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운명하시다. [마 27:45-56]
 – 2023년 04월 07일
– 2023년 04월 07일 –
그치지 않을 것 같은 조롱이 끝난 후 주님은 십자가에서 세 시간을 달려 계셨다. 참고 참다가 극한의 고통 끝에 하나님을 향해 절규하신다. 주님의 마지막 외침이었다. 지켜보던 이들은 엘리야를 부른다고 착각하고 신포도주를 해면에 적셔 주님의 입에 갖다 대지만 거절하시고 힘겹게 마지막 소리를 지르시다 운명하셨다. 그 순간 함께 일어난 일을 바라보고 로마 군대의 백부장과 예수를 지키던 자들은 주님이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음을 인정하였다.
 
 
 
1.처절한 외면, 그러나(45-46절)
주님은 극한의 고통 중에서 자신이 짊어진 온 인류의 죄로 인해 철저히 외면하시는 하나님을 향해 절규하신다. 마태는 주님의 죽음의 모습을 설명하기 보다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기술했다. 주님의 죽음은 철저한 하나님과의 단절이었다. 주님의 죽음은 육체의 고통을 거치는 것 뿐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 겪을 수 있는 최고의 영적인 고통이었다.
 
주님께서 십자가 상에서 부르짖는 절규는 그 고통의 외침이었다. 그렇기에 마지막 절규는 가장 큰 고통을 함의한다. 그러나 절망과 고통과 절규로 십자가는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하나님 나라, 새 이스라엘의 시작을 위한 절규였고, 고통이었다.
 
짙은 어둠이 열두 시부터 세 시까지 온 땅을 덮었고 그 짙은 흑암 중에 주님은 끝까지 하나님을 찾았다. 죄에 대하여 철저히 외면하시는 하나님이시지만 주님은 끝까지 하나님을 찾아 절규하신다. 짙은 흑암은 하나님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을 부르짖는 주님은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하셨다.
 
눈에 보이지 않는 흑암이지만 하나님이 이 어둠을 함께 하여 주실 것을 믿으셨다. *인생의 깊은 밤인듯 싶은가? 아무것도 안보여서 철저히 혼자인듯 하지만 그래도 하나님은 함께 계신다. 주님은 이 사실을 끝까지 신뢰하셨다.
 
 
주님은 철저히 버림 당하셨다. 하나님께 버림받아 마땅한 죄인들을 대신하여 버림 당하셨다. 이 버림 당함은 그 어떤 육체의 고통보다 더 끔찍한 고통 이었기에 주님은 겟세마네에서 그토록 울부짖으신 것이다.
 
*하나님의 구원의 빛, 은혜와 인자하심의 얼굴빛이 나에게로 향하도록 하시기 위해 주님은 철저히 외면 당하셨다. 하나님께 외면 당하신 주님의 고통을 바라보며 나는 오직 주께로만 내 얼굴을 들어야 하겠다.
 
 
 
2.운명하시다(50-53절)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마지막 힘까지 짜내어 큰 소리를 치시고 운명하셨다. 그 동시에 성전의 휘장이 위에서부터 찢어지고 지진이 일어나 무덤이 열리면서 잠자던 성도들이 살아났다.
 
이와같은 현상은 주님의 죽으심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새로운 길이 열렸음을 의미하며, 종말론적인 심판과 권능이 시작되었음을 알려 주고 마지막 날에 죽은 자들이 부활할 것을 예언하고 있는 것이다.
 
*고난 주간은 이렇게 십자가에서 자신의 몸을 찢으시고 우리에게 이 새롭고 산 길이 되어 주신 주님께 오직 믿음으로 나아가 십자가의 열매들을 감사함으로 누리는 시간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사복음서에 등장하는 주님의 십자가상의 말씀을 “가상칠언”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마태는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만 소개한다. 운명하실 때 다시 한 번 크게 소리를 지르시는데 무엇인지 밝히지 않았다. 요한이 “다 이루었다”고 했고, 누가는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라고 했지만 마태는 내용을 밝히지 않는다.
 
 
대신 운명 직후 동반된 극적인 사건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가장 먼저 기록한 것은 성소 휘장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찢어진 것이다. 마태는 자신이 직접 보지 않았지만 한참 후에 확인되었을 이 사실을 가장 먼저 기록했다. 이 현상은 주님의 죽음의 의미를 가장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었다. 찢어진 휘장은 성소와 지성소를 가려주는 휘장이었을 것인데 이것은 억지로도 찢을 수 없는 견고한 것이다. 두께가 성인 손바닥만큼 이었고 세탁하는 과정에서는 300명의 제사장이 들고 이동해야 할 정도의 무게였다고 한다. 이렇게 견고한 휘장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찢어진 것이다.
 
이는 하나님에 의한 사건이라는 것과 유대교를 지탱해온 성전과 성전 종교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주님께서 “성전을 헐고 삼 일만에 짓는자(26:61; 27:40)라고 참소를 당했는데 마태는 이 현상을 가장 먼저 소개하며 “성전이 예수 그리스도로 대체 되었음”을 알린 것이다.
 
 
또 지진이 일어나서 무덤들이 열렸고 그 후 많은 자던 성도들이 부활하여 예루살렘 성에 들어가 사람들에게 보였다고 했다. 이것은 주님의 부활 이후에 일어난 일이며 이 사건을 통해 장차 성도가 부활 후에 영원한 도성(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것에 대한 소망과 약속을 상징하는 것이다.
 
 
주님의 죽음을 목격한 이들에 대한 기록도 빼놓지 않았는데, 로마 장교 백부장과 그의 부하들이 지진과 일어난 일들을 보고 큰 두려움에 압도되었다. 그리고 “그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다”고 고백했다. 다만 흑암과 지진과 휘장이 찢겨짐과 부활의 사건들이 실제로는 시차를 두고 일어난 일들이지만, 함께 일어난 것처럼 보고 반응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이는 마태가 의도적으로 이렇게 기록한 것으로 이미 그리스도인이 된 독자들을 위한 정리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굳이 기록하지 않아도 될 부활을 증언하는 이들의 이름을 기록했는데 놀랍게도 여성들이다. 당시 이방인과 여성들은 증언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로마 군대 백부장과 군인들과 함께 이방인과 세 여인들의 이름을 기록한 것도 새로운 하나님 나라 공동체의 가치에 걸맞는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방인들의 입술을 통해 주님의 하나님의 아들 되심을 증언하게 하셨고, 여인들의 입술을 통해 주님의 죽음의 자리를 끝까지 지키게 하여 증언하게 하셨다.
 
 
 
*주님, 하나님으로부터 철저한 외면은 제가 받아야 했던 철저한 외면임을 고백합니다.
*주님, 끝까지 가장 고통스러운 그 정점에서도 하나님의 이름을 의지하신 주님의 신뢰를 저도 본받고 싶습니다.
*주님, 성전시대가 종말을 고하고 주님의 새로운 나라가 시작되었음을 알고 그 나라를 사모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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