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바벨론의 멸망_행한대로 갚으시는 하나님의 공의로움 [렘 50:11-20]
 – 2024년 08월 15일
– 2024년 08월 15일 –
막강한 군사력을 자랑하던 바벨론에 대한 멸망의 선포가 이어진다. 바벨론은 압도적인 구사력에 의존하여 많은 민족을 짓밟으며 정복을 즐겼다. 마치 소가 곡식단을 짓밟아 낟알을 떨어내듯이 다른 민족들을 약탈하였다. 이제 여호와께서 바벨론을 수치와 치욕에 넘겨 민족들 가운데 가장 낮은 자로 만드신다.
 
본문에도 바벨론의 멸망을 선포한 말씀(11~16절) 다음에 이스라엘의 구원을 선포하는 말씀이 이어진다(17~20절). 바벨론 심판과 이스라엘의 회복이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나란히 언급되는 것이다. 주변 민족들의 심판이 보통 이스라엘의 구원을 함축하는 데 비해, 바벨론의 멸망 예언은 이스라엘의 구원을 지향하며 확실시한다. 바벨론이 예루살렘과 유다를 멸망시키고 많은 사람을 사로잡아 갔기에 그의 멸망은 곧 유다의 회복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바벨론의 압도적인 힘을 경험한 유배민들에게 바벨론의 멸망 선포는 어쩌면 비현실적인 소망처럼 들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현실은 실체의 그림자에 불과할 뿐이다. 성경을 읽는 하나님 나라 백성은 예언자의 선포를 통해 현실 정치의 배후에서 활동하시는 여호와의 손길을 볼 수 있어야 하겠다.
 
 
 
1. 바벨론의 멸망(11~13절)
여호와에 의해 이미 운명이 결정된 것을 모르는 바벨론은 자기 힘과 능력을 과신하며 즐거움과 기쁨에 빠져 산다(11절). 소가 곡식단을 밟아 낟알을 떨어내듯이 다른 민족들을 짓밟고 약탈하는 데 익숙한 바벨론은 자신이 약탈의 대상이 되리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다. 또, 전쟁터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적진을 유린하던 군마의 모습에 익숙했지만, 침략군의 군마 소리를 듣게 되리라고도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호와께서 바벨론을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셨으나 바벨론은 자기 탐욕과 야욕에 취해 예루살렘과 유다를 유린했다.
 
예레미야는 바벨론 성을 의인화하여 “너희 어머니와 너희를 낳은 자”로 부른다. 예루살렘이 당했던 것처럼(15:9) 바벨론 제국의 뿌리이자 근원인 바벨론 성이 수치와 치욕을 당한다(12절). 가장 높은 보좌에 앉아 고대 근동을 지배하고 호령하던 바벨론이 가장 낮은 자리로 떨어진다. 모든 나라 가운데 첫째였던 바벨론이 마지막이 된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대표하고, 민족들이 바치는 조공과 그들에게서 빼앗은 노획물로 화려하고, 장엄하게 건축된 바벨론이 “광야와 마른 땅과 거친 계곡(사막)”이 된다. 제국의 수도로 수많은 사람이 살던 바벨론이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황무지가 된다. 침략군이 바벨론을 이렇게 멸망시키고 폐허로 만들지만(14~15절), 이는 겉모습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여호와의 진노”가 가져온 재앙이다. 자기의 소유 이스라엘을 약탈한 바벨론에 진노하신 여호와께서 그 땅을 인적이 끊긴 황무지로 만들어버리신다(13절). 바벨론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참상을 보고 깜짝 놀라 탄식하고 하나님의 진노가 유발하는 두려움과 공포에 사로잡힌다.
 
 
 
2. 여호와의 보복(14~16절)
여호와께서 직접 바벨론을 침략하는 군대에 공격 명령을 내리신다. 먼저 궁수들(9절)에게 전열을 갖추고 바벨론 성안으로 화살을 아끼지 말고 쏘라고 명령하신다(14절). 당시 활과 화살은 공격과 방어에 있어 가장 효율적이고 중요한 무기였다. 이렇게 총공격 명령을 내리신 이유는 바벨론이 여호와께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지만, 11절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을 짓밟고 약탈한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다.
 
화살을 쏘라는 명령에 이어 “그 주위에서 고함을 지르리로다(14절)”라고 말씀하신다. 개역 개정은 서술문이지만, 원문은 명령문이다. 전열을 갖추고 준비를 끝낸 병사들에게 진격하라는 명령이다. 단호하고 사나운 공격에 방어벽이 뚫리고 요새(보루)가 무너지고 성벽이 허물어진다. 이에 바벨론은 손을 들어 항복한다. 공격의 시작부터 바벨론의 항복까지 마치 한순간에 이루어진 일처럼 묘사된다. 바벨론의 멸망은 강대국 사이에서 벌어진 패권 다툼의 결과가 아니라 여호와께서 보복하시는 사건이다(15b절). 여호와께서는 공격하는 군사들에게 바벨론에게 당한 그대로 복수할 것을 명령하신다. 그러므로 바벨론의 멸망은 여호와의 보복임과 동시에 바벨론에 억압당했던 민족들의 보복이기도 하다.
 
여호와의 보복은 철두철미하다. 바벨론 병사뿐만 아니라 농부까지도 죽이라고 명령하신다(16a절). “파종하는 자와 추수 때에 낫을 잡은 자”를 없애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게 하신다. 두로와 같은 무역 국가를 제외하고 고대 세계에서 농업의 붕괴는 곧 생존 기반의 붕괴를 의미한다. 이 명령은 바벨론의 회복 가능성을 아예 근절하는 것이었다. 이런 단호한 여호와의 심판 선언을 듣고 살고 싶으면 침략군의 무자비한 칼을 피해 각자 자기 백성과 자기 나라로 도망쳐야 한다(16b절). 여호와의 심판으로 대제국의 수도 바벨론이 역사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3. 이스라엘의 용서와 회복(17~20절)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비극적 역사를 간단히 회고한다. 이스라엘은 사자들에게 쫓겨 흩어진 양과 같다(6~7절). 길을 잃고 흩어진 양이 사자의 먹이가 되는 것처럼 이스라엘도 강대국의 희생물로 전락했다. 북 왕국 이스라엘은 주전 722년 앗수르 왕에게 먹혔고, 남 왕국 유다는 주전 587년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에 의해 그 뼈가 꺾였다. 여호와를 떠난 이스라엘을 기다리는 운명은 사자와 같은 강대국의 무자비한 폭력뿐이었다.
 
지도자들의 잘못을 언급한 6절과 달리 본문은 이스라엘이 흩어진 이유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단지 여호와의 소유인 이스라엘을 약탈한 앗수르 왕에게 벌을 내리셨듯이(11절) “바벨론 왕과 그 땅”에도 벌을 내리신다(18절). 앗수르와 동일한 운명이 바벨론에 선포된다. 여호와께서 주전 612년 앗수르의 왕도 니느웨를 바벨론과 메대의 연합군에게 넘겨주셨다. 이 앗수르의 멸망은 바벨론에 선포된 심판의 확실성을 보여주는 표징이 된다. 앗수르에 그랬듯 바벨론에게 선포된 심판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이런 바벨론의 멸망은 이스라엘 구원의 출발점이다. 여호와께서 바벨론에 의해 유배당한 이스라엘을 다시 목장(가나안)으로 되돌아가게 하신다. 돌아온 양(이스라엘)은 갈멜과 바산에서 풀을 뜯고 에브라임 산지와 길르앗에서 배부르게 먹는다(19절). 이스라엘과 유다의 유배민들은 가나안으로 다시 돌아올 뿐 아니라 과거에 범한 모든 죄도 용서받는다. “그날과 그때에는” 이스라엘의 죄악을 찾으려 해도 찾지 못하고 유다의 죄를 찾으려 해도 발견하지 못한다(20절). 여호와께서 남긴 자들의 죄를 용서해 주신다. 죄로 인해 깨어졌던 여호와와 이스라엘 사이의 관계가 완전히 회복된다. 과거의 짐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출발이 가능해진다.
 
 
 
나는?
-대제국 앗수르를 무너뜨린 바벨론은 승승장구하였다. 하지만 머잖아 자신들이 약탈과 짓밟힘의 대상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적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 군마 소리에 자신들이 혼비백산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유다가 여전히 하나님의 소유라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바벨론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데로 떨어질 것이다. 광야와 마른 땅과 거친 계곡(사막)이 될 것이다. *바벨론이 유다에게 행한 일들이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돌아온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이웃에게 한 대로 나에게 되갚으신다.
 
-바벨론의 승승장구가 여호와의 솜씨였다면, 그들의 멸망도 여호와의 진노 결과이다. 나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께서 이기게도 하시고 패하게도 하신다. 내 삶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한다면 더욱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야 할 것이다. 경외함으로 살아가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하나님은 보복하시는 분이시다. 이스라엘의 범죄를 심판하려고 바벨론을 세우신 하나님께서 이제 바벨론의 죄악을 심판하기 위해 화살을 아끼지 말라고 하신다. 전열을 갖추어 진격하라고 명령하신다. 이는 바벨론의 악행에 짓밟히고 약탈당했던 민족들을 대신하는 하나님의 보복이다. 무자비한 나라에 하나님의 자비는 없다. 하나님은 병사는 물론이고 농부까지 죽이라고 하신다. 생존 기반을 뿌리째 뽑아서 회복 불능의 상태로 만들라는 명령이다.
 
-하나님을 거역하며 오랜 건재한 나라는 없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에 의해 오늘도 그 이야기가 써지고 있다. 세상 역사는 진멸 당해 곳곳에서 이야기가 끊어지지만,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는 오늘도 지속된다. 하나님만이 역사의 주인이심을 그의 이야기(history)가 증명한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목자 노릇을 포기하시자 흩어진 양과 같은 처지가 되었다. 강대국의 먹이가 되어, 앗수르와 바벨론에게 멸망하였다. 하지만 이제 그 나라들을 심판하신다는 것은 자기 백성을 다시 회복시키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바벨론의 멸망은 곧 이스라엘의 구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다시 돌아와 배불리 먹으며, 지난 죄들을 모두 용서받아 다시 하나님의 백성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될 것이다.
 
 
 
*주님, 보복하시는 하나님의 공의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그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합니다.
*주님, 바벨론을 심판하신다는 것이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회복하시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증거임을 보았습니다. 이렇듯 세상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하나님 나라 백성을 끝까지 챙기실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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