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기억하고 즐거워하는 축제의 절기(예배) [신 16:1-17]
 – 2024년 01월 31일
– 2024년 01월 31일 –
이스라엘의 절기는 음력을 따르며 주요 절기들은 대체로 추수와 깊은 관련이 있다. 1~6월은 건기, 7~12월은 우기에 속한다. 7월에 이른 비가 내린 후 8~9월 사이에 파종하고, 다음 해 늦은 비가 내린 후 1~2월 사이에 추수한다. 그리고 추수 직전에 봄비, 즉 늦은 비가 내려 풍성한 추수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른 비와 늦은 비”는 추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하나님의 축복으로 간주하였다.
    
본문은 이스라엘 공동체의 각 구성원이 세 가지 주요 절기인 유월절(1~8절), 칠칠절(9~12절), 초막절(13~15절)을 지킬 것과 각각의 준수 원칙(16~17절)을 지시한다. 유월절(무교절), 칠칠절, 초막절은 이스라엘이 범국민적으로 지키는 주요 절기이다. 이 세 절기는 이스라엘을 신정국가로 출생케 한 여호와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마음에 새기며, 언약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 축제이다. 모든 남자는 성막(성전)으로 올라가고(출 23:17), 나머지 백성들은 직접 제사 지내지 않으나 그들이 거하는 곳에서 즐겁게 보낸다.
    
이스라엘은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살 때, 여호와 하나님과 그들의 정체성을 잊지 않기 위하여 유월절(무교절), 칠칠절, 초막절을 지켜야 한다. 이 세 절기를 해마다 잘 준수하여 이스라엘이 누리는 모든 것들이 하나님께서 공급해주신 것임을 기억하며, 토라(율법)를 실천하여 언약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
    
    
    
1. 아빕월(유월절과 무교절) 절기(1~8절)
아빕월 14일에 유월절을, 15일부터 21일까지 7일 동안 무교절을 준수한다. 유월절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출발한 역사적 구속 사건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이 절기를 지켜야 할 이유는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인도해 내셨기 때문이다(1b절). 출애굽 후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음으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후로 가정에서 유월절 양을 먹었던 출애굽 때와는 달리 약속의 땅에서는 국가 차원의 유월절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므로 “여호와의 이름”이 있는 곳, 곧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는 장소에서 유월절을 준수해야 한다.
    
3~8절은 유월절 제사를 드리는 방법을 설명한다. 이 절차에는 유월절 고기는 발효되지 않은 무교병과 함께 먹어야 한다(3절). 무교병은 “고난의 떡”이라고도 불리는데 애굽에서 보낸 고난의 세월과 급히 애굽을 떠난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유월절과 무교절을 준수하며 애굽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기억한다(3절). 시기상 실제로 무교절 기간에 이스라엘은 홍해를 건너서 애굽의 통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는 절기는 애굽 왕 바로의 주권으로부터 완전한 해방을 기념한다. 따라서 유월절과 무교절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아 준수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그들의 존립 근간인 출애굽을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다(3b절). 이처럼 절기를 지키는 것을 통해 출애굽의 의미를 마음에 부각할 뿐만 아니라, 가나안 땅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원동력이 된다.
    
무교절 동안 누룩은 이스라엘 전 지역에서 보이지 않게 해야 한다(4절). 이러한 규정은 남자들이 성소에서 절기를 지키더라도(16절) 절기의 정신은 이스라엘 땅에 사는 각 사람에게 동일하게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유월절 고기를 다음날까지 두면 안 되는 것은 애굽에서 나올 때의 상황을 그대로 기억하고자 하는 의미이다.
    
5~6절에서 유월절을 지키는 장소와 시간(2a, 4b절)이 구체적으로 다시 언급되는 것은 이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유월절을 지키는 장소는 거주하는 성읍이 아니라 여호와께서 자기 이름을 두시려고 택하신 곳이다. 절기 준수 시간은 출애굽과 동일하다. 그 이유는 여호와께서 밤에 애굽 전역을 심판하실 때, 이스라엘에게 피할 길을 주셔서 보호하신 것을 생생하게 기념하기 위함이다(출 12:29).
    
이스라엘은 이 의미를 고수하며 여호와께서 택하신 장소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아침에 장막으로 돌아가야 한다(7절). 이 장막은 무교절 동안 거하는 숙소이다.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고 일곱째 날에 여호와 앞에 성회로 모인다. 이날은 안식일 원칙이 적용되어 일상적인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8절).
    
유월절과 무교절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바로의 주권에서 해방하신 것을 기뻐하는 절기일 뿐만 아니라 여호와께 새롭게 헌신을 다짐하는 절기이다.
    
    
    
2. 칠칠절(오순절_9~12절)
칠칠절은 둘째 주요 절기로서 맥추절(출 23:16), 또는 첫 열매를 드리는 초실절(민 28:26)로 불리기도 한다. 또 무교절 후 50일째 되는 날이라고 하여 ‘오순절’로 불리기도 한다. 이 절기는 수확기에 하나님의 풍성한 공급을 기뻐하는 절기이다.
    
칠칠절은 무교절 기간에 첫 단을 드린 날부터 7주 후에 거행한다(9절, 레 23:15~16). 절기를 지키면서 예물을 드리는 법은 백성 개개인이 여호와께서 복을 주신 대로 “힘을 헤아려” 자원하여 예물을 드린다(10절). 이때 여호와의 소작인과 그의 가족, 노비가 그가 사는 성읍에 거주하는 레위인과 여호와를 믿는 이방인(객)과 고아와 과부가 함께 여호와께서 자기의 이름을 두려고 택하신 곳에서 즐거워하라고 하신다(11절).
    
수확기에 여호와께서 공급하신 복을 헤아려 예물을 드리는 목적은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과거를 기억하여(12절), 그 땅의 주인이신 여호와께서 공급하신 수확을 기꺼이 공동체가 “함께” 누리게 하기 위함이었다.
    
    
    
3. 초막절(13~15절)
초막절은 수확의 절기이다. 모든 농작물을 거두어들인 후에 이레 동안 지킨다(13절, 민 29:12~39). 소작인의 가족과 노비, 또한 성읍에 거주하는 언약 공동체의 일원이 된 이방인, 레위인, 고아와 과부가 함께 초막절 축제에 참여한다(14절). 소작인은 노비를 포함한 가족 공동체의 협력으로 농산물을 수확한다. 그러므로 수고한 모든 사람이 함께 초막절에 참여하여 여호와 앞에서 기쁘게 예배해야 한다. 토지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땅이 시절을 따라서 소출을 낼 수 있도록 필요한 강우량과 기후를 조정하시는 분도 여호와이시다.
    
소작인과 그의 가족이 삶에서 성실하게 수고하며 여호와를 섬기듯이 토지가 없는 레위인과 객/이방인, 또 고아와 과부도 함께 섬긴다. 한 해의 수확을 그분께 드리는 예배에 토지가 없는 구성원들도 함께 참여하는 것은 그들의 신분이 같은 언약 백성이기 때문이다.
    
토지 소유의 여부는 여호와께 분배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의 차이뿐이다. 레위인과 객은 토지가 없고, 고아와 과부는 소작할 토지가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동체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이레 동안 지켜야 하는 까닭은 이스라엘 각 사람의 모든 수고의 결과가 여호와 하나님의 축복에 달려있기 때문이다(15절).
    
여호와께서 이른 비를 적당한 때에 주셔서 땅에 씨를 뿌릴 수 있게 하고, 우기에 비를 적절하게 내려주셔서 곡식이 자라게 하며, 늦은 비를 때맞추어 내려 풍성한 수확을 가능하게 하셨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이 농사에 쏟은 모든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여호와께서 그 손의 수고를 헛되지 않게 하셨다.
    
    
    
4.세 절기 준수의 원칙(16~17절)
세 절기는 이스라엘의 모든 남자가 여호와께서 택하신 장소에서 제사를 드리며 예배한다. 이 절기들은 농작물의 수확과 연관이 된다(16a절). 유월절 이튿날부터 시작되는 무교절은 곡식에 처음 낫을 대는 보리 수확기에 준수된다. 칠칠절과 초막절에 드리는 예물은 수확량에 비례하여 충분히 드리는 자원 예물이며, 이것은 이스라엘의 존속이 여호와께 의존되어 있음을 즐겁게 고백하는 의미가 있다.
    
또한 이 세 절기는 순서상 이스라엘의 존립 근간인 출애굽의 구속 역사를 기념하는 유월절을 준수한 후에 지키는 축제라는 점에서 이스라엘이 가나안에서 존속하는 것은 순전히 여호와의 은혜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게 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와께서 택하신 장소에서 절기에 참여할 때 빈손으로 여호와께 나오지 않고, 각 사람이 여호와께서 주신 복을 따라 기꺼이 자원하여 예물을 드려야 한다(16~17절).
    
    
    
나는?
-절기를 지키면서 강조하신 것은 이 절기들을 지킬 때 “기억하라” 하셨고, ‘즐거워하라”라고 하신 것이다. 1~8절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으로부터 해방되던 날을 기억하기 위하여 유월절 절기를 주셨고, 무교절은 급히 애굽을 떠난 사건을 기억하게 하는 절기로 주셨음을 설명한다.
    
-유월절은 기억하는 날, 기념하는 날이다. 자기 뿌리를 기억하는 날이고, 자신들의 현재를 가능하게 했던 근원 되신 하나님을 기억하는 날이다. 이런 관점에서 기억은 생명이다. 반면 망각은 죽음이다. 기억이 사라지면 눈에 보이는 힘을 의지하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확률을 더 기대게 한다.
    
-오늘날 우리에게도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의 유월절 어린 양이 되어 주심으로 이스라엘의 출애굽보다 더 큰 해방과 구원의 은혜를 베풀어 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고 찬양하는 것이다. 유월절의 성취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존재 근원이고 오늘을 믿음으로 살게 하는 원동력이며, 다시 오실 주님을 바라보게 하는 소망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스라엘에게 유월절 절기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부활절이 꼭 기억하여 지켜야 할 절기가 아니겠나!
    
-또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기록한 성경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기억하도록 기록된 것이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걸음이 예수님과 더욱 가까이 함께 거할 가능성이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 예수님을 기억하게 하기 때문이다.
    
    
-칠칠절은 애굽에서의 해방과 추수의 시작을 감사하기 위해 지켰다(9~12절). 이날은 추수의 수고에서 벗어나 기쁨으로 예물을 바치고 가족과 이웃들(노비, 레위인, 객, 고아, 과부)과 더불어 하나님 앞에서 “즐거워하는 날”이다. 이렇게 즐거워할 수 있는 이유는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일을 기억하며 해방된 것을 기뻐하기” 때문이다.
    
-칠칠절은 첫 곡식인 보리 추수를 기념하는 초질절이라고도 불린다. 또 시내산에서 율법을 주신 날을 기념하는 오순절이기도 하다. 이 절기에는 처음 추수한 것을 하나님께 힘을 다하여 하나님께 받은 만큼 자원하는 마음으로 드려야 한다.
    
-땅도 아니고 자신들의 노동력도 아니고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땅에서 하나님의 햇빛과 단비로 소산물이 풍성하게 자랐음을 고백하는 의미도 있다. 이렇게 보면 “드림은 감사의 필수적인 표현 방법”이다.
    
    
-이스라엘이 얻은 소출과 손으로 행한 모든 일에 복 주신 것을 즐거워하기 위하여 초막절을 지키라고 하신다(13~15절). 초막절은 곡식과 포도나무의 소출을 거두어들인 후에 지킨 절기이며 가족과 이웃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절기였다.
    
-칠칠절과 초막절에는 자녀와 노비와 성 중의 레위인과 객과 고아와 과부와 함께 여호와 앞에서 즐거워하며 축제를 즐긴다. “하나님께 바치고, 이웃과 함께 즐기라” 하신 것이다. 풍성한 헌신과 풍성한 향유를 모두 요구하신다. 의무와 책임만이 아니라 즐김과 누림도 하나님께서 지키라고 내리신 명령이다.
    
-하나님의 축제를 즐기고, 누리지 못하는 신앙은 생기 없는 이념에 불과하다. 교리와 신학은 풍성할지 모르나 사랑과 삶의 열매는 빈곤하기 짝이 없는 상태일 수도 있다.
    
    
*유월절, 기억하고 기념하는 회고의 축제…. 출애굽의 구원보다 더 크신 십자가의 구원을 기억하기에
    
*칠칠절, 형제와 함께 누리는 화목의 축제…. 하나님의 은혜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함으로
    
*초막절,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기쁨의 축제…. 힘을 다하여 드림으로
    
*나에게 구원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념하게 하는 회고의 축제가 곧 예배임을 믿는다. 형제와 함께 누리는 화목의 축제도 예배임을 믿는다.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기쁨의 축제도 역시 예배임을 믿는다. 우리가 드리는 예배가 이리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절기(예배)는 백성에게 무거운 짐이 되라고 주신 것이 아니다. 풍족하지 않아도 하나님의 위로와 소망으로 채워지는 시간이자,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고 미래를 소망하는 희망의 시간이기도 하다. 예배로 나아오는 일상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마음에서부터 감사할 때, 삶이 잔잔한 기쁨의 축제가 되지 않겠는가? 일상이 기쁨과 즐거움으로 채워지지 않겠는가?
    
    
    
*주님,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고 베푸신 은혜에 즐거워할 삶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 더온누리의 예배가 짐이 아니라 구원의 기쁨과 돌보아 주심의 즐거움을 누리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교리와 신학만 견고하지 않고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풍성함 때문에 즐거운 하나님 나라 공동체이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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