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법 때문에 문제가 계속 일어난다. 제자들의 행위를 문제 삼아 시비를 걸었던 바리새인들이 직접 주님을 겨냥하여 하이에나 떼처럼 집요하게 달려들고 있다. 이번에는 안식일에 회당에서 한편 손 마른 사람을 고쳐주신 사건이다. 이 기적은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선언하신 주님께서 안식일의 참 의미를 회복시켜주신 사건이기도 하다.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주신 목적은 하나님의 자비로움을 경험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바리새인들은 안식일 제도 자체를 위해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게 만들어 버렸다. 바리새인들은 어쩌다 이렇게 비인간적이 되어 버렸을까?
1.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9-13절)
안식일에 밀밭에서 논쟁하여 반박하지 못한 바리새인들이 자신들의 안식일법에 근거한 주님의 범법을 고발하려고 비열한 방법을 동원한다. 그들에게 한편 손 마른 신체의 고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하나님 아버지처럼 동정하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보다, 신학적 구실을 붙여 주님을 고발하기 위한 수단밖에 되지 못했다. 너무도 무자비한 자들이었다.
안식일은 율법의 참 정신인 사랑과 자비가 드러나야 할 날이지만, 율법에 대한 잘못된 열정으로 되려 하나님의 자비를 가리게 된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사랑과 자비를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하지만 되려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자비를 오해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은 잘못된 열정이 가져오는 것일 수 있다.
*바리새인들은 안식일에 구덩이 빠진 양 한마리 구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인간을 고통에서 구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았다. 성전신앙이라는 종교적인 열심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품지는 못하였다.
*바리새인들은 주님을 고발하기 위해 고통당하는 이웃의 아픔을 도구 삼았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 과정조차 종교적 정의를 합리화 하기위해 활용하는 비인간적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다. 가장 인간적이어야 할 종교지도자들이 가장 비인간적이라니…
*바리새인들은 주님의 제자들의 행위를 용납하는 것이나, 한편 손 마른 이를 치유하여 주시는 행동은 율법을 파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주님께서는 손 마른 사람을 고쳐주시는 것을 안식일이라 하여 주저하지 않으셨다. 도리어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12절)”고 하시며 당시 고수되고 있던 안식일법과 안식일 제도의 오남용을 비판하셨다.
*바리새인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주님의 언행이 너무도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안식일에 밀밭에서의 논쟁과 회당에서의 논쟁은 주님을 잡아 죽이기로 그들이 한 마음을 품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14절).
*안식일 규정을 생명처럼 여기는 바리새인들에게는 당연한 처사였다. 주님께서 하나님의 이름을 모독하는 이단이 아니라면 감히 그럴 수 없다고 단정한 듯 하다. 바리새인들의 마음이 돌처럼 굳어졌다.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바리새인들이 따르는 안식일 규정이다. 주님을 잡아 죽일까 마음을 모으게 한 것도 큰 죄를 지었거나, 기존 체제를 노골적으로 저항하는 운동을 일으켜서가 아니었다.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것과 해도 될 것에 대한 견해 차이였다.
*당시 안식일법은 안식일에 병을 고칠 수 없다. 다만 병의 악화를 막게 할 수 있었다. 치료행위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회당에서 주님을 마주하게 된 손 마른 자는 긴급하게 위독하거나, 병이 악화되어 주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바리새인들이 작정하고 주님을 검증하겠다는 너무도 어리석은 생각이 회당에서 말씀을 전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애석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마음과 법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다.
*주님은 구덩이 빠진 양을 안식일이라도 구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시면서
사람과 양의 가치를 비교하셨다. 이를 통해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을 거절하는 것을 :악함”이라고 정의하시고 만다.
*기억해야 한다. 너무도 거룩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정작 곤경에 처한 이웃을 돌아보지 않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용납하지 않으심을 분명하게 드러내신다. 사람이 먼저이고 사랑이 우선이다. 주님께서 안식일에 손 마른 사람을 고쳐주시면서 깨닫게 하신 중요한 가치이다.
2.말씀하신 바대로 이루시는 주님, 말씀과 상관 없는 바리새인들(14-16절)
바리새인들은 회당을 나가 주님을 죽이려 하지만, 주님은 그런 사실을 아시면서도 계속 사람을 살리시는 사역을 변함없이 감당하신다. 그런데 바리새인들의 충격적인 주님을 죽이려는 모의에는 몇 가지 심각한 죄악을 범하고 있다.
-먼저 주님을 죽이고자 서로 모의하였다. 이는 율법을 맡은 이들이 율법에서 금한 살인을 공모했다는 것에서 충격이다. 여기에 “함께” 주님을 죽이기로 모의했다는 것이 더 충격이다. 한 두사람이 그랬다 해도 해서는 안 될 행동이지만, 여럿이서 모의했다는 것은 과연 이들이 지키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또 안식일이 사람을 지켜주는 것인데, 자신들이 지키는 안식일로 이미 전락해 있음을 드러내준다. 이러한 행동은 하나님께서 주신 안식일이라는 선물을 파괴하는 행위였다.
*공동체가 선을 행하기 위해 함께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멸망의 길로 치닫고 있는 것을 도무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바리새인들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율법을 어겨가면서 율법을 지키려는 극단적인 선택을 왜 하려고 한 것일까? 주님께서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율법의 해석에 대한 권위를 지적한 것도 있겠지만, 자신들이 그동안 가지고 온 율법에 대한 지식이 신념화 되어서 그 말씀이 옳은지 그른지도 분별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이른 것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자신들이 누린 율법 해석을 기반으로 한 종교적 기득권이 무너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후 사두개인이나 제사장들이 주님을 죽이려고 동참한 것도 그들이 성전을 중심으로 누려왔던 기득권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바리새인들에게 율법과 계명의 순수한 의미는 사라진지 오래이고 자신들의 욕망을 이루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율법과 계명을 손에 들고 종교적 전횡을 일삼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주님께서는 자신을 죽이려는 바리새인들의 중심을 정확히 꿰뚫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떠나서(그들과의 싸움의 자리를 떠나)” 여전히 주님의 은혜를 사모하는 수많은 이들의 병을 다 고치시면서(15절) 메시아로서 “말씀대로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를 감당해 나가신다.
*이 과정에서 주님에 대한 바리새인들의 “확증편향”이 재생산되고 확산 되는 것을 우려하시며 아직은 자신을 나타내지말라고 치유받은 이들에게 당부하신다(16절). 이것조차도 말씀의 이미 예언된대로 이루어 가시는 주님의 철저한 순종이셨다.
3.이사야가 예언한 예수님(17-21절)
마태는 이사야 42:1-4을 인용하면서 주님께서 이렇게 행하시는 이유를 정리하였다. 주님께서 이미 약속된 메시아로서의 사역을 충실하게 감당하고 계신다는 것이다.
주님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도록 택한 종, 하나님의 마음에 기뻐하는 자,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자이다. 아버지의 뜻을 온전히 순종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받으신대로 그 하나님의 최고의 사랑을 십자가에서 베푸실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부어 주셔서 주님께서 공의와 정의를 행하도록 하셨다. 그럼에도 사랑과 공의를 행하는 것을 위해 다투거나 외치고 자랑하며 행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아무도 길에서 그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하신 것이다.
또 주님은 (정의가 이길 때까지_새번역 20절) 상한 갈대를 꺽지 않고,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않는 분이시다. 바리새인들이 주님을 죽이려고 모의하는 것과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주님은 하시는 모든 사역을 통해 사람을 살리는 역사를 이루어가시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결국 이사야의 여호와의 종에 대한 예언은 주님을 통해 온전하게 이루어진다. 주님의 온전한 순종과 성취를 통해 마침내 이방인들도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나아오게 되는 것이다(21절). 주님께서는 이 일을 온전하게 성취하시려고 십자가의 길로 나아가고 계신다. 연약하고 소외된 이들, 이방인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고 이 땅에 공의 와 정의 사랑을 행하셨다.
*말씀대로 이루어가시는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우리도 예수님처럼 걸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지금 우리는 안식일의 주인 되시는 주님 안에 있다. 우리를 온전하게 하신 주님을 본받아 예수님처럼 자비를 행하고 주변의 연약한 이들을 향해 선을 행하는 것이 안식일을 온전히 성취하신 주님의 뜻일 것이다.
-오랜 종교적 관습이나 전통이 이웃을 향하여 선을 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면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 어떤 전통이나 관습이라도 사람을 세우고 사랑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마음이다.
-안식일이라는 제도를 지키려는데 온 힘을 쏟아내는 사람보다, 안식일의 주인되시는 주님 안에서 안식일을 누리는 사람이 되어야지….
-혹시 바리새인들처럼 신념이 확신이 되어 율법화 되어버린 문제가 우리에게는 없을까? 날마다 묵상을 통해 내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중요한 이유는 말씀과 율법 조항에 담긴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마음과 뜻에 따라 맞게 지켜지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그토록 지키려는 전통과 관습이 나의 욕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신앙생활을 오래도록 한 분들일수록 습관적으로, 혹은 절대적으로 가지고 있는 신앙의 지식과 기준들이 말씀의 정신보다 앞서 있지 않는가?
-날마다 말씀을 묵상해야 할 중요한 이유는 나의 신앙생활의 태도와 자세들이 늘 성숙함과 유연함 속에 더욱 하나님의 마음과 뜻에 집중하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바리새인들이 해석하고 가르치고 절대화 했던 전통이 아니라 말씀 하나 하나에 담겨주신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따라 행하셨다. 안식일 규정보다 안식일을 주신 의미에 순종하셨다. “종교적 제도를 지키는 것 보다 선한 일을 행하는 것”이 더 그리스도인 다운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님을 따라사는 가치있는 순종보다 의식과 전통을 고수하는 것에 마음의 평안을 두려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세워가야 할 신앙의 전통은 예수님처럼, 더 예수님처럼 그 을를 따라 사는 것이다. 내게 익숙한 전통과 의식과 제도가 주님의 뜻을 따라 순종하며 걸어가야 하는데 큰 어색함으로 다가온다면, 편안함을 버리고 어색함에 도전해야 한다. 그래야 산다.
*2월 11일부터 시작되었던 캄보디아 단기선교가 오늘 아침(2월 18일) 인천도착으로 여정이 마무리되었다. 이 기간동안 함께 말씀을 나누고 말씀 따라 걸으려 했던 여정을 주님께서 축복해 주셨을 줄 믿는다.
*캄보디아에 내려놓게 하고 나온 모든 것들, 마음, 생각, 태도, 심지어 여로 물건들… 그 모든 것들은 이 땅에서 필요치 않기에 하나님께서 내려놓고 오게 하셨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곳에 내려놓은 것을 돌아온 이 땅에서 다시 붙잡으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주님이 정리해 주신 것을 내가 다시 취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 단기선교 전보다 이후가 훨씬 주님의 마음과 뜻을 따라 살아가는데 더 나아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주님의 마음과 뜻을 따라 살아내는 여정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하고도 특별한 단기선교 일정은 마무리되었지만, 우리가 주님과 함께 살아내야 할 우리 각자에게 주신 “삶”이라는 여정은 계속된다.
*그 땅에서처럼 이곳에서도 “하나님과 함께, 공동체와 함께”이다. 그리고 내가 만나는 모든 “이 땅 백성들과 함께” 더예수님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며 살아내자!
*주님, 익숙하고 편안한 제도와 의식이라는 전통이 주님의 마음을 따라 사는길에 걸림돌이 된다면, 어색하기만한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과 자비의 삶을 더욱 붙잡고 살아내는 용기를 내겠습니다.
*주님, 나의 욕망을 지키기 위해 주님의 뜻을 거절하거나, 외면하거나, 침묵하거나 하지 않겠습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감동에 민감하여 주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