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일상 속, 다양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자비가… [왕하 4:1-17]
 – 2024년 09월 07일
– 2024년 09월 07일 –
4장부터는 엘리야의 제자란 말은 나오지 않고 엘리사로 나온다. 4장은 엘리사가 행한 4가지의 기적이 수록되어 있다. 가난한 제자의 과부가 처한 궁핍을 해결하는 이야기(1~17절), 수넴 여인의 아들을 살리는 이야기(8~37절), 독이 든 음식을 고치는 이야기(38~41절), 보리떡 20개로 100명을 먹이는 이야기(42~44절)가 이어진다.
    
본문은 선지자의 제자로서 하나님을 섬기던 자가 죽고 과부와 아이들만 남았을 때, 하나님은 엘리사를 통해 기적적으로 그 가정의 경제적 필요를 채워주시는 기적 이야기이다. 또한 엘리사가 수넴 근처에 갈 때마다 한 부유한 여인의 가정을 통해 그의 숙식과 거처를 제공하여 주신다. 그뿐 아니라 하나님께서는 수넴 여인의 남편이 나이가 많고 아이가 없는 것을 듣고 엘리사가 간구하자 그 가정에 아이를 선사해 주셨다. 이 모든 이야기는 엘리사의 사역을 통해 우상이 가득한 이스라엘 땅에 하나님의 돌보심을 보여주신 기적들이었다. 우상들도 돌보지 못하고 해결하지 못하는 가뭄으로 인한 기근의 문제, 잉태의 문제를 하나님은 쉽게 해결하여 주신다.     
    
    
    
1. 제자의 과부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함(1~7절)
이 이야기의 시간과 장소적 배경은 언급되지 않는다. 4장에 기록된 네 개의 이야기는 엘리사가 사역하던 때에 일어난 사건 중에 생명을 살리고 궁핍을 벗어나게 하는 이야기를 모아 놓은 모음집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화자는 시간적 배경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야기는 선지자의 제자의 아내가 엘리사를 찾아와 부르짖으면서 시작된다. “부르짖다(짜아크)”는 어려운 상황에 빠진 사람이 도움을 청할 때 사용하는 말로 제자의 아내는 매우 다급하게 엘리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그녀는 자기 남편이 죽었다는 것과 그가 하나님을 경외한 선지자로 엘리사의 종이었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러한 표현은 자기 남편이 죄 탓에 죽은 것이 아니라 신실하게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감당하다 죽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빚을 갚지 못하자 빚을 준 사람이 종으로 삼기 위해 두 아이를 데려가려고 한다고 엘리사에게 부르짖은 것이다.
    
고대 사회에서 빚을 갚지 못하면 노예가 될 수 있었고, 율법에도 히브리 노예에 대한 규례가 있었다(출 21장). 신실한 하나님의 종으로 살았던 사람의 가족에게 닥친 비극적인 상황을 들은 엘리사는 집에 무엇이 있느냐고 묻는다(엘리사는 이를 기반으로 도움을 주려고 한 듯하다). 그러자 자기 집에는 기름 한 그릇 말고는 없다고 말한다. 이는 제자 집의 궁핍이 얼마나 극심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자 엘리사는 이웃에게서 그릇을 빌리되, 적게 빌려오지 말라고 권고한다. 혹시라도 적게 빌려와 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에 충분하지 못할까 염려한 것이다.
    
엘리사는 여인에게 문을 닫고 빌려온 그릇들에 기름을 부어 채우라고 지시하였고 여인은 지시대로 기름을 부어 그릇을 채우기 시작하는데, 빌려온 그릇을 다 채울 동안 기름이 계속해서 나왔다. 이 여인은 자기 손에서 일어나는 기적을 보면서, 또 아이들은 눈앞에서 일어나는 기적을 보면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자비를 느꼈을 것이다. 그릇이 다 차자 기름은 멈추었고, 엘리사는 이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돈으로 두 아이와 함께 살 생활비로 사용하라고 한다.
    
이 기적은 엘리사가 직접 행하지 않고도 놀라운 이적이 일어나는 것을 통하여 엘리사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권능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하나님은 신실한 사역자의 가족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들의 필요를 공급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2. 수넴 여인의 도움(8~10절) 
수넴 여인에 관한 이야기는 8절부터 37절까지 이어진다. 수넴 지역은 이스르엘 마을 북쪽에 위치하며 산기슭에 있는 마을로 잇사갈 지파의 땅이다. 엘리사가 갈릴리 남쪽 지역을 여행할 때 수넴 지역을 지나는데, 어느 날 그곳에 이르렀을 때, 그곳에서 부유하고 신분이 높은 한 여성이 엘리사에게 자기 집에서 식사하라고 강하게 권유하였다. 덕분에 엘리사는 수넴을 지날 때마다 이 여성의 집에서 식사하게 된다.
    
이 여성이 음식을 대접한 이유는 9절에 나온다. 엘리사가 하나님의 사람, 즉 참 선지자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거룩한 하나님의 사람”이란 말에는 엘리사를 하나님의 참 선지자로 생각한다는 것과 어린 선지자를 보내신 하나님에 대한 경외심이 담겨 있다. 그녀는 음식 대접에 멈추지 않고 자기 남편에게 엘리사를 위한 방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한다. 방에 침상, 책상, 의자, 촛대를 둔다(10절)는 것은 언제든지 와서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배려가 넘치는 행동이다.
    
    
    
3. 수넴 여인에게 원하는 것을 묻는 엘리사(11~13절)
수넴 여인의 넘치는 호의로 이곳에 올 때마다 안정된 생활을 하던 엘리사는 그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어졌다. 이에 사환 게하시에게 수넴 여인을 불러 오라고 명령하고 수넴 여인은 엘리사를 만나게 된다. 독특한 점은 13절에서 수넴 여인과 엘리사가 직접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게하시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당시 신분이 높은 여성일 때 남편이 아닌 남성을 대면하여 말하는 것이 예절에 어긋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엘리사는 수넴 여인이 자신을 위해 신경을 써 준 것에 대해 감사하기 위해 자신이 이에 대해 어떤 보답을 해주면 좋을지 묻는다. 혹시 왕에 넣을 청이 있거나, 그 지역의 군사령관에게 넣을 청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는 아무리 어려운 부탁이라도 들어주겠다는 것이다. 또 당시 엘리사가 왕이나 군대 장관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넴 여인은 자신은 자기 백성 중에 거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의 제안을 거절한다. “나는 내 백성 중에 거주하나이다”라는 것은 자신이 어려움에 부닥치면 가까이에 사는 친척들에게서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굳이 왕이나 군사령관과 같은 사람처럼 권력 있는 이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수넴 여인은 자기 삶에 자신감이 있었고 만족하며 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여인의 삶에 결핍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녀에게는 아들이 없는 심각한 결핍이 있었고 그것은 당시 여성에게는 수치스러운 일이었음에도 그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현재의 삶에 감사하고 욕심 없이 살고 있었다. 이런 모습에서 그녀가 엘리사를 섬기는 것이 어떤 덕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가 하나님의 선지자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순수하게 도운 것임을 알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렇게 순수하게 하나님을 위해 일할 때 가장 기뻐하신다.
    
    
    
4. 수넴 여인이 아들을 낳을 것을 알려줌(14~17절)
이런 수넴 여인의 마음을 알게 된 엘리사는 그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꼭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엘리사는 그녀에게 어떻게 해주면 좋을지 자신의 시종인 게하시에게 물었다. 그러자 게하시는 그녀에게 아들이 없고 남편은 늙어서 아들을 가질 수 없는 상태임을 알려준다.
    
고대 가부장 사회에서 아들이 없다는 것은 그들의 이름을 이어갈 상속자가 없는 매우 불행한 상황이다. 그러자 엘리사는 수넴 여인을 다시 불러 내년 이맘때 품에 아들을 안을 것이라는 예언을 한다. 엘리사는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는 것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17절에서 실제로 아들을 낳은 것을 통해 하나님께서 엘리사를 통해 말씀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4장에서의 엘리사의 이적 사역에는 여호와가 직접 말씀하시거나 행하신다는 언급 없이 오직 엘리사가 행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는 엘리사가 큰 권능을 행하였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 뿐, 여호와의 도움 없이 엘리사가 자신의 권능만으로 행했다는 의미가 전혀 아니다. 선지자는 하나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시면 어떤 힘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엘리사의 예언을 수넴 여인은 믿지 않았고, 자신을 속이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아마도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면 수넴 여인이 먼저 엘리사에게 아들을 요청했을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보면 수넴 여인은 하나님을 경외하기는 하지만 하나님의 무한하신 능력은 잘 몰랐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엘리사의 말처럼 이 여인은 1년 뒤 아들을 품에 안음으로써 하나님의 놀라운 권능을 맛보게 되었다.
    
    
    
나는?
-남편도 없고 돈도 없어 두 아들을 채주의 종으로 빼앗길 위기에 처한 한 어미가 엘리사에게 부르짖었다. 더구나 그녀는 하나님을 경외하다 죽은 선지자의 아내였다. 불공평한 인생으로 보이지만, 여인은 “불평” 때신 “부르짖음”을 선택했다. 우리의 삶에 대한 태도도 이와 같아야 하겠다. 아무리 부조리하고 불가해한 처지에서도 내 고통을 아시는 하나님께 대한 마땅한 반응이 간청(간절히 청함)이고, 강청(무리하게 억지로)이며, 경청(敬聽_남의 말을 공경하는 태도로 들음) 이어야 하겠다. *어떤가? 오늘은 불평 대신에 부르짖어 보자.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인 기적처럼, 하나님은 한 그릇 기름으로 여인의 모든 빚을 탕감하고 두 아들과 생활할 수 있을 만큼 넘치게 해주신다. 내가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그릇을 이웃에게 빌었고, 선지자의 말에 얼마나 곧이곧대로 순종했는지가 중요했다. 엘리사는 여인의 고통에 공감하였고, 이웃들은 가난한 과부에게 그릇을 빌려주었고, 여인과 두 아들은 선지자의 말에 순종하였다. 이 선하고 아름다운 연대가 빚 때문에 자식을 빼앗아 갈 만큼 무정한 시대에 한 가족을 지켰다. 텅 비었던 가정이 충만하게 채워졌다.
    
-과부를 채워준 엘리사는 한 귀한 수넴 여인에게 채움을 받는다. 이 여인에게는 엘리사를 “하나님의 거룩한 사람”으로 인정하는 영적인 안목과 자신의 넉넉함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섬길 만큼의 열정적인 헌신이 있었다. 그녀는 없는 것(‘아들’)에 애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섬기는 자요, 자식 없는 수치를 사심 없는 섬김으로 가린 여인이었다.
    
-엘리사는 수넴 여인을 채워주었다. 자식 없는 수넴 여인의 “그늘”을 알고 한 해가 지나 아들을 안게 해준다. 남편이 있었지만, 자식을 기대할 수 없을 만큼 늙었기에, 다 가진 여인에게는 미래가 없었다. 친족에 의지하여 살겠다고 체념했고(13절), 아들을 안게 되리라는 엘리사의 말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 없는 집의 가난한 절망이 넉넉한 희망으로 바뀌었듯이(1~7절), 자식 없는 집의 텅 빈 미래도 아들로 채워졌다.
    
-오늘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충만케 하는 것은 물질이 아니라 하나님뿐이심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풍성하게 채우시는 분이시다. 선지자의 아내와 두 아들의 곤경을 외면하지 않으신다. 엘리사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약간의 기름으로 기적을 베풀어 빚을 갚고 생활비도 채워주었다. 하나님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은혜를 베풀어주신다. 여인이 선지자의 말에 순종하였을 때 필요한 기름을 넘치도록 채워주셨다. 하나님은 날마다 우리의 짐을 져주시는 분이시다(시 68:19).
    
*수넴 여인의 대접하는 태도(마음)를 지나칠 수 없다. 엘리사에게 모든 것과 안식처를 준비해 주었다. 대접을 받는 사람의 처지에서 철저하게 빈틈없이 세밀하게 섬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다른 이들의 필요를 채워줄 때 기억해야 할 태도가 아닐까? 섬김은 내가 만족스럽게 하기보다 섬김을 받는 이가 만족스러워야 한다.
    
*수넴 여인은 자족하는 사람이었다. 엘리사의 제안을 거절하며 친족을 의지하여 살 수 있다고 했다. 지신이 친족들 가운데서 평안하게 지내기 때문에 특별히 요구할 것이 없다는 뜻이다. 나의 삶도 더 많은 것을 추구하기보다 현재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자족하는 태도로 채워가야 하겠다.
    
*하나님은 말하지 못하는 마음의 깊은 소원(갈망)까지 들어주신다(13~16절). 여인은 모든 것에 풍족하였으나 아들이 없었다. 하나님은 가난한 과부의 필요도 채워주셨지만, 부유한 자의 아픔도 외면하지 않으셨다. 그녀의 필요를 세밀하게 살펴 주셨다.
 
*본문은 각기 다른 상황에 처해 있는 여인 둘이 등장한다. 한 여인은 경제적으로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었고, 또 다른 여인은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였으나 당시 사회에서 치명적인 아들이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었다. 내용은 다르지만, 우리도 나름 삶의 어려움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이런 어려운 상황이 하나님을 극적으로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음을 본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두 여인의 공통점이 또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 있는 여인은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에게 가서 그 상황을 토해냈다. 풍족한 여인은 하나님의 사람을 섬길 줄 하는 여인이었다. 즉,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경외함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인들의 삶에는 각기 다른 모습의 믿음의 모습이 드러난다. 어려운 상황의 여인은 하나님께 달려가 토로하는 모습으로, 풍족한 삶 속에 있는 여인은 하나님의 사람을 섬기는 모습으로 각각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드러낸다.
 
*즉, 어떤 상황에 있든지 하나님에 대한 갈급함과 간절함, 경외함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상황이 어려우면 하나님께 호소하고, 풍족하고 편안한 삶 속에 있다면 하나님 경외하기를 이어가야 한다. 그런 걸음의 과정 속에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맛볼 수 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는 더욱 극적인 하나님의 은햬와 능력을, 경외함을 잃지 않고 섬기는 상황 속에서는 말 못하는 내면의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해결해 주시는 하나님의 자비를 만날 수 있다.
 
*가난함도 부유함도, 어려움도 풍족함도 하나님을 잊거나 원망하고 불평할 이유가 아니라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구하며 이웃을 섬기며 사는 삶이어라… 그 길에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가 선명하게 드러날 때가 있을 것이다.
 
    
    
    
*주님, 엘리사를 통해 우상이 지배하는 땅에서도 인자와 자비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봅니다. 특히 주를 경외하는 자들에게 더욱 세밀하게 응답하시는 하나님이심을 봅니다. 지금, 여기에서도 베풀어주실 인자하심을 기다립니다.
*주님, 어떤 상황에서든 하나님을 향한 갈급함과 경외함을 잊지 않겠습니다. 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찾고, 삶 속에서 믿음으로 살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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