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십계명, 하나님 백성의 삶의 원리 [신 5:11-21]
 – 2024년 01월 12일
– 2024년 01월 12일 –

본문은 십계명에서 제3계명으로부터 제10계명까지를 기술하고 있다. 십계명의 핵심 메시지는 우상숭배를 떠나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유일하신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 예배의 삶을 통해 하나님과 모든 피조물 간의 안식을 회복하는 데 있다. 신명기 안에서의 십계명은 여호와만이 하나님이시며 그 외에는 다른 신이 없다(4:39; 6:4~5)는 신앙고백을 한 거룩한 백성과 제사장 나라(출 19:1~16)와 그들의 예배 삶(출 3:18)의 배경에서 이해해야 한다. 십계명은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기는 그들의 구별된 삶의 원칙과 방식을 규명한다.

 

십계명은 거룩한 백성으로 구별된 이스라엘의 삶의 원리와 방식을 담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나안의 우상숭배를 타파하고 오직 한 분이신 여호와 하나님만을 섬겨야 한다. 오직 창조주 하나님만이 그들의 예배의 대상이 되며 이는 부모와 이웃과 거룩한 관계로 나타나야 하는 것이다.

 

 

  1. 제3계명(11절)

“너는 여호와 네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여호와께서는 그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자를 죄 없다 하지 않으실 것이다(새번역).”

“망령되게(라샤붸)”라는 “망령(늙거나 정신이 흐려서 말이나 행동이 정상을 벗어남, 또는 그런 상태)”이라는 의미보다 “허무, 무가치”를 의미한다. 즉, 여호와의 이름을 무가치하게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계명이다. 망령되게 말하는 것은 여호와의 이름을 “허무하게, 무가치하게” 말하는 것을 넘어서 “거짓”으로 말하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굳이 표현하자면 십계명이 유일하신 하나님을 예배하는 삶을 암시한다면, 제1계명은 내적인 예배를, 제2계명은 외적 예배이다. 제3계명은 입술의 예배이다.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입술로 일컫는 것은 여호와의 이름을 빙자하여 이뤄지는 모든 거짓 증거와 행위를 통해 그분의 이름을 허무하고 무가치하게 여기도록 일컫는 것을 말한다.

 

구약에서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긍정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창 4:26). 민수기에서는 제사장들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여호와의 이름으로” 축복하라고 서술한다(민 6:23~27). 그러나 여호와의 이름이 오용될 수 있는 위험성은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이스라엘 안에서 신의 이름으로 그 백성을 억압하는 모습에서부터, 고대 이스라엘의 예언자는 예언 선포의 진실성과 상관 없이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말한다(렘 5:13~14; 28:1~3; 겔 13:7). 에스겔은 여호와의 이름으로 거짓을 선포하는 자들에게 “사람의 영혼을 사냥하는 자들”이라고까지 표현하였다(겔 13:18). 또 이스라엘의 지도자는 자신들의 행위와 권위를 부여하기 위해 여호와의 이름을 거론하기도 했다.

 

 

 

  1. 제4계명(12~15절)

“여호와 너의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라(새번역).” 안식에 대한 계명이다. 모든 계명 가운데 유일하게 “거룩하게”를 언급한다. 안식일은 거룩하게 구별되어야 할 “특별한 날”이다. 출애굽기 본문에서는 “기억하라”(출 20:8)로 시작되는 것과 달리 신명기는 “지키라”로 시작한다. 이는 출애굽기와 비교하여 “실천”을 강하게 명령하는 것이다.

 

14절은 모든 가축이라는 표현 외에 “네 소나 네 나귀”를 명시하는데, 고대로부터 노동을 위해 사용된 가축이라는 점에서 안식 명령은 사람뿐 아니라 가축에게도 “쉼”을 줄 것을 명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신명기 본문은 “네 남종이나 여종”을 두 번이나 반복 언급한다. 첫 번째 언급에서는 아무 일도 못 하게 하라고 명령하고, 두 번째 언급에서는 “쉼”을 주라고 명령한다. 주인에게 분명하게 남종이나 여종에게 쉼을 주라고 명시한 것이다. 이것은 안식일에 주인이나 종이나 동등하게 쉼을 누려야 함을 말하며, 안식일에는 신분에 따라 구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출애굽 사건을 애굽의 종살이로부터의 탈출을 선언한 것과 연결하여 보면 안식일은 종살이로부터 탈출을 7일마다 반복하는 것이다. 15절은 “너는 이집트 땅에서 종이었으나 나 여호와 네 하나님께서 강한 손과 편 팔로 너를 그곳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을 기억하여라. 그러므로 여호와 너의 하나님께서 너에게 안식일을 지키라고 명령하신다.”라고, 선언했다. 출애굽기에서 안식일은 창조라는 신학을 기반으로 설명했다면, 신명기는 안식일을 출애굽이라는 역사를 기반으로 설명한다.

 

안식일은 일차적으로 쉬는 날이지만, 본질적으로는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를 갱신하는 예배의 날이다. 이 계명은 단순히 쉬는 것에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십계명은 하나님과의 관계의 절정으로서 안식일을 제시했다. 이는 창조와 성막 규범 완성 이후에 언급된 안식일 준수 계명(창 2:3; 출 31:12~17)들과 평행 구조를 이룬다. 창조와 성막과 하나님과의 관계(제1~4계명)는 모두 궁극적인 안식을 암시한다. 이는 단지 쉼의 개념보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의 거룩한 안식이다. 주님께서는 안식일이 근본적으로 사람을 위해 정해진 것이며 또한 자신이 바로 안식일의 주인이심을 말씀하셨다(막 2:23 이하). 창조의 계시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피조물의 안식으로 완성됨을 의미한다(히 4:1~13).

 

 

  1. 제5계명~제10계명(16~21절)

제5계명은 부모 공경이다. “너는 여호와 네 하나님께서 명령하시는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여라. 그러면 여호와 네 하나님께서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 것이며 네가 잘될 것이다(새번역_16절).” 십계명 중에서 유일하게 땅에서 장수하고 복을 누리는 약속과 결합한 계명이다. 하나님을 향한 예배는 부모에 대한 공경으로 확장된다. “공경하다(카베드)”라는 단순히 “순종하다, 혹은 존중하다, 섬기다” 이상을 의미한다. 이런 행동들은 하나님을 향한 행위와 유사하다. 이는 하나님을 향해 예배하는 행위는 이웃으로 이어져야 함을 의미한다. 공경하라는 표현이 사람에게 사용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비슷하게 부모 공경에 관해 서술하는 레위기에는 “카베드”동사가 아니라 “야라”라는 동사가 사용되었다(레 19:3). “카베드”는 무겁게 하다 라는 의미와 도움을 주다, 지원하다로도 번역할 수 있다. 이로 추측해 보면 고대 사회가 육체 노동을 기반으로 생산활동을 했음을 고려하면, 당시 부모 공경이란 연로한 부모에게 의식주와 같은 도움을 제공하라는 명령이 된다. 또 약속의 땅에서의 장수 약속은 다른 신명기 본문에서는 ‘여호와의 율법 순종’의 결과로 제시된다(4:40; 5:33; 6:1~2). 즉, 부모 계명은 전체 계명을 압축하는 효과를 본다. 이는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는 “여호와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제6계명은 “살인하지 말지니라(17절)”이다. 이 계명은 하나님을 예배하는 구별된 거룩한 삶은 생명의 존엄성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해준다. “살인(라짜흐)”이라는 히브리어 동사는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도적이거나 비의도적인 살인을 가리킨다. 이는 공동체를 파괴하는 불법적인 살인을 금지하는 것이다. 본문은 살해를 무조건 금지하며, 이후 살해의 의도성과 관련해서는 도피성 규정에서 다룬다.

 

구약에서 생명은 대개 장수나 복을 누리는 삶(창 25:7; 전 6:3; 레 14:5; 민 19:17)으로 묘사된다. 사람은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다(창 1:27). 그러므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그 생명의 형상을 해치는 것이 된다(창 9:6). 생명과 사망의 절대 주권은 오직 하나님께 있으므로(렘 21:8; 시 36:9) 하나님의 허락 없이 그 생명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아니 건드릴 수 없다(욥 2:6).

 

 

제7계명은 “간음하지 말지니라(18절) 이다. 간음 금지 계명은 이미 형성된 가정을 파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계명이다. 간음(나아프)으로 번역된 단어는 명백히 혼인 밖에서의 간통을 의미한다. 간음이라는 죄는 언약을 깨는 것과 동일하게 취급된다. 하나님 앞에서 다른 신을 두면 안 된다는 제2계명과 평행을 이룬다. 간음은 언약공동체의 파괴와 유비 되는 행위이며, 이 금령을 위반하면 죽음이다(신 22:22~24). 간음 금지 명령은 하나님과의 언약보수와 예배로 이루어진 결혼과 가정을 보존하고 지키기 위한 중요한 방파제가 되었다.

 

 

제8계명은 “도둑질하지 말라” 하다(19절). “도둑질 금지” 계명이다. “도둑질(나브)”은 물건을 훔치는 것뿐 아니라 “나브”가 가지는 또 다른 의미인 “납치(출 21:16), 유인(신 24:7)”과 같이 사람을 도둑질하는 것도 포함된다. 물건을 도둑질했을 경우는 2~5배의 배상을 명시하고 있고, 사람을 도둑질했을 경우는 무조건 사형을 선언한다. 이 행위가 가지는 가정을 파괴하는 것과 사람을 도둑질하여 종으로 파는 행위가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하는 범죄로 간주 되었기 때문이다.

 

 

제9계명은 “거짓 증거 금지”이다(20절). 거짓 증거(에드 샤붸)는 재판 상황에서 진행되는 법적 증언이다. 이 금지 계명은 법적 거짓 증거로 인해 무죄한 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이다. 그 시대나 현재에나 재판이 부당한 다수나 권력, 또는 재물에 의해 왜곡될 수 있음을(출 23:1~2) 경고하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에는 “가짜 뉴스”와 같은 왜곡된 정보전달도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싶다. 신명기는 거짓 증거를 방지하기 위해 재판할 때 “두 증인의 입으로나 또는 세 증인의 말(신 19:15)”을 들으라고 규정한다.

 

이 계명은 하나님의 공의와 연결된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자는 정직하게 행하며 공의를 실천하며, 그의 마음에 진실을 말해야 한다(시 15:2).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하여 거짓 증거 하는것과 이웃에게 거짓 증거 하는 것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제10계명은 “탐심 금지”이다(21절). 출애굽기는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라 네 이웃의 안내’라는 순서로 기록한다(출 20:17). 하지만 본문은 “네 이웃의 아내를 탐내지 말지니라 네 이웃의 집이나….”와 같이 ‘네 이웃의 아내’에 대한 금지로 시작한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웃의 권리를 존중한다. 이후 신명기의 해설은 존중을 넘어 자신의 권리를 나누어야 할 것도 명령한다. 신 24:17~22는 객이나 고아의 송사를 억울하게 하지 말고 과부의 옷을 전당 집자 말라고 하고 가난한 자가 추수하고 남은 것에 대해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는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나는?

-본문은 제3계명부터 제10계명을 다룬다. 그런데 유독 제4계명인 안식일 계명이 12~15절까지 상대적으로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긴 설명이 그만큼 안식일 계명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할 수 있다.

 

-십계명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처음 세 계명은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고, 끝에서 여섯 계명은 이웃을 향한 계명이다. 그 사이를 연결하는 계명이 4계명인 안식일 계명이다. 구조로 보면 안식일 계명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연결한다. 안식해야 사랑이 온전해진다. 안식은 창조의 목표이기도 하다. 사람은 쉼이 필요한 존재이고 하나님의 은혜와 이웃의 배려가 필요한 존재이다.

 

-안식은 창조의 목표였다. 예수님의 구속은 안식의 사람을 재창조하는 신적인 행위였고, 하나님의 나라는 안식의 나라이다. 인간이 안식할 때 종과 나그네와 가축과 땅도 쉴 수 있다. 궁극적으로 안식 신앙으로 이르게 한다.

 

-그런데 십계명은 출애굽기(20:2~17)와 신명기(5:6~21)에 기록되어 있는데, 제4계명과 제10계명이 출애굽기의 기록과 차이가 있다. 이는 어느 것이 맞고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다. 계명의 의미를 확장하고 해석을 깊게 하며, 적용의 범위를 넓힌 차이이다. *진리는 변함이 없으나 이를 기술하고 기록하는 방식은 지혜로울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대는 안식이 필요한 시대이다. 지금 세상은 실제의 전쟁터도 다수 존재하지만, 모든 인간의 삶의 터가 전쟁터와 같은 곳에서 전쟁 같은 삶을 치열하게 살고 있다. 배려와 환대와 사랑과 같은 가치는 교과서에나 등장하는 단어일 뿐 삶의 현장에서는 이미 사라져 버린 단어이다. 의와 거룩함을 추구하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의 삶도 별반 다를 바 없기에 십계명의 계명을 깊이 상고하며 여유와 배려와 쉼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품격과 고상함을 보여주어야 하겠다.

 

-어디 안식 계명뿐이겠는가? 육체를 가진 인간이 가장 지키기 힘든 계명은 아마 탐심 금지 계명일 것이다. 모든 죄의 출발이 탐심에 있다. 그러므로 자족하는 마음으로 안식을 누리는 삶을 간절히 구하고 그 안에 거해야 하겠다.

 

 

-또 제5계명은 특정한 약속이 언급될 만큼 중요하다. 여호와의 명령대로 부모를 공경하는 자에게는 장수와 복을 약속하신 것이다.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하나님이 부모에게 주신 권위에 복종하는 것도 포함된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신앙교육의 일차 책임자가 부모였기에 부모의 권위에 대한 인정과 순복은 하나님 경외와 신앙을 배우는 가장 기본적인 중요한 토대였다.

 

-부모 공경은 창조주 하나님의 명령이었고 가정과 나라를 지키고 존속하는 길이었다. 성경적인 가정의 토대가 해체되고 질서가 와해하며, 부모의 권위가 실추되어 가는 시대에 양보하거나 타협해서는 안 될 하나님의 뜻이며 거룩한 명령이다.

 

 

-언약이 하나님과 나, 나와 이웃과의 관계에 관한 규정이라면, 계명은 그 관계를 유지하고 온전하게 하는 방편이다. 신앙의 성숙은 관계의 성숙이고, 계명을 따라 살아가는 깊이의 성숙이다.

 

-십계명은 하나님 나라 백성의 생활윤리의 기본적인 원리를 규정한다. 십계명은 하나님의 온전한 다스림을 이루는 도구이다. 간결하고 구체적이고, 명료하고 알기 쉬운 계명들이다. 가장 기본적인 법률로서 이를 어기는 자에게는 엄한 형벌이 주어졌다. 십계명은 고대사회의 유물이나 유산이 아니라 지금, 여기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구원받은 백성의 삶 속에서 실천해야 할 원리들이다.

 

 

 

*주님, 십계명이 원리를 따라 더욱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겠습니다.

*주님, 안식과 부모 공경의 계명이 도드라지게 보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충실하게 살아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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