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아플 때는 아프다고 해야지… [욥 30:16-31]
 – 2023년 12월 06일
– 2023년 12월 06일 –

부랑자들의 공격에 욥이 얼마나 끔찍하게 당했는지를 묘사한다. 통곡에 가까운 욥의 절규가 마음에 사무치는 단락이다. 욥은 고난을 주시고 그를 외면하고 계신 하나님을 향해 절망적인 마음을 표현하면서 애곡하고 탄식한다. 육체적으로나 내면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 욥은 이 모든 것이 하나님한테서 왔다고 여긴다. 그리하여 욥은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했으나 도리어 하나님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욥을 대하는 하나님의 행동이 자비와 인애가 풍성하신 그의 성품과 그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에게 주신 약속에 어긋나므로 욥은 혼란스러워하며 하나님께 항변한다.



1. 고통 속의 욥(16~17절)
욥은 친구들과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지나간 행복한 시절을 떠올렸었다. 사람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살아왔고 존경과 축복의 소리를 들으며 지낸 자기 모습을 떠올렸었다(29장). 그러니 지금은 비열하고 보잘것없는 젊은 부랑자들에게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모욕과 위협을 당하여 품위도 잃은 채 공포에 떠는 자로 전락하고 말았다(30:1~15).

16절에서 “그리고 이제는”이라는 말은 그가 여전히 재난당하기 전 평안과 축복이 가득한 삶을 살았던 시절을 비참한 현재와 비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자기 친구들에게 이미 정죄를 받았고 마을의 부랑아들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음과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형언할 수 없는 극심한 육체적 고통 탓에 죽음을 바라볼 지경에 이르렀다.

매일 밤 얼마나 이 고통이 끔찍했든지 그의 영혼이 속에서 다 쏟아져 버린 것처럼 느꼈다(16~17절). 낮에는 사람들로부터 수모와 위협을 당하고 밤에는 육신의 고통으로 아파 어찌할 바 모르는 욥의 삶은 더 이상 “원기 왕성한 날들”(29:4)이 아니라 “환난과 고통의 날들(16절)로 채워져 있었다.



2. 욥을 대적하시는 하나님(18~23절)
욥은 자신이 겪고 있는 이 모든 고통이 하나님이 자신에게 공격하시는 핍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8~23절은 자신을 대적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먼저 하나님을 “그”나 “큰 능력”으로 간접적으로 부른 후(18~19절) “당신”으로 부른다(20~23절). 이렇듯 욥의 하나님을 부르는 호칭의 변화는 곧 자신의 상황을 직접 다루고 계신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욥은 하나님이 그의 큰 능력으로 사람들을 구원하시는 분이시지만 지금은 그 큰 권능으로 자기를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계신다고 진술한다. 하나님이 욥의 옷을 힘껏 움켜쥐어 옷이 구겨져 변형될 만큼(18절) 그의 몸을 쭈그러뜨리시므로 그의 오장육부와 뼈들이 으스러지는 것 같다. 옷깃을 여미듯 목을 조이시니 그의 숨통이 막힌다. 욥은 하나님이 자기를 진흙 가운데 던져버리시고 티끌과 재와 같이 취급하셨다고 한탄한다.

이와 같은 심정으로 하나님을 향하여 절규한다. 환난과 고통에 놀라서 부르짖지만, 하나님을 대꾸하지 않으셨다. 욥이 안절부절못하고 서 있지만 하나님은 도움을 주시기 커녕 도리어 태도를 바꾸어 욥을 무자비하게 대하시며 핍박하셨다. 그의 능력의 손으로 욥을 무자비하게 내리치시고 태풍에 날려 버리셨다(새번역_21~22절). 이에 욥은 자신이 하나님의 공격으로 죽을 때가 되었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3. 욥의 고통과 탄식(24~31절)
욥은 하나님께 부르짖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의의 삶을 살았음에도 자기를 이토록 외면하고 공격하여 죽을 지경에 몰아넣으신 것에 대해 항변한다. 욥은 친구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재난을 당하여 하나님께 도와달라고 하며 부르짖으면 사랑과 공의가 풍성하신 하나님이 내미신 손으로 잡아 건져주시는 분이심을 알므로 자신도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그의 도움을 간절히 기대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에게 도움이나 구원의 응답을 주지 않으셨고 오히려 그의 고통을 가중했다.

욥을 외면하고 고통을 안겨주신 하나님으로 인해 좌절과 혼란을 맛보며 한탄한다. 욥은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왔고 하나님은 그에게 놀라운 축복과 평안으로 함께 하셨다. 그러므로 욥은 하나님이 계속 그에게 복을 주시고 빛과 같은 형통을 주실 것이라 기대하였다(28:18~20). 하지만 한순간에 복 대신 재앙이, 빛내신 흑암이 그를 찾아왔다(26절). 그 여파로 마음의 기쁨과 평안은 사라졌고 그의 창자가 속에서 끓어 쉼이 없다(27절). 그의 앞에 고통의 날들이 줄지어 있다.

욥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누구도 그를 위로하거나 돌보는 사람은 없다. 까맣게 탄 얼굴로 사람들 가운데 서서 도움을 요청하지만 허사였다(28절). 이전에는 자유롭게 성안과 성문을 출입하여 자리 잡고 앉을 수 있었고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지만(29:7, 21~25), 지금은 그의 질병으로 인해 마음대로 다닐 수도 없고 사람들과의 접촉이 금지되고 교제가 끊어졌다.

그러므로 욥은 공허하게 울어대는 광야의 이리나 타조와 같은 신세가 되어 통곡하며 탄식한다(29절). 통곡과 애곡의 날을 보낸다. 새까맣게 탄 검은 피부는(30절)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하다.



나는?
-욥의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은 그를 멸시하는 부랑자들만이 아니다. 그들의 공격과 모욕을 용인하시는 하나님 때문에 더 힘들다. 욥은 하나님이 자신을 무서운 힘으로 던지고 옷처럼 구기고 거의 죽게 만드신다고 고백한다. 악인들이 행하고 있는 모든 일이 하나님이 뒤에서 하신 것으로만 생각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우리의 부르짖음에 침묵하실 때가 있다. 무관심과 무응답을 넘어 하나님께서 자신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 마음과 싸우는 것이 신앙이다. 믿음은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끝까지 신뢰하는 것과 하나님의 선하심을 끝까지 인내하며 기대하는 싸움이다.

-부랑자들이 욥을 힘들게 한 것처럼 세상이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하나님이 나를 버리셨다는 좌절감이다. 사탄이 주는 이 마음의 덫을 분별하고 분별해야겠다.


-또 욥은 재앙 속에서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며 부르짖고 부르짖었지만, 자신이 기다리는 응답은커녕 도리어 화와 어둠과 환난을 주셨다고 탄식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다. 하나님께서 대답하지 않으시지만, 욥은 계속 부르짖고 있다는 것이다.

-즉, 고통 속에서 하나님께 부르짖는 거친 기도와 비통한 탄식은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가까이 나아가게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솔직하게 마음의 고통을 토해낼 때의 언행 심사가 하나님의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런 과정과 시간 속에서 치열하게 하나님과 직면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욥이 기대한 복이 아니라 재앙이 더욱 그를 조여왔다. 빛 대신 흑암이 덮였다. 뼈가 쑤셔서 밤에도 잠을 이룰 수 없고 눈을 뜨고 보내는 낮에는 하나님께 대한 서운함으로 마음이 들끓었다. 그의 마음과 영혼에 평안의 고요함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계속 부르짖었다. 욥은 확실하게 그의 행동으로 신앙고백을 하고 있다. “그래도 오직 하나님밖에 대답해 주실 분없다.”라는 것이다. 하나님밖에 없다.


*지금은 침묵하시는 하나님 앞에 침묵하지 않는 욥이 몸부림치며 매달리고 있다. 하나님이 들어주시지 않는듯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도 들어주실 분은 하나님밖에 없다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음 소리를 하나님은 들으셨다. 그러나 때가 차기까지 침묵하셨다. 묵묵히 지켜보고 계셨다. 하지만 분명하게 기록으로 남기셨다. 하나님께서는 백성의 신음을 “들으셨다”.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를 두렵게 한다. 친구들이 외면하고 이웃들이 모욕을 주는 상황에서 하나님마저 침묵하실 때, 세상에서 버림받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침묵은 우리의 고통을 당연하게 여기시기 때문이 아니다.

*사도 요한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심판하실 때 “하늘이 반 시간쯤 고요”(계 8:1)해진 것을 보았다. 그리고 금향로를 가진 천사가 등장하는데, 요한은 분명하게 설명해 놓는다. “금향로는 성도들의 기도(계 8:3)”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침묵은 성도들이 고통 중에서 부르짖는 기도를 귀 기울여 듣고 계신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고통스러울수록 몸부림치며 기도해야 한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야 한다.

*너무도 처절하여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는 몸으로 표현된다. 눈물과 탄식은 하나님의 침묵이 가져온 깊은 좌절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고, 하나님밖에 의지할 분이 없다는 몸의 언어, 절박한 몸부림이었다.



*주님, 살다 보면 하나님이 침묵하셔서 하나님에게서 등을 돌리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더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겠습니다. 몸부림을 치겠습니다. 아플 때는 아프다고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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