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죄악을 더 큰 죄악으로 맞서는 야곱의 아들들 [창 34:18-31]
 – 2026년 05월 03일
– 2026년 05월 03일 –

창 34:18-31 죄악을 더 큰 죄악으로 맞서는 야곱의 아들들

야곱의 아들들의 할례 요구에 세겜 사람들이 응한다. 이 틈을 노려 시므온과 레위가 세겜 남자들을 죽인다. 야곱은 아들들의 악행을 책망한다.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세겜과 하몰은 찬성하고 세겜 사람들을 설득한다. 경제적 이익을 약속한 세겜의 설득에 넘어가 세겜 사람들은 할례를 받았지만, 그 틈을 노리고 시므온과 레위가 세겜의 모든 남자를 죽이고 노략질하였다. 야곱은 그제야 아들들을 질책한다.

 

1. 할례 요구를 실행한 세겜과 주민들(18~24절)
협상을 마친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은 크게 만족한다. 세겜은 지체 없이 합의 사항을 준수한다. 세겜은 그만큼 디나를 마음에 품고 있었다. 그러나 하몰은 그 이상의 야욕이 있었다. 하몰과 세겜은 그들의 성읍 문에 도착하여 긴금회의를 소집하고 이 사실을 알린다. 그런데 하몰과 세겜은 자신들의 원래 목적은 감추고 경제적 교류의 측면에서만 이 협약의 중요성을 주민들에게 능숙하게 설득하고 동의를 받아낸 듯하다. 이로써 세겜 주민들도 거대한 세력으로 다가온 야곱 가족과의 관계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고, 그들의 경제적 활동을 방해하지 않았지만, 근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하몰과 세겜은 그들과의 공동주거가 가져올 매력적인 경제적 이득을 부각한다(21절). 자신들의 땅이 넓으니 그들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설득한다. 그런데 10절에서 야곱의 가족에게 제안한 토지 매매 조건은 본문에서 언급하지 않는다. 한번 토지가 매각되면 영원히 소유권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세겜 주민들은 야곱 가족이 땅 없이 나그네의 신분으로 그들과 공동 거주하는 것을 희망했을 것이다. 하몰과 세겜은 여기에 “통혼”이라는 매력적인 언급도 한다. 통혼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문화적, 경제적 흡수다(23절). 통혼으로 인해 야곱 가족이 세겜에 흡수되어 결국 그들의 재산과 자산은 세겜의 것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언급이다. 이는 하몰과 세겜이 야곱의 딸 디나와 결혼하려는 진정한 목적을 드러낸 것이다.

하몰과 세겜은 이 거대한 야욕을 드러내며 더불어 세겜의 사랑까지 성취하는 일석이조의 결과물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 부자는 세겜 사람들을 향해 바로 이 목적을 위해 기꺼이 할례를 감행하자고 설득한다. 할례는 돈 보다 강하지 않았다. 세겜 사람들은 이를 위해 기꺼이 할례를 받아들인다. 할례의 종교적인 의미는 상관 없었다.

야곱의 아들들은 자신들이 세속화한 할례를 악용하여 복수극의 목적을 이루려 하고, 세겜 사람들은 경제적 이익을 취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세겜의 모든 남자들, 곧 성문으로 출입하는 모든 성인 남자들이 할례를 받는다.

 

2. 시므온과 레위의 학살극(25~29절)
할례를 받은 후 통상적으로 상처가 아물기 위해서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흘째 되었을 때 여전히 큰 통증을 느끼며 거동하기 쉽지 않아, 성읍의 건장한 남성들이 모두 집단으로 누워 있거나 거동을 잘 못하고 있을 때, 야곱의 아들들의 기습이 감행된다. 디나의 오빠 시므온과 레위가 칼을 들고서 세겜을 급습한다(25절). 시므온과 레위는 레아에게서 태어난 디나의 친오빠들이다. 그들이 디나의 복수를 위해 가장 크게 분노하며 앞장선 이유다. 그들의 통제되지 않은 분노는 비참한 대량 학살극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할례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모든 성인 남자들을 닥치는 대로 죽인다. 그리고 마침내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을 찾아 응징한 뒤 디나를 세겜의 집으로부터 구한다(26절). 이어서 야곱의 다른 형제들은 시체가 즐비한(원문은 ‘시체들 위로 갔다’) 세겜 성으로 들어가 성안의 모든 물품을 노략한다. “노략하다(바자즈)”로 번역된 단어는 승전한 군대가 정당하게 챙기는 전리품을 취할 때 사용한다. 그들은 성안의 모든 가축과 들판의 가축을, 그리고 모든 재물과 각 집안의 물건들을 탈취하고 그들의 자녀와 아내들을 포로로 잡아왔다(29절).

이런 학살과 약탈의 명분을 “이는 그들이 그들의 누이를 더럽힌(티메) 까닭이라”고 짧게 서술한다. 하몰과 세겜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신붓값을 치른 셈이다.

 

3. 시므온과 레위를 책망하는 야곱(30~31절)
잠잠하던 야곱이 분노하여 시므온과 레위를 불러 책망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야곱은 피해자인 디나에게 여전히 관심이 없다. 야곱은 지금 자신의 안위만을 걱정하고 있다. 야곱은 두 아들이 가나안 사람들에게 문제거리를 만들었다고 꾸짖는다(30절). 야곱은 자신은 약자이기에 가나안 족속들이 모두 결집하여 세겜의 학살극을 복수한다면, 이제 “나와 내 집이 멸망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그런데 이 모습에서 왜 야곱은 디나가 일을 당한 후 입을 다물었었는지 암시된다. 그는 영적으로 둔감해졌고, 또한 가나안 사람들을 두려워하여 그들과 갈등을 빚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게다가 그의 발언 수위는 그가 얼마나 영적으로 깊은 바닥까지 내려갔는지를 증거한다.

하나님의 약속은 “아브라함의 집은 굳게 선다. 그 집은 영원할 것이다” 이다. 하지만 지금 야곱은 자기 집안의 멸망을 걱정한다. 이에 아들들은 딸 디나가 큰 수치를 당하고도 침묵한 아버지는 정당했는지 되묻는다. 아들들은 사랑하는 누이를 창녀같이 대한 세겜 사람들ㅇ게 대한 응징은 정당했다고 주장한다.

학살극의 후유증은 컸다. 특히주동자 시므온과 레위는 이 일로 인해 후손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 훗날 야곱의 유언에서 그들에게 저주가 선언된다. 시므온은 장남 르우벤에 이은 차남이다. 시므온이 이 학살극을 주동한 것으로 보인다. 야곱의 유언에서 이론 인한 시므온을 향한 가혹한 저주가 선언된다(창 49:5~7). 시므온의 미래는 야곱의 예언 기도에 이미 암시된 대로 ‘야곱 중에서 나뉘고 이스라엘 중에서 흩어질 것이다.’ 실제로 역사가 진행되면서 시므온 지파는 땅을 얻되 유다에게 종속되어 더부살이를 하게 된다. 이후 시므온 지파는 갑자기 행방이 묘연해진다. 이후 모세의 예언적 유언에서는 아예 축복의 대상에서 누락된다(신 33장). 세겜에서의 과도한 폭력을 행사한 대가였다.

레위에게도 시므온과 마찬가지로 야곱의 입에서 징벌적 예언이 선언되었다(창 49:5~7). 잔혹한 행위에 대한 대가로 역시 땅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예언이다. 실제로 레위 지파는 땅을 별도로 얻지 못하고 48개의 레위 성읍에 ‘흩어져서’ 더부살이를 하게 된다. 하지만 레위 지파는 금송아지 사건의 활약으로 저주의 운명이 축복으로 반전되는 은혜를 얻는다(출 32~34장). 레위 도성에 살아야 하는 저주는 유효하지만, 성막지기라는 거룩한 직무를 수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세는 그의 유언에서 레위 지파의 미래를 예언하면서 이 사실을 확정짓는다(신 33장).

 

나는?
-탐욕에 사로잡힌 하몰의 속임수가 역겹다. 아들의 결혼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하몰은 경제적인 파급효과만을 강조하여 백성들에게 할례를 받도록 설득한다. 야곱의 아들들이 하몰을 속였듯이 그도 백성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야곱의 생애가 보여주듯이 이렇게 기만과 술수가 난무하는 인간 세상에서는 아무도 승자가 되지 못한다.

-하몰과 세겜은 열심히 세겜 백성들을 설득한다. 세겜이 디나와 결혼함으로써 얻는 유익을 나열한다. 결혼과 함께 야곱의 집안이 그곳에 정착하면 그가 가진 많은 재물과 가축이 결국 자신들의 것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러한 제안을 하는 의도와 배경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경제적 이익만을 강조하다가 세겜 성 사람들은 모든 재물을 빼앗기고 생명까지 잃게 된다. 진짜 의도는 깊이 감추고, 이익만을 앞세우는 말들을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

-야곱의 아들들은 세겜 성읍을 학살하고 약탈한다. 디나의 친오빠인 시므온과 레위는 할례를 행한지 3일 후가 가장 힘들다는 것을 이용하여 전격적인 디나 구출 작전에 돌입한다. 다른 형제들이 세겜의 가축과 재물, 여성들을 약탈하는 것에 치중했다면, 두 사람은 디나를 위한 보복 살해에 혈안이 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보복법(신 19:21)을 크게 벗어난 것이다. 어린 소년이 자신을 다치게 했다고 그를 죽여버린 라멕(창 4:23)과 다를 바 없다.

-이 사건으로 가족 전체는 큰 위험에 직면했다. 또한 장자권이 유다에게 넘어가고, 시므온과 레위 지파는 다른 지파들 사이로 흩어지게 된다(49:7). 불의를 보고 분노해야 하나, 정당한 한계를 넘어선다면, 그 분노가 나를 삼키고 말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겜 사람들이 다 할례를 하자 그 고통스런 순간을 이용하여 디나의 오라비들은 대규모 학살과 약탈을 감행한다. 그것은 적절한 보복의 수준을 넘은 범죄였다. 신앙의 동기가 아니었기에 진멸하지도 않는다.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마음에 억울한 희생을 만들어 냈다. 한 악에 맞서기 위해 더 큰 악이 동원된 것이다.

-디나가 폭행당할 때도 침묵하고, 가나안의 통혼 제안도 침묵하며, 아들들의 할례 요구에도 침묵하던 야곱은 세겜의 대량 학살에 대해서는 책망한다. 그것도 다른 이유가 아니라 안전한 땅의 혜택을 발로 찼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아들들에게 도리어 책망을 듣고 만다.

-야곱은 온통 자신에게 닥칠 화만 생각한다. 세겜의 주변 거민들이 힘을 규합해서 공격하면, 방어할 능력이 부족하기에 온 집안에 화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해 자체가 아니라, 자기에게 닥칠 피해가 초점이다. 약탈은 이득이 있으니 입을 다물고 디나의 아픔은 안중에도 없다. 하나님의 정의에는 눈곱만큼도 관심 없고 자기 이익에만 몰두한다. 이처럼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은 악취가 난다. 지금 나는 선한 그리스도인의 향기가 나는가? 나만 아는 욕망의 악취가 풍기는가?

*삶의 축소판 같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속에 살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신령한 복으로 살아야 함에도 하나님의 모든 위대한 약속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다 잊어버린 채 거짓말하고, 죽이고, 빼앗고, 짓밟고 올라서는 세상과 디나 사건은 판박이다. 이런 난맥상에서도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은 끝까지 약속을 지키시기 위해 일하신다.

 

*주님, 죄에 대해 분노하되 그 분노가 나를 집어 삼키지 않도록 인내의 은혜를 따라 더예수님처럼 살아내겠습니다.

댓글 남기기

매일성경 묵상

계속되어야 할 정결 [창 35:1-22]

계속되어야 할 정결(창 35:1-22) 디나의 일을 겪은 후 두려움을 가진 야곱에게 하나님께서 찾아가셨습니다. 그리고 벧엘로 올라가 제단을 쌓으라 명령하셨습니다. 야곱은 자기 집안의 모든 이에게 이방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의 섭리 [창 33:1-20]

창 33:1-20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의 섭리  마하나임의 환상과 얍복 강변의 씨름에서 연거푸 하나님의 사자들과 하나님(의 사자)을 만난 야곱은 만반의 준비가 끝났다. 하나님은 그의 곁에 계셨다. 야곱은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네 이름이 무엇이냐? [창 32:22-32]

창 32:22-32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은 밤에 일어나 식구들과 모든 소유를 강 건너편으로 보낸 후 에서를 만나는 것을 두려워 홀로 얍복강 나루에서 서성이다가 천사와 밤새 씨름을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라반과 평화조약을 맺다 [창 31:36-55]

창 31:36-55 라반과 평화조약    야곱은 라반이 드라빔을 찾지 못하자 그동안 참았던 불만을 한꺼번에 토로한다. 야곱은 상식에 어긋날 정도로 라반을 섬겼고, 라반은 그런 야곱을 착취했다. 이런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야곱의 돌아감과 라반의 추격 [창 31:17-35]

창 31:17-35 야곱의 돌아감과 라반의 추격전    야곱이 부유해짐으로 말미암아 라반과 라반의 아들들이 야곱에 대해 적대감을 느끼기 시작했고 때마침 하나님께서도 야곱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명령하셨다. 야곱이 아내들의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