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마술사 시몬과 사마리아에 임한 성령 [행 8:9-25]
 – 2024년 05월 17일
– 2024년 05월 17일 –

빌립의 사마리아 전도 기사 중 마술사 시몬과 관련된 독특한 일화를 소개한다. 빌립을 통해 많은 사람이 복음을 믿고 세례를 받았는데, 시몬도 이에 동참했다. 한편 예루살렘의 사도들은 사마리아에서 일어나는 부흥의 소식을 듣고 베드로와 요한을 파송한다. 두 사도가 와서 안수기도 하자 성령이 임한다. 이 모습을 본 시몬은 돈으로 베드로와 같은 능력을 사려고 했고 베드로는 저주를 선포하며 회개를 촉구했다.


본 단락은 빌립의 사마리아 사역을 통해 복음이 사마리아로 넘어가는 생생한 상황을 담고 있다. 예수님의 약속처럼 복음은 핍박이라는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역동적으로 전진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성령의 주도적인 역할이 도드라진다. 사도들은 성령을 통해 복음의 전진을 확증하고 수용하며 참여한다. 예루살렘에 남아 있던 사도들과 사마리아에 흩어진 빌립을 비롯한 사마리아 공동체의 연결은 장차 큰 틀에서 예루살렘 교회와 이방 교회의 연결을 바라보게 하기도 한다. 




1.마술사 시몬(9~13절)

사마리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이전에 이곳에는 시몬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칭 위대한 자라고 말하며 마술을 통해 사람을 매혹시키던 사람이었다. 누가는 이 사람이 자신의 마술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기록한다. 누가는 왜 이렇게 시몬의 과거 이야기를 길게 소개할까? 그것은 많은 사람의 관심이 시몬에게 쏠렸었지만, 빌립이 사마리아에서 전도하므로 시몬에게 쏠렸던 관심이 이제는 빌립에게 향하게 되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빌립을 향한 사마리아인들의 반응은 “빌립을 믿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가 전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마음으로 믿었다. 그 믿음에 대한 외적인 표징으로 세례를 받았다.


빌립의 복음은 하나님 나라와 예수의 이름에 관한 것이었다. 이 복음은 예수께서 지상에서 선포하신 메시지와 다르지 않다.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셨던 예수가 이제는 선포된 복음 자체가 되었다. 바로 이 복음을 빌립이 사마리아에 전할 때 사마리아는 회개하고 세례를 받았다.




2.베드로와 요한의 사마리아 방문(14~17절)

사마리아의 부흥 소식은 이내 예루살렘의 사도들에게 전해졌다. 사도들은 지체하지 않고 베드로와 요한을 사마리아에 파견한다(14절). 누가는 사도들이 어떤 의도로 이들을 사마리아에 보냈는지 밝히지 않는다. 다만 사마리아가 복음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은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소식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사도들은 여전히 그리스도의 복음이 유대인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수백 년 동안 이어 내려온 사상이 하루아침에 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예루살렘 교회는 이 일에 대하여 자세히 알아보고자 했다. 누가는 사마리아로 내려간 베드로와 요한이 “그들을 위하여 성령 받기를 기도했다(15절).” 라고 기록한다. 사마리아는 빌립에 의해 물로 세례를 받기는 했지만, 아직 성령을 받지 않았다. 17절은 두 사도가 안수할 때 성령을 받았다고 기록한다.


왜 사마리아인들은 복음을 믿고 세례를 받을 때 성령을 받지 않았던 것일까? 16절은 사마리아인들의 성령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누가가 15절과 17절 사이에 추가한 ‘설명’이다. 이를 직역하면 “왜냐하면 그들은 주 예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을 뿐, 아직 그들 중 아무에게도 (성령이)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사마리아에서는 회심과 물세례 동시에 성령 세례가 임하지 않았을까? 누가는 이 상황이 지금까지의 초대교회의 상황과 비교했을 때 결코 정상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베드로와 요한이 안수하여 기도하니 성령이 임하셨다. 베드로와 요한은 사마리아로 내려와서 사마리아가 참 복음에 진실한 믿음으로 화답한 것을 확인하고는 예수가 약속하신(행 1:8) 성령을 보내 달라고 기도하여 응답받는다. 두 사도가 올 때까지 성령의 임재가 유예된 것은 이방 땅에도 하나님의 구원이 임하였음을 사도들이 눈으로 확인하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일 것이다.


성령 강림은 이제 사마리아에도 예수가 왕으로 통치하시는 하나님 나라가 임했음을 외적으로 확증한 사건이다. 반목 관계였던 예루살렘과 사마리아의 교회가 복음으로 하나가 되었음을 알리는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3.베드로와 마술사 시몬(18~25절)

마술사 시몬은 두 사도가 안수하여 사람들에게 성령이 임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하여 자신도 그런 능력을 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한다. 시몬은 단지 자신도 성령 받기를 원한 것이 아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성령을 줄 수 있는 강력한 능력을 갖기 원한 것이다.


이에 베드로는 20절을 통해 거의 저주에 가까운 강력한 경고를 남긴다. 돈으로 하나님의 선물을 사려고 하는 생각은 하나님과 성령을 심각하게 오해한 결과이다. 따라서 베드로는 그에게 회개를 강력하게 촉구한다(22절).


마술사 시몬에게는 회개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런데 시몬은 베드로의 경고를 듣고 베드로의 말이 자신에게 임하지 않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그릇된 동기와 방법으로 성령의 능력을 소유하려는 욕망이 얼마나 잘못된 것이고,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깨우치면서 동시에 아무리 심각한 죄를 범한 자에게도 용서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는 교훈에 강조점이 있다.


우리는 성령에 의해 은혜로 부름 받고 부림을 받는 자인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령의 능력을 통제하거나 마음대로 양도할 수 없다. 그 은혜를 결코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시몬의 이런 생각은 즉시 회개하고 기도하여 하나님의 용서와 긍휼을 구해야 할 중대한 범죄였다. 악독이 가득하고 불의에 매인 마음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시몬과 같이 성령을 자신이 구입하고 부릴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기 짝이 없다. 나와 우리 공동체에게 성령은 어떤 분이실까?




나는?

-하나님 나라의 메시아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은 강력한 어둠의 권세에 묶인 자들도 변화시켜 주신다(9~13절). 사마리아가 빌립에게 복음을 전해 듣기 전에는 자칭 “큰자”라 칭하는 마술사 시몬의 영적인 권세 아래 붙잡혀 있었다. 하지만 마술사보다 더 강력하고 위대한 복음의 능력을 보고 시몬은 예수를 믿고 세례를 받게 된다. 복음의 능력은 강력하다. 도무지 믿지 않을 것처럼 굳게 문을 닫은 자신들도 이 복음이 임하면 변할 수 있다. 내가 복음으로 변화된 것처럼 그 사람도 변화시켜 주실 것이다. 우리는 그 복음의 능력을 믿는다.


-하나님 나라 복음이 빌립을 통해 전해지기 전에는 사마리아 성 사람들이 시몬이 행하는 마술에 미혹되어 그것을 하나님에게서 온 능력으로 착각하며 그를 추종했었다.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어두운 마음이기 때문이다. 복음을 듣고 믿으면서도 여전히 우리의 눈과 귀를 속이는 마술과 쇼에 마음을 빼앗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의 눈에 보이고 나의 마음을 뒤흔드는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도록 더욱 주의하여 말씀에 마음을 기울여야 하리라.


-빌립의 전도를 통해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았으나 아직 성령을 받지 않은 사마리아 신자들에게, 베드로와 요한을 통해 성령을 부어 주신다(14~17절). 이것은 성도들과 사도들의 사역에 우월성과 차별성을 두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마리아의 특수한 상황에서 하나님이 주신 주권적인 뜻을 따라 성령의 선물을 지연시킨 것으로 보인다. 유대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의 뿌리 깊은 적대 관계를 성령 안에서 해소 시켜 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는 사도들로 하여금 직접 사마리아 신자들이 한 하나님의 백성임을 확인하게 하고 사마리아 신자들도 사도들의 권위를 인정하여 성령 안에서 진정한 친교와 연합을 누리게 하신 것이다. 누구든지 믿고 세례를 받으면 성령을 선물로 받는다는 말씀(2:38)이 사마리아에서는 특별하게 적용되는 것을 통해 하나님의 신비한 경륜에 다시 한 번 경외심을 갖게 한다.


-또한 빌립과 두 사도는 사역의 모습이 비록 달랐으나 주도권 싸움을 하지 않고 각자 제 위치에서 하나님의 일을 이루는 데만 충성을 다한 것이다. 우리 더온누리공동체도 서로 다른 사람의 사역을 제한하지 않고, 오히려 협력하여 더 큰 일을 이루도록 마음을 모아야 할 것이다.


-시몬은 사람들에게 성령을 주는 권세를 돈으로 사려고 하다가 베드로에게 돈과 함께 망할 것이라는 엄한 질책을 받았다(18~24절). 그의 마음이 악한 세력에 속박되어 었어서 인지 회개하고 기도하라는 사도의 명령에 진심으로 회개하기보다는 그저 자신에게 무서운 형벌이 떨어지지 않기만을 구했다.


-혹시 하나님을 섬기는 사역을 돈벌이나 명예를 얻는 수단으로 사용하려고 하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시몬과 다를 것이 무엇일까? 나의 만족과 명예를 위해 주님의 아름다우신 이름을 도용했다면 진심으로 회개하고 돌이켜야 하겠다.



*물질(돈)이 종교가 된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물질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무가치한 것이 대부분이다. 돈으로 고급 요리를 주문할 수 있지만, 맛있는 입맛은 살 수 없다. 그래서 자족하는 은혜가 얼마나 귀한지 모른다.


*시몬이 회개했을까? 불현듯 궁금하다. 누가는 그의 회개 여부에 대해 기록하지 않는다. 다만, 베드로와 요한에게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다. “주께 기도하여 말한 것이 하나도 내게 임하지 않도록(24절)”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거다. 회개하고 주께 기도하라(22절)는 말씀을 들은 직후다. 시몬은 적어도 자신의 폐부를 찌르는 말씀에 반응한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반응하는 모습이 곧 회개의 시작이 아닐까? 적어도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줄 모르겠다면 시몬처럼 이렇게 기도해달라고 반응하는 것이 회개의 출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짙어지는 아침이다. 말씀에 반응하는 것을 보는 것이 감동이 되는 은혜가 우리 공동체에 풍성해 지면 좋겠다.





*주님, 성령의 권능이 오롯이 드러나는 교회,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 선포되는 성령의 권능이 임하는 교회가 되겠습니다.

*주님, 세상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결국 복음임을 다시 확인합니다. 복음의 능력으로 살아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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