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코헬렛이 들려주는 헤벨의 세상 이야기 [전 1:1-11]
 – 2022년 11월 27일
– 2022년 11월 27일 –
전도서는 낯설다…. 욥기, 시편, 잠언, 아가서와 함께 시가서로 분류되고 잠언, 욥기와는 그중에서도 지혜서로 분류된다. 성경에서 말하는 지혜가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이기에 지혜서는 일상에서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성경 전체가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특히 지혜서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 “우리는 그 뜻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혹은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인간은 하나님에 대하여 어디까지 알 수 있는가?”하는 질문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성경이 바로 지혜서이다.
 
지혜서는 규범적 지혜를 다루는 것과 반성적 지혜를 다루는 지혜로 구분된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규범으로서의 지혜와 이렇게 정하여 놓으신 지혜를 다른 시각과 관점에서 바라보는 지혜를 의미한다. 대부분 규범적 지혜의 범주 안에서 지혜가 적용되지만, 이것을 벗어난 예외적인 지혜가 있다는 것이다. 욥의 고난은 규범적 지혜중의 하나인 인과응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은 주시기도, 거두시기도 하시는 분(욥 2:10)이라는 고백은 ‘뿌린대로 거둔다’는 규범적 지혜의 원리를 한참 벗어나 있다.
 
전도서도 이와 같다. 규범적 지혜의 몇가지 전제들을 반성적 시각으로 되짚는다. “선과 악의 이분법에 의문을 제기하고, 통합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생명과 죽음, 건강과 질병 등을 좋고 나쁨의 이분법으로만 볼 수 없음을 되짚는다. 또한, 하나님의 무한하심과 인간의 유한함을 극명하게 대비 시킨다. 이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규범, 패턴은 영원하나 아주 짧은 생일 사는 인간은 그 패턴을 완전히 알고 이해할 수 없을 항변한다.
 
 
 
전도서의 한글 성경의 제목은 “전도서”, 즉 “도(길)를 전하는 책”이다. 삶의 길을 안내하고 알려주는 책으로 이해하게 한다. 하지만 영어 성경의 제목은 “에클레시아스테스(ecclesiastes)”이다. 이것은 70인역 전통에 따라 헬라어 제목을 음역한 것이다. 헬라어 “에클레시아스테스”는 신약성경에서 교회를 뜻하는 “에클레시아”의 일원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즉, 교회 회중의 한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히브리어 성경의 책 제목은 “코헬렛”이다. 이 단어의 뜻은 무엇일까? 히브리어 전도서는 “코헬렛의 말들”이라는 표제어로 시작한다. 코헬렛은 그 단어가 가지는 모호성 때문에 정확한 의미를 단정할 수 없지만, 교회 회중을 상대로 하는 연설자의 의미로 이해한다. 실제로 현대어 성경들은 코헬렛을 “설교자”, “선생”으로 번역했다. 이마저도 그 의미의 모호함 때문에 정확한 의미를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코헬렛”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코헬렛의 의미는 지혜와 관련된 일을 전문적으로 수행한 지혜 선생이라고 할 수 있다. 전도서 12:9-12에서 이를 분명하게 밝힌다. “전도자는 지혜로운 사람이기에, 백성에게 자기가 아는 지식을 가르쳤다. 그는 많은 잠언을 찾아내서, 연구하고 정리하였다. 전도자는 기쁨을 주는 말을 찾으려고 힘썼으며, 참되게 사는 길을 가르치는 말을 찾으면 그것을 바르게 적어 놓았다. ○지혜로운 사람의 말은 찌르는 채찍 같고, 수집된 잠언은 잘 박힌 못과 같다. 이 모든 것은 모두 한 목자가 준 것이다. ○한 마디만 더 하마. 나의 아이들아, 조심하여라.  책은 아무리 읽어도 끝이 없고, 공부만 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한다.”(새번역_12:9-12)
 
그렇다면 코헬렛은 “회중 가운데 있지만, 동시에 사람들을 가르치고 지혜에 관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새롭게 구성하여 기록하는 일을 맡은 사람이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일을 감당하는 이를 지칭하는 직능적인 용어일 가능성이 높다.(일상의 신학 전도서, 김순영, 새물결플러스, pp 33-35.)
 
 
 
전도서에 대한 오해와 특징
가장 빈번하게 사용된 “헛되다”는 말이 무한 반복 되기에 그저 허무하게만 느껴지게 하는 것처럼 오해한다. 전도서가 말하는 “헛되다”는 비관주의가 아니라 하나님을 모르는 “해 아래 세상”의 허무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전도서는 “땅 위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세상의 여러 문제에 관한 담론이다. 일상에서 여러 문제들이 다양하게 변화되고 복잡하게 얽히는 것이 삶이다. 전도사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 성찰하도록 돕는다. 지금까지 ‘솔로몬’이 저자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의 연구는 지혜의 대명사처럼 인식된 솔로몬과 같은 지혜로움을 가르치는 책이라는 시각에 더 무게를 둔다. 그래서 전도서의 저자를 고대의 지혜 선생인 “코헬렛”(개역개정_전도자)으로 의견을 모은다.
 
“코헬렛”은 삶의 여러 문제들을 관찰하되 고정화된 시각에 머물지 않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을 기반으로 “해 아래”에서 벌어지는 현실의 문제들을 꼼꼼하고 집요하게 따져 묻는 현실적인 사색이 담겨 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구약성경의 오경이나 역사서, 예언서와 달리 지혜문학으로 구분된 전도서는 삶의 진리들을 하나님의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기록하고 표현하기 보다, 일상에서 우주의 질서와 삶의 진리를 터득한 자들이 기록한 지혜를 통찰력있는 진술과 독백, 때로는 해학과 역설이 있는 문장으로 소개한다.
 
 
 
본문은 전도서의 서론이자 전체의 주제를 드러낸다. 전도서의 주제를 이해하려면 전도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 “헛되다(헤벨_38회)”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헤벨”의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다. 전도서가 해벨의 책이지만, 헤벨의 뜻을 선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헤벨”의 기본 의미는 “바람, 숨(호흡), 안개”이다. 헤벨의 어원은 ‘아벨’로 추측하다. 이와 관련해서 창 4장의 아벨로 번역된 단어도 역시 “헤벨”이다. 히브리어 성경은 아벨의 표기를 ‘헤벨’과 동일하게 사용한다. 하지만 헤벨은 기본의미에만 갇히지 않고 경계를 넘나드는데, 덧없음, 공허, 허무, 헛됨, 텅 빔, 부조리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의미를 가진다. 이런 흐름에 따라 헤벨은 “일시성”, 덧없음”, 아무것도 없는 텅 빔”의 의미로 해석된다. 구약성경에서 “헤벨”은 다른 부분에서 “무익함, 우상의 무력함”, 또는 인간의 무력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코헬렛이 바라보는 세상은 아침 이슬(아침 안개)처럼 사라지면 그만인 덧없는 세상이다. 인간의 삶이란 허공에 흩어져 버리고 마는 한숨, 쉽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 같다.
 
이와 같이 본문은 우리의 삶이 헤벨의 삶인 것을 인간, 자연, 시간이 증명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헤벨은 이 세상에서 의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의미보다 인간들이 이 땅에서 추구하며 바라는 것들은 우리의 인생을 만족시켜 줄 만한 것이 아님을 고백하는 것이다. “초점은  인생을 진정으로 만족 시켜 줄 것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다.
 
4-11절은 인간이 지내는 모든 역사는 반복되고 있음을 고백한다. 특히 9-10절은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 말한다. “이미 있던 것이 훗날에 다시 있을 것이며, 이미 일어났던 일이 훗날에 다시 일어날 것이다. 이 세상에 새 것이란  없다.  ‘보아라, 이것이 바로 새 것이다’ 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 그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던 것, 우리보다 앞서 있던 것이다.”(새번역_9-10절)
그렇기에 “만물이 다 지쳐 있음을 사람이 말로 다 나타낼 수 없다. 눈은 보아도 만족하지 않으며 귀는 들어도 차지 않는다.”(새번역_8절)이라고도 했다. 유한한 이 세상에서 우리를 만족 시킬만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없다. 그런 것을 얻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것은 피곤할 뿐이다. 그렇기에 인간은 이전 세대의 잘못을 다시 저지르며 살아간다. “지나간 세대는 잊혀지고, 앞으로 올 세대도 그 다음 세대가 기억해 주지 않을 것이다.”(새번역_11절)
 
인생이 추구하고 누리는 것은 결코 만족 시킬 수 없다.  코헬렛은 본문에서 의 헛됨, 수고의 헛됨, 새 것의 헛됨을 인간의 삶에서, 만물에서, 역사(시간)에서 그 증거를 제시한다. 모두 다 일시적으로 반복복적이며 새로울 것이 없다. 그렇다면 헛된 세상이니 어쩌겠느냐고 말하기 전에 어찌해야 할까를 물어야 한다. 적어도 이렇게 헛된 세상에서 헛되게 살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지혜다.
 
 
 
나는?
-성경이 희망이 아닌 헛됨을 이야기 하는 것이 참 곤혹스럽다. 하지만 곱씹을수록 인생무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없는 인생의 실상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을 놓치면 안된다. 하나님 없는 인생은 의미없이 사라진다. 마치 안개처럼…
 
-인생이 수고한 대로 유익을 얻지 못하니 얼마나 헛된가?  시간 앞에 장사없다. 그러니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할 뿐… 다 해냈다고 자만할 것도 없고 못했다고 자책할 것도 없다.
 
-새 것을 사는 순간 중고가 된다. 물건만일까? 시간에도 새로움은 없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고 새롭다고 여긴들 새롭지 않다. 아무리 환경이 달라져도 내가 변하지 않는 한 세상은 그대로다….
 
 
 
*주님, 하나님 없는 세상의 허무함을 깨닫는 묵상의 여정이 되겠습니다.
*주님, 코헬렛이 가르쳐주는 지혜로움으로 헤벨의 세상을 견디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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