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기브아의 한 노인 [삿 19:11-21]
 – 2021년 12월 08일
– 2021년 12월 08일 –
닷새 만에 그것도 해가 지기 시작한 오후에 길을 나선 레위인은 곧 해가 질 것을 우려한 종이 여부스에서 하룻밤을 묵자는 제안을 거절하고 기브아나 라마 중에 한 곳에서 유숙하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기브아에 이르러 해가 져서 ‘성읍 넓은 거리’에 앉아 나그네를 대접할 이를 기다리지만 그를 집으로 영접하여 유숙하게 하는 자가 없었다(11-15절).

하지만 밭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한 노인의 눈에 띄고 레위인 일행을 맞아 들인다. 그 노인은 본래 에브라임 산지에 살았지만, 베냐민 자손들이 사는 기브아에 거류하고 있었다(16절).


1.나그네였기에 나그네를 돌아 보아야…
나그네를 돌아보라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며 그들을 학대하지 말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였음이라(출 22:21)” 하나님께서는 동족 뿐 아니라 이방인 나그네까지 돌보라고 하셨다. 진정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나그네를 영접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베냐민 지파 기브아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기브아에 가서 유숙하려고 그리로 돌아 들어가서 성읍 넓은 거리에 앉아 있으나 그를 집으로 영접하여 유숙하게 하는 자가 없었더라(15절)” 기브아 사람들은 이방인도 아닌 같은 동족을 아무도 돌보지 않았다. 기브아 사람들은 ‘나그네를 돌보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도무지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단 한 명의 노인 만이 밖에서 노숙할 위기에 놓인 레위인을 영접 하였다. 그나마 다행이다.


2.헛 똑똑이 레위인…
그는 장인에게 5일 동안 대접만 받았다. 기어이 오후에 출발하여 가다가 유숙할 곳을 정할 때 여부스는 거절하고 기브아나 라마를 선택한다. 이유는 단순했다. “주인이 그에게 이르되 우리가 돌이켜 이스라엘 자손에게 속하지 아니한 이방 사람의 성읍으로 들어갈 것이 아니니 기브아로 나아가리라 하고(12절)”

레위인으로 엉망인 삶을 살면서 자신이 이방인의 땅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이 자세는 뭘까? 행음한 첩을 자기 곁에 두는 일에는 열심이면서, 이방 땅을 부정 하다며 멀리하는 것과 장인의 접대에 5일을 머무를 정도로 섬기는 것보다 대접 받는 데 익숙한 그는, 이방인보다 동족들에게 더 융숭한 영접을 받을 것을 기대하며 여부스를 지나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방인의 땅 보다 자기 민족의 땅이 더 안전할 거라는 생각은 이내 함정이 되고 만다. 기브아 사람들은 레위인 일행을 맞아 주는 사람이 없었다. 늦게라도 밭에서 일하다 들어오는 노인의 환대를 받았지만, 이마저도 자기가 거류하는 에브라임 산지에서 온 노인이었다. 기브아 주민들은 냉담했다.

자신의 삶을 통해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섬겨야 하는 일에 게을리한 그에게 이스라엘 백성들이 무관심과 냉대로 돌려준다. 레위인은 겉만 번드르한 헛 똑똑쟁이다.


3.환대한 노인…
이스라엘은 공동체였다. 무수한 위기와 어려움이 었더라도 이스라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약자에 대한 보호와 긍휼의 의무”를 꿋꿋이 감당했기 때문이었다. “고아와 과부, 그리고 나그네”로 일컫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대한 하나님의 명령은 이스라엘 공동체를 존속시키는 중요한 지침이었다.

그런데 사사시대는 이 가치가 여지 없이 허물어진 시대였다. 그 많은 기브아 사람들 중에서 성문 앞넓은 광장에 앉아서 환대를 기다리는 레위인 일행에게 다가서는 사람들이 없었다. 어떤 이들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본문의 노인은 밭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들을 발견한다. 에브라임 사람으로 베냐민 땅 기브아에서 살고 있었는데 이유가 어찌됐든 레위인 일행은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노인은 모세를 통해 주신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의 방식 중의 하나인 나그네를 영접하고 섬기는 것을 변질되어가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의 삶 속에서 꿋꿋이 지키고 있었다. “고아와 과부를 위하여 정의를 행하시며 나그네를 사랑하여 그에게 떡과 옷을 주시나니 너희는 나그네를 사랑하라 전에 너희도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음이니라(신 10:18-19)”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살아가는 시대 속에서도 꿋꿋하게 하나님 나라 백성의 가치를 지키는 이는 어느 곳에든 있다. 오늘날 이 시대에 내가 이곳에서 이 가치를 지키며 살아내기를 소망한다.


나는?
-언행이 삶과 일치 하지도 않는 레위인의 결정은 하나님의 가르침과 전혀 상관 없는 삶이었다.

-반면 노인의 삶은 기브아 사람들이나 레위인의 삶과 다르다. 세상이 급속히 하나님을 믿는 가치에서 떠나가도 꿋꿋이 “환대법”을 실천하는 그의 모습이 감사하다. 모두가 냉대하는 그 현장에서 따뜻한 환대와 섬김의 손길을 내민다. 그리스도인의 삶이 이래야 하지 않겠나!


*주님, 냉랭한 세상 속에서 섬김의 따뜻한 손길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주님, 헛 똑똑이보다 묵묵히 환대를 실천한 노인처럼 이고 싶습니다.

Leave a Comment

매일성경 묵상

스데반의 설교_모세 이야기 [행 7:17-36]

스데반은 출애굽의 이야기 가운데 중요한 대목을 요약하는 방식으로 모세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는 모세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져 바로 공주의 아들로 입양된 이야기로 시작하고, 청년 시절 애굽

자세히 보기 »
매일성경 묵상

2차 투옥과 하나님의 적극 개입 [행 5:12-26]

산헤드린 공회의 엄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 교회의 신자들은 솔로몬의 행각에 모이고 하나님은 사도들의 사역을 통해 지속적으로 표적과 기사를 일으키신다. 이에 시기로 가득한 사두개인들은 사도들을 다시

자세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