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1:1-2:7 사랑의 노래를 접하다
아가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9세기 유대교 랍비 사디아는 아가를 “열쇠가 분실된 자물쇠”로 비유했다. 대부분의 학자도 이와 같은 견해들에 동의한다. 그래서 아가서를 묵상할 때는 몇 가지 기본 지침들이 필요하다.
먼저, 첫째, 아가는 “노래다(1절). 노래로 불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솔로몬의 아가라고 했으니, 그가 지은 노래 1,005편(왕상 4:32) 중에서 한 편이고, 가장 탁월한 노래일 것이다. 이 노래는 7일간의 혼인 잔치에서 불리도록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즉 공개적인 노래라는 의미다. 노래, 시(詩)이기 때문에 시만이 전할 수 있는 것을 먼저 이해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겠다.
둘째, 아가서는 인간의 사랑에 대한 노래다. 결혼 당사자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노래다. 하지만 단지 인간의 사랑을 노래하는 것보다는 이 사랑을 비유하여 이스라엘 하나님의 사랑을, 또는 교회나 그리스도인 개인의 영혼을 위한 예수님의 사랑을 노래한다. 결혼이라는 특별한 상황 안에서 설정된 남녀 간의 사랑 노래에 깃든 하나님의 사랑을 찾는 묘미를 놓치지 말라.
셋째, 아가서는 성경에 수록된 말씀을 빌려와서 만든 노래다. 즉 성경 안의 표현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성경에 수록된 결혼이라는 상황 안에서 설정된 남녀 사랑에 대한 노래이고, 성경은 예수님을 궁극적으로 제시한다. 그렇다면 예수님에 관한 이야기를 알면 아가의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아가에서 불리는 사랑의 근원과 궁극적 사례가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넷째, 아가서는 우리에게 지혜를 주기 위해 성경에 수록된 남녀 사랑에 대한 노래다. 저자가 솔로몬임을 간과하면 안 된다. 그는 이스라엘의 왕일 뿐 아니라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솔로몬이 잠언과 전도서를 통해 자신의 노년에 지나온 삶에 대한 통찰로서 지혜를 일깨워 주었는데 아가서도 동일한 목적으로 지은 노래라는 의미다. 솔로몬은 그의 마음을 여호와에게서 그리고 성적으로 순결하고 부부 간의 친밀성에서(700명의 아내를 둔 그에게서 순결과 친밀함을 논할 수 있을까?) 멀어지게 했던 우상 숭배적이며 일부다처 식의 삶의 걸음을 걷고 난 후, 아가서에서 적어도 결혼 문제에 대해서는 나처럼 행하지 말고 내가 말하는 것처럼 행하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즉, 내 애정행각을 본받지 마라. 여기 등장하는 연인을 본받아라. 그들 서로 단순하고 일부일처 적이며 신실하고 열정적인 사랑을 본받으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이라면 미혼자에게는 하나님께서 맺어주실 배우자를 기다리는 지혜를, 기혼자에게는 서로의 관계를 다시 따뜻하게 데우는 지혜를 줄 수 있을 것이다.
1. 표제(1절)
“솔로몬의 아가라”는 선언으로 아가서가 시작된다. “아가”는 히브리어로 “노래들 중의 노래”의 번역으로,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는 의미다. 즉, 최고의 노래, 최고로 아름다운 노래, 가장 중요한 노래, 꾸밈없는 노래 등으로 번역될 수 있다. 표제에 담긴 의미는 지혜의 절정인 사랑이 가장 중요하고 아름답고 가치 있게 다루어져야 함을 노래하는 것이다. 노래(歌)를 뜻하는 “쉬르”는 때로 음악이나 악기를 동원하여 사람이 즐겁게 가창한다는 것을 전제하기도 한다. 참고로 솔로몬의 이름은 표제를 비롯하여 일곱 차례 등장한다(1:1, 5; 3:7, 9, 11; 8:11, 12).
2. 사랑에 빠진 여인을 소개하다(2~6절)
2~4절은 남자의 사랑을 갈망하는 여인을 묘사한다. 여인은 남자의 사랑을 포도주에 비유하여 칭찬하고(2절), 남자의 향기와 그의 이름을 연달아 칭찬한다(3절). 여인의 표현은 매우 직설적이고 감각적이다. 특히 입의 맛과 코의 냄새를 자극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사랑에 빠진 여인에게 남자의 입맞춤과 같은 사랑의 행위는 포도주와 같으며, 포도주보다 여인을 더 기운 나게 하고 기분 좋게 한다. 또한 남자에게서 좋은 향기가 나서 여인을 더 자극하므로 여인은 그의 이름을 향유에 비유하여 향유가 쏟아져 냄새가 진동하듯 그의 명성이 널리 퍼져 그가 뭇 처녀들의 동경과 사랑의 대상이 되었다고 칭찬하며 으쓱댄다.
4절에서 이 남자는 “왕”으로 소개된다. 그리고 여인은 그와 함께 있고 싶고 육체적으로 친밀하기를 원하는 마음을 내비친다. 여인은 남자의 방으로 데려가 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는 여인의 간절함을 가감 없이 표출한다. 이러한 남자에 대한 마음은 “처녀들(3, 4절), 예루살렘 딸들(1:5; 2:7), 시온의 딸들(3:11)”도 지지한다. 이들은 여인과 마찬가지로 남자로 인해 즐겁고 그의 사랑을 포도주보다 더 기억한다(네 사랑이 포도주보다 더 진함이라) 며 남자를 칭찬한다.
5~6절은 여인이 3~4절의 예루살렘 딸들에게 자신을 소개한다. 자기 피부가 검지만 게달 족속의 검은 장막이나 솔로몬의 휘장처럼 기품 있고 어여쁘다고 말한다. 그녀의 피부가 검게 된 것은 햇볕에 그을렸기 때문이다. 여인은 자기에게 분을 품은 오빠들(내 어머니의 아들들)이 자기를 포도원 지기로 삼은(8:8~9) 탓이다. 그곳에서 햇볕 아래 포도원을 돌보느라 자기의 포도원, 즉 자기 몸은 돌보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여인은 자신의 외모를 솔직하고 당당하게 내세운다.
3. 서로에 대한 사랑 고백(7절~2장 7절)
7~8절은 은밀하게 데이트 약속을 잡는 여자와 남자의 대화다. 여자는 남자를 “내 영혼이 사랑하는 자”라고 부르며, 그를 온전히 사랑함을 표현한다. 여자는 남자를 목자로 비유하여, 그가 어디서 양을 먹이고, 또 정오가 되면 어디서 양을 눕게 할지를 묻는다. 이는 야외에서 남자를 만나려고 하는데, 정오쯤 어디서 볼 수 있을지를 알려달라는 것이다. 이때 덧붙인 질문, “네가 네 친구의 양 떼 곁에서 어찌 얼굴을 가린 자 같이 되랴(7절)”는 여자가 다른 이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뜻이다. 여자는 남자를 만나러 갈 때 얼굴을 가려서 그의 동료들의 눈에 띄거나 주목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남자는 재치 있게 답한다. 그는 여자를 “여자 중에 가장 아름다운 자”라고 칭하며 그도 여자를 양 치는 여인으로 비유하여 여자에게 새끼 염소들을 데리고 나와 남자와 동료들의 양 떼가 지나가는 발자국을 따라 나오라고 한다. 그러다 그들이 쉬면 여자도 그 옆에서 자연스럽게 염소들을 먹이라고 말한다. 약속 장소를 잡은 둘은 무리 속에서 은밀한 만남을 기대한다.
9~11절은 남자는 자기의 사랑인 여자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며 그녀를 위해 특별한 장신구를 선물하려고 한다. 남자는 여자를 애굽 왕의 병거를 모는 암말로 비유한다. 즉 여자가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지만, 여기다 장신구가 더해져서 그 아름다움이 돋보인다는 의미다. 남자는 이미 구슬 목걸이를 찬 여인에게 은을 박아 목걸이를 만들어주어 여자의 아름다움을 한층 높여 주고 싶어 한다.
12~14절은 여자는 그녀의 사랑하는 남자와 가까이 있다. 여자는 남자를 나드 향과 몰약 주머니와 엔게디 포도원 안에 있는 고벨화 송이와 관련지어 계속 후각을 자극한다. 여자가 남자 곁에 있을 때 나드가 향을 뿜어낸다는 말은 왕이 그 향기를 맡기를 여자가 원한다는 뜻이거나 왕을 향한 그녀의 사랑이 형기처럼 배어 나와 반응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여자의 목에 걸린 몰약 주머니는 자연스레 가슴 사이에 놓이며 여자가 잠을 잘 때도 계속 향기를 낸다. 송이송이 맺힌 고벨화에서는 장미향이 난다. 이 꽃이 피는 엔게디 라는 샘은 구릉 사이의 산등성이 가운데 있어 여자의 가슴 사이를 비유적으로 가리킨다.
15절~2장 3절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의 육체적 아름다움을 칭찬하며 시각적으로 자극한다. 남자는 특히 여자의 눈이 매혹적이라고 밝힌다. 여자도 남자의 수려함에 대해 화답한 후, 둘의 관계를 집과 나무의 비유를 사용하여 말한다. 나뭇잎이 푸르고 무성하듯 둘이 함께하는 침상이 풍성하고, 둘이 함께 살 집도 백향목과 잣나무로 지어져 안전하며 둘만의 사생활을 보호해 주리라. 이는 곧 결혼이 사랑의 이상적인 목적지임을 암시해 주는 표현들이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 표현은 참으로 순수하다. 여자는 자신을 사론 평야에서나 골짜기에서 평범하게 핀 수선화나 백합화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남자는 이를 다른 여자들은 자기 눈에 가시덤불이며, 자기 여자만이 그 가운데 백합화처럼 돋보인다고 칭찬해 준다. 여자도 이에 화답하여 다른 남자들은 숲의 평범한 나무들이나, 남자는 사과나무처럼 두드러진다고 찬양한다. 또한 그늘과 열매를 통해 여자에게 평안과 안전과 즐거움을 공급해 주는 매력적인 존재임을 표현한다.
2장 4절~7절은 여자가 예루살렘의 딸들에게 연애담을 들려주고(2:4~6) 사랑에 대한 조언(7절)을 해준다. 남자는 여자를 포도주 집으로 데려갔으며 여자에 대한 남자의 사랑이 군사가 가진 깃발처럼 확고함이 밝혀졌다. 반면 여자는 사랑이 깊어 상사병을 앓고 있다. 6절은 포도주 집에서 일어났을 수 있는 남녀 간의 애정 행위를 회상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런 친밀함을 바라는 여자의 상상일 수도 있다. 열정적인 연애 중인 여자는 예루살렘 딸들에게 사랑이 무르익어 완전한 연합을 이루는 적정한 때(결혼)까지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사랑을 자극하지 말고 기다리라고 충고한다.
나는?
-여인은 사랑의 초대를 갈망한다. 여인은 포도주보다 더 그윽하고 진한 남자의 사랑을 갈망한다. 뭇 여인들의 사랑을 받는 연인의 향기 가득한 외모와 됨됨이에 여인의 마음은 더욱 설렌다. 그 여인이 자신을 강하게 이끌어 둘만의 공간으로 데려가 주기를 청한다. 흠모할 만한 우리의 연인이신 주님이 우리를 이 내밀한 교제로 부르고 계신다.
-여인은 아름다웠지만 피부가 검었다. 오라비가 과수원 지기로 삼는 바람에 정작 자신의 포도원(여인 자신)은 돌보지 못하고 거무스름해졌다. 외모나 신분에서 연인과 차이가 났지만, 여인은 연인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둘은 한가한 때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갖고 싶었다. 연인은 자기 양 떼의 발자취를 따라오되 염소 새끼를 데리고 오면 들키지 않을 것이라고 일러준다. 여인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연인의 말이 참 사랑스럽다. 여러 표현 속에 두 사람의 절절한 사랑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사랑하는 이(하나님)의 아름다움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아무 방해 받지 않고 사랑하는 이와 그리고 주님과 오붓하게 보내는 시간은 언제인가? 우리는 자격이 없는데도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그분의 신부가 되었으니, 이제 주님의 사랑에 화답해야 할 것이다,
-두 사람의 사랑은 상사병이 날 정도의 사랑이었다. 두 사람이 서로의 아름다움을 칭송한다. 둘은 백향목으로 집을 삼고 잣나무를 서까래 삼고 풀밭을 침상 삼아 살자고 노래한다. 아무도 사랑하는 이보다 아름다운 사랑은 세상에 없다. 여인은 사랑이 지나쳐서 상사병이 날 정도였다. 하지만 사랑을 나눌 때(결혼)다 오기 전에는 사랑을 자극하거나 깨우지 말라고 부탁한다.
*아가서를 하나님의 이스라엘을 향한 놀라운 사랑 고백으로 바라본다면,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백성은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며 주어진 일뿐 아니라 주변의 일들도 충실하게 돌아보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외모가 아니라 성실한 삶을 이끄는 중심(의지)을 보신다. 여인은 오빠들의 노함 때문에 그들의 포도원에서 일하고 있다(6절). 자신의 포도원도 가꾸어야 하는데 가족들의 포도원까지 가꾸고 있다. 그런 여인의 마음을 하나님은 기억하시고 사랑하신다.
*일상이다. 일상을 땀 흘리며 자신에게 맡겨진 분깃을 성실하게 채워나가므로, 얼굴이 강한 햇볕에 검게 그을리더라도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는 이를 하나님께서 사랑하신다. 나의 맡겨진 자리에서 얼굴이 그을릴 정도로 성실함으로 채워나가는 ‘검게 그을린 얼굴’을 사랑하시는 주님이시다.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나의 편안함도 기꺼이 내려놓고 주님을 만나러 가는 시간을 사모해야 할 것이다. 사랑은 이처럼 “기꺼이” 감수할 수 있도록 마음을 주장한다.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나의 편안한 시간조차 감수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의 시간에 맞추는 것이다. 나의 시간을 기꺼이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다.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도록 지으셨다. 사람에게서 사랑을 빼면 아무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아내(남편)을 끔찍이도 사랑하며 살아야 자신도 산다. 성경의 핵심적인 가르침도 결국 하나님 사랑, 사람(이웃) 사랑이다. 사람을 사랑하려면 자신을 사랑할 주 알아야 하고 가장 가까운 아내(남편)을 소중히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아가서의 사랑의 노래가 교회에 필요하다.
*사랑에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 특히 본문에 등장하는 여인은 피부가 까맣다. 하지만 사랑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랑은 눈을 멀게하고 마음은 가깝게 하는 마력이 있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는 이 사랑하는 마음 때문에 지금껏 이어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늘 사랑할 수 있는 기회와 대상을 애써 외면하지 않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내 자신도 오늘 사랑하는 마음으로 충만해야지…
*주님, 노래 중의 노래 아가서가 시작되었습니다. 아가서의 순수한 사랑의 표현들이 저와 하나님과 아름다운 사랑을 소망하는 통로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주님, 아가서 묵상을 통해 사랑의 마음을 다시 손질하겠습니다. 메마른 상태였다면 성령의 촉촉한 사랑의 마음이 풍성해지기를 구합니다. 더욱 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