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비열한 라반, 하나님의 은혜 안의 야곱 [창 30:25-43]
 – 2026년 04월 25일
– 2026년 04월 25일 –
창 30:25-43 비열한 라반, 하나님의 은혜 안의 야곱
    
야곱은 라헬이 요셉을 낳은 직후 귀향을 결심한다. 그가 “나는 언제 내 집을 세운단 말입니까?”라고 항변하는 것을 볼 때(30절), 그는 14년을 이미 채웠는데, 아직 라반이 붙잡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아마도 자녀를 갖지 못한 여자는 스스로 수치스럽게 여겼기 때문에 그 상태로 고향으로 떠날 수 없어서이기도 했다. 이러는 사이에 열한 명의 아들과 한 명의 딸이 태어났는데, 이 아들들이 몇 년 동안에 태어난 것인지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라반은 이런 야곱의 말에 놀라며 야곱을 좀 더 자기 집에 잡아두기 위해 야곱과 협상한다. 결국 야곱은 색깔 있는 양을 자신의 소유로 받겠다는 약속을 하고 협상을 마무리하였고, 이를 통해 건강한 양들을 자신의 소유로 삼아 매우 번성하게 되었다.
    
    
    
1. 야곱이 귀향을 요청하다(25~28절)
야곱이 두 아내를 위해 필요한 14년의 기간을 이미 다 채웠다. 그가 31:38에서 20년을 지내고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두 번의 결혼을 위해 14년을 보내고 이후 6년을 더 라반을 위해 일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야곱은 라반을 찾아가 자신의 처자를 데리고 고향 땅으로 돌아가겠으니 허락해달라고 요청한다(25절). 야곱은 자신의 직무를 다했기에 처자들과 모은 재산을 가지고 떠나도 전혀 문제가 될 일은 없었다. 그럼에도 가장의 권위를 인정하고 자신이 최선을 다해 외삼촌을 섬겼음을 말씀드리며 공손히 공식적인 허락을 받으려 했다(26절).
    
이에 라반은 야곱으로 인해 자신이 여호와께 복 받았음을 인정한다(27절). 이것은 아브라함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민족이 복을 누린다는 것의 성취다. 27절의 “내가 깨달았다”의 동사 나하쉬는 ‘점술을 행하다’는 의미다. 이는 평소 라반이 점술에 익숙했음을 시사한다. 이런 추측은 이후 야곱 일행이 자기 가정의 수호신인 드라빔을 빼돌린 사실을 알고 추적하는 모습을 통해서도 충분히 설명된다(창 31:19, 34~35). 라반은 야곱이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한다면, 자기와 함께 더 머물라고 요청한다. 그러면서 원하는 품삯을 야곱 본인이 제시하면 그대로 주겠다고 약속한다(28절).
    
그는 야곱이 라헬과 레아 그리고 자녀들을 가진 가장으로서 이제 돈을 충분히 벌어서 떠날 것을 권한다. 그는 야곱의 능력을 알아보았기에 이대로 떠나보내는 것이 자신에게 큰 손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큰 몸값을 제시하며 유능한 일꾼을 붙잡아놓으려 하는 것이다.
    
    
    
2. 야곱과 라반의 협상(29~33절)
협상이 구체적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종처럼 몸을 숙여 행동한 야곱은 당당히 목소리를 낸다. 확실히 야곱은 벧엘에서 하나님을 경험하고, 라헬이 요셉을 득남하는 과정에서 기도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해서인지, 더 이상 속임수나 꼼수를 쓰지 않고 진심으로 성실하게 외삼촌을 위해 일했다. 그 사실을 라반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물으며 자신으로 인해 라반의 적은 가축 떼가 크게 번성하여 라반이 거부가 되었음을 강조한다(29~30절). 야곱은 자신의 발이 가는 곳마다 라반이 복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는 분명 벧엘에서 들려주셨던 아브라함의 복의 성취가 분명하다.
    
야곱은 ‘나는 언제 내 집을 위해 뭔가 일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이 말은 지금까지 라반을 위해서만 일을 했을 뿐, 정작 자신의 수입을 제대로 얻지 못해 가정의 재정을 채울 수 없었다는 뜻이다. 라반은 다시 야곱에게 원하는 몸값을 묻는다. 이에 야곱이 제시한 조건은 놀랍다. 그는 외삼촌의 양 떼를 계속 돌보는 조건으로 자신의 요구사항 한 가지만 들어주면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라반이 거절하기 힘든 매력적인 제안이었다. “양 떼(촌)”로 번역된 단어는 양과 염소를 포괄하는 소형 가축 떼를 지칭한다. 야곱은 양 떼 중에 아롱진 것과 점 있는 것만(정확히는 양 떼에서 온몸이 흰 것들은 모두 제외되고, 염소 떼에서는 온몸이 흰 것과 검은 것 둘 다 제외된다) 가려서 자신의 품삯으로 삼겠다고 제안한다. 따라서 양은 얼룩무늬를 가진 것(점박이와 얼룩이)과 검은 것(진갈색 포함)이 야곱의 것이며, 염소는 얼룩무늬를 가진 것(점박이와 얼룩이)이 야곱의 것으로 분류된다(32절). 야곱은 이렇게 제안하면서 지금 바로(오늘) 라반의 양 떼 사이를 두루 돌아다니며 그것들을 가려내겠다고 말한다(32절). 그리고 후일에 만일 라반이 조사하여 다른 가축이 자기 가축 떼에 끼어 있다면 도둑질한 것으로 인정하겠다고 약속한다(33절).
    
참고로 당시 목자들의 임금은 보통 새로 태어난 양과 염소 새끼의 20% 미만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염소가 검거나 하얘서 야곱이 제안한 얼룩진 양과 염소는 극히 드물었다. 양 중에는 검은 양과 진갈색이 간혹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라반은 이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에 야곱이 제안한 제안이 횡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3. 야곱의 제안을 수용하는 라반, 야곱의 양 떼의 번성(34~43절)
34~36절은 야곱의 제안을 수용하는 라반의 모습을 묘사한다. 물욕에 사로잡힌 라반의 음흉함은 제안을 들은 즉시 자기 가축 떼 중에서 얼루기를 모두 솎아낸 후 아들들에게 맡긴다(35절). 그리고 야곱에게는 양 중에서는 약속한 대로 흰 양만을, 염소 중에서는 흰 염소와 흑염소만 건네준다. 얼루기는 한 마리도 건네지 않는다. 라반은 야곱에게 백지수표를 건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백지상태에서 시작하게 하였다. 비열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야곱은 이에 일절 응대하지 않고 그 조건을 모두 수용한다. 라반은 야곱을 사흘 길이나 멀리 보내 점박이와 얼루기가 많은 자기 가축 떼와 섞이지 않도록 철저하게 격리한다. 하지만 야곱은 양을 치면서 유전 법칙을 나름 깨우친 것으로 보인다. 라반은 야곱의 지혜를 능가하지 못한다. 게다가 장인과 격리된 환경이 오히려 그에게는 최적의 기회를 제공한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그는 가축들을 인위적으로 교배할 수 있었다. 이는 그가 유전학 지식(?)을 활용하여 원하는 개체를 늘릴 수 있었다는 뜻이다.
    
37~43절은 야곱의 양 떼가 번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르나”는 “버드나무, 살구나무(아몬드 나무), 신풍 나무는 특수한 성분을 함유하여 의학적으로 사용된 나무들이다. 일반적으로 짐승의 발정기를 앞당겨 교배할 수 있게 하는 효과를 지녔다고 말한다. 그런데 야곱은 그 나무들을 약간 다른 용도로 사용한다. 그는 세 종류의 푸른 나뭇가지들을 꺾어온 뒤 껍질을 벗겨 하얀 가지들을 만든다. 야곱이 빨간 팥죽으로 에돔(빨강)을 갈취했던 것처럼, 이제 흰색 가지(라반)를 이용해 라반(흰)을 갈취한다. 야곱은 그 나뭇가지들을 양 떼가 물 마시러 오는 개천의 물 구유에 세워놓았다. 그 가지 앞에서 양과 염소들이 교미하고 새끼를 밸 때 얼룩진 양과 검은 양들이 태어났다.
    
이것은 분명 현대인의 관점에서 볼 때 미신적으로 보이지만 이를 거 자세하게 묘사하는 내용이 41절부터 이어진다. 현대 유전학적인 관점에서 본문은 매우 튼튼한 양과 염소는 잡종인 경우가 많은데, 잡종끼리 교배하면 열성 색깔 유전자의 발현으로 얼루기가 태어날 확률이 높다. 야곱은 튼튼한 양들이 교배할 때가 되면 나뭇가지들을 세워 그 앞에서 그것들끼리 교배를 시켰고, 약한 양들에게는 나뭇가지를 세우지 않고 따로 그것들끼리 교배를 시켰다. 결국 색깔이 일관된 순종은 약했고 색깔이 얼룩진 잡종은 강했기에 자동으로 약한 양과 염소는 라반의 것이 되었고, 강한 양과 염소는 야곱의 것이 되었다. 이것은 라반이 알지 못했던 지식, 곧 야곱이 목축 경험에서 터득한 오늘날의 유전학적 지식에 따른 것으로 추론된다.
    
야곱은 매우 번창하여 양 떼와 남녀 종, 낙타와 나귀의 수가 많이 늘어났다. 그는 거부가 되었다.
    
    
    
나는?
-라반은 자신이 이룬 부가 야곱과 함께하시는 하나님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하였지만, 야곱에게 마땅한 대가를 주기보다는 계속 그를 이용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늘 그랬듯이 협상할 때만 진지하게 대하고 그 후로는 종처럼 부려서 열 번이나 야곱의 임금을 떼었다(31:7). 하지만 야곱의 인간적인 성향을 라반의 간교한 탐욕으로 연단하셨던 하나님이, 이제는 야곱을 긍휼히 여기시고 자기 약속을 기억하심으로 라반의 야비한 술수를 어리석게 만드신다.
    
-자기밖에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 라반, 조카 야곱에게는 철저하게 야박한, 종보다도 못한 존재로 취급한 것이 틀림없다. 라반은 자신은 사랑스럽게 여김 받기를 바라면서(30:27), 야곱에게는 너무도 야박했다. 이번에도 야곱의 제안이 그에게 터무니없이 불리할 줄 알면서도 그대로 수용한다. 그뿐 아니라 얼룩무늬와 점 있는 숫염소와 아롱진 점이 있는 암염소와 검은 양은 야곱의 무리에서 사흘 길이나 멀리 떨어진 곳에 두어 야곱의 소유가 아예 생기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야곱을 두고두고 부려 먹겠다는 고약한 심보다.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의 전형이다. 하기야 그는 늘 점을 보는 사람이었다(27절).
    
-하지만 라반의 비열한 꼼수는 야곱과 함께하시는 하나님 덕분에 자신이 부자가 되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부를 나룰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저 야곱을 이용할 궁리만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의 탐욕은 야곱을 연단하시려는 하나님의 작정이었을 뿐이다. 이제 하나님이 야곱의 편에 서시자, 그의 꼼수는 의미 없는 헛된 시도로 전락하고 만다.
    
-야곱은 버드나무와 살구나무(아몬드 나무), 산풍나무 푸른 가지를 벗겨 ‘흰’ 무늬를 내고, 물 먹으러 와서 교미하는 라반(‘희다’라는 뜻)의 ‘흰’ 양과 염소에게 보여줌으로써 얼룩 있는 새끼를 낳게 한다. 특히 라반의 튼실한 ‘흰’ 양들만 새끼를 배게 하여 튼실한 것만 자기 것이 되게 한다. 속이는 자 야곱을 속여 온 라반이 하나님의 도움을 받은(31:11~13) 야곱의 속임수에 넘어가는 모습들을 통해 본문은 하나님 외에는 아무도 자신의 미래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얻지 못함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태의 문을 여닫는 분은 하나님뿐이시다. 하나님은 야곱이 원하는 대로 얼룩진 새끼들을 만들어 그가 일한 만큼 대가를 얻게 하신다. 속고 속이는 인간사의 최후 승자는 하나님뿐이시다. 하나님 없이는 아무도 꼼수를 부려 스스로 얻으려고 하던 것을 누린 자가 없다.
    
    
*역시 약속하신 대로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이시다. 28:13-15의 벧엘에서 약속의 하나님이 어떻게 이를 이루어 가시는지 잘 나타내고 있다. 야곱의 결혼(28장), 아내들의 출산 경주를 통한 후손들의 번성(29장), 하란에서 목자로 사는 삶을 통한 부의 축적(43절), 이 모든 배후에 약속하신 대로 신실하게 이루어 가시는 “복의 근원” 하나님이 계신다. 그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시다!
    
*복의 근원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은 하늘에서 기적적인 방법으로 떨어뜨리시지 않는다. 야곱에게는 20년의 세월, 네 명의 아내, 비열한 라반, 목자로 사는 삶을 통해 주셨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순식간에 쏟아지는 복이 아니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솟아나는 물줄기가 흐르고 흘러 시내가 되고 모이고 모아져 강을 이루어 바다로 합해지듯 “수고의 뿌림과 기다림 가운데 인내”를 통해 성취하신다. 이게 삶이다.
    
*은혜 한 번 받으면 완성되어 누리는 것이 아니다. 그건 기적이 아니다. 벧엘에서 만난 신비스러운 하나님은 20년의 하란에서의 삶을 통해 약속하신 대로 이루셨다. 후손의 번성도, 재산의 넘침을 위한 시간으로서도 중요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야곱의 변화에 필요한 시간이었다. 복의 근원 되신 하나님의 복의 통로로 갈고 닦으시는 시간, 20년… 그래도 하자보수 시간이 더 필요했다. 그렇게 언약 백성들은 빚어진다.
    
    
    
*주님, 비열한 라반의 꼼수를 역전시키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통쾌합니다. 세상의 비열한 꼼수를 하나님이 섭리하는 정석으로 부끄럽게 하실 줄 믿습니다.
*주님, 모든 태의 문을 여닫으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미신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의 20년 목자 생활 속에서 지혜를 심어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라반을 당황스럽게 함을 보니, 저의 길도 이렇게 인도하실 것을 기대하게 합니다. 주님만 더욱 신뢰하겠습니다. 인간적인 술수보다 주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정공법을 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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