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16:1-15 보혜사 성령님의 사역
세상에게 고난과 박해를 받을 제자들을 위한 말씀이 이어진다. 먼저 주님께서 이와 같이 미리 경고한 이유를 알려 주신다(1-4절 상). 그리고 주님께서 보내실 성령에 대하여 설명하신다(4절 하-15절). 세상과(8-11절) 제자들에(12-15절) 대하여 성령께서 감당하실 역할을 설명하신 것이다.
주님은 불안해하고 염려하며 초조해하는 제자들의 마음을 북돋아 주고 계신다. 떠나가실 주님이지만, 보내 주실 진리의 성령님과 함께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을 오롯이 살아내라고 부탁하신다. 주님의 마음이 애틋하다…
1.실족하지 마라(1-7절)
세상은 제자들을 “출교”하거나 하나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그들을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2절). 출교는 이미 주님의 생전엔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9:22; 12:42).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아버지와 나를 알지 못하기 때문(3절, 15:21)”이다. 하나님이신 주님을 알지 못하거나, 알아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주님을 죽일 것이다. 이런 일은 제자들에게도 그대로 나타날 것이다.
세상의 적대감은 피할 수 없는 운명과도 같다. 제자들이 실제로 이와 같은 일을 경험하기 전에 미리 알려 주신 이유를 “…실족하지 않게 하려고(1절)”라고 밝히셨다. 실제로 실족하지 않기 위해 제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4절은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하여 두는 것은, 그들이 그런 일들을 행하는 때가 올 때에, 너희로 하여금 내가 너희에게 말한 사실을 다시 생각나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 또 내가 이 말을 처음에 하지 않은 것은, 내가 너희와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하셨다. 이에 따르면 “출교와 죽음”의 상황이 실제가 될 때 주님께서는 먼저 경고했던 말을 기억하라고 부탁하신다. 단지 기억만 하면 될까?
제자들은 주님의 미리 하신 말씀을 듣고 오히려 더욱 마음에 슬픔이 가득 찬다(6절). 주님께서 하나님께로 돌아간다고 다시 언급하셨어도 제자들 중에서 ‘어디로 가시느냐?’ 묻는 자가 없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5절). 지금까지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시지 않은 것은 “보혜사이신 주님”께서 함께 계셨기 때문이다(4절).
지금까지는 주님께서 세상의 모든 적대감과 미움을 받고 계셨다. 주님께서는 내적으로 제자들을 보호하시고 가르치셨고, 외적으로 세상의 반대자들에게 결연히 맞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고 계셨다. 하지만 이제 주님께서 떠나가신다. 제자들을 보호하고 있던 보호막이 걷힌다. 주님을 향한 적대는 이제 제자들을 향할 것이다. 그래서 주님께서 굳이 이 말씀을 대제사장의 무리들에게 붙잡히시기 직전에야 말씀하시고 당부하시는 것은 그만큼 제자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슬퍼할 수밖에 없었다(6절).
주님께서 제자들의 거처를 마련하고 다시 오실 것을 말씀하시고 이로 인해 구원의 과정이 완성될 것을 말씀하셨지만(14:1-3, 19-20) 제자들은 주님의 떠남과 세상의 적대감에 더 마음이 흔들릴 뿐이었다. 그래서 주님은 다시 또 다른 보혜사인 성령을 보내실 것이기에 자신이 떠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까지 하신다(7절, 14:16-17).
2.성령께서 일하신다(8-15절)
주님께서 보내 주실 성령께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 자세하게 알려 주신다. “그가 오시면, 죄와 의와 심판에 대하여 세상의 잘못을 깨우치실 것이다(8절).” 성령께서 하시는 첫째 일은 “죄에 대한 책망”이다. 죄는 주님을 거부하는 행위를 가리킨다(9절). 둘째는 “의에 대한 책망”이다(10절). 난해한 구절이지만, 주님의 십자가의 죽음을 하나님의 의에 대한 완성으로 선언하시면서 이 사실을 부인하는 이들을 책망하신다는 의미일 것이다. 셋째는 세상 임금에 대한 심판이다. 세상 주관자인 사단은 사람을 자신의 종으로 삼기 위해 “죄와 죽음과 거짓말”을 무기로 사용한다. 주님의 십자가는 이 사단의 무기를 깨뜨린 강력한 무기였다. 성령께서는 사단의 무기를 가지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왕들의 사역을 책망하시고 심판하신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이러한 “성령님의 역할은 주님의 제자들을 통해” 이 일을 하신다는 것이다. 오늘날 교회 공동체의 사명이기도 하다. 교회는 죄와 불의와 세상의 악행을 책망하고 심판하는 책임이 있다. 성령께서 이 일을 행하시려고 교회를 사용하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교회의 역사는 늘 권력을 탐하고 온갖 우상숭배에 휘둘리며 세상의 욕망을 따라 쇠락한 경우가 허다했다. 이스라엘이 그랬고, 무수한 교회들이 그랬다. 성령께서는 이런 교회를 통해 일하지 않으신다. 성령께서 머무시는 교회, 순전하게 주님의 말씀 따라 죄와 의와 세상 임금을 심판할 수 있는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꿈꾼다.
또, 성령께서는 제자들을 위해 크게 두 가지 일을 하신다. 먼저 제자들을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신다(13절). 모든 진리는 주님께서 이미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것이며, 성령께서는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것을 말씀하시며 제자들로 하여금 생각나게 하신다. “그러나 그는 곧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실 것이다. 그는 자기 마음대로 말씀하지 않으시고, 듣는 것만 일러 주실 것이요, 앞으로 올 일들을 너희에게 알려 주실 것이다(13절).”
이렇게 성령께서는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생각나게 하고 깨닫게 하여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에서 “일러 주시고, 알게 해 주신다.” 제자들은 주님께 이미 들었던 진리를 성령을 통해 생각나고 깨달아 주님께 영광 돌린다. 성령의 역할은 “주님의 말씀을 재차 확인하고 일상에서 증명하여 중심으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신다(14-15절).
성령께서는 “내 것을(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가지고 제자들(너희에게, 우리에게) 알게 해 주신다(14-15절).” 그렇다면 매우 중요한 전제가 생긴다. 제자들이 3년여 동안 주님께로부터 보고 듣고 배운 말씀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기록된 말씀을 읽고, 듣고, 배운 주님의 말씀이 있어야 성령께서 “모든 진리 가운데로, 주님의 영광을” 확인시켜 주실 수 있다. “그러나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또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실 것이다(요 14:26).” 결국 성령께서 제자들을 세상의 적대로부터 실족하지 않게 하신다. 구체적으로 주님께 들었던 말씀을 기억나게 하여 주님께서 이미 알려 주신 모든 진리 가운데 거하고, 주님의 영광을 바라보게 하여 실족하지 않게 하신다.
그렇다면 “주님의 진리의 말씀”이 세상 적대로부터 담담하게 견디게 하고 더 나아가 승리하게 하는 것이다. 성령께서 그 말씀으로 역사하셔서 실족하지 않도록 도우신다.
나는?
-주님은 제자들이 출교를 당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할 수 있음을 말씀하신다. 박해하는 자들은 스스로 하나님을 섬기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합리화할 것이다. 집단의 보호를 핑계로 그들이 서슴없이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어둠에 속하여 아버지와 아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께서 미리 고난의 상황을 알리시는 것은 환난의 때에 말씀을 기억함으로 실족하지 않게 하심이다. 말씀으로 상황을 해석하여 승리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출교와 죽음이라는 말에 제자들은 입을 다문다. 감히 더 물어볼 생각도 못한다. 두려움이 이미 마음을 잠식했다. 주님은 근심하는 제자들에게 자신이 떠나가는 것이 오히려 복임을 강조하신다. 떠나지 않으면 보혜사가 올 수 없고, 하늘에 오르셔야 보혜사를 보내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자들은 떠남을 염려할 것이 아니라 성령의 오심을 기대해야 한다.
-주님은 성령께서 하실 세 가지 일을 예고하신다. 첫째, 세상 죄에 대한 책망이다. 가르침과 표적에도 불구하고 그를 믿지 않은 것이다. 예수에 대한 거절을 넘어서 하나님을 거절한 것이다. 둘째, 의에 대한 책망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의는 예수를 죄인으로 선언하고 다수를 위한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이다. 성령께서는 이런 세상에 예수 죽음의 의미와 그의 순종과 승리를 선언하실 것이다. 셋째, 세상 임금에 대한 심판이다. 세상 임금은 십자가를 승리로 여기지만, 성령께서 이를 주님의 승리로 역전하여 어둠의 통치자를 심판하신다.
-가르칠 것이 많지만, 그들이 감당할 수 없기에 거두신다. 나머지는 성령의 몫이다. 성령께서는 두 가지 역할을 하신다. 먼저는 제자들을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신다. 아버지와 아들의 진리를 전달하고 생각나게 할 뿐 아니라 장래 일을 알리신다. 다음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진리를 이해시키셔서 제자들로 하여금 예수의 정체성과 사역의 영광스러움을 깨닫게 하신다. 아버지와 아들의 영광이 배제된 성령의 활동은 거짓이다.
-제자들은 이 세상에서 미움을 받을 뿐 아니라 공동체 밖으로 쫓겨나기도 할 것이다. 종교적, 사회적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관계 단절과 생계의 위협을 의미했다. 그럴 줄 몰랐다면 실족할 일이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당하실 고난을 당할 자들이니 고난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시지 않고 늘 곁에 계시는 것보다 떠나시고 보혜사 성령님이 오시는 것이 제자들에게는 훨씬 유익하다. 직접 뵙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더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오랫동안 역사하실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은 결국 그 보혜사를 통해 얼마나 실감 나게 예수님을 경험하고 사느냐에 달려 있다.
-성령은 스스로 일하지 않고 늘 예수님의 역사를 대행하신다. 그분의 말을 전하며, 그분의 가르침을 생각나게 하고, 그분의 통치가 임하게 한다. 진리이신 예수님이 기억나지 않는 모든 성령의 역사는 거짓이다. 성령의 은사는 예수님의 생전 역사 재현이다. 주인공은 늘 왕이신 예수가 되어야 한다.
-주님은 끝까지 제자들을 염려하시어 당부하신다. 제자들이 가야 할 길이 고난의 길이라는 사실을 아셨기에 주님의 당부는 절실했다. 행여 그들이 감당할 짐이 너무 버거워서 실족하지 않을까 염려하신 것이다. 그래서 고난을 당할 때 그 고난이 갑작스러운 것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부활의 영광이 고난의 길을 걷는 자에게 주시는 은총임을 기억해 내도록 제자들에게 미리 말씀하셨다. 매일 주시는 말씀을 우리를 위해 주시는 사랑과 당부의 말씀으로 듣고 마음에 잘 새겨야 한다.
-주님은 성령님을 보내셔서 남겨진 제자들을 위해 변호하신다. 세상은 자신들이 예수와 제자들을 심판했다고 말하겠지만, 예수님의 부활과 승천을 통해 이 세상 임금이 결정적으로 패하여 사라졌음을 선포하실 것이다. 성령님은 지금도 고난 중에 있는 우리 안에서 말씀하신다. 그리고 고난 중에 있는 이웃을 위해 우리의 입술을 통해 선포하기를 원하신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고, 감당하기 힘든 말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때 성령께서 깨닫게 하시고 순종에 이르도록 인도하신다. 성령님은 제자들을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기 때문이다. 제자들은 그 진리의 말씀을 감당해 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십자가와 부활을 경험한 후, 성령께서 깨닫게 하실 때에 비로소 그 말씀을 감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주님, 세상이 적대하더라도 슬픔이 넘쳐 실족하지 않겠습니다. 성령님이 주시는 위로와 힘으로 인내하며 승리하겠습니다. *주님, 성령께서 역사하는 교회 되어 죄와 의와 세상 임금에 대하여 책망하고 심판하는 주님의 뜻을 따라 살겠습니다. *주님, 성령께서 깨우쳐 주실 말씀을 늘 읽고, 듣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