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나는 여기서… 기도하던 여자라 [삼상 1:19-28]
 – 2022년 05월 09일
– 2022년 05월 09일 –

엘리 제사장의 성의 없는 축복에도 한나는 그 말을 굳게 신뢰한다. 표정이 변하고 행동이 변했다. 이는 “오랫동안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과 깊은 교제가 있었기에 가능할 것이다. 인간 제사장의 성의 없는 축복에도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생활태도가 변한 것을 보면 그렇다! 하나님의 일하심에 대한 신뢰가 한나에게는 굳건했다.


그런 한나에게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셨다. 그 이름은 “사무엘”이라고 하였는데, “하나님께서 들으시다”라는 의미다. 그리고 젖을 뗄때까지 매년 드리는 가족 제의에 올라가지 않았다(22절). 일반적으로 유대인들에게 젖 뗄때까지 기간은 약 3년이다. 엘가나는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는 매년제에 한나와 사무엘이 올라가지 않았어도 이를 용납한다. 한나가 하나님께 서원한 것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을 알았기 때문 이었을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본 부인인 한나가 하나님께 기도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에게 대하여 엘가나가 전적으로 한나의 뜻을 따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직 여호와께서 그의 말씀대로 이루시기를 원하노라(23절)”고 고백한다. 엘가나의 매년제를 드리는 경건한 신앙의 내력이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엘가나는 한나가 사무엘에게 젖을 뗄 때까지 약 3년 이상을 기다리고, 한나가 서원한 대로 어린 아들 사무엘을 여호와 앞에 데려다가 여호와께 드렸다.


드디어 젖을 뗀 후 한나와 엘가나는 사무엘을 데리고 실로 가서 하나님께 나실인으로 드리기 위해 제사를 드렸다. 이 때 사무엘은 대략 4~5살 정도 되었을 것이다. 수소 세 마리와 밀가루 한 에바, 포도주 한 가죽부대(24절)를 준비했다. 한나의 마음이 어땠을까? 하나님께 서원하여 응답으로 출생한 사무엘… 정작 가장 품 안에서 예쁘고 사랑스러울 나이인 4~5세때 하나님께 드려야 하는 한나의 결정이 얼마나 어려울지 쉽게 짐작이 간다.

고통과 절망의 끝 자락에서 하나님께 부르짖고 희망을 붙잡아 얻은 아들이지만, 젖을 떼자 마자 작별을 고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나는 사무엘을 하나님께 서원한 대로 단호하게 드렸다. “22 한나는 함께 올라가지 않고, 자기 남편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아이가 젖을 뗄 때까지 기다렸다가, 젖을 뗀 다음에, 아이를 주님의 집으로 데리고 올라가서, 주님을 뵙게 하고, 아이가 평생 그 곳에 머물러 있게 하려고 합니다(새번역).”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살아가는 시대 속에서 하나님께 약속한 것을 지켜내는 한나의 모습이 대단하다. 하나님앞에서 서원한 것을 지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임에도 그 내용이 오랜 불임 끝에 얻은 아들과 생이별 하여 하나님의 성전에 거하도록 하는 것을 지켜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내용을 떠나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을 지키기 위해 한나는 최선을 다했다. 형식적으로 하나님께 드리기만 한 것이 아니다. “매년제”를 드리는 여정에 젖을 떼기까지 동행하지 않겠다고 엘가나에게 말할 정도였다. 젖을 먹이는 동안 둘만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갖고자 하는 모성애였을 것이다. 한편 오가는 여정의 여러가지 변수도 고려했을 것이고, 특히 매년제마다 격분 시켰던 브닌나와의 사이에 또 일어날 수 있는 일도 경계 했을 것이다. 엘가나가 무자 했을 때 몫을 나누던 대로 한다면, 브닌나의 시기가 사무엘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한나는 최선을 다해 하나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무엘을 “정결하고 정결하게” 양육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1. 나는 여기서… 기도하던 여자라(26절)
한나는 젖을 뗀 사무엘을 엘리 제사장에게 데려가 이렇게 자신을 소개한다. ” … “제사장님, 나를 기억하시겠습니까? 내가, 주님께 기도를 드리려고 이 곳에 와서, 제사장님과 함께 서 있던 바로 그 여자입니다(새번역_26절).”
아…. 기가 막힌 소개이다.

가령 “나는 라마의 유럭한 사람, 엘가나의 부인입니다”라는 자신의 출신과 배경을 소개할 수도 있었을 텐데, “저는 기도하던 여자입니다”라니….

*나는 나를 어떻게 소개하고 있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신분을 좀 더 좋게 말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래서 이력서에 누구나 보기에 그럴듯한 한 줄 기록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으로 채워 넣기도 하지만, 이런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라는 의미다.

*자신을 술 취한 여자로 보았던 엘리 제사장에게, 더구나 영적으로 무지하고 분별력이 상실된 그 앞에 지파와 지역, 자기를 기억하게 할 만한 것으로 충분히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더구나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사랑스런 아들 사무엘을 의탁하려고 할 때 그런 소개는 더 부풀려야 되지 않겠는가! 그것이 세상의 이치가 아니겠나? 사사시대의 암울한 사화라면 더욱 인간적인 화려한 이력이 사무엘의 든든한 뒷배경이 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한나는 그 모든 인간적인 배경을 소개하지 않는다. 그저 “나는 기도하던 여자 입니다”라고만 소개한다…..

*거짓 이력으로 출세 가도를 달리는 세상의 어떤 이들과 분명하게 대비가 된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인간적인 신분과 학력, 생활 규모와 인간관계 등을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자신을 소개하려는 이들을 부끄럽게 하는 “자기 소개”이다. 나는 한나의 자기소개 앞에 과연 부끄러운 부분이 없을까?


나는?
-하나님께서는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는 사사시대의 암울함 속에서 하나님께 희망을 걸고 , 희망의 시작이신 하나님을 붙잡아 간절히 매달린 한나의 기도를 들어 주셨다. “여호와께서 그를 생각하신지라(19절)” 하나님께 매달린 이를 하나님은 생각해 주신다. 절망의 끝에서, 희망이 사라진 곳에서 하나님만 붙잡았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의 삶을 생각해주신다. “생각해주신다(자카르)”로 전역된 이 단어는 직역하면 “기억하다”라는 의미이다. 하나님께서 한나의 처지와 그녀의 기도를 기억 하셨으므로 은혜를 베푸신 것은 당연했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그의 백성들을 “생각하신다(기억하신다).” 진리의 말씀에서 증언하는 “기억해 주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면, 매달리고 매달려야 할 분이 세상의 유력한 사람이 아니라, 세상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 밖에 없음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희망은 기억해 주시는(생각하시는) 하나님을 아는 것, 믿는 것이다. 그러면 매달릴 수 있다.

*하나님은 무엇을 생각(기억)하셨을까? 당연히 11절의 한나의 기도(서원)이다. “만일…고통을 돌아 보시고… 기억하사… 잊지 아니하시고… 아들을 주시면, … 그의 평생을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 이다. 사사시대의 암울함 속에서 사사가 그친지 오래된 이스라엘에게 다시 나실인으로 하나님께 구별되어 하나님의 마음을 전할 아이로 드리겠다는 한나의 기도를 기억하신 것이다…

이스라엘을 위해 하나님의 아이가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한나를 바라보시며 생각하셨다. 그리고 한나의 기도(서원)을 기억하셨다.


-한나의 자기소개…”나는 기도하던 여자라” …. 성공하기 위해 거짓이라도 이력을 부풀리는 세상 이치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의 자기 소개가 어떠해야 할지 분명하게 깨닫게 한다. 기도의 이력이 최고의 이력이다. “기억해 주시는 하나님”과 함께 한 이력이 최고의 이력이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기를 원하는 허영이 클수록 거짓은 자연스러워 질 듯 하다. 가짜가 판 치는 세상이 되어 버린 듯한 요즘… 세상 허영에 발마추는 이력보다, 나를 기억해 주시고, 생각하시는 하나님과 함께 했던 이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고백하는 당당함이 그립다!

*어느덧 하나님과 관계된 이력은 슬그머니 감추고, 세상이 알아 줄만한 출신, 학력, 이력을 먼저 말하는 이들이 넘쳐나고, 또 교회마저 하나님과 함께한 이력보다 자신들이 자랑스러워 할 만한 세상 이력을 요구하는 이들도 많아지는 이 시대에, 한나의 자기소개가 큰 울림을 준다.

*나는 여기서 … 기도하던 여자입니다…..


**주님, 나를 생각하여 주시는 하나님이어서 감동입니다.
**주님, 저도 주님과 함께 한 내면의 이력을 더 단단히 쌓겠습니다. 세상 허영의 이력에 도취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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