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솔로몬의 배교와 하나님의 심판 선언 [왕상 11:1-13]
 – 2023년 09월 30일
– 2023년 09월 30일 –
11장은 솔로몬의 인생 마지막 부분을 기록했다. 그동안 잠깐씩 드러나던 그의 부정적인 모습을 분명하게 드러내며 그의 실패와 죽음을 다룬다. 솔로몬은 결혼 동맹을 통해 이스라엘의 세력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이방 여인과 결혼하였다. 그 이방 여인들이 가져온 이방 신들을 섬기고, 그들을 위해 산당까지 만들다가 결국 하나님에게서 떠나게 된다.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진노하시고, 왕국을 떼어 다른 사람의 손, 솔로몬의 신하에게 넘기겠다고 선언하신다.
 
고대 근동 지역에서 국가 간의 결혼은 훌륭한 외교적 수단이었다. 고대 통치자들의 아내는 보통 정치적 동맹을 나타낸다. 어떤 통치자와 동맹을 맺거나 그의 보호 아래 들어가고 싶어 하는 성읍들, 도시 국가들, 부족들, 국가들은 그들의 우두머리 가문의 딸을 왕이나 왕의 아들과 결혼시킴으로 조약을 맺었다. 솔로몬이 이방 여인들과 많은 결혼을 한 것은 주변의 부족이나 나라들과 많은 동맹을 맺은 결과이다. 솔로몬은 당시 고대 근동에서 일상적인 관습인 결혼 동맹을 통해 이스라엘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가려고 한 것이다.
 
 
 
1. 솔로몬의 배교(1~8절)
솔로몬이 변질되었다. 저자는 그 원인을 이방 여인들과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솔로몬의 이방 결혼의 시작은 바로의 딸과의 결혼이다. 이를 통해 애굽과 동맹을 맺고 많은 이익을 얻었다. 블레셋 지역의 땅인 ‘게셀’을 결혼 선물로 받았고, 많은 병거와 말을 애굽에서 사들일 수 있었다. 솔로몬은 이와 같은 결혼 동맹을 많은 국가와 부족들과 거행하였고 많은 이방 여인이 예루살렘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을 둘러싸고 있던 모압, 암몬, 에돔, 시돈, 헷 여인들이었다.
 
열왕기 저자는 이런 결혼 동맹을 여호와의 명령을 들어 강하게 비판한다(2절). 신명기에서 이방인과 서로 통혼하지 말라고 하신 것과 결국 그들의 마음이 여호와에게 돌아서게 될 것을(출 34:16; 신 7:1~4) 경고하신 말씀을 예로 든다. 솔로몬은 이 경고를 무시했기에 하나님 앞에서 죄를 범했다. 더구나 2절에서는 “… 솔로몬이 그들을 사랑하였더라”라고 언급한다. 새번역은 “솔로몬은 외국 여자들을 좋아하였으므로,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라고 번역한다. “그들은” “이방의 많은 여인, 여러 백성, 그들의 신들”을 가리킨다. 직역하면 “솔로몬이 사랑으로 그들에게 달라붙었다(다바크)” 이다. 이는 솔로몬이 더 적극적으로 이방 여인들을 사랑하고 결혼했다는 뜻이다. 단지 정치적인 외교 전략만이 아니라 솔로몬이 이방 여인들을 탐하였다는 의미이다. 또한 우상과 연합하여 영적으로 타락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왕의 규례(신 17:14~20)를 통해 왕이 되는 자는 마음이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서지 않도록 많은 아내를 두지 말 것을 명령하셨다. 이런 솔로몬의 모습은 이미 그가 하나님의 말씀은 안중에도 없이 살아오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솔로몬은 이런 결혼 동맹으로 후궁(왕비) 700명, 첩 300명을 맞이했다. 1,000명이나 되는 여인들을 맞이했다는 것은 동맹을 통해 이스라엘의 세력을 강화했다는 것과 이렇게 많은 부인들을 둘 만큼 솔로몬의 재력이 넘친다는 것, 동시에 그 재산이 많이 소진되었음을 의미한다. 결국 이 여인들로 인해 솔로몬은 마음을 돌이켜 여호와에게서 멀어지게 되었다.
 
 
결국 이렇게 얻은 이방 여인들이 솔로몬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의 마음을 돌려 다른 신을 따르게 만든다. 저자는 솔로몬 왕의 마음이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않아 하나님 앞에서 온전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4절, 6절). 이는 이미 열왕기상 9:4에서 다윗이 행함과 같이 마음을 온전히 하고 바르게 하라고 명령하신 것과 연결된다. 솔로몬은 이 명령을 순종하지 않았다.
 
솔로몬이 온전하게 순종하지 않은 것은 “시돈 사람의 여신 아스다롯과 암몬 사람의 가증한 밀곰을 섬겼기 때문이라고 고발한다(5절). 모압의 신 그모스와 암몬의 가증한 몰록을 위해 산당을 지었다고(7절) 연이어 고발한다. 아스다롯은 고대 근동에서 널리 섬긴 여신으로 바알의 배우자이다. 사랑과 번영의 여신이자 전쟁의 여신(이쉬타르)으로도 불린다. 모압의 신인 그모스는 모압 사람들을 위해 싸우는 전사의 신이다. 가나안과 페니키아(두로)의 신인 몰록은 몰렉으로도 불리는데 다산과 전쟁의 신으로 아이를 제물로 바치는 관습이 있다.
 
열왕기 저자는 5절에서는 솔로몬이 다른 신을 섬겼다고 표현하고, 7절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스라엘 땅에 다른 신을 위한 산당을 만들었다고 고발한다. 하나님의 땅에 더럽고 가증스러운 신들을 위한 제사 공간이 생긴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님의 나라인 이스라엘에 이방신을 위한 제사가 드려지게 되었다. 저자는 이런 솔로몬의 죄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강조하기 위해 4절과 6절에서 반복적으로 “다윗이 여호와를 따르는 것 같이 온전히 여호와를 따르지 않았다”라고 고발한다. 또한 8절에서는 자기 아내들을 위해 우상을 섬기고 산당을 만드는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것을 강조한다.
 
*솔로몬의 노년은 하나님과 온전하게 동행하기보다(붙어있기보다) 이방인 아내들과 더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여호와를 위한 산당에서 제사 드린 후 하나님께 복을 받은 솔로몬이, 하나님께서 주신 복으로 이방신을 위한 산당을 만들며 여호와를 배신하게 된다. 이런 아이러니가 있을 수 있구나….
 
 
 
2. 하나님의 심판 예고(9~13절)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의 이러한 행위들을 그가 “여호와를 떠난 것”으로 평가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율법을 통해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기라고 명령하셨다. 그것도 가장 첫 번째 계명에는 “나 이외에 다른 신을 두지 말라”고 분명히 선언하셨다. 고대 사회는 기본적으로 다신 사회였다. 그렇기에 솔로몬은 자신이 다른 우상들을 위한 산당을 만들고 그곳에서 제사하지만, 여호와의 성전에서 드려지는 제사와 절기를 빼먹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솔로몬 자신은 자기가 여호와를 떠났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을지 모른다. 여호와를 섬기면서 잠깐 다른 신에게도 제사를 드린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를 하나님께 대한 온전하지 않은 마음을 가졌으며 이미 여호와를 떠났다고 평가하셨다. 갈라진 마음, 다른 마음들이 공존하는 것은 하나님을 온전히 따르는 것이 아님을 경고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돈과 하나님을 같이 섬길 수 없다”라고 하신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진노하신다. 예전에 두 번이나 나타나신 것처럼 솔로몬에게 나타나셔서 심판을 선언하셨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러한 일을 하였고, 내 언약과 내가 너에게 명령한 내 법규를 지키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반드시 네게서 왕국을 떼어서, 네 신하에게 주겠다.” (새번역_11절) “빼앗아(새번역_떼어서)”라는 “찢다, 뜯어내다”란 뜻이다. 이는 이스라엘을 찢어 나눌 것이라는 비유적인 표현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다윗으로 인해 두 가지 은혜를 베푸신다. 먼저 솔로몬의 당대에서는 왕국을 분열시키지 않으시고 아들의 대에 하시겠다는 약속이다. 또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의 손에 다 주지 않고 내 종 다윗과 내가 택한 예루살렘을 위해 한 지파를 남겨 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 이는 다윗에게 언약하신 다윗 왕가를 영원히 세워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또한 예루살렘 성전을 지은 다윗 가문의 공을 인정해 주신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과 율법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철저하게 심판하고 징계하시는 공의의 하나님이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은혜를 완전히 거두시지 않는다. 이 은혜로 인해 연약하고 부족하기만 한 우리가 여전히 하나님의 백성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
 
*솔로몬의 배역과 하나님의 심판 예고는 하나님께 지혜를 받았어도 그것이 순종의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내가 하나님 앞에서 교만하고 세상과 타협하며, 안일하게 신앙의 길을 걷게 하여 순식간에 죄에 빠지게 하는 것은 늘 가까이에 있다.
 
 
 
나는?
-우상숭배를 낳은 어리석은 정략결혼이다. 지혜롭게 진행하는 외교 전략이라고 여겼지만, 그것이 우상숭배의 덫이 되고 말았다. 우려가 현실이 되어 버렸다. 우상숭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방 결혼을 금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면서까지 강행한 솔로몬은 주변국들과 인위적인 평화를 만들어 갔다. 하나님을 철저히 의지하면 베풀어 주실 샬롬을 믿지 못했다.
 
-하나님께서 겸손하고 낮은 솔로몬의 마음에 지혜를 선물로 주셨고 그 지혜로 지금껏 부와 명예와 정치적인 평화를 누리게 하신 것을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하나님의 말씀을 망각하며 외면하는 그는 더 이상 지혜로운 사람이 아니다. 이방 여인들에게 마음을 빼앗긴 그는 더더욱 부와 명예와 영광을 누릴 자격이 없다.
 
-애굽에서 병거와 말을 사들이지 말라, 이방 여인들과 결혼하지 말라는 명령을 무시하며 구축한 선린외교 관계는 허상에 불과하다. 나라의 안전이 외교정책과 군사력에만 있다고 여기며 세를 키우는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안전이 하나님께만 달려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참담한 불순종의 사람이 되고 말았다.
 
-무엇보다 그런 이방 결혼을 무려 1,000명과 했다는 것은 솔로몬의 마음이 완전히 하나님에게서 떠났다는 것을 확증한다. 하나님이 주신 지혜의 사람 솔로몬은 이미 사라졌다. 오직 세속적이고 탐욕적인 지혜만 있는 세상 군주와 다를 바 없는 솔로몬만 남아있다. 그의 통치는 자신과 하나님 나라를 자멸의 길로 이끌어 가고 있다.
 
 
-늙어 갈수록 시들어 가는 신앙…. 늙어 가면서 솔로몬의 신앙이 시들어 가기만 한다. 늙어 죽는 순간까지 “삼가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진실히 여호와 앞에서 행하는 대장부가 되어라.”라는(왕상 2:1~4) 다윗의 유언이 무색하다.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왕상 3:10) 지혜로운 젊은이는 어디 가고 다윗의 길을 완전히 떠난 분별력 없고 절제도 통제력도 상실한 채 여인들에게 놀아나는 초라한 노인만 남았다. 하나님의 도성 예루살렘을 잡다하고 허다한 우상의 소굴로 전락시킨 무지한 늙은 왕만 남았다.
 
-늙어 갈수록 지혜로움이 빛을 발하고 그 삶의 연륜 때문에 백발이 영화의 면류관이라고 칭함 받을 수 있는 존경받는 어른이 되지 못했다. 왕이 앞장서서 산당을 만들었으니, 백성들이 여호와 신앙을 고수했을 리 만무하다. 젊을 때의 강직한 신앙이 나이 들어도 더 완숙해지는 그런 신앙을 빚어내야지….
 
-날마다 말씀 앞에 나를 세우고 자신을 쳐서 주께 복종시키는 삶이 있어야 은혜를 은혜로 여길 줄 아는 겸손하고 예민한 영적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 인생의 연륜은 하나님을 인정하고 경외하는 지혜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세상을 경영하시는 하나님의 지혜로움이 그에게 전수 되기 때문이다.
 
 
-솔로몬에게 하나님께서는 두 번이나 다른 신을 따르지 말라고 경고하셨다. 하지만 천 명이나 되는 후궁과 첩들의 아우성은 하나님의 말씀을 잊어버리게 했다. 누구도, 그 무엇도 하나님의 법도를 무시한 솔로몬을 지켜주지 못했다. 그가 하나님께 받은 지혜로 구축한 외교, 군사, 재물이 그를 하나님에게서 떠나지 못하도록 붙잡아 주지 못했다. 되려 더욱 멀어지도록 마음에 교만을 넘치도록 부어 주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솔로몬에게서 나라를 빼앗아 신하에게 주겠다고 선언하셨다. 그러나 다윗의 신실함을 생각하셔서 이 일은 솔로몬 때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한 지파만큼은 “내 종 다윗과 내가 택한 예루살렘”을 위해 솔로몬의 아들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신다. 역시 엄중한 심판 가운데서도 자비를 잃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시다.
 
 
 
*주님, 배교는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불순종의 열매인 것을 깨닫습니다. 나를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이방 여인, 은금, 병거와 마병”과 같은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그것에 휩쓸리지 않도록 깨어 있겠습니다.
*주님, 죄가 들어오는 통로를 허용하지 않는 분별이 더욱 세밀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영적으로 날 선 감각을 유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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