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다시 언약 앞에 선 공동체 [신 29:1-13]
 – 2024년 04월 16일
– 2024년 04월 16일 –
29장은 호렙에서 이스라엘 자손과 세우신 언약 외에 모압 땅에서 그들과 세우신 언약을 서술한다. 신명기에서 호렙(시내산) 언약에 대한 언급은 5장에서 등장하고, 모압에 대한 첫 언급은 1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명기에서 중요한 장소는 크게 둘로 등장한다. 하나는 호렙이고 다른 하나는 모압이다. 호렙산은 시내산과 동일한 곳이고 하나님으로부터 율법을 받은 곳이다. 이에 반해 모압은 모세가 율법을 선포한 곳이다. 모압에서 율법 선포가 마무리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율법 선포에 참여한 자들을 새롭게 규정하는데, 그들은 “깨닫는 마음과 보는 눈과 듣는 귀”를 받은 세대로 규정을 하였다.
    
본문은 언약 갱신 의식 가운데 중요한 요소들인 역사 회고(하나님이 이스라엘을 위해서 사십 년 동안 광야 생활과 최근 요단 동편 전쟁에서 하신 크신 일들) 와 언약 갱신의 필요성 강조, 언약 갱신의 대상을 다룬다. 이 단락은 호렙산 언약 체결과 달리 상대적으로 간소하면서도 언약 갱신 체결을 위한 중요한 요소들을 모두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과거에 나타난 하나님의 자비로운 행동을 나열하고, 언약 체결에 대한 촉구와 당사자들에게 대한 언급, 그리고 마지막으로 언약 준수 책임자들에 대한 경고(저주)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같은 언약 갱신 의식을 통해 하나님과 이스라엘은 여전히 언약 관계이며 중요한 시기마다 언약을 갱신해야 할 필요성을 각인시킨다. 이런 점에서 모압에서의 언약 갱신뿐 아니라 가나안 땅에 들어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언약 갱신이라는 것도 확실하게 교훈한다.
    
    
    
1. 표제와 출애굽에서 요단 동편까지(1~8절) 
1절은 모세오경에서 유일하게 모압 언약에 대한 직접 언급이다. 모압 언약에 관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그 실체를 의심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신명기에서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 자체가 출애굽과 광야 시대에 모세와 여호와의 말씀과 호렙 언약의 내용을 반복, 보충, 재설정한 모압 언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살펴보면 1절이 28:68까지의 결론이냐? 혹은 29:2의 도입부이냐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이 구절이 결론이라면 모압 언약의 내용은 28:68까지이며, 서론이라면 29:2~31:1까지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선행 구절의 결론이자 후행 구절들의 도입부라는 이중적 역할을 인정한다. 모압 언약의 내용일 뿐 아니라 이후 진행되는 모압 언약 의식(儀式)과의 상관성도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다.
    
모세가 온 이스라엘을 소집하여 말씀을 전한다(2절). 2~9절은 신명기 1~3장에서 언급한 대로 과거 이스라엘에 행해진 세 단계의 구원사를 피력한다. “출애굽과 광야에서의 인도하심, 시혼과 옥에 대한 승리로 요단 동편을 점령한 것”이 그것이다. 모세는 애굽의 바로와 그 모든 신하와 백성에게 행한 바를 이스라엘이 보았지만, 오늘까지 그 본 바를 이해할 수 있는 마음, 볼 눈, 들을 수 있는 귀를 그들에게 주지 않으셨다고 말한다(4~5절). 이는 이스라엘이 지금까지 하나님이 그들을 위하여 행하신 일들을 보아도 깨닫지 못하고 마음에 새기지 못하며 청종치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의 생생한 증인들이었지만 이스라엘이 하나님께서 주신 이해의 능력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지난 40년간 하나님의 크신 일들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순종하지 못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지금 모압 평지에서 모세의 말씀을 듣고 있는 백성은 애굽에서의 열 가지 재앙과 출애굽의 놀라운 일들을 직접 보고 느끼지 못한 이들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과거의 출애굽에 대한 사건 평가가 설교를 통해 신학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광야 생활 가운데서는 그러한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없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5~6절은 이스라엘이 출애굽 하여 광야에서 40년을 지냈지만 그들의 옷이 낡아지지 아니하고 신이 헤어지지 않은 이유가 “주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신 줄을 알게 하려 하심”이라고 말씀한다. 이는 광야 생활에 대한 일종의 교훈적 해석인데, 그들의 광야 생활은 여호와의 초자연적인 역사 속에서 생활했음을 일깨운 것이다. 8:3~4에서는 하나님께서 주신 음식과 물로 살았음을 이미 말했고, 본문에서는 이스라엘의 일상적인 음식인 떡과 포도주가 아니라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음식으로 살았음을 강조한다(참조_8:2~10).
    
    
    
2. 말씀 순종과 언약 갱신(9~13절)
모압 평야에서 모든 이스라엘은 “오늘” 모세의 중재로 새로운 언약 체결을 위하여서 모였다. 이들은 계약과 저주의 체결을 위하여 여호와 앞에 서 있다(10~11절). 15절까지 계약의 당사자들은 ‘오늘’의 이스라엘 구성원들과 ‘내일’의 이스라엘 사람들 모두(너희 수령, 너희 지파, 너희 장로들, 너희 지도자, 이스라엘의 모든 남자, 너희 유아들, 너희 아내, 네 진중에 있는 객, 너를 위하여 나무를 패는 자로부터 물 긷는 자까지 다)를 포함한다. 오늘의 구성원들(현재성)과 미래의 잠재성(오늘 우리와 함께 있지 아니한 자들)을 모두 언급한 것이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신 하나님이 출애굽과 광야의 기적적인 인도하심으로 “내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인 것을” 알게 하시려고 “오늘”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고, 여호와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되시려고” 언약을 맺으셨다. 이스라엘이 이 언약에 참여한다는 것은 반복적으로 언급된 “언약의 말씀”에 참여함을 의미하며, 이는 모세를 통해 선포된 율법을 “지켜 행하겠다”라고 다짐한 것을 가리킨다. 이 언약에 이스라엘 백성 모두가 참여함으로써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모든 자는 여호와의 율법을 실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너를 세워 자기 백성을 삼으시고 그는 친히 네 하나님이 되시려 함이라(13절)”라고 마무리하며 언약 체결이 완성되었다.
    
    
    
나는?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보게 된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지키셨다. 출애굽을 통해 호렙에서 언약을 맺으셨고 이제 가나안 진입을 앞두고 모압 평지에서 이스라엘과 언약을 갱신하신다. 언약은 하나님의 의지 표현이다. 이스라엘에게 마땅한 순종을 요구하지만, 그것만으로 언약 관계가 유지될 수 없다.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고집스러운 열정이 언약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하나님은 말로만 약속하지 않으시고 직접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놀라운 이적과 큰 기사들을 통해서 약속이 현실이 되게 하셨다. 그리고 이스라엘을 그 위대한 역사에 참여시키셨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이를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모세는 4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모압 평지에서 이스라엘을 하나님 나라 언약 갱신의 현장으로 불러 세운다. 이전에 광야에서 실패한 선배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믿음으로 하늘 백성의 삶을 살아가길 촉구하고 있다.
    
-40년이 지나면서 불순종한 출애굽 1세대는 모두 광야에서 사라졌다(1절). 이에 하나님은 요단강 건너 약속의 땅이 보이는 모압 평지에서 출애굽 2세대들에게 다시 믿음을 촉구하신다. 이렇듯 우리의 일상에서 하나님께서 “반복하여” 들리게 하시는 말씀이 있다면 그 말씀에 집중하라는 하나님의 배려가 아닐까? 그 말씀에 약속하라는 하나님의 촉구가 아니겠는가?
    
-하나님은 메마른 광야에서 백성을 입히고 먹이셨다(2~6절). 하나님의 은혜로 백성들의 옷과 신발은 해어지지 않았다. 포도주나 떡이 생산될 수 없는 광야에서 물과 만나를 먹을 수 있었다. 광야에서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하나님의 큰 은혜였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그 은혜를 체험하고도 그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혹시 지금까지 나를 지키시고 입히시고 먹이신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면서도 이를 알아채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지금, 여기에서 누리는 하나님의 은혜에 늘 반응해야 하리라.     
    
-이스라엘은 보고 듣고 또 친히 경험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 언약의 대상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언약의 핵심이다. 애굽에서 나온 것도, 불임의 땅 광야에서 40년 동안 옷이 낡아지지 않고 신이 해어지지 않고 떡이나 포도주나 독주가 없이 초자연적인 음료와 음식으로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창조의 하나님” 덕분이었다. 가나안의 풍요 속에서 이 창조의 하나님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거하는 삶은 과거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는 데서 출발한다.
    
-하나님 나라 행진을 가로막는 이들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이시다(7~9절). 대적들이 다스리던 땅을 하나님의 거룩한 땅으로 바꾸어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자유와 안식과 평화를 안겨줄 처소가 되게 하신다. 때가 되면 하나님은 백성의 닫힌 눈을 여시고 성령으로 구원의 역사를 바로 이해하게 하신다.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에 충실하여 이스라엘을 다시 언약 공동체로 부르신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언약을 갱신하게 하신다. 이 자리에는 백성의 지도자, 각 가족 구성원, 남녀노소, 객이나 심지어 종들까지 사회 계층, 성별에 상관 없이 언약의 하나님 앞에 서게 하신다. 언약은 하나님이 개인과 맺는 것이 아니라 하늘 공동체와 맺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약의 대상은 하나님이시다. 그리고 또 한 대상은 이스라엘 백성이다.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유아들, 여인들, 객까지도 포함한다. 나무 패는 자부터 물 긷는 자까지 포함된다. 노구든 언약의 혜택에 포함되며, 누구든 언약의 책임을 부여받는다. 그렇기에 한 사람의 범죄만으로도 그 땅은 부정해지는 것이다. 언약은 공동체적 책임이요, 공동체적 축복이다.
    
    
    
*주님, 우리 더온누리 공동체가 오늘날 언약 백성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주님, 그렇기에 더욱더 하나님 나라 백성다운 삶을 살겠습니다. 언약을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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