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꿈 하나 때문에 …. 이런 “무데뽀”라니….[단 2:1-13]
 – 2022년 11월 03일
– 2022년 11월 03일 –
모든 환상과 꿈을 해석할 수 있고 온 나라 박수와 술객보다 십 배나 나은 지혜와 총명을 가진 다니엘의 이야기이다. 고대 근동 지역을 평정한 바벨론 제국의 왕 느부갓네살이 꿈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왕이 자신이 꾼 꿈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불안해 한다. 땅의 통치자들이 주장하는 권력의 실체와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고대 세계는 일반적으로 꿈과 환상을 신적 메세지의 전달 통로로 인정했다. 신들이 꿈에서 자기 의지를 계시해 주기에 꿈의 해석이 중요해졌고 이와 관련하여 꿈을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있었다. 고대근동에서는 나라의 운명과 관련하여 꿈의 해석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신들이 통치자들에게 꿈을 통해 자신들의 의지와 미래를 알려준다고 믿었다.
 
최고의 권력을 가졌지만, 한 순간의 평안함도 소유하지 못했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그 안에 정작 평안이 없다.
 
 
 
1.꿈 하나보다 못한 권력(1절)
세상 그 누구보다 많은 것을 가졌으나 번민하고 염려하여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느부갓네살이었다. 당대의 초강대국 바벨론의 최고 권력자였다. 하지만 그가 초조해 한다. 마음에 평안이 사라졌다. “느부갓네살이 다스린 지 이 년이 되는 해에 느부갓네살이 꿈을 꾸고 그로 말미암아 마음이 번민하여 잠을 이루지 못한지라”(1절)
 
“번민(파암)”이라는 말은 “몰아대다, 치다, 재촉하다, 압박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그가 꾼 꿈이 무엇이기에 이와같이 그의 마음을 몰아대고 재촉하고 압박하는 것일까? 
 
문제는 자신이 꾼 꿈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모든 권력을 가진 느부갓네살이지만 번민하고 마음이 힘들어 잠을 자지 못했던 것이다. 분명 꿈 꾼이 의미심장한데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니 오히려 번민이 몰려 오고 말았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내가 걷는 이 길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 내가 가는 길의 뜻을 알지 못할 때, 번민과 괴로움이 마음에 가득 차게 된다.
 
 
 
2.꿈 하나 때문에 폭발하는 분노(5절)
느부갓네살은 자신이 꾼 꿈 하나 때문에 번민했다. 꿈 하나 때문에 마음을 몰아치고 재촉하며(조급하게 만들며), 압박한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분노를 품고, 당대의 바벨론의 모든 지혜자들을 다 죽이려고까지 하였다.
 
“그러자 왕이 점성가들에게 말하였다. “나의 명령은 확고하다. 너희가 그 꿈의 내용과 해몽을 나에게 말해 주지 못하면, 너희의 몸은 토막이 날  것이며, 너희의 집은 쓰레기 더미가 될 것이다.”(새번역_5절)
 
느부갓네살은 바벨론의 모든 지혜자들에게 어이없는 강요를 서슴치 않는다. 자신도 기억하지 못하는 꿈을 말하고 그 꿈을 해석하라고 강요한다. 자신이 꿈을 꾸고 그 꿈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번민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에게 분노를 품고 그들의 생명까지 뺏으려고 하고 있다. 꿈 하나 때문에….
 
 
 
3.술사들의 분명한 한계(4, 7절)
술사들은 당대의 지혜자들이었다. 그렇지만 그들의 학문과 지혜가 왕의 요구를 해결할 수 없었다. 사람의 지혜가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이 이 지점에서 드러나게 된다.
 
술사들은 자신들에게 닥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왕이 꾼 꿈이 어떤 꿈인지를 먼저 알아내고 해석까지 해야 하는 것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었다. 그래서 술사들은 자신들의 한계를 분명하게 인정한다. “임금님께서 아시고자 하시는 그 일을 임금님께 알려 드릴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일찍이 그 어떤 위대한 왕이나 통치자도  마술사나 주술가나 점성가들에게, 이와 같은 일을 물어 본 적이 없습니다.”(새번역_10절)
 
그들은 억울할 것이다. 느부갓네살의 분노는 인간의 영역 밖의 일을 요청하고 있다. 심지어 왕은 술사들을 심각하게 불신하고 있는 듯하다. “너희가 그 꿈을 나에게 말해 주지 못하면, 너희는 모두 같은 벌을 받게 될 것이다. 너희가 시간이 지나면 사태가 바뀌겠거니 하면서, 내 앞에서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하기로 함께 모의한 줄을, 내가 모를 듯 싶으냐? 이제 그 꿈을 나에게 말하여라. 그러면 너희가 나에게 해몽도 하여 알려 줄  수 있을 것으로 알겠다.”(새번역_9절) 아마도 평소의 술사들의 태도에 신물이 난듯한 발언이다.
 
그래서 칼빈은 이 부분을 느부갓네살 왕이 술사들의 능력을 이 기회에 검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하였다. 
 
 
 
나는?
-본문을 묵상하며 “무데뽀”가 생각이 났다. “저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총도 가지고 가지 않는다”라는 뜻의 일본말이다. 우리는 주로 “앞뒤 생각 없이 하는 행동”으로 사용한다. 느부갓네살은 무데뽀 지도자다. 자신이 꾼 꿈을 알아내지 못한다고 지혜자들을 죽이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무모한 지도자이다.
 
-당시 바벨론 제국은 세계 최강의 나라였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였다. 최초 관개농업을 시도한 나라였고 BC 18세기부터 BC 4세기까지 세계 최대 문명을 자랑하는 나라였다. 그런 나라가 지도자의 꿈 하나로 휘청인다. 아무리 고대 세계가 꿈은 신이 통치자에게 주는 일종의 계시라고 여겨지는 때라 해도 이건 말이 안 된다.
 
-바벨론 대제국을 이루고 유다를 정복한 느부갓네살이지만 겨우 꿈 하나에 무릎을 꿇는다. 더 심각한 것은 자신이 꾼 꿈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 내용으로 인해 두려움에 가득 짖눌려 일상 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인간이 이런 존재이다. 세상 권력을 다 가졌다고 여겨도 자기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인간은 없다. 꿈 앞에서 쩔쩔 매는 느부갓네살의 모습이 이런 인간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그렇기에 하나님 앞에서 더욱 겸손해 진다. 하나님을 모르는 세상은 늘 불안해 하지만, 나는 하나님을 알고 그 안에 거하고 있기에 평안하다.
 
-지상 최강의 권력과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최후의 결정권자인 그였지만 만성적인 불안에 괴로워 한다. 이것이 느부갓네살의 민낯이었고 최강대국 바벨론의 민낯이었다. 우리의 삶을 이런 바벨론의 방식, 바벨론의 정신을 따라 산다면 이와 같은 불안과 염려를 떨칠 수 없다. 참 평안은 바벨론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는 믿음과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는 삶에 있다.
 
 
-하나님을 모르는 세상의 지식은 아이러니하게도 결정적인 순간에 무지하다. 당대 최고의 지혜자들이 모였지만 왕은 꿈의 내용은 말해주지 않고 내용과 해석을 모두 맞추라고 요구한다. 왕 자신이 그 내용이 충격적이어서 기억을 못할 수 있고, 선명하게 기억하지만 자칫 왕권이 흔들릴 수 있는 해석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판단했기에 이렇게 명령한 것이다. 왕의 명령 앞에 모든 지혜자들이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고 만다. 이 세상의 지식만으로 하나님의 깊은 섭리를 깨달을 수 없었던 것이다. 세상의 지혜가 가지는 분명한 한계이다.
 
-하나님을 모르는 세상은 폭력적이다. 왕은 자신의 번민을 해소할 수 없는 지혜자들은 필요없다며 모두 처형하라는 잔혹한 명령을 내린다. 번민에 가득차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왕에게 지혜자들조차도 정적으로 여겨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왕의 번민과 무지가 폭력으로 이어진다. 지도자의 무지가 나라를 뒤흔든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은 결정적인 순간에 유식하다. 다니엘이 이를 증명해 줄 것이다.
 
*하나님을 아는 세상은 화해와 평화를 가져온다.  왕의 마음은 진정되고 평안케 되며, 하나님의 존재하심을 인정하는 그의 입술은 한없이 겸손한 고백을 토해 낼 것이다.
 
 
 
*주님, 꿈 하나 때문에 번민하여 폭력을 불사하는 세상의 왕이 안타깝습니다. 혹시 지금 이 시대의 지도자가 이런 “무데뽀 지도자”가 아니기를 빕니다.
*주님, 석학들도 모르는 분야가 있기 마련입니다. 성경을 아는 것은 세상의 방식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도무지 길을 찾지 못하는 석학들의 모습에서 깨닫게 됩니다. 겸손히 하나님의 지혜를 추구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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