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전쟁에 출정할 때, 적국의 땅에 포로가 되었을 때 드리는 기도 [왕상 8:44-53]
 – 2023년 09월 24일
– 2023년 09월 24일 –
솔로몬이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기도와 간구를 드린다. 전쟁에 출정할 때(여섯 번째)와 적국의 포로로 있을 때(일곱 번째) 간구하는 기도이다. 이 두 기도는 이스라엘 땅이 아닌 다른 곳에서 성전을 향하여 하는 기도이다. 기도를 마무리하면서는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기에 하나님의 눈과 귀를 이스라엘 백성의 기도에 두어 달라고 요청하면서 마친다.
 
솔로몬의 기도는 전체적으로 시내산 언약에 의지하여 하나님의 응답을 호소한다(51~53절). 출애굽기 19장 5~6절에서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겠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그의 언약을 지킬 때 그의 보배로운 소유, 제사장들의 나라, 거룩한 민족이 될 것을 약속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그들과 맺은 언약을 지키시는 분이시다. 이스라엘은 그의 언약 백성이며 선택된 나라이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과 공동체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의 긍휼과 회복을 간구하도록 선포하고 있다.
 
 
 
1. 여섯 번째 간구 : 적국과 더불어 싸우고자 할 때(44~45절)
솔로몬의 마지막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기도는 두 번째 기도에서 언급된 “전쟁”의 주제로 돌아간다. “주께서 보내신 길”로 나간다는 표현은 자신들이 임의로 일으킨 전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나 혹은 하나님께서 싸우라고 명령하신 것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이스라엘은 전쟁에 임하기 전 항상 제사장이나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께 전쟁에 대한 출정 여부와 승리의 확답을 듣고 나아갔다. 전쟁은 하나님의 손에 있기에 하나님의 도우심은 전쟁에서 절대적이다.
 
또한 솔로몬의 믿음이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전쟁터에 나가서 예루살렘과 성전이 있는 방향을 향하여 기도하면 “주는 하늘에서 그들의 기도와 간구를 들으시고 그들의 일을 돌아보아” 주시라고 고백한다. 이는 하나님께서는 장소에 묶여 계신 분이 아니기에 백성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하나님께서 백성의 기도를 들으실 수 있다는 믿음이 잘 드러난다.
 
무엇보다 솔로몬은 이스라엘 백성이 출정할 때든, 전쟁터에서든 성전을 향하여 기도할 것을 종용한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찾을 때 하나님께서는 하늘에서 기도와 간구를 들으실 것이다. 그런데 솔로몬은 무조건 부르짖은 대로 응답해 달라고 하지 않는다. “그들의 일을 돌아보옵소서(45절)”라고 간구한다. “일(미쉬파트)”은 “심판, 판결, 법적 주장, 정의, 사정”의 의미가 있다. “돌아보옵소서(아사)”라는 “~ 하소서”라는 의미이다. 직역하면 “그들에게 심판(공의)을 하소서”가 된다. 이는 솔로몬이 간구하는 기도의 중심에는 나의 욕심대로 이루어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기를 간구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공의는 첫 번째 기도에서 이미 등장했다. 이웃 간의 분쟁에서 하나님께서 각 사람의 행위를 공의롭게 살펴서 악한 자는 악한 대로 심판하고 의로운 자는 의로운 대로 갚으실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스라엘은 전쟁에서 하나님의 인도와 승리를 구하는 것이 마땅하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간구에 귀 기울이시면서도 이스라엘과 적들을 정의로 대응하실 것이다. 하나님의 정의 대응은 분명하다. 레위기 26장에서 우상을 섬기지 않고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때 전쟁의 승리를 약속하셨다(레 26:1, 7)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경우 패전만이 아니라 그 이전에 그의 호의를 거둘 것임을 이미 경고하셨다(레 26:17).
 
그러므로 하나님께 기도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전쟁의 승인과 승리를 확정받는 것이 아니다. 기도 응답에 대한 기대가 간절할수록, 기도를 많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말씀대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인생의 무수한 전쟁과 같은 상황 속에서 기도할 때 하나님의 보호와 승리가 더 선명할 것은 말할 나위 없다.
 
 
 
2. 일곱 번째 간구 : 포로가 되어 기도할 때(46~50절)
일곱 가지의 간구들 중에 가장 분량이 많다. 패전과 포로에 대한 간구이다. 전쟁에 대한 기도들보다 훨씬 더 악화된 “포로” 된 상황이며, 나라의 멸망이 암시된 기도이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의 범죄와 회개의 필요성, 하나님의 긍휼이 구체적으로 비중 있게 표현되었다. 특히 전쟁과 관련된 기도는 전쟁의 승패가 전적으로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백성들에게 재확인시킨다. (삼상 17:47)
 
솔로몬은 먼저 백성들이 죄에 대하여 한없이 연약한 존재임을 고백하며 긍휼을 구한다(46절). 이간은 연약함을 빌미로 불순종을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런데도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는 것은 하나님의 측량할 수 없는 큰사랑 때문이다. 죄로 인한 불순종은 하나님의 진노를 가져오고 이에 따라 패전 당하고, 포로 되며, 나라가 멸망 당했다. 그렇기에 사로잡힌 백성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회개”이다. 이스라엘이 이방 땅에 “사로잡혀(샤바)”가면 그들은 그곳에서 먼저 “돌이켜야(슈브) 한다(47절). 회개는 자신의 마음을 돌이키고(스스로 깨닫고) 온 마음과 온 영혼으로 하나님께 “돌아가는” 의지적 행동이다(47~48절).
 
죄로 인해 고난이 왔을 때 가장 시급한 것은 죄 사함을 받아 하나님과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포로로 잡혀간 “이방 땅(에레쯔)”에서, “가나안 땅(에레쯔)”을 향해 죄 용서와 귀환을 간구해야 한다.
 
사로잡힌 이스라엘이 기도할 때 얼굴을 향하는 곳은 하나님이 조상들에게 주신 땅, 하나님이 택한 성읍 예루살렘, 솔로몬이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건축한 성전이 있는 곳이다. 주후 586년 유가 멸망할 때 땅과 성읍은 바벨론에게 빼앗기고 성전은 파괴된다. 그러나 사로잡힌 이스라엘에게 가나안 땅과 예루살렘 성읍은 단지 과거에 거주한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들의 조상과 친히 언약을 맺고 약속으로 주신 땅이다(34, 40, 48절). 그들에게 주신 “하나님의 땅”(36절)이며, 그가 선택한 성읍(48절)이다.
 
솔로몬이 기도하면서 “땅(에레쯔)”을 반복하여 언급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약속한 땅이기에 하나님께서 긍휼을 베풀어 주시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포로들의 기도를 듣고 공의대로 행하시기를 간구하기도 하지만(49절). 그가 더욱 비중을 두고 간청하는 것은 “하나님의 긍휼”이다. “주님께 죄를 지은 주님의 백성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주님을 거역하여 저지른 모든 반역죄까지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을 사로잡아 간 사람들 앞에서도 불쌍히 여김을 받게 하셔서, 사로잡아 간 사람들도 그들을 불쌍히 여기게 하여 주십시오.” (새번역_50절) 50절을 직역하면 “(당신은) 그들을 포로 삼은 자들 앞에서 그들에게 긍휼을 주소서”이다. 하나님께서 긍휼의 원천이심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이다.
 
 
 
3. 기도 응답을 간절히 구함(51~53절)
솔로몬은 시내산 언약을 기반으로 하나님의 응답을 구하며 중보기도를 마친다. 하나님의 눈을 열어 종과 백성들의 간구를 보아주시고, 부르짖음을 들어달라고 요청한다. “종의 간구와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간구를 살펴보시고, 부르짖을 때마다 응답해 주십시오.” (새번역_52절)
 
솔로몬은 중보기도를 시작할 때 28~29절에서 이미 언급했다. “그러나 주 나의 하나님, 주님의 종이 드리는 기도와 간구를 돌아보시며, 오늘 주님의 종이 주님 앞에서 부르짖으면서 드리는 이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주님께서 밤낮으로 눈을 뜨시고, 이 성전을 살펴 주십시오. 이곳은 주님께서 ‘내 이름이 거기에 있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신 곳입니다. 주님의 종이 이곳을 바라보면서 기도할 때, 이 종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새번역_28~29절)
 
“간구를 살펴보시고, 부르짖을 때마다 응답해 주십시오”라고 간구하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만민 가운데서 특별하게 구별하고 선택하여 세운 하나님의 기업이기 때문이다(51, 53절).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애굽에서 이끌어 내어 그의 언약 백성을 삼은 민족이다. 하나님의 “백성, 소유, (세상 만민 가운데에서 그들을 구별하여 주의 ) 기업”이라는 호칭은(출 19:5~6; 신 9:26, 29)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조상과 맺은 언약(출 19장)이 현 이스라엘에도 유효함을 나타낸다.
 
이런 솔로몬의 고백의 모든 근간은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언약 백성임을 확고하게 신뢰하는 것에 있다. 우리의 기도도 마찬가지 아닌가?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는 근거는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나는?
-허락하신 전쟁을 승리로 이끄시는 하나님이시다. 성전의 하나님은 전쟁에 나갈 때 이스라엘이 드리는 기도를 받으시고 승리를 주시는(주실 수 있는) 분이시다. 그러나 모든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전쟁일 때만 승리를 주신다. 하늘과 땅 사이에 홀로 참 신되시는 하나님께서 나서시면 당해낼 나라가 있겠는가?
 
-기도한다고 모든 것이 응답하는 것은 세상 종교의 바램일 뿐이다. 하나님 나라 백성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은 단지 자신의 바램만을 간구하는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공의를 따라 기도에 응답하신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성실하게 순종하는 삶을 사는 이들의 선한 걸음을 반드시 갚아 주신다. 그들의 간구에 귀를 기울여 응답하여 주신다.
 
-오늘날 하나님 나라 백성에게 참 성전이 되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것 말고 우리에게 승리하는 길이 과연 있을까?
 
 
-솔로몬은 하나님의 언약에 불성실한 자기 백성 이스라엘이 이방 나라에 팔려 가게 하는 하나님이심을 고백한다. 성전이 무조건 자신들의 안위를 보장해 줄 것이라는 맹신에 빠져 있던 이스라엘의 후손들은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실감하고 있다.
 
-솔로몬이 기대하고 간구하는 성전의 하나님은 무슨 일을 행하든 절대 이스라엘을 심판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이 아니다. 포로 된 땅에서 잘못을 깨닫고 온 마음과 온 뜻으로 돌아와서 성전을 향해 기도하면 자기 백성을 불쌍히 여겨 주셔서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간구하는 것이다.
 
-솔로몬은 늘 범죄하기 쉬운 인간의 속성과 죄로 인하여 이 백성이 타국에 포로로 잡혀갈 수 있다는 모세의 경고를 기억하고 있었다(신 28:36~37; 30:1~10). 하지만 그는 바로 그곳 포로된 적국의 땅에서도 기도하면 응답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나라는 망하고 성전은 무너졌어도 하늘의 하나님은 여전히 역사의 주인이시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이 아니어도 먼 타국일지라도 초월하시는 하나님은 백성의 기도를 충분히 들어주실 수 있기 때문이다. 죄악으로 인해 받는 하나님의 징계에도 불구하고 포로된 이스라엘 백성은 여전히 만민 가운데 구별하여 부르신 하나님의 백성이요, 소유요, 기업이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서 어떤 존재인지 분명히 각인시킨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철 풀무 같은 애굽에서 건져내서 자기 백성, 자기 소유 삼아주신 존재이다. 세상 만민 가운데서 구별하여 주의 기업으로 삼아주신 존재이다. 하나님의 사랑임과 동시에 명예이며 영광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 기도의 응답은 그의 명예와 성품과 직결된다. 이스라엘을 향해 행하시는 하나님의 행동은 만민에게 하나님이 누구이신지 알게 하고 하나님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를 깨닫게 한다.
 
-솔로몬은 하나님의 하나님 다우심에 어울리게 기도에 응답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회개가 회복의 길이 맞다. 그러나 적당한 회개는 오히려 하나님의 진노를 키울 뿐이다. “온 마음과 온 뜻으로 주께 돌아오는 회개여야 한다. 반복적이고 상투적인 회개를 통해 스스로 자기 죄를 용서하고 스스로 위로를 얻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심으로 회개하기만 하면, 사로잡혀간(샤바) 땅(에레쯔)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돌이키면(슈브), 하나님께서도 마음을 돌이켜(슈브) 그들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돌아가게(슈브) 하실 것이다.
 
 
 
*주님, 들으시고 돌아보아 주십시오(주님의 공의로 행하여 주십시오).
*주님, 사로잡힌 땅에서라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기도하기를 쉬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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