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게 살면 복을 받는다’는 누구나 공감한다. ‘착한 사람’은 ‘법 없이도 사는 사람’으로 통용된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인식이 여지없이 무너질 때가 있다.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가끔 통한다.
코헬렛은 “자기의 의로움에도 불구하고 멸망하는 의인이 있고 자기의 악행에도 불구하고 장수하는 악인이 있다”(15절)고 했다. 의인이 형통해야 하고 악인은 멸망에 이르는 것이 당연한데, 이 원리가 무너지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그러다 보니 선과 악, 의와 불의, 복과 화의 경계가 모호해 졌다. 세상은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지만, 어느 때 부터인가 이렇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코헬렛은 이렇게 성찰한다. “하나님은 우리 사람을 평범하고 단순하게 만드셨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새번역_29절) 또한 “좋은 일만 하고 잘못을 전혀 저지르지 않는 의인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새번역_20절).
*코헬렛의 한탄은 불의에 적당히 타협하며 살라로 오해될 수도 있다. 하지만 코헬렛은 그만큼 사람의 본질이 악하다는 것을 늘 인식하라는 의도가 분명하다. 선하든지 악하든지, 지혜자이든지 우매자이든지 사람의 본질은 누구나 의롭지 못한 존재이며, 이에서 오는 한계를 인정 하라는 뜻이다.
*잘 사는 것이 화가 될 수도 있는 헤벨의 세상, 심는 대로 거두지 못하는 해 아래에서의 삶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고 스스로를 성찰하여 지혜에 이르는 것이 하늘 백성의 삶이다.
-코헬렛은 인간의 힘으로는 다다를 수 없는 깊은 지혜의 영역이 있음을 탄복한다. 자신이 경험하여 깨달은 지혜를 들려준다.
-세상에 이런 일이?(15절). 코헬렛이 살펴보는 해 아래의 삶은 규범적 지혜의 한계를 분명히 보게 한다. 의인이 멸망하다니, 악인이 장수하다니(15절)… 이런 일이 일어나는 세상이기에 지나치게 의롭게 살거나… 지나치게 악하게 살지 말라 한다.
-어릴적 늘 들었던 말 중의 하나가 “중간만 가라”였다. 극단에 치우치지 말라는 의미도 있었고, 너무 튀지 말라는 의미도 담겨 있었다. 또, 분명한 의샇 표현보다 적당한 얼버무림의 의미도 있었다. 그래서 적을 만들지 말라는 의도였다. 코헬렛이 의인과 악인의 삶을 통찰하고서 너무 의롭게도, 혹은 너무 악하게도 살지 말라한다. 이것은 적당하게 살라는 의미가 아니다.
“하나를 붙잡되, 다른 것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하나님을 두려워 하는 사람은 극단을 피한다”(새번역_18절) 라는 권면처럼 자신의 선택과 결정으로 사는 인생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응하는 삶을 사는 것이 지혜로운 것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주관이 있다. 그런데 지혜자는 창조주 하나님의 주관을 더 바라본다. 지금 상황과 여건의 제한 속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자기 결정이 극단적인 될 수 있음을 깨우친다.
*중요한 결정일 수록 자신의 경험과 판단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의지하는 겸손함이 지혜로운 삶으로 이끈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이는 의와 지혜가 균형을 이루고 일방적인 치우침을 경계하며 그 발을 금하여 악한 것에서 벗어난다. 이런 지혜자 한 사람은 ‘성읍 가운데 있는 열 명의 권력자들 보다 더 능력있어 성읍을 구원할 수 있다'(19절)
-지혜자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마음에 두기 않는다(21절). 이로 인해 자신의 종이 저주하는 것을 듣지 않는다. 사람들이 하는 말을 마음에 두지 않아야 할 이유는 자신도 역시 다른 사람을 욕한 일이 많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22절). 즉 사람들의 이야기는 늘 자기 중심적이어서 사실을 훨씬 주관적으로 각색하며 말하기 때문이다.
-지혜를 갈급하여 찾을수록 지혜가 자신을 멀리한다(23절).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지혜를 탐구하여 이해하려고 했다. 하지만 더 미궁에 빠지고 찾지를 못했다(24-28절). 그리고 난 후에 내린 결론은 명확하다.
-“그렇다. 다만 내가 깨달은 것은 이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사람을 평범하고 단순하게 만드셨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새번역_29절)
-결론은 지혜를 찾아 헤맸지만, 하나님께서 지으신 “평범하고 단순한” 것을 인간은 스스로를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단순함이었지만, 인간은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의 지식으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나는?
-사람이 하나님의 지혜를 깨닫기 어렵게 된 원인은 “죄”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단순한 삶을 복잡하고 어렵게 만드는 세상 지식이 곧 죄의 통로가 되었다.
-코헬렛은 “내 허무한 날을 사는동안… 모든 일을 살펴 보았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본 것은 ‘모순 덩어리’였다(15절). 의인이 망하고 악인이 형통한 세상이었다. 부조리했다. 그래서 코헬렛은 “헤벨”을 외쳤다!
-그래서 코헬렛은 질문을 던졌다. 이런 부조리한 세상을 굳이 의롭게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악인으로 살아도 장수하고 형통한데, 차라리 그렇게 사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그래서 “중도”의 길을 걸었다고도 했다. 이렇게 중도의 길을 걸으면 헤벨을 피할 수 있을까?
-그저 적당히 살면 되는 것 아닌가? 죄도 적당히, 거룩함도 적당히 말이다. 코헬렛은 단호하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든지, 여러 고민들을 피하지 않고 직면하며 살든지 인생의 해답은 결국 “하나님을 경외함”에 있음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해 아래에서”(세상의 영향력 아래에서)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아가면 어떻게 될까? 전통적인 가르침을 따라 멸망 당하지 않고 장수하게 될까? 코헬렛은 이런 단순한 대답을 하지 않는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도 장수 못할 수 있다. 형통하지 않을 수 있다. 세상에서 웃음거리, 패배자의 오명을 쓸 수도 있다. 그런데, “헤벨”에서 벗어난다. *이 세상의 헛 된 것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는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은 “해 아래에서의 헛 됨”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그러니 경외함의 열매가 멸망, 단명, 비웃음, 패배자가 되어도 그것이 헛 된 것이 아니라 주 안에서 복된 것이 된다. 가치가 있다!
*주님, 주님을 경외함으로 세상에서 바보가 되어도 내 삶은 결코 패배, 헤벨이 아닌 것을 깨달아 감격스럽습니다.
*주님, 해 아래의 헤벨이 결론이 아니라 해 위의 올람(영원함)이 결론되게 하도록 오늘도 이끌어 주실 것을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