셈의 족보에서는 에벨의 맏아들 벨렉의 족보만 나오고, 그 후손으로 아브라함이 태어난 것으로 기록한다. 이것은 본문의 족보가 바벨탑 사건 이후에 언어가 나뉘고 지역적으로 흩어진 결과를 반영하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10장의 족보는 하나님 은총의 결과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심판 결과로 보아도 무방하다. 이는 생육하고 번성케 하는 ‘복’의 참 의미가 숫자적인 증가만이 아님을 보여주며, 11:10~26의 셈의 또 다른 족보와 이어지는 데라의 족보가 왜 반드시 등장해야 하는지 이유를 제시해 준다.
*어떻게 보면 10장은 11장 뒤에 나오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이미 다양한 언어와 민족이 이렇게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었다는 족보의 소개는 이를 추측할 만하다. 그렇게 흩어져 형성된 나라가 70개나 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흩어짐은 저주가 아니다. 생육하고 번성하기에 흩어질 수밖에 없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며 사는 삶은 건강하고 올바르게 흩어져 그곳에서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아낸다.
*2~5절을 통해 보면 야벳은 형제 중에 가장 먼 곳까지 뻗어 나갔다. 비록 함(20족속), 셈(26족속)에 비하면 가장 적은 족속(14족속)을 이루었지만,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가장 먼 곳에 있는 땅까지 보고 정복했다. 비록 방주가 멈추고 새로운 삶이 시작된 곳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갔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통치는 야벳 족속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다(시 72:8~10).
*6~20절까지 소개된 함의 자손은 가장 넓고 광범위한 지역을 차지할 정도로 뛰어나고 강했다. 문제는 그 우수한 기질과 능력을, 하나님을 섬기고 따르는 일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수많은 우상을 제조하고 섬기는 일을 자기만 하고 망한 것이 아니라 셈의 자손까지 오염시켰고, 결국 이스라엘을 여러 번 하나님의 진노 대상으로 전락시켜 징계를 받게 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진 능력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에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아닐까?
*셈은 야벳과 함의 형이지만, 본문에서는 야벳의 형이라고만 기록한다. 아마도 힘을 키워 자기 지역 시날 땅에 민족을 모으고(10:10; 11:2) 우두머리가 되어 하나님을 대적하는 데 앞장섰던 함과 구별하기 위한 기술로 여겨진다. 하지만 말씀은 셈의 자손 벨렉 때에 세상이 나뉘었다고 기록함으로써 셈을 중심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한다. 비록 동생보다 연약하고, 여러모로 부족했으나 하나님은 함의 하나님이 아닌 ‘셈의 하나님’이라고 말씀하신다(11:10~26). 하나님의 사랑은 힘과 부, 명예와 권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먼저 베풀어 주시고 여전히 받아 누리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
*주님, 나의 강함과 흥함이 혹시 하나님의 뜻을 외면하거나, 대적한 것으로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주님, 축복해 주신 대로 번성한 노아의 세 아들들의 후손들을 보며, 주님께서 약속하신 하나님 나라의 완성도 소망하게 됩니다. 약속하셨고 이미 이루어 주셨으니, 반드시 완성될 것을 믿습니다. 그 나라가 온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더욱 성실하게 믿음으로 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