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은 겸손한 마음의 대표적인 모범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제시한다.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오셔서 온갖 멸시와 고난을 겪으시고 마침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을 하나님은 지극히 높이셨다. 따라서 우리도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낮추고 두렵고 떨림으로 조심스럽게 행하여야 한다. 무엇보다 원망과 시비가 없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겸손한 삶의 모델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서로 하나가 되고 구원을 이루며 어그러지고 거스르는 세상 속에서 빛들로 살아가라고 권면한다.
1.더 예수님처럼(5~8절)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5절)”로 번역된 원문은 “너희 안에 이것을 생각하라”이다. 원문의 의미를 집중하면 겸손이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생각”의 문제다. 말로만 “예, 예” 하거나 허리만 굽실거리는 것이 겸손이 아니다. *무엇보다 생각이 바르게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5절)”의 직역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도 있는 것”이다. 이는 그리스도가 가졌던 생각을 의미한다. 이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낮추어 인간의 몸을 입고 오시고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순종하신 것은 예수님의 의지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예수님의 의지적인 결정은 하나님으로 계셨던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 나라에서 하나님의 지위와 신분으로 계셨다. 예수님은 그 지위를 기득권으로 여기지 않으셨다. 이 모습을 통해 참된 겸손이란 “자기가 누리고 있는 특권, 신분을 기득권으로 여기지 않고 포기하는 데서 출발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내가 이래 봬도 ~인데…. 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부터가 겸손의 출발이다. 예수님은 “내가 하나님의 아들인데”라는 생각을 버리고 낮고 천한 이 세상에 오셨다. 이런 기득권 포기의 생각은 마침내 자기를 비우고 이 세상에 사람으로 오신 것으로 실제화, 행동화되었다. 하나님의 형태로 계신 것과 종의 형태로 계신 것이 서로 대조된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사람들에게 멸시와 천대를 받으시고 고난받으시며 마침내 죽기까지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셨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이다.
2. 하나님의 높이심(9~11절)
때가 되자 하나님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이 땅에 내려오신 예수님을 지극히 높이셨다. 하나님은 “뛰어난 이름(9절)”을 주셔서 큰 영광을 주셨다. “뛰어난 이름”은 구약에서 여호와 하나님께만 주어졌던 “주(여호와_11절)”라는 호칭을 지칭한다.
이제는 예수님을 “주”라고 부르게 하셨다(11절). 빌립보 교회 안의 문제는 자기를 부인하고 낮추는 십자가의 정신이 없는 데서 시작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낮추면, 높여주신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자기 자신을 높이려고 애쓴다. 그러면 하나님이 그를 낮추실 것이 분명하다.
3. 너희 구원을 이루라(12~18절)
이렇게 놀라운 일(구원)을 행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조심스럽게 행하여야 한다. 외부적인 핍박의 상황에서 공동체가 화평을 이루고 개인이 구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또한 무엇보다 교회 안에서 원망과 시비가 없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구원받았으나 종국적인 구원을 위해 조심스럽게 노력해야 한다. 이미 받은 구원에 감사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궁극적인 완성을 위해 조심스럽게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행동은 구원의 조건이나 전제라기보다 구원받은 자의 마땅한 삶이다. 그래서 바울은 “너희 안에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다”라고 말하지 않는가?
외부적인 핍박의 상황에서 공동체가 화평을 이루고 개인이 구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필요하다. 교회공동체는 특히 “원망과 시비”가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빛”들로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명의 말씀을 붙들어야 한다. 14~16절의 말씀은 멸망한 광야의 이스라엘 백성들을 배경으로 한다. 나의 삶을 통해 세상 앞에 빛으로 드러나는 삶을 통해 즉, 말씀을 전하기 위해 공동체의 일치를 명령하고 있다(14~16절).
이와 같은 일들이 성취되기 위해서라면 자기 자신을 전제(관제)로 드릴지라도 기뻐하고 기뻐하겠다고 말한다. 곧 자기 생명을 다 바친다 해도 좋다는 의미이다. 이는 바울 자신의 특별한 상황인 현재의 임박한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발언하였다.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이 교회를 살렸듯, 자신은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겠다는 의지를 천명하신 것이다. 이와 같은 삶을 하나님 나라 백성들은 본받아야 한다.
3. 디모데과 에바브라디도(19~30절)
빌립보 교회가 바울에게 에바브로디도를 보낸 이유 중 하나는 디모데를 파송해 주기를 원해서였다. 이 요구에 대한 답을 직접 제시한다. 바로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를 돌려보내며 쓴 편지가 빌립보서이다.
이 두 사람은 예수님을 본받아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았다. 디모데는 자기희생적 사랑과 겸손으로 복음과 교회를 위해 기꺼이 수고했다. 많은 연단을 통해 바울과 동역하며 그를 닮아갔고, 누구보다 바울의 심정을 잘 헤아리는 깊은 애정으로 성도들을 돌보는 사역자로 신임을 받았다.
에바브로디도는 주의 일을 위해 자기 목숨을 돌아보지 않고 헌신했다. 바울과 함께 치열한 영적 전투를 치러낸 군사였고, 없어서는 안 될 동역자였다. 또한 자신이 아픈 것을 빌립보 교회가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괴로워할 정도로 교회를 생각하는 일꾼이었다.
빌립보 교회에 이 두 사람의 형편을 소개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생활이 이들처럼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섬김의 삶이어야 함을 교훈하기 위해서이다. 이 감격을 누리게 하시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에바브로디도와 바울에게 자비를 베푸셔서 에바브로디도의 병을 낫게 하시고 바울을 비롯한 교회의 근심을 덜어 주셨다.
*공동체 안의 지체들과의 관계에서 여러 문제들이 얽히고설킬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삶을 버겁게 만든다. 하지만 에바브로디도를 회복시켜 주심으로 근심을 덜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있음을 믿는다. 나의 걱정을 맡아 주시는 자비의 아버지를 신뢰한다.
나는?
-바울은 하나님의 뜻에 죽기까지 복종하셨던 예수님의 본을 따라 이미 다 이룬 것처럼 자만하여 방종하지 말고 구원의 완성을 향해 가는 도중에 “두려움과 떨리는” 마음으로 구원을 이루라고 권면한다(5절, 12절).
-그리스도인의 삶이 그러하다. 하나님과 같아지려고 했던 교만한 아담과 달리 주님은 하나님과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당연한 지위와 권리마저 종의 형체를 입고 사람이 되셨다. 또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기까지 자기를 낮추셨다(6~8절).
-그리스도의 순종과 십자가의 삶은 우리의 구원을 위한 것뿐 아니라 우리가 따라야 할 모범이다. 하나님을 부정하고 자아를 숭배하는 시대에, 앞서 걸어가신 예수님을 따라 겸손과 순종의 길을 묵묵히 걸어야 한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입으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던 예수님에게 가장 높고 뛰어난 이름을 주셨다(9~11절). 모든 피조물이 복종하게 하셨다. 예수님을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다. 예수님을 주로 고백하고 그 주권에 순종할 때 신앙은 자라고 공동체는 하나가 되며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내가 주인 노릇하고 있는 영역은 없는 것일까?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따라 우리 안에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신다(13절). 아들을 통해 구원받고 그 아들의 형상을 닮아가게 하는 것이 구속하신 목적이며 기쁘신 뜻이다. 하나님의 뜻에 내 마음과 삶이 조율되고 있을까?
-우리 안에 선한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할 때 공동체 안에서 원망과 시비는 사라질 것이다. 또 생명의 말씀을 붙들 때 어그러지고 거스르는 세대 가운데서 세상과 구별된 거룩한 존재로 세상의 어두움을 밝히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빛의 역할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살아낸 성도들이 마지막 때에 주 앞에서 지도자의 자랑과 기쁨이 되고 하나님의 영광과 찬송이 된다(14~18절).
*한 단계 더 올라서기 위해 이웃을 경쟁의 대상으로 삼도록 유혹하는 세상에서, 더 낮은 자리로 내려가서 섬기기 위해 “더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하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가 되어야 하리라.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라(12절)”는 말씀이 깊이 다가온다. 개인의 영혼 구원, 공동체 전체의 연합과 회복을 위한 명령이 분명하다. 나와 공동체의 구원은 함께 이루어 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영적인 자만과 방종을 경계하며 예수님처럼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공동체를 품고 나아가는 것 아니겠나?
*예수의 심장(1:8)으로 성도를 사랑하고 그들의 믿음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당하고 있는가? 또 마지막 날 주님 앞에서 지도자의 자랑이 되고, 지도자의 수고를 헛되게 하지 않게 하는 성도로 살아내고 있을까?
*빌립보 교회는 바울을 위해 로마에 에바브로디도를 보내 충성되이 옥바라지를 할 정도로 사랑이 많은 교회였으나 내부적으로는 다툼과 갈등도 있었다. 그런 교회에 예수 그리스도를 본으로 제시하며 예수님처럼 성육신하는 자세로 살라고 권면한다.
*예수님은 자신의 권리와 특권을 모두 포기했다. 본질적으로 하나님과 동등 된 분이시지만, 신적 특권을 모두 버리시고 자기를 비우셨다. 당시 세계에서는 종에게 아무런 권한이 없었지만, 스스로 종이 되셨다. 공동체가 하나가 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도 이와 같은 “섬김”이 아닐까? 사랑은 “자기 부인”에서 시작하여 “자기 버림”으로 나아가고 “섬김”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사람의 모양을 입은 것만도 매우 큰 희생이지만, 예수님은 무덤에 이르기까지 철저히 희생하시며 사셨다. 만왕의 왕이셨지만, 왕궁이 아닌 말 구유에서 태어나셨고, 평생 머리 둘 곳 없이 사셨다. 평생 타본 것이라고는 어린 나귀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온 인류를 위해 스스로 짊어지신 십자가로 자신의 목숨을 바쳐 자기 백성을 살리려는 하나님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셨다.
*이렇게 세우신 공동체인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인 “하나 됨”을 이루려면 주님께서 묵묵하게 감당하셨던 “희생하는 사랑”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이렇게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것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고 강조한다. 이 구원은 종말에 완전히 이루어질 완성될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을 가리킨다. 십자가의 은혜로 이미 구원을 얻었지만, 동시에 종말에 완성될 것이다. 구원의 완성을 위해 주님께서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신 것처럼 우리도 복종하는 것이 매우 당연하다.
*요즘 내부 갈등으로 몸살을 앓는 교회들이 여전히 많다. 나의 30~40대를 쏟아부었던 교회도 있다. 이런 모습을 바라보며 나에게 맡겨주신 주님의 더온누리교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사랑”, “섬김과 희생”의 삶을 이끄는 자기 부인과 자기 버림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예수님 성육신의 정신이 오롯이 깃든 “섬김과 희생”의 사랑이 없다면 우리 공동체 안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다툼과 분열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섬김과 희생의 박수는 맞받아치며 흥겹게 하고, 분열과 갈등을 불러오는 소란함은 철저히 분별하여 “더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말하며 행동하는 하나님 나라 공동체” 되는 우리 더온누리교회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섬기기 위해 오셨던 예수님을 본받아 더 예수님처럼 사랑하며 섬기는 공동체로 세워지기를 갈망한다.
*바울은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로 인해 기뻤다. 디모데는 자신과 같은 마음으로 빌립보 교회를 진실하게 돌보아 줄 것을 확신했다. 많은 사람이 자기 이익을 취한 후에야 다른 사람을 돕는데, 디모데 만큼은 자기 일보다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일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바울은 빌립보 교회가 이런 디모데를 본받기를 원했다. 나에게 이런 동역자가 있을까? 나는 이런 동역자를 품을 수 있는 그릇이 될까? 하나님께서 나의 품을 넓혀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바울은 가장 어렵고 힘들 때 온 마음과 힘을 다해 도와주던 사람을 다시 돌려보내기로 한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하지만 바울은 공동체의 평안을 위해 자신의 유익을 내려놓았다. 공동체의 평안을 위해 내가 더욱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주님, 우리 안에 품으라 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붙잡습니다. 오늘도 예수님의 심장과 예수님의 마음에 이끌려 살겠습니다.
*주님, 예수님의 마음은 겸손과 사랑, 섬김과 희생임을 봅니다. 아는 것에 머물지 않고 사랑하고 섬기겠습니다.
*주님, 원망과 시비가 없는 삶을 살아내는 것은 결국 고난과 희생이 따르는 것임을 바라봅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묵묵히 감당해 보겠습니다.
*주님, 이런 섬김과 사랑, 원망과 시비가 없는 삶을 살아낸 디모데와 에바브로디도의 존재가 희망이 됩니다. 이 시대에도 이런 인물을 길러내는 교회 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