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비유와 하나님 나라_네 종류의 땅에 뿌려진 씨앗 [막 4:1-12]
 – 2024년 02월 16일
– 2024년 02월 16일 –
마가복음에 등장하는 주님의 두 번의 가르침(4, 13장) 중 첫 번째 가르침이다. 4장은 씨를 소재로 하는 세 가지의 비유를 엮어 소개한다. 주님은 치유와 귀신을 내쫓는 이적을 통해서도 하나님 나라 복음을 전하셨지만,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이제 그가 제시하는 비유들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본문은 네 종류의 밭과 거기에 뿌려진 씨에 대한 비유이다. 밭의 성격과 씨의 운명에 초점이 있는 비유이다.
    
“비유”는 헬라어로 “파라볼레”이다. 히브리어 “마샬”을 번역한 것인데, 그 의미는 비유는 물론이고 격언이나 수수께끼, 지혜의 말 등을 포함한다. 주님의 비유는 당시 유행하던 서기관들의 교수 방법이었다. 이러한 비유적 가르침은 그리스도 시대 이후 팔레스타인에 있는 유대 학교에서 특히 유행했다. 그러므로 비유의 말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문화권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예수님의 비유는 하나님 나라가 핵심이기에 하나님 나라라는 유대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가는 지금까지 주님이 가르치셨다는 것을 여러 차례 언급했으나 실제로 무엇을 가르치셨는지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마가는 주님께서 가르치셨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비유”라는 형태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주님은 치유와 귀신을 쫓아내는 이적을 통해서도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셨으나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이 비유들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비유가 씨 뿌리는 자의 비유인데 이 비유는 다른 비유들을 해석해 내는 열쇠 역할을 한다.
    
    
    
1.네 종류의 땅에 뿌려진 씨의 비유(1~9절)
내용은 씨앗의 다양한 운명과 땅의 다양한 속성에 맞춰져 있다. 네 종류의 밭으로 구성된 사중 구조는 단지 열매를 맺는 여부를 대조하는 것뿐 아니라 열매를 맺지 못하는 씨앗들의 서로 다른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결실의 결과가 세 가지로 제시되는 것은 열매 맺는 씨앗들도 그 수확량이 다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비유는 일차적으로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선포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효과적으로 설명해 준다. 마가복음에만 “들어라”라는 명령으로 시작하여(3절) 9절의 마무리도 “들어라”로 마무리된다(9절). 이 명령에 대한 반응은 바로 “듣는 것”이다. 말씀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하여 순종하는 것이다.
    
이 비유가 가지는 의미는 독특하다. 주님께서는 씨 뿌리는 자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묘사한다. 이 비유는 당시 농부들의 씨앗(종자)에 대한 태도와는 다른 이야기다. 어떤 농부도 씨앗을 함부로 파종하지 않는다. 즉,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과장된 사용이다. 씨들 가운데 많은 양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모되고 있다. 이는 씨뿌리는 자의 부주의 때문이 아니다. 씨 뿌리는 일의 성격 때문이다.
    
어떤 씨는 그 밭을 지나는 길에 떨어진다. 씨가 길 가 위에 떨어져 있으므로 새들이 그것을 바로 먹는 일이 생긴다. 당연히 이 씨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둘째 예는 ‘돌밭에’ 떨어진 씨앗이다. 그곳은 푸석푸석하고 얇은 토양에 쉽게 뿌리를 내리기 때문에 곧 싹은 난다. 하지만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하기에 땅의 수분을 흡수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태양의 열기가 그 싹을 시들게 한다. 결국 수분과 양분의 부족으로 마르게 되어 열매를 맺지 못한다. 얼핏 보아 열매를 기대하게 하지만 결과적으로 맺지 못한다.
 
셋째 씨는 ‘가시 떨기’ 가운데 떨어진다. 빠르게 자라는 가시 떨기는 결국 약한 싹을 짓눌러 열매 맺지 못하게 한다. 이렇게 해서 다시 한번 씨는 결실하지 못하고 만다.
 
마지막으로 이 씨 중 일부가 ‘좋은 땅’에 떨어진다. 이 경우 씨는 다양한 양의 결실을 맺는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씨가 결실하는데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결실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폭발적 결실을 의미한다.
    
이 비유를 잘 이해하려면 유대인들이 기대했던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비유의 핵심 중의 하나는 유대인들이 기대한 하나님 나라와 전혀 다른 반응과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한 듯하다. 주님은 이 비유를 통해 유대인들이 기대했던 하나님 나라가 아니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모습을 11절에서는 “비밀(미스터리)”이라고 말씀하신다.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는 선포로 비유를 마무리한다.
    
    
    
2. 하나님 나라의 비밀(10~12절)
비유를 들은 사람들은 열두 제자들과 함께 비유에 대해 질문한다. 이에 대하여 주님께서는 하나님 나라의 진리를 안다는 것은 비밀을 아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비유의 표면적인 의미는 누구라도 알지만, 그 비유에 숨겨진 비밀은 아무도 몰랐다.
    
주님께서는 제자를 포함한 소규모 무리를 향해 하나님 나라 비밀이 “너희에게는 주었으나 외인에게는 그렇지 않다”라고 하셨다. 주님은 비유는 듣고 보고 깨닫는 자만이 천국을 경험하고, 그 외에는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되어 결국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비유는 반드시 해석이 필요하다. 그런데 해석은 비유를 말하는 주님만이 줄 수 있다(4:14~20).
    
비유를 해석하는 열쇠는 이 비유가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 의도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비밀(11절)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유대인들은 하나님 나라가 실현될 때 나타날 여러 가지 현상들을 선지자들의 메시지를 통해 기대하고 있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때 악인에 대한 심판과 의인에 대한 신원의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였다. 그런 주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이런 혼란은 세례 요한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오실 그이가 주님이시냐고 물을 정도였다(마 11장). 주님께서 메시아라는 사실을 특별 계시를 통해 알고 있었으나 메시아 시대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되었던 일들이 일어나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주님께 질문했을 것이다. 선지자들이 외쳤던 종말론적인 이스라엘의 회복도 요원한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성전도 회복되지 않았고, 외세로부터 온전히 회복되지도 못했다. 다윗의 자손이 오면 이스라엘이 온전하게 회복되어서 열방을 향한 빛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겔 37장, 사 2장) 이스라엘 종교 지도자들이나 대다수 백성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주님이 어떻게 이스라엘을 열방의 빛으로 만들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한 것이다.
    
주님께서는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사역하셨지만, 대다수 백성과 종교 지도자들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것은 명백한 실패로 느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씨 뿌리는 자의 비유는 하나님 나라 사역이 마치 실패한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 속에서 그것이 실패가 아니라는 것과 구약에서 예언된 것에 대한 성취가 무엇인지를 드러내 주는 비유이다.
    
    
    
나는?
-하나님 나라 비밀을 비유로 말씀하신다. 이 비밀은 누구나 다 알 수 없고 들 귀 있는 자만 알 수 있다. 듣고 믿는 자는 어린아이라도 그 비밀을 알 수 있고, 듣기를 거부하거나 들어도 믿지 않으려는 자에게는 감추어진다.
    
-이사야 6:9~10을 통해 얼핏 돌아서서 용서받지 못하게 하려는 말씀처럼 보이지만, 실은 주님의 경고를 최후통첩으로 받아들이고 주님께 돌아와 용서받으라는 말씀이다. 즉, 속히 주님의 말씀과 사역에 올바른 반응을 보이라는 것이다.
    
-매일 묵상하는 말씀을 곰곰이 생각해 보고, 성령께서 들려주시는 말씀으로 듣고, 믿음으로 잘 받아들이고 있을까?
    
-주님은 복음의 씨를 뿌리신다(3절). 복음의 씨는 주님의 제자들을 통해 여러 방법으로 뿌려진다. 이 복음은 매우 연약하게 보이지만, 사람을 변화시키는 생명력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복음이 선포되는 시간은 놀라운 시간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이 시간이 말씀이 들려지고, 믿음으로 반응하기를 추구하는 시간이 되기를 늘 갈망해야 한다.
    
    
-비유에서 결실은 씨앗이 떨어진 땅의 상태에 달려있다(4~7절). 길가, 돌밭, 가시떨기는 땅의 상태나 방해 요소가 각각 다르지만, 열매를 맺지 못한 점은 같다. 땅에 뿌려진 씨앗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열매를 맺는 것이다. 말씀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씀을 듣고, 어떤 열매를 맺는가가 더 중요하다.
    
-나는 과연 말씀을 어떤 마음으로 듣고, 말씀을 들은 후에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만 열매를 맺는다(8절). 헬라어 문법구조로 열매를 맺지 못한 세 종류의 씨앗이 처한 상황을 묘사하는 데, “단회적 시제”가 사용됐지만, 좋은 땅에 떨어진 씨앗이 싹이 나고, 열매를 맺는 과정에 “진행형 시제”가 사용되었다. 즉, 싹이 자라나 열매 맺는 활동이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하나님의 말씀은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순종하는 자들을 통해 수없이 많은 열매를 맺어왔다. 나의 삶에 “진행형”의 은혜가 일어나고 있는가? 나는 어떠한가?
    
    
    
*주님, 쉽고 바르게 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릅니다. 제가 전하는 하나님 나라 복음이 세상 사람들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친숙하고 손에 잡히는 말로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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