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솔로몬이 변했다. 지혜로움이 변질되었다. [왕상9:10-28]
 – 2023년 09월 27일
– 2023년 09월 27일 –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이 성전을 바치면서 드린 기도에 응답하신다. 10절~25절은 솔로몬의 건축 역사에 대한 사항을 다루고, 이어지는 9장 26절부터 10장 29절까지는 솔로몬의 부와 지혜에 관해 설명한다. 솔로몬은 두로의 히람에게 가나안 땅의 성읍 스무 개를 주고 금을 받는 거래를 한다. 이후 가나안 땅의 주요 군사적 요충지에 성과 요새를 만들어 수비를 철저하게 하고, 국고성과 병거성, 마병성을 세워 군사력을 강화한다. 또, 바로의 딸을 위한 궁전을 만들면서 그의 모든 건설 역사가 마무리된다.
 
 
 
1. 솔로몬과 히람의 거래(10~14절)
솔로몬은 성전과 왕궁을 20년 만에 완성한 후에 히람에게 성전과 왕궁과 기타 성읍들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목재와 금을 제공한 대가로 갈릴리 땅의 성읍 스무 곳을 준다. 솔로몬은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히람이 다스리는 두로 지역과 가까운 경계 지역들을 그에게 양도한 것이다. 영토와 성을 교환하는 것은 당시의 관습이었다. 그러나 히람은 솔로몬이 준 성읍들을 보고 그다지 즐거워하지 않는다. “가불 땅”이라고 부르는데, “아무것도 아닌 땅, 무가치한 땅”이라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히람은 솔로몬에게 금 120달란트를 주고 땅에 대한 거래를 마친다.
 
성전 건축 때부터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던 히람이 성전과 왕궁이 완공된 20년의 끝자락에 갈등을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솔로몬 초기에는 서로 원하는 것을 주고받는 만족스러운 조약을 맺었었다(5장). 20년이 지난 후 성전과 왕궁이 완공되고 나서는 갈릴리 땅에 있는 20 성읍을 히람에게 넘겨주었는데, 히람이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것이다. 두로에서 직접 이 땅들을 둘러보았을 히람이 “가불 땅”이라고 평하고 솔로몬에게 어찌 이런 땅을 주었느냐고 불만을 토했다. 역대기에서는 심지어 모든 성읍을 돌려주기까지 했다고 기록한다(대하 8:2). 그런데 열왕기는 이 사실을 생략하고 히람이 금 120달란트(약 4톤)를 보내왔다고만 기록한다.
 
어찌 되었든 솔로몬이 가나안 땅 일부를 이방 사람인 히람에게 양도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신 땅의 지계표를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는 신명기의 명령을 어긴 것이다(신 19:14; 27:17). 그다지 쓸모없는 땅을 막대한 금을 받고 파는 것이 금전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또 히람과의 관계에서 더 이익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주신 기업을 함부로 남의 손에 넘기는 것은 땅을 선물로 받은 언약 백성이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2. 솔로몬이 건축한 성읍들(15~19절)
솔로몬은 성전과 왕궁, 밀로와 예루살렘 성과 하솔과 므깃도와 게셀을 건축하였다(15절). “밀로”는 성전과 솔로몬 왕궁을 지은 곳을 떠받치는 기둥과 벽을 가리킨다. 당시에는 대를 만들고 그 위에 성전과 왕궁을 짓는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다. 하솔과 므깃도와 게셀은 북쪽과 남쪽을 잇는 경제적 군사적 요충지이다. 해변길의 길목에 있는 도시들이다. 이 도시 건축의 목적은 중요한 해변 길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하솔은 북쪽 방어와 관련하여, 므깃도는 이스르엘 계곡과 연결된 내륙 통로와 해안 길이 연결되는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요충지이다. 게셀은 해변 길과 예루살렘을 지나가는 왕의 대로를 연결하는 내륙 길에 위치한 도시로서 원래는 블레셋 사람들의 손에 있었지만 애굽의 바로가 쳐들어와 성을 빼앗아 자기 딸에게 준 땅이다(16절). 게셀을 재건할 때 벧호론도 함께 건축하였다(17절). 게셀과 벧호론은 해안 길을 통해 올라오는 공격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바알랏과 다드몰도 건축한다. 바알랏은 블레셋 지역에 자리 잡고 있고 해안 평야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오는 길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다드몰은 사해 서쪽과 브엘세바 동쪽 사이에 있었고 해변 항구에서 아랏으로 가는 길을 지키기 위해 세운 성이다.
 
솔로몬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에 성을 건축하고 요새화하여 이스라엘의 수비를 강화하였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19절은 국고성과 병거성과 마병성을 건축했다고 소개한다. 국고성은 솔로몬의 재산이나 곡식, 왕가에서 사용하는 물품들과 전쟁 시 사용할 군량미 등을 저장하는 창고가 있는 성읍이다. 병거성과 마병성은 말 그대로 병거와 전투마를 관리하는 성읍이다. 병거와 말, 병거 부대와 기마 부대가 주둔하는 성읍이다. 19절에서 솔로몬이 그가 다스리는 온 땅에 건축하고자 하는 것은 다 건축하였다는 것은, 나라의 국방을 든든히 하기 위해 성벽을 쌓고 요새를 만들고 병거와 마병을 많이 두고 군량미와 재물을 많이 비축하였다는 의미이다.
 
솔로몬의 이런 모습은 정치적이나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신앙적으로 보면 은금을 많이 두지 말고 말을 많이 두지 말라는 신명기 17:16~17의 말씀을 어긴 행위이다. 솔로몬의 성공이 그의 신앙을 점점 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3. 건축에 참여한 사람들과 왕궁과 성전(20~25절)
성전과 왕궁, 성읍들을 건설하는 일은 이스라엘 사람이 아닌 가나안 사람들 중에 남은 사람들을 노예로 활용하였다. 아모리, 헷, 브리스, 히위, 여부스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스라엘 자손이 다 멸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솔로몬이 충분한 힘이 생기자 이들을 노예로 삼은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거민은 살려두지 말고 모두 진멸하라 하셨는데, 진멸하는 힘이 있었지만, 이를 순종하지 않은 것이다. 저자가 이방인을 가리켜 “거주하는 자들”이라는 표현이 아닌 “남아 있는 그들의 자손들”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매우 의도적으로 이스라엘의 불순종을 지적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분명한 이익이다. 하지만 신앙적인 측면에서는 하나님 말씀에 대한 불순종이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민족을 진멸하라고 하신 이유는 땅을 더럽힌 가나안 민족을 심판하고 이방신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불순종하여 이방신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 또한 솔로몬은 이스라엘 자손은 노예로 삼지 않고 병사나 신하나 귀족과 지휘관 혹은 감독하는 감독관이 되게 하였다. 솔로몬의 감독관은 모두 550명으로 이들이 건축하는 노예를 관리하였다. 애굽의 노예가 되어 애굽의 국고성을 지었던 이스라엘이 이제는 가나안 사람을 노예로 부리며 국고성을 짓고 있다.
 
 
24절은 솔로몬이 아내로 맞이한 바로의 딸이 자신을 위해 지은 궁전에 왔을 때 밀로를 지었다고 보고한다. 3:1과 연결되는 구절인데 그녀와 결혼하여 다윗성에 데려다 놓고 궁전을 지을 때까지 기다리게 했고 드디어 완성하여 자신의 궁전으로 들어갔다는 기록이다. 25절에서는 솔로몬이 성전 제단에서 일 년에 세 번 번제와 감사의 제물을 드리고 분향하였다고 기록한다. 이것은 무교절, 맥추절, 수장절 등 이스라엘 3대 절기에 솔로몬이 항상 여호와께 제사 드렸다는 것을 보고하는 것이다. 솔로몬이 이방 여인을 아내로 삼았으나 아직까지는 여호와 앞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4. 솔로몬과 히람의 동행(26~28절)
솔로몬 통치의 특징을 들라 하면 국내의 건축 사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이다. 여기에 해상 무역을 통한 국제 교역의 시대를 열었다. 솔로몬이 홍해 물가 근처 엘롯에서 배를 건조하고, 그 배를 운행하기 위해 히람이 자신의 일꾼들 중에서 바다에 익숙한 선원을 솔로몬에게 보내 주었다. 이 배들은 오빌이라는 곳에서 금을 실어 나르며 금(420달란트_14톤)이나 다른 물건들을 사고파는 무역업을 하였다. 오늘날의 홍해를 이용하여 아라비아, 아프리카 등으로 수송로를 확장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솔로몬이 얻은 부와 영화는 하나님이 약속하신 말씀(3:13)의 성취였다.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왕상 10:22).
 
 
 
나는?
-어긋나는 관계… 성전와 왕궁을 건축할 때 두로의 히람과 샬롬이 있었다(5:12). 히람은 솔로몬의 지혜를 칭송하였다. 그러나 성전 주변의 여러 성읍과 솔로몬의 왕궁을 건축하려고 맺은 새로운 계약은 히람의 마음을 서운하게 한 듯하다. 히람에게 솔로몬이 양도한 갈릴리 북부의 20개 성읍이 히람의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그곳을 “가불 땅”, 즉 쓸모없는 땅이라고 일축한다. 실제로 황무지라는 의미보다는 솔로몬의 처사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가능성이 더 크다.
 
-반면 솔로몬이 대규모 국책 사업으로 왕궁 공사와 여러 성읍을 건축하는 공사를 진행하며 헐값에(?) 히람의 값비싼 노동력과 자원을 받은 것을 지혜로운 능력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일방적인 불공정한 거래임이 분명하고 이를 통해 형제의 마음을 상하게 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언약 백성에게 주신 하나님의 땅을 팔아버린 간교한 지혜일 수 있다는 것도 놓치면 안 된다.
 
-강한 자가 부리는 전형적인 횡포임과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를 망각한 어리석은 태도이다. 불의한 이익을 위해 “가불(아무것도 아닌)”을 세상에게 줄 때, 세상은 우리가 추구하는 하나님 나라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길 것이 분명하다. 금전적인 이익을 위해 하나님 나라라는 중요하고 막대한 가치가 실종되어 버렸다.
 
 
-솔로몬이 왕으로 있는 동안 나라 전역에는 끊임없는 건축 공사가 이어졌다. 선정이 완공되니 왕궁을, 왕궁을 완공하니 전략적 요충지에 요새들을, 요새가 완공되니 국고성, 병거성, 마병성이 차례로 건축되었다. 이를 두고 저자는 “자기가 원한 일을 모두 마쳤다(1절)”고 기록했다. 이 건축 공사에 백성들은 노예 신분은 아니었지만 거의 강제로 불려 나가서 일해야 했다(12:18~19). 성전과 왕궁을 건축할 때보다는 쉼이 더 많았지만(5:14), 완공과 함께 강력한 왕권이 세워져서 백성들의 삶은 애굽의 바로 밑에서 노예로 살던 때와 다를 바 없어졌다.
 
-내 욕망을 채우기 위해 기민해지고 치밀해지며 지혜로워질수록 이웃에게는 아픔과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하나님 나라가 무너질 수 있다.
 
 
-솔로몬은 하나님께서 멸하라고 명령하신 가나안 족속을 노예 역군으로 삼았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공사 감독관으로 삼아 건축 사업을 진행하였다. 지혜로운 행정력이라고 세상은 칭송할 수 있다. 그러나 솔로몬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때에 이스라엘이 바로의 지배 아래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잔악한 시절로 이스라엘을 되돌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해마다 꼬박꼬박 번제와 감사의 제물을 3대 절기에 드리며 제단에 분향하였다.
 
-또한 배를 건조하여 해상무역로를 개척하여 전개할 만큼 지혜로웠다. 그러나 바로의 딸을 만족시키기 위해 백성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쉼을 빼앗을 만큼 그는 형제인 백성들보다 아내와 아내의 나라 애굽의 환심을 사는 데 더 민감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성전 봉헌 때 날 선 영적 감각으로 중보기도를 드렸던 그였지만, 이제는 애굽의 바로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바로의 딸의 마음을 더 신경 쓰는 수준으로 전락해 버렸다. 하나님을 향한 날 선 감각이 세상과 사람을 향한 날 선 처세로 둔갑하고 말았다.
 
 
*통치 초기와 달라진 그의 모습을 바라보니 왠지 낯설지가 않다. 나도 그럴 수 있겠다 싶어 마음이 철렁하다. 처음 마음을 지키기가 이토록 어렵구나…. “그 무엇보다도 너는 네 마음을 지켜라. 그 마음이 바로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새번역_잠 4:23) 이 말씀이 더욱 마음에 울림을 준다. 마음을 지키며 살아내야지….
 
 
 
*주님, 점점 어긋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인간관계가,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긋나고 있습니다. 저도 혹시 어긋나려 하는 낌새가 있다면 깨닫게 해주십시오. 사람과 세상보다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에 더 기민하고 날 선 지혜를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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