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할렐루야’로 시작하는 찬양시이다. 구조적으로 72개의 단어로 구성된 이 시의 특징은 할렐루야 이후 마지막 시행까지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첫 글자가 시작되는 알파벳 시이다. 이 시는 하나님이 행하신 일에 대한 인간의 반응으로서 하나님의 진실과 정의, 그리고 그의 법의 확실성과 여호와 경외를 강조한다. 역사적으로는 언약을 영원히 기억하실 하나님에 대한 고백에 근거하여 언약을 기념하는 가을 축제나 유월절 혹은 장막절에 불렸을 것으로 추측된다.
시편 111~118편은 “할렐루야 시편 모음집”으로 구분된다.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할렐루야로 시작하거나 끝나기 때문이다. 그 중 시편 111~112편은 하나의 쌍을 이루는 지혜 시편 묶음이다. 두 시편 모두 알파벳 시이고, 111편은 언약에 신실하신 여호와를 묘사하고, 112편은 언약에 신실한 자의 모습을 그린다. 111편의 여호와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된 삶을 사는 모습이 112편인 셈이다.
1. 여호와를 찬양하자는 초청(1절)
여호와 하나님의 언약적 성품을 노래하면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신앙으로 초대한다. 특징적인 것은 “할렐루야(여호와를 찬양하라)”라는 명령형을 사용하여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하자고 초대한다. 초대하는 청중을 “정직한 자들”이라고 묘사하는데 이들은 지혜시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옳은 일을 행하고 반듯하고 공정한 의로운 자들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모임”은 일반적인 대중적인 모임이 아니라 “내밀한 대화”가 가능한 막역한 관계의 모임이다. 시인의 찬양은 회중과 속마음을 나눌 정도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구성원들 속에서 여호와를 향한 고백을 공식화하면서 찬양하자는 권고로 확장된다.
2. 여호와가 행하시는 일의 존귀와 위엄(2~4절)
시인은 하나님이 행하신 일들을 노래한다. 여호와가 행하시는 일들이 크고, 그 일을 기뻐하는 사람 모두가 기린다고 한다(2절). “크다(게돌림)”은 것은 고대 세계에서 주로 신적인 왕이 행하는 일을 묘사할 때 사용된다. 시인은 하나님을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으로 높이며 노래하며 기뻐하는 사람은 여호와가 행하신 일을 “기린다”고 노래한다. “기린다는 것”은 그가 어떤 일을 행하셨는지 깊이알기 위해 숨겨진 물건이나 사실을 수색하듯 조사한다는 의미다. “찾고, 추구하고, 조사하고, 탐구한다는 뜻이다.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은 항상 의로움이 머무는 존귀(호드_장엄함)와 엄위(하다르_영광스러움)가 있음을 고백한다(3절). 시인은 여호와가 행하신 기이한 일들을 기억하게 하셨고 여호와는 은혜롭고 자비롭다고 고백한다(4절). 출애굽 사건과 하나님이 모세에게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말씀하시는 자기 선언적 언어를 근거하여(출 34:6) 은혜와 자비를 베푸심을 고백한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가 언약 백성 가운데 드러난다는 점을 드러낸 고백이다.
3.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과 영원한 기억(5~6절)
계속해서 여호와 경외와 언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호와가 자기를 경외하는 자들에게 양식을 주시고 그의 언약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고백한다(5절). 경외는 일차적으로 두려운 감정을 일컫는다. 이 두려움은 위압적이고 폭력적인 존재 앞에서 덜덜 떠는 공포가 아니라 은혜롭고 자비로우며 정의로운 행위에 대한 자발적인 두려움의 감정 즉 공경과 놀라움이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언약은 사실상 그들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잊지 않으셨기에 출애굽과 광야 생활 40년의 인도와 보호, 가나안 땅을 주심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가 하나님의 본질적인 속성과 성품이기도 하지만 언약에 근거한 것임을 드러내신 것이다.
이후 시인은 여호와가 그를 경외하는 자들에게 뭇 민족의 유업을 주셨고, 그 행하신 능력을 자기 백성에게 알리셨다고(6절) 지난 일을 회상하고 선포한다. 뭇 민족의 유업은 가나안 땅을 가리킨다. 그가 행하신 일의 능력은 출애굽 당시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묘사할 때 사용된 표현이다. 이는 출애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시인은 하나님이 언약한 백성에게 가나안을 주신 일이 하나님이 행하신 일 중 위대한 업적임을 밝힌 것이다.
4. 여호와와 경외와 거룩하고 지존하신 이름(7~9절)
시인은 이제 하나님이 행하시는 일을 진실과 정의 그의 법도(교훈)로 대체한다. 시인은 하나님의 손이 행하신 일은 진실과 정의이며, 그의 교훈은 모두 확실하다고 고백한다(7절). 그의 손이 행하신 행위들은 ‘교훈’이고, 행함에서 드러난 진실과 정의는 신뢰할 만하며, 의지가 되고 믿음직하다는 신앙 고백이다.
“그의 법도”는 “그의 교훈 전부”를 뜻한다. 하나님이 언약을 맺으며 주신 가르침 전부는 자기 백성을 위한 선물이었다. 하나님의 교훈은 광활한 광야에서 어디로 가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는 백성들을 위한 삶의 길을 찾는 지도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시내산에서 받은 교훈들은 백성을 위한 영원한 지침이 되었다. 이에 시인은 그 교훈들이 영원무궁토록 흔들림 없이 정한 것이고, 진실과 정직으로 수립되었다고 선포한다(8절). 하나님이 자기 백성에게 주신 교훈들이 언제나 항상 흔들림 없듯, 하나님처럼 그의 백성도 진실하고 올바르기를 바라는 시인의 마음이다. 이어서 시인은 여호와가 행하신 그의 구속과 언약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하나님이 그의 백성을 위해 속량하시고 그의 언약을 영우너히 세우셨으니 그의 이름이 거룩하고 두렵다고 한다(9절).
111편의 짧은 시편 속에 “영원히”, “항상”이라는 단어가 5회 반복된다(3, 5, 8, 9, 10절). 이는 하나님의 의로움, 그의 언약, 그의 교훈들, 또다시 그의 언약으로 이어지는 항상성이 하나님의 무궁한 현존을 드러내고 강조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구속하신 것은 본래 아브라함에게 약속했던 그의 후손들을 본래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백성을 ‘속량’하신 사건은 언약의 터 위에 실행된 것이고, 거기에는 언약 백성의 특권과 가르침을 받은 자들의 의무가 조화를 이루어야 함을 드러낸다.
5. 여호와를 경외하는 계속되는 찬양(10절)
시인은 이 시를 끝맺으며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시작)”이라고 선언한다. “여호와 경외”는 곧 하나님이 행하신 이들을 새겨보고 반응하는 자발적인 두려움이자 공경의 표시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가르침과 그의 행하신 일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자발적인 공경이나 놀라움의 감정이나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시인은 “그것들을 행하는 모든 자들”, “즉 그의 교훈 전부(7절)를 실행하는 자들에게는 뛰어난 통찰력이 있다고 한다(10절). 이는 뛰어난 통찰력을 가진 자들은 하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자들이라고 암암리에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인은 여호와를 찬양함이 항상 계속 될 것이라 노래한다(10절 하반절).
나는?
-언약 백성은 하나님이 하신 일을 기억하는 자들이다. 그 기억에서 정직한 삶이 나오고 감사하는 삶이 나오며, 하나님이 하신 일을 나누며, 서로 화답하여 찬양할 수 있다. “기억에서 기림이 나온다.” 공동체의 기억 속에서 역사의 하나님은 늘 현재에도 살아 계신 분이 된다. 그분이 하실 일이 기대되고 기도하게 된다. 그럴수록 기쁨은 커지고, 나눔은 풍성해지며, 묵상은 깊어질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의 삶의 방식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앎과 삶, 기억과 예배 간의 아름다운 선순환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이다.
-한편 하나님이 하신 일을 기억하고 기리는 백성들은 여호와께서 누구이신지를 안다. 그분의 은혜와 자비를 안다. 거기에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마음이 나온다. 여호와를 기억하고 경외하는 자들을 하나님께서도 기억하시고, 그들에게 양식을 주시며 기업을 주신다.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알리셔서 더욱 그들의 믿음을 굳세게 하신다.
-참 지혜로움이란 이 세상의 주권자가 누구신지를 알고 그분을 경외하는 것이 선악과 의와 불의를 분별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이 드러난 역사를 기억하여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성품에 어울리게 그분의 역사 또한 존귀하고 엄위하며, 의롭고 은혜롭고 자비롭다. 하나님께서 그 성품에 어울리도록 존귀하고 위엄 있는 일을 행하고 자기 백성을 속량하심으로 언약을 신실하게 지킴으로써 자신의 명예와 영광을 드높이셨다. 그분의 의롭고 진실하고 정의로운 일을 보고 아는 이들은 영원토록 그분을 경외할 수밖에 없고, 그의 입에서 찬양이 끊이지 않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신실하게 이스라엘의 역사를 이끄신다.
*하나님의 백성은 예배의 사람들이다.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떠올리며 “전심으로(신 6:4~5)”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을 사랑하는 정직한 자들의 모임과 회중에서 그 일들을 나누며 서로 화답하며 찬양하는 자들이다. 또한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행하신 일들, 역사 속에서 진행하신 일들을 보고 듣고 즐거워하는 자들로서 더욱 그 하나님을 알기 원하여 연구하고 묵상하며 숙고한다. 그럴수록 기쁨은 커지고 또 나누고 싶고 찬양하고 싶어지지 않겠는가. 이런 앎과 삶과 찬양의 아름다운 선순환이 하나님 백성의 삶의 방식인 것이다.
*하나님께서 행하신 존귀하고 엄위 있는 일, 의롭고 진실하고 정의로운 일을 아는 이들의 합당한 반응은 그분을 경외하는 것이요, 그분의 말씀을 준행하는 일이다. 그 순종이 그를 더욱 통찰력 있는 사람이 되게 할 것이다. 그의 입에서 하나님이 하신 일을 찬양하는 것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은 광야보다 하나님을 더 두려워 한 자들에게 만나와 메추라기와 물을 먹이셨고, 약속한 땅을 기업으로 얻기까지 친히 앞서 싸우심으로 그분의 능력을 백성 앞에서 드러내 보이셨다. 역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게 하셨고, 그들이 진정으로 의지해야 할 분이 오직 여호와 란 분뿐임을 알게 하셨다. 이스라엘을 속량하여 영원한 언약을 맺게 하셨으며, 아브라함에게 주신 맹세를 지킨 진실하고 정의로운 역사였다. 세상의 거짓 신들 앞에서 그분의 거룩하심과 지존하심을 증명해 보이셨다.
*하나님을 경외하려면 이와같은 하나님이 하신 일을 살피는 시간이 필수다. 성경을 읽고 연구하며, 묵상하는 시간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살피며 그분이 어떤 분인지 깨달아 갈 때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말씀을 묵상하는 습관만 들어도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기록된 말씀을 통해 확인하며 마음에 담을 수 있다.
*주님,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구현하며 살겠습니다.
*주님, 말씀을 묵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은혜와 자비를 누리며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