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하고 두려운 바다의 위협에서 구원하시는 하나님과 그 인자하심을 찬양하자는 권면으로 후반부를 시작한다. 이어 강을 광야로, 샘을 마른 땅으로 바꾸시고 자기 백성에게 복을 주시기도 하지만 언제든 죄를 지으면 다시 뒤엎으시고 고관들과 궁핍한 자의 삶의 역전을 주도하시는 하나님을 노래한다. 시인은 이것을 보고 깨닫는 자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깨닫는 자는 지혜로운 권면과 함께 하나님의 통치 원리를 찬미한다.
여호와의 행하심을 기억하는 지혜가 있어야 그분의 언약적 성실성을 이해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인자하심의 주제와 지혜의 주제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여호와 중심성의 메시지를 제시한다.
1. 풍랑에 빠진 자들을 구원하신 여호와(23~32절)
배를 바다에 띄워 일하는 자들이(23절) 여호와께서 행하신 기이한 일들을 경험한다(24절). 여호와께서 그들을 바다 물결을 통해서 위로 올리기도 하시고 밑으로 내리기도 하신다(26절). 27절은 광풍에 흔들리는 인생을 취한 자 같다고 표현하며 ‘그들의 지혜가 혼돈스럽게 된다’라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일하심 앞에서 사람의 지혜는 아무런 소용이 없고 혼돈스러움으로 그 종말을 맞게 될 뿐임을 제시한다.
이 단락의 후렴구1은 28~30절이다. 부르짖음과 구원하심의 주제를 설명한 후(25절), 29~30절에서는 광풍을 잠잠하게 하시고 원하는 항구로 돌아가서 평안을 누리게 하신다는 것을 설명한다. 후렴구2는 31~32절인데 기본적으로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적의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외친 후 백성의 모임과 장로의 자리에서 여호와를 찬송하라고 권고한다.
2. 인자하심을 지혜로 이해하라는 명령(33~43절)
특별하게도 본 구절은 앞선 후렴구2의 연장선에 있는 부연 설명이다. 본 시편에서 나오지 않는 형태로 한 가지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 주제는 “여호와의 주권성”이다. 하나님은 피조물을 주관하는 능력을 갖추고 계셔서 그 뜻대로 모든 일을 행하신다는 것이다. 33~34절은 여호와께서 강이 변하여 광야가 되게 하시며 옥토가 변하여 염전이 되게 하신다고 하여 심판적 의미의 신적 능력을 묘사했다. 35절은 광야가 변하여 연못이 되게 하신다는 구원적 의미의 신적 능력을 묘사했다. 즉, 심판과 구원을 하나님의 뜻대로 베푸셨다는 뜻이다.
36~39절은 심판과 구원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능력을 인간의 삶과 연결한다. 광야가 변하여 연못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은 주린 자들로 하여금 그 연못 곁에 살면서 성읍을 건설하게 하시고(35절), 밭을 경작하고 풍성한 소출을 거두게 하신다(36절). 37~38절은 하나님의 능력이 인간의 번성과 감소라는 주제로 표현한다.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면 번성하게 되지만(38절), 하나님께서 뜻을 달리하시면 그 수가 감소하게 됨을 말한다(39절). 모든 내용은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 행위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40~41절은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 행위가 인간의 삶에 어떻게 구체적으로 표현되었는지를 밝힌다. 40절은 여호와께서 고관들에게서 풍성한 삶을 빼앗아 가신다고 말하며, 41절은 여호와께서 궁핍한 자들을 높이신다고 말한다. 이것은 사람을 높고 낮추는 권세가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42~43절은 사람의 중심과 행위에 대한 평가적 표현들이 등장한다. 인간을 정직한 자와 사악한 자로 구분한다(42절). 정직한 자는 즉 곧은 길을 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이러한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로 인해 낮아지고 심판받게 될 것이기에 그 입을 결국 봉하게 될 것이다.
43절은 107편 전체를 결론지어주는 구절이다. 동시에 제5권을 열어주는 구절이다. 인간은 지혜자가 되어야 하고, 지혜자는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깨달은 자들’이다. “여호와의 인자하심”은 언약에 충실하신 하나님의 성품을 표현하는 것으로 지혜로운 인간은 이것을 깨닫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시편 105편과 106편은 아브라함 언약이 주어진 후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언약을 성실하게 지키시고 성취해 오셨는지를 세밀하게 살폈다. 그리고 시편 107편은 이것을 더 자세하게 살피면서 특히 지혜의 관점에서 살펴야 할 것을 촉구한다. 구약성경에서 지혜는 단순히 삶을 살아내는 기술 정도를 넘어서서 구속 역사를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 적용한 개념으로 이해된다.
나는?
-하나님은 우리가 의지해야 할 분이시다. 하나님은 바다를 잠잠케 하실 수도 있고 그 바다에 광풍을 보내 큰 물결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와 배 안에 있는 상인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순풍이 불면 나아가고 역풍과 폭풍을 만나면 구르고 비틀거리다가 영혼이 녹는 하찮은 존재들일 뿐이다. 그러니 인간이 의지할 것은 튼튼한 배도, 노련한 선원도, 항해 경험도 아니다. 바람과 바다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 존재를 드러내신다. 고통 중에 부르짖는 백성의 기도를 들으시고 광풍을 고요하게 바다를 잔잔하게 하신다. 평온함과 기쁨 중에 바라던 항구에 도착하도록 순풍으로 인도하신다. 주님은 우리의 고통스러운 부르짖음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부르짖음 속에서만 들을 수 있는 하나님의 존재와 능력을 인정하는 내 목소리를 원하신다. 고요한 바람과 잔잔한 바다 가운데서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은 것처럼 도대체 찾지도 구하지도 두드리지도 않았던 하나님이 자신의 존재를 오롯이 드러내고 시위한 것이 시련의 큰바람과 물결이다.
-하나님은 혼돈 가운데 질서를 재시는 지혜의 하나님이다. 혼돈 가운데 질서를 내신 창조의 하나님께서 역사 속에서도 창조의 능력으로 악인들을 심판하시고 의인들을 높여주신다. 악에 진노하여 강과 샘을 광야와 마른 땅이 되게도 하시고 옥토를 염전으로 만들기도 하신다. 오만한 고관들에게는 능욕을 주시고 사악한 자의 입은 봉하시지만, 정직하지만 궁핍한 자는 기뻐하여 구원하실 것이다.
-참된 지혜는 무엇인가? 샬롬과 쉼의 역사를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능력을 믿는 것이다. 해 아래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아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다.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믿는 자에게 오늘의 고난은 위장된 축복이지만, 악인들에게 오늘의 번영은 위장된 심판임을 아는 것이다.
*인생의 지혜를 의지하여 하나님을 떠난 자를 돌이키기 위해 폭풍을 일으키시는 하나님이시다(23~32절). 하나님이 일으킨 풍랑 앞에 선원들의 항해 기술은 무용지물이다. 오히려 우리의 재주가 보잘것없음을 정직하게 고백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의지할 때 진정한 재주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내 인생 속에 감당하기 힘든 폭풍 속을 걷고 있다면, 나의 재주를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한다. 분명히 평안하게 소원의 항구로 인도하실 것이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은 그들의 일터인 바다에서 하나님의 행사를 보았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내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일하심을 보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나의 삶 속에서 주님이 행하신 일을 높이 기리며 자랑스럽게 들려주고 있는가?
*악인들이 거하는 곳에는 강들을 사막으로, 샘은 마른 곳으로, 기름진 땅을 소금땅으로 만드신다. 반대로 가난하게 살면서도 의롭게 하는 자들을 위해서는 거할 성을 주시고, 소산을 거두게 하시고, 복을 내려 크게 번성하게 하신다(33~38절). 그러므로 지금 고난 중에 있다고 악인의 형통을 부러워하며 그들의 죄를 따라 행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의롭게 사는 자에게 고난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 고난을 이기게 하시며 양을 지키듯이 돌보아 주신다(39~41절). 모든 불의는 그 입을 다물 때가 있다. 압박과 곤란과 우환이 있는가? 고난을 이기게 하시고 돌보아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비참함에서 높이 들어 올리실 것이다.
*시인은 결론적으로 지혜로운 자들은 이 이들을 마음에 간직하여 깊이 생각하고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깨달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은 말씀 속에서 자신의 선함과 인자하심을 보이신다.
*누구나 살다보면 혼란과 혼돈의 파도를 만날 때가 있다. 그때 하나님께 부르짖는 하나님 나라 백성이어야 한다. 하나님은 능히 파도를 잠재우고, 평안과 은혜의 항구로 인도하실 수 있는 능력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주권은 약속하신대로, 섭리 안에서 하시고자 하는대로 발현하신다. 창조주 하나님이 그의 백성을 위해 기꺼이 환경을 바꾸어 주시며 은혜를 베푸신다. 그 인자하심을 하나님을 찬양하리라
*주님, 나의 마음에 주님의 말씀을 간직하고 하나님의 선함과 인자하심을 깨닫게 해주십시오. 지혜로운 삶을 살게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