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믿음의 순종, 전수해야 할 흔적, 기억으로 남을 계승 [수 4:1-24]
 – 2025년 01월 05일
– 2025년 01월 05일 –
    
요단강 도하 직후 여호와께서는 여호수아에게 요단강 바닥에 있는 열두 돌을 취하여 길갈(진을 칠 장소)로 옮기도록 명령하신다. 이에 여호수아는 백성에게 명령하여 열두 돌을 취해 길갈로 옮긴다. 또 여호수아는 별도의 열두 돌을 언약궤를 맨 제사장들이 서 있었던 요단강 가운데 세우도록 한다. 이를 통해 여호와께서 행하신 구원의 사건을 기념하고 후손들에게 가르치도록 했다. 4장 전체는 “열두 돌”을 세우는 의식과 제사장들의 순종이라는 주제가 반복된다.
    
요단강을 건넌 사건을 기념하는 의식은 이스라엘 백성이 매년 길갈에 모여 행한 요단강 도하 기념 의식을 반영하고 있는듯하다. 이 의식에는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문답식 교육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의식을 행하는 것은 기억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호수아서는 특히 구원의 은혜를 기억할 것을 강조한다. 구원의 은혜를 잊어버리는 것에서 타락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한편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기억하게 하는 “문답식 교육”은 여호와 신앙이 기억되고 전수되게 하는 중요한 방편이다. 특히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이 체험한 구원의 사건을 오고 오는 세대뿐 아니라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백성들에게도 알릴 책임과 사명을 부여받았다.
    
    
    
1. 첫 기념비를 세우다(1~9절).
하나님께서는 요단강 도하를 마친 후 여호수아에게 각 지파에서 한 사람씩 열두 명을 택하여(2절), 각자 한 사람씩 요단 바닥에 있는 돌을 취하여 그들이 유숙할 장소(길갈)로 옮기라고(3절) 명령한다. 이 열두 돌은 열두 지파를 상징하고 열두 돌을 세우는 것은 요단강을 건넌 사건이 “열두 지파의 공통적인 체험”임을 의미한다.
    
4~5절은 구체적인 실행 명령이다. 열두 대표들은 제사장들의 발이 굳게 선 곳에서 각기 한 개씩 돌을 취하여 어깨에 메고 유숙할 장소로 옮기는 것이었다. 그 돌들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표징(오트)”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표징”은 단순한 기적 사건의 차원을 넘어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기념하는 것”을 의미한다. 6~7절은 열두 명의 대표들에게 후손들에게 가르칠 문답식 교육의 내용을 전달한다. 자손들이 “이 돌들이 무슨 뜻입니까?” 질문하면 “요단을 건널 때 여호와의 언약궤가 요단강물을 갈랐다”라는 대답을 하라고 말씀하신다. 이는 요단강을 건너는 과정에서 요단 물을 가른 주체가 여호와(언약궤) 이심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어서 9절은 여호수아가 별도의 열두 돌을 취해 제사장들의 발이 머무는 요단 가운데 세우도록 한다. 열두 돌이 없어진 자리를 다른 열두 돌이 없어진 자리를 다른 열두 개의 돌이 채웠다. 이 돌들은 여호수아 이후 어느 시기까지(“오늘까지”) 우기 때는 물에 잠겼다가 건기 때 드러나곤 했을 것이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하면서 하나님의 의중을 헤아려 융통성 있게 적용한 것이다. 추측하기로 요단 가운데 제사장이 서 있는 곳에 열두 돌을 세운 것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구원의 사건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2. 요단강 도하 기적 요약(10~14절)
이 단락은 기적적인 요단강 도하 사건을 요약한다. 먼저 요단강 도하와 가나안 진격 명령이 내려진 순서가 구체적이고 간결하게 정리된다. 모세는 죽음 직전에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여호수아에게 이제 백성을 이끌고 그 땅에 들어가라고 명령했다(신 31:7~8). 법궤를 멘 제사장들은 요단강 한 복판에 서 있고, 강물이 멈추고 마른 땅이 드러나자, 모든 백성이 속히 강을 건넜다(10절). 백성이 강을 모두 건넌 뒤, 제사장들이 어깨에 메고 있던 법궤를 들고 강을 빠져나왔다. “여호와의 궤와 제사장들이 백성의 목전에서 건넜다.”라는 말은 먼저 건너간 백성이 뒤따라 강을 빠져나오는 법궤와 그 제사장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의미다. 그리고 백성들을 지나 “앞으로” 나아갔다. 이는 행진 시에는 법궤가 언제나 선두에 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궤와 일정한 간격을 벌리고 뒤를 따르는 선두에는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가 무장을 하고 섰다(12절). 이 세 지파 반은 요단강을 건널 때부터 모든 지파의 선봉대로 앞장선 것이다. 이들의 총병력은 사만 명이었다. 그들이 선두에 서서 법궤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이 여리고 평지에 다다른다(13절). 그들은 모세 및 여호수아와 맺은 약속에 신실하게 반응했다. 여호수아서는 이들의 순종과 헌신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이스라엘이 따라야 할 모델로 제시한다.
    
한편 요단강 도하 사건은 하나님께서 여호수아를 높이신 기회로 작용하였다. 여호수아에게 했던 하나님의 약속(3:7)이 성취된 것이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필요한 지도력과 권위를 부여하신 것이다.
    
    
    
3. 다시 흐르는 요단강(15~18절)
이스라엘 백성 모두 무사히 요단강을 건너자, 하나님께서는 범람한 강을 틀어 막은 기적을 거두신다. 그리고 여호수아에게 지시하여 제사장들이 요단강을 벗어나게 하신다. 여호수아가 명령하자 제사장들은 법궤를 메고 요단강으로부터 뭍으로 올라왔다. 제사장들의 발이 육지에 닿는 순간 요단강은 다시 세차게 흐르기 시작했다. 현재의 요단강은 상류에 다수의 댐이 있어 강물이 엄청나게 불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댐이 없었던 19세기만 하더라도 우기의 홍수 때 요단강은 폭이 약 800미터에 이를 만큼 엄청나게 강물이 불어났다는 탐사 기록이 남아있다. 평소의 요단강은 30미터 내외로 쉽게 건널 수 있었지만, 이와 같이 늦은 비가 내릴 때는 최대 수량으로 범람하면서 폭이 수백 미터에 이르게 되며 곳곳에 급류가 흘러 매우 위험한 강이 되었다고 한다.
    
이토록 넓은 강폭과 깊은 수심의 요단강이 멈춘 기적은 홍해가 갈라진 기적 못지않은 놀라운 기적이었다. 게다가 홍해가 그랬던 것처럼 강바닥은 육지처럼 마른 땅이 되었다.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성경은 제사장들의 발이 강에 들어서자, 강물이 끊겼고, 밑바닥이 마르는 등, 그 과정을 단순한 자연현상들이 동반되었다는 점에서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한 놀라운 기적이었다.
    
    
    
4. 두 번째 기념비를 세우다(19~24절).
두 번째 기념비는 첫째 달 십 일, 여리고 동쪽 경계 길갈에 세워진다(19절).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는 것은 유월절이 지킬 날이 가까웠음을 암시한다(신 16:1~3). 참고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서 지키는 첫 번째 유월절은 5장에서 소개된다(5:10).
    
길갈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 입성 이후 처음으로 유숙한 장소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길갈에 와서 맨 먼저 한 일은 요단강 가운데서 가져온 열두 돌을 세우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후로 매년 정기적으로 이곳에 모여 요단강을 건넌 사건을 기념하는 의식을 행하였다. 여호수아는 백성들에게 문답식 교육을 제정하라고 명령한다(21절). 아직 요단강 도하의 생생한 기억이 남아있는 그 현장에 기념비를 세우고 그 의미를 가르치고자 한 것이다. 이미 6~7절에서 이것을 명령했었다.
    
이런 의식을 제정한 목적은 땅의 모든 백성이 여호와를 알고 그분을 경외하도록 하기 위함이다(24절). 장차 자녀들이 길갈에 세워진 돌들의 의미를 물을 때, 아버지들은 그들이 이 약속의 땅에 들어와 그 땅을 점유한 것은 처음부터 전적인 하나님의 기적과 은혜로 인한 것임을 가르쳐야 한다. 여호와 신앙은 기성세대에서 후손들에게까지, 횡적으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서 온 인류로 확산해야 할 것을 의미한다.
    
열두 개의 돌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가 하나씩 골라서 세운 돌이다. 물론 요단 동편의 두 지파 반이 포함된다. 따라서 이 돌들은 이스라엘 전체가 간직해야 할 기억을 위한 공동의 유산이다. 이 돌들이 이스라엘 역사에서 언제까지 보존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모든 이스라엘의 부모들은 자녀들을 데리고 길갈을 방문할 때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그들에게 가르쳐야 했다. 1세대 조상들이 애굽에서 탈출할 때 하나님께서 홍해를 가르시고 마르게 하셔서 그들이 건너가게 하신 것처럼, 2세대 조상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올 때 요단강을 멈추게 하시고 마르게 하셔서 그들이 건너가게 하셨다.
    
이 놀라운 기적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자신이 온 땅의 주인이시고 가장 강한 분임을 알게 하셨다. 가나안 온 땅이 그분의 명성을 듣고 마음이 녹아내리게 하셨다. 이 돌들을 볼 때마다 이스라엘은 대대로 그 여호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해야 함을 상기해야 한다.
    
    
    
나는?
-요단강을 건넌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열두 지파의 대표들이 요단 가운데로 들어가 여호와의 궤 앞으로 가서 각각 한 개씩 모두 열두 개의 돌을 가져오도록 요청한다. 그 돌은 “기억의 돌”이다. 홍해의 기적과 같이 요단강의 기적은 하나님이 아니면 하실 수 없는 기적이며 그 하나님이 가나안 땅에서도 주인이 되기를 원하는 하나님이심을 후대가 기억하도록 이 돌들을 표징으로 삼으라고 하신다.
    
-기억되지 않는 구원은 재생되지 않고, 구원을 가져오는 믿음은 기억에서 나온다. 교육은 신앙을 전승받는 일이요, 기억을 계승하는 일이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명령대로 행하자, 여호수아는 그들이 가져온 돌을 제사장 앞에 세운다. 제사장들은 백성이 모두 건너고 돌을 옮기는 것과 같은 모든 명령이 다 이행되기까지 요단강 가운데서 언약궤를 메고 서 있는 일을 계속하였다. 지도자는 묵묵히 모든 성도가 주 앞에 순종할 때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하나님의 임재를 보여 줘야 할 존재임을 망각해서는 안 되겠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를 통해 요단강 도하를 명령하고 이루게 하심으로 홍해 도하를 이끈 모세의 권위를 그가 확보하게 하셨다. 백성이 모세를 두려워한 것처럼 여호수아를 두려워하여 그의 권위 아래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게 하신다. 스스로 높아지기보다 하나님께서 높여주시는 사람이 진정한 지도자다.
    
-모든 명령을 다 이행하고 백성이 모두 강을 건너자 이제 마지막으로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로 하여금 요단에서 가나안 땅으로 올라오게 하신다. 요단강에 들어갈 때 앞장섰던 제사장들이 나올 때는 가장 나중에 나온다. 그들이 육지에 올라오는 순간 요단강도 예전의 거센 물이 흐르는 강으로 돌아간다. 이 모든 역사가 하나님이 행하신 일이었음이 다시 한번 모든 이스라엘의 눈앞에서 확인된 것이다.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이 모든 역사의 매개가 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가나안에 입성한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 2세대다.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 홍해의 기적을 경험한 이는 없었다. 이제 요단강을 건너는 사건을 통해 하나님은 그 사건을 경험하게 하신다. 그뿐 아니라 길갈에, 요단강에서 가져온 열두 돌을 세움으로써 홍해 도하와 요단강 도하 사건 모두를 증언할 증거로 삼게 하셨다. 이 하나님을 기억하면 가나안 땅은 안식의 땅이 되겠지만, 기억하지 못하고 가나안에 동화되면 광야의 멸망을 답습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억해야 안식을 누릴 수 있다.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모든 역사의 매개가 된다는 것도 분명하게 확인했다.
    
-말씀을 따라 믿음으로 순종하니 기적을 맛보았고, 이를 기념하여 믿음을 전수하며, 전수된 기억은 기적을 재현할 것이다. 신앙은 상상이 아니라 실재다. 아직 오직 않은 일을 이미 온 것처럼 사는 것이다. 요단강은 순종으로 건넌 강이고, 그렇게 도착한 길갈과 요단강 한 복판에 이를 기억하기 위해 돌을 세웠다. 가나안은 이렇게 믿음으로 밟은 땅이었다.
    
-우리의 걸어갈 새해도 마찬가지다.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보이신 길로 믿음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하루하루가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와 기적의 날들이 될 것이다. 나는 그 흔적들을 기억하고 남기기 위해 매일 묵상 글을 기록한다. 훗날 자녀들에게 이런 기록을 통해 그들의 삶에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분명한 경험과 흔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주님, 믿음으로 순종하여 주님께서 행하신 흔적을 전수하겠습니다. 순종하면 기억해야 할 주님의 능력이 펼쳐짐을 늘 바라보겠습니다.
*주님, 일상에서 베푸신 순종의 기적을 자녀들에게 들려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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