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대답하시는 하나님, 반문하시는 하나님, 돌보시는 하나님 [욥 38:1-18]
 – 2023년 12월 15일
– 2023년 12월 15일 –
드디어 하나님께서 등장하셨다. 욥과 세 친구와 엘리후의 오랜 논쟁을 해결해 주실 수 있는 하나님께서 폭풍우 가운데서 등장하셨다. 왜 욥이 고난을 겪고 있는지, 누구 말이 맞고 누구 말이 틀렸는지 확실하게 판단해 주실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다. 폭풍 속에서 나타나신 하나님께서는 욥이 질문했던 왜 자신이 고난을 받아야 하는지 혹은 자신이 죄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말씀하시지 않으시고 오히려 욥에게 많은 질문을 하신다.
 
38장에서 하나님께서 욥에게 대답하시기 위해 나타나셨으나 대답 대신에 땅의 기초를 어떻게 놓았는지, 지진을 일으켜 본 적은 있는지, 바다는 어떻게 생겼는지 바다 밑의 스올은 본 적이 있는지 등, 창조주 하나님만이 알 수 있는 질문들을 욥에게 퍼붓고 계신다. 하나님은 이런 질문들을 통해서 인간의 지혜가 얼마나 보잘것없는지를 철저히 알게 하신다.
 
본문은 폭풍 가운데 마침내 욥을 만나 주시는 하나님을 묘사하고 있다. 하나님의 첫 말씀은 욥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라 반문이다. 하나님의 질문들은 욥에 대한 꾸중과 질책이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1. 대답하시는(찾아오시는) 하나님(1절)
하나님이 나타나셨다. 친구들의 모든 예상을 깨고 죄인으로 낙인찍혔던 욥에게 나타나셨다. 그것만으로 욥은 살 것 같았을 것이다. 자기 말이 틀려도 좋고 자기 생각이 잘못되었어도 좋다. 하나님이 자신을 상대해 주셨다는 사실만으로 욥은 위로받았을 것이다.
 
“폭풍우 속에서 나타나신 여호와” 구약 성경에서 하나님은 주로 빽빽한 구름 뒤에서 천둥과 번개와 폭풍우를 동반하고 등장하신다. 이것은 하나님의 위엄을 나타내는 것이다. 구약의 세계관은 땅 밑에 거대한 주춧돌이 있고, 그 위에 기둥이 놓여 있으면, 그 기둥 위에 사각형의 땅이 엎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땅에는 끝이 있고, 땅 아래는 바다와 더 깊은 스올이 있으며, 땅 위에는 위 궁 창인 하늘이 있다고 생각하였다.
 
욥이 그토록 만나고 싶어 하던 하나님이 드디어 등장하셨다. 그런데 하나님의 대답은 욥에게만 향하신다. 욥의 세 친구는 대답을 듣지 못한다. 욥이 목마른 사람처럼 하나님을 갈망했다. 욥이 하나님께 물었기에 대답하셨고, 하나님을 구했기에 얻었고, 하나님을 찾았기에 만난 것이다.
 
 
 
2. 질문하시는 하나님(2~3절)
하나님이 질문하신다. 하나님은 욥이 듣고자 했던 것에 대해 차근차근 대답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되레 물으신다. 가장 먼저 하나님은 “하나님께 따지는 너는 누구냐?”며 욥의 정체성을 물으셨다. 하나님의 심오한 경륜 일부조차 알지 못하는 욥의 한계를 지적하신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허리를 동여매라면서 욥의 사명감을 고취하신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계획(생각)이 이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욥의 불평을 잠재우기 위해 욥에게 질문하셨다. 이제 욥은 질문하는 자가 아니라 질문당하는 자가 되었고, 하나님은 대답하셔야 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대답을 기다리는 하나님이 되셨다. 하나님께서는 갖은 수사적인 질문을 통해 창조와 창조 세계에 미친 하나님의 활동에 대해 그가 갖고 있는 견해가 비판받게 하신다.
 
질문의 요지는 하나님의 창조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지혜(이치)에 관한 것이다. 욥은 하나님의 창조 지혜를 자신의 지혜대로 판단했었다(9:5~13; 10:8~14; 12:13~25). 욥은 하나님이 물으시면 대답할 것이라고도 했었다(13:22). 그렇기에 하나님께서는 욥에게 허리를 묶고 사나이답게 대답하라고 하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오신 것은 간절하게 하나님을 뵙기를 원하는 욥의 요청에 대한 응답이며, 하나님의 장엄한 창조의 빛 아래서 다시 생각해 보라는 사랑 어린 요청을 하시기 위해서이다. 하나님은 그분의 다스림, 나와 세상의 문제에 대한 우리의 고민에 전혀 무관심하지 않으시다. 하나님은 친히 만나 주시는 분이시다.
 
 
 
3. 만물을 돌보시는 하나님(4~18절)
하나님은 만물을 돌보신다. 하나님은 욥에게 세상의 기원에 관해 물으신다. 왜냐하면 욥이 자신의 생일을 저주했기 때문이다(3장). 그래서인지 하나님은 우주가 태어난 이야기를 하신다. 혼돈으로 상징되는 바다도 하나님 앞에서는 갓난아이에 불과하며 하나님이 정하신 한계 내에 갇혀 있다.
 
또한 욥은 악인이 번영하도록 하나님이 내버려 두시기 때문에 자신은 이 세상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두운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면, 악인의 삶이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다. *어둠만 보고 그것이 전부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땅의 너비조차 측량 못 하는 우리가 고난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
 
하나님은 창조 세계의 경계를 정하시고 돌보신다. 혼돈의 세력이 그 앞에서는 갓난아이가 되며, 이로써 하나님의 선하심과 능력은 입증이 되는 것이다. 욥은 창조 이전의 혼돈 상태로 되돌려지기를 바랐지만, 하나님께서는 혼돈의 세력까지도 선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실 수 있는 분이시다.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은 땅의 기초를 놓으셨고(4~7절), 바닷물의 경계를 정하셨다(8~11절). 악인의 활동 무대를 상징하는 어둠을 새벽빛으로 몰아내시고(12~15절), 사망의 땅까지도 주관하신다(16~18절). 하나님께서는 욥에게 이런 하나님의 창조 섭리를 아느냐고 물으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왜 이런 질문들을 하셨을까?
 
*욥은 하나님이 창조의 질서를 세우실 때 태어나지도 않았다. 자신이 태어난 새벽을 막을 수도 없었고(3:7~9), 그토록 가고 싶어 한 죽음의 세계(3:16~19; 14:13~15)에 가본 적도 없다. 그러므로 욥에게 일어난 억울하게 느껴질 고난에 대해서도 욥의 자기 지혜의 한계를 인정해야 함을 자각하게 하는 하나님의 질문들이었다.
 
*내 눈앞에 나타나는 불의와 억울함 때문에 하나님의 모든 창조 섭리를 부정하는 어리석음에 빠져 있지는 않는가? 쉽사리 하나님과 그의 의로우신 통치를 부정하려 하기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까지 믿음을 가지고 기다려야 할 것이다.
 
 
 
나는?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 인간이다. 욥도 줄기차게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마침내 하나님께서 응답하셨다. 그 응답은 자기 자신의 자리를 발견하고 더 깊은 신앙의 성숙으로 이끈다.
 
-하나님은 자비로우심으로 응답하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의 응답은 소송도 불사하며 간절하게 하나님만을 찾았던 욥에 대한 자비로운 응답이었다. 찾는 이에게 나타나시고, 얼굴을 구하는 이에게 자신을 보이시는 하나님께서 욥의 요청에 사랑으로 응답해 주신 것이다. 삶에 대하여 의문과 의문을 가지고 있는가? 자비로우심으로 응답하시는 하나님께 나아가자.
 
-오히려 반문으로 고난의 이유를 구하는 욥에게 자기 자기 지식의 한계를 스스로 돌아보도록 기회를 주신다. *물음 앞에 자신을 스스로 세우게 하신다. 강압하거나, 강제하지 않고 질문하심으로 스스로 깨닫도록 이끌어 주시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창조주로서 자신의 크심을 밝히신다. 바다를 태어나게 하셨고, 구름옷과 흑암의 강보로 감싼 이가 자신임을, 바닷물의 경계를 정하여 넘치지 못하게 한 이도 자신임을, 어둠을 새벽빛으로 몰아내고, 어두운 심원, 사망의 땅까지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심을 밝히신다.
 
 
*이는 장엄한 창조의 빛 앞에 자신을 돌아보라는 사랑의 요청인 셈이다.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 무지와 어둠 가운데 있는 우리 자신에게 알려주시는 것이다. 삶 속, 작은 고난 때문에 상상력을 상실해 버린 인간에게 자신을 보여주시는 것이다.
 
*불의와 억울함으로 눈이 가려져 하나님의 창조를 보지 못하는 이의 눈을 뜨게 하신다. 지각을 열어 새롭게 보게 하신다. 물음 앞에 깨닫게 하신다. 기다려 주심으로 자라게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고난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새롭게 하신다. 더 놀랍고 깊은 지식으로 이끄신다. 스스로 묻고, 생각하고, 발견하고, 깨닫는 일들을 통해 성장하게 하신다.
 
*고난을 통해 성숙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의문과 혼돈의 시간을 성숙의 시간들로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주님, 대답해 주시는 하나님이셔서 감동입니다.
*주님, 반문하시며 돌아보아 주시는 하나님이셔서 감동입니다.
*주님, 부드럽게 반문하심으로 심령을 꿰뚫어 마음과 지식과 지혜를 뒤흔들고 깨닫게 하시는 은혜 안에 살아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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