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우리의 하나님께서 우리와 언약을 맺으셨으니 [신 4:44-5:10]
 – 2024년 01월 11일
– 2024년 01월 11일 –
본문부터 모세의 두 번째 설교가 이어진다. 모세는 첫 번째 설교에서 “율법 순종”을 요구했었다. 역사적 회고와 오직 여호와만이 유일한 하나님이심을 천명한 모세는 이제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과 제사장 나라가 어떠한 구체적인 삶의 방식을 취해야 하는지 “십계명”을 명시함으로 밝히고 있다. 두 번째 설교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순종해야 할 율법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십계명”이다.
 
본문은 십계명 중 제1계명과 제2계명을 담고 있다. 이는 앞부분의 여호와만이 유일한 하나님이심을 명심하고 그분의 규례를 지키라는 명령에 이어지는 설명이다. 모세는 시내산 언약을 다시 상기시키고 확장 설명하면서 약속의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준수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힌다. 언약 갱신의 가장 핵심은 유일신 신앙이다.
 
 
 
1. 모세가 선포한 율법(44~49절)
모세의 두 번째 설교가 시작된다. 28장까지 이르는 긴 율법의 선포로 구성된다. 44절의 히브리어 첫 문장은 “붸조트 하토라”이다. “이것이 그 율법이다”라는 뜻이다. 모세는 “토라(율법)”를 “시내산에서 받은 율법을 모세가 풀이한 것”으로 정의한다. 신명기의 율법에 대한 정의도 포함된다. 또 “선포한(심)”으로 번역되었지만 원 의미는 “놓다, 제시하다”라는 의미다. 모세는 생애 마지막까지 하나님의 율법을 선포하는 일을 쉬지 않았다. 45절은 모세가 애굽에서 나온 후, 모압에 이르기까지 지난 40년 동안 “증언과 규례와 법도”를 선포하였다고 기록한다.
 
모세는 이 율법을 “증언과 규례와 법도”로 칭한다. “증언(에두트, 증거)”이란 신적 보장과 더불어 변치 않는 법규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보통 출애굽기를 비롯한 다른 책에서 “에두트”는 좁은 의미로 십계명을 가리킨다(출 25:16, 21; 레 16:13; 민 4:5; 17:4, 10).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십계명의 두 돌판을 자주 “증거판(증거의 돌판들)”이라 칭하셨다(출 31:18; 32:15; 34:19). “규례와 법도”는 단순히 율법들을 가리킨다. 그렇다면 “증언과 규례와 법도”는 십계명과 이어서 반포되는 모든 율법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 율법이 선포된 장소는 ‘요단 동쪽 벳브올 맞은편 골짜기(46절)’이다. 모세는 이 땅을 헤스본의 시혼과 바산의 왕 옥에게 취한 땅으로(47절) 하나님의 약속 성취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차지한 요단 동편의 땅은 아르논 골짜기에서 북쪽 헤르몬산에 이르렀다(48~49절). 이스라엘은 요단을 건너기 전에 이미 동쪽 지역을 모두 점령했다. 이런 경험은 그들에게 땅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과 가나안 정복에 대한 확신을 얻게 한다.
 
 
 
2. 십계명 배경(5:1~5절)
모세는 온 이스라엘을 향해 선포하는 규례와 법도를 그들이 신중히 듣고 배우며 지켜야 한다(1절)고 강조한다. 원문에는 “들으라, 배우라, 지켜 행하라”라고 명령형으로 기록되어 있다. 특히 신명기에서는 “들으라(쉐마)”라는 명령형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또, 모세는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세우신 언약은 그들의 조상과 세우신 언약임과 동시에 바로 “오늘(1, 3절)”, “우리와 함께(2, 3절)”라는 표현으로 출애굽 2세대들과도 세우신 언약임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약속은 항상 현재 진행형이며 종말론적이다. 모세는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그들의 조상들에게 선포했듯이(출 20장), 이제 모압에서 그들의 후손들에게 또다시 선포한다(1~3절).
 
이것은 시내산 언약을 맺은 1세대가 이미 다 죽었기 때문에 새로운 세대, 곧 2세대가 이 언약의 주체임을 밝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언약이 갖고 있는 “언약의 항시성”, 즉 현재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언약은 언제나 당대의 세대에게 유효하므로 사실상 과거의 조상들과 맺은 언약은 신명기를 읽는 현세대와 체결한 언약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모세는 당시 출애굽 1세대가 “대면하여 말씀하시는 하나님(4절)”을 두려워하여 모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달라고 간청했음을 밝힌다. 이는 모세가 하나님과 백성 사이에서 계시를 전달하는 자로(5절) 묘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출애굽기 20~24장은 언약에 앞서 십계명이 하나님의 직접적인 음성으로 선포되었다(출 20:1~17). 그러므로 십계명의 선포는 하나께서 음성으로 직접 전달한 후에 백성이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모세에게 중재를 요청하여 이후의 율법은 모세를 통해 백성에게 선포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3. 십계명_ 제1, 2계명(5:6~10절)
유대의 오랜 전통은 6절을 십계명의 제1계명으로 간주했다. “나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라”는 말씀은 율법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다”는 이스라엘의 구원 사건을 선언하는 것이며, “구원이 율법보다 선행한다”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는 “율법은 구원받은 자에게 주어졌다”라는 중요한 원리를 이해하게 한다.
 
제1계명은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지니라(7절)”이다. 고대 종주권 조약과 유사한 형태이다. 고대 종주권 조약은 이 형식을 통해 봉신 국가에 충성을 요구한다. 제1계명은 이스라엘에, 여호와에 대한 복종을 요구한다. 이것은 이스라엘과의 독점적 관계를 선언하는 것이다. “나 외에는”이라고 번역된 단어는 “내 앞에서” 또는 “내게 대항하여”로 번역할 수 있다. “다른 신들을”이라는 표현을 통해 “이방신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고 다만 여호와만 섬기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하나님 외에”라는 의미는 많은 신들 중 하나의 신(단일신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오직 한 분이라는 유일신 신학을 강조한다.
 
제2계명은 “너는 자기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밑 물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8~9a 절) 이다. 이 계명은 일반적으로 “형상 금지”로 요약되기도 한다. 모세는 4장에서 이미 형상을 금지하는 명령을 강조했다. 추가로 우상에게 “절하지 말라”와 “섬기지 말라”는 명령을 강조한다. 특히 섬기지 말라는 명령은 십계명의 서문에 나오는 “종 되었던 집에서”와 연결되어 우상에게 절하고 섬기는 행위는 다시 “종”으로 돌아가는 모습임을 강조한다. *우상을 섬기는 것은 다시 애굽의 종으로 돌아가는 것이며 여호와의 구원 역사를 무위로 돌리는 심각한 행위이다.
 
이와 같은 우상을 숭배하는 것에 따르는 징벌을 9b~10절을 통해 경고한다. 먼저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 삼사 대까지” 하나님의 징벌이 이를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 대까지 은혜를 베푸신다(10절).”. “삼사 대”와 “천 대”는 문자적인 의미보다 은유적인 표현으로 후손들에게 미치는 죄와 의의 영향과 그 심각성을 각성하게 한다. 에스겔 18:20에서 그 의미를 더욱 밝혀주는데, “죄를 짓는 그 영혼은 죽을 것이나, 아들은 아버지의 죄악을 담당하지 않고 아버지도 그 아들의 죄악을 담당하지 아니할 것이다. 의인의 의가 그에게 돌아가고, 악인의 악도 그에게 돌아갈 것이다.” (새번역)
 
 
 
나는?
-모세는 광야 여정을 회고한 후(1:1~4:43), 출애굽 2세대에게 시내산에서 받은 율법을 강론하며 언약을 갱신한다. 44~49절은 율법을 선포하는 장소와 정황을 소개한다. “애굽에서 나온 후”라는 표현을 반복하여 모세가 선포한 율법이 결코 새로운 언약이 아님을 강조한다. 옛 언약의 갱신이며, 가나안 정복도 그들에게 부여된 새로운 과업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사명임을 보여 준다.
 
-구원받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목적과 사명도 분명하고 불변한다. 구원받은 새로운 신분에 합당하게 세상과 구별되며 살아갈 것을 늘 결심해야 할 이유다. 구원받은 자유가 방종으로 흐르지 않고 진실한 순종과 거룩한 삶으로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들으라, 배우라, 지켜 행하라”라고 연거푸 명령한다(1절). 말씀을 듣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누구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온 이스라엘이 들으라”라고 했다. 또 미룰 수 없는(“오늘”) 긴박한 소명이다.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것만큼이나 말씀을 청종하는데 분투해야 한다는 의미다. 모두가 지도자가 될 수 없지만, 말씀을 듣고 배우며 지켜 행하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성도는 한 사람도 없다.
 
-말씀 순종은 힘겨운 짐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에 대한 마땅한 반응이다. 결코 자랑하거나 대가를 요구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나를 특별하게 대우하시는데, 난 과연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특별하게 빌리고 있는가?
 
 
-5:1~5절을 통해 과거의 열조들이 아니라 오늘, 여기에서 말씀을 듣는 세대와 언약을 맺으신다. 언약은 현재성(오늘)과 연대성(우리)을 가지고 있다. 언약을 맺는다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규정한 것을 수용한다는 의미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따르는 것이 곧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이들의 존재 방식이 되게 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각성하고 깨달아야 한다. 말씀에 무관심하고, 무지하고 무시하면서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지금, 여기 하나님의 나라에 거하고 있음을 안다면 하나님과의 새 언약 관계를 소중히 여기면서, 그 언약 안에서 베푸시는 “은혜와 진리” 아래 살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사는 삶의 원리(십계명)를 가르치시기 전에 그들에게 베푼 구원의 역사, 그들과의 관계를 상기시키신다(5:6절). “은혜와 관계”, “감사와 사랑”을 잃어버린 계명 준수는 영광스러운 구원의 특권이 아니라 수고로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하나님 외에 다른 신에게 예배하는 것도, 하나님을 형상화하는 것도 금하신다. 하나님이 최우선 순위가 되지 않으면 믿음이 아니다. 하나님을 제한하거나 이용하는 것 역시 어리석고 위태한 신앙일 뿐이다.
 
 
*이스라엘은 우상숭배를 척결하고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예배하는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으로(출 19:6) 세워지기 위해 애굽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았다(출 3:18). 그리고 그들에게 율법을 주셨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기 전에 명령하시는 하나님 자신을 먼저 소개하신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애굽 땅에서 종으로 살고 있었을 때 그들을 구원하고 광야에서 인도하여 가나안 땅까지 들어가게 하시는 분이시다. 이스라엘이 먼저 간청했거나 이런 축복을 받을 만큼 이바지했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 나라 계획 안에서 이스라엘을 먼저 부르셨다. 이스라엘이 먼저 부름을 받고 축복을 누리게 되었다. 굳이 근거를 설명하라면 “하나님의 사랑”이다. 이 정신을 깨닫는다면 이후 언급되는 모든 율법은 이스라엘을 얽매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하기 위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은혜와 관계, 감사와 사랑을 잃어버린 계명 준수는 자발적인 구속이 아니라 부담스러운 속박이 된다. 영광스러운 특권이 아니라 수고로운 큰 짐이 된다.
 
 
 
 
*주님, 나를 구원하여 주신 은혜와 나를 자녀 삼아 주신 관계를 감사와 사랑함으로 반응하겠습니다. 자유로움으로 주님의 사랑을 누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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