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여호수아는 백성의 지도자들에게 가나안 땅 진입을 명령한다. 한편 요단 동편 땅을 분배받은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와 므낫세는 반 지파도 가나안 땅 점령이 완료될 때까지 동참하라고 지시한다. 그러자 온 백성이 여호수아의 명령을 순종하겠다고 서약한다. 특이한 것은 백성이 오히려 여호수아를 향하여 “오직 강하고 담대하소서”라고 격려한다는 것이다.
1. 백성의 지도자들에게 명령하는 여호수아(10절)
여호수아는 백성의 ‘관리(지도자)’들을 불러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한다. 신명기 1:15에서는 ‘패장 혹은 조장’으로 번역된 단어로 천부장, 백부장, 오십 부장, 십 부장에 이어 가장 말단에 속하는 최소 단위의 지도자들을 가리킨다. 출애굽기에서는 애굽에서 히브리 노예들을 지휘하는 작업반장을 가리킨다. 개역 개정은 ‘기록원’, 새번역은 ‘작업반장’, 공동 번역은 ‘현장감독’이라고 서로 다르게 번역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의 가장 말단 지도자들까지도 잘 숙지하고 알 수 있도록 일일이 세심하게 전달하고 가르쳤다. 이와 같이 교회도 모든 중간 지도자를 세심하게 잘 가르쳐야 할 것이다. 교회 공동체 모두 성경 말씀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10절)” 여호수아는하나님께서 떨쳐내 주신 두려움을 내려놓고 요단강을 건널 준비를 한다. 직전 내용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분명 두려워하는 여호수아에게 힘을 불어 넣어 주시면서 함께 말씀하셨을 것이다. 모세의 뒤를 이어 세움 받은 여호수아가 지체하지 않고 가나안 땅 진입을 위해 명령한다.
2. 여호수아의 명령을 백성에게 전달하는 지도자들(11절)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받은 지도자들은 백성 가운데 나아가 ‘진중에 두루 다니며’ 백성에게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백성 중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교육받고 자기의 사명을 숙지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교회 공동체도 이처럼 모든 직분자들이 공동체 구성원 한 사람도 듣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을 잘 받아야 하나님의 명령을 모든 회중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의 명령을 전달하는 것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듣고 준행해야 할 명령이다. 여호수아의 명령은 첫째, 양식을 준비할 것, 둘째, 사흘째 되는 날에 요단을 건널 것, 셋째,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차지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양식(체다)을 준비하라는 것은 군량미를 준비하라는 뜻이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곧바로 가나안 전쟁을 직면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세상을 능히 이기려면 영의 양식이 필요하다. 영의 양식은 말씀을 뜻하는데, 말씀으로 영의 양식을 든든히 준비하여야 세상에 나아가서 물질주의와 탐욕의 우상숭배를 이겨낼 수 있다. 주님께서도 사도들을 세상으로 파송하시면서 영력을 갖출 것을 명령하셨다(마 10:7~10). 거저 주어지는 말씀의 능력에 성령 충만한 심령을 갖추어 마귀를 쫓아내고 병을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는 하나님 나라의 생명 사역을 수행할 수 있다.
3. 요단 동쪽 지파들에게 동참할 것을 명령함(12~15절)
여호수아는 온 백성에게 전쟁을 준비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구체적으로 요단 동편 땅을 먼저 차지한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에게 앞서 전쟁을 감당할 것을 명령한다(14절). 신명기 3장에서 이들이 요단 서편 땅을 차지하는 대신 모세에게 약속했던 가나안 땅 정복을 힘써 함께 하겠다는 것을 감당하라 한 것이다. 여호수아가 이 명령을 내리면서 “여호와께서 너희를 안식하게 하신 것 “같이” 너희 형제도 안식하게 하라”고 말한다. “같이~ 하라”는 명령에는 지금 너희가 얻은 안식은 온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서 안식을 얻을 때 비로소 진정한 안식이 된다는 의미이다.
한편 모세가 죽기 전에 약속한 것을 여호수아가 다시 다짐받는다.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가 명심하고 지켜야 할 것이었다. 이처럼 말씀을 듣고 배웠으면 성도는 결단코 그 말씀을 잊지 않고 실천할 것을 항상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또 하나님께서 쉬게 해주실 것이라는 약속도 기억해야 한다. 땅 점령의 사명을 완수한 후에 평화를 주실 것이다. 요단 동편 세 지파는 장정들을 소집하여 군대의 대오를 갖추고 가나안 땅 점령 사역에 동참하여야 한다. 본문에는 “돕다(에제르)”라는 동사가 등장하는데, 아내가 남편을 돕는 것처럼(창 2:18), 하나님께서 에벤에셀이 되셔서 이스라엘을 도우신 것처럼(삼상 7:12) 그렇게 온 이스라엘이 서로 돕고 일치하여 끝까지 사명을 완수하여야 한다.
4. 백성들이 충성을 맹세하고 여호수아를 격려함(16~18절)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고 그대로 실천하겠다고 굳게 서약함으로써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언약 관계가 성립한다. 실천하여 쌓은 공로는 구원의 조건이 아니지만, 구원받은 백성이라는 마땅히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준행하겠다는 굳센 결심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준행 서약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은총에 대한 당연한 응답이다. 은총을 받은 성도는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곳은 어디든지 가겠다는 마음 자세를 가다듬는다. 또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이 파견하신 백성들이라는 자의식을 품고 살아간다. 요단 동편의 땅을 먼저 분배받은 세 지파의 장정들은 이 과업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말씀을 잘 듣고 순종하는 생활 습관을 지녀야 한다. 순종하면 주님이 함께하심으로 형통한다. 순종은 ‘듣다(샤마)’로 표현된다. 잘 들어야 순종할 수 있다. 바울도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는다(롬 10:17)’라고 증거했다.
특이한 것은 백성이 여호수아를 축복한다(18절). “여호와께서 함께 계시기를 원한다”라는 백성의 고백은 여호수아를 향한 축복이다. 지도자에게 하나님께서 함께하셔야 공동체가 평안하다. 또, ‘강하고 담대하라’고 격려하는데, 역시 공동체는 지도자를 격려하고 기도해 주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이에 요단 동편 땅을 차지한 세 지파는 이렇게 대답한다. “당신이” 우리이게 명령하는 것과 보내는 곳에 순종하고 가겠다(16절)고 확언하고, 이를 “우리는 범사에 모세에게 순종한 것 “같이” 당신에게 순종하려니와(17절)”라고 약속한다. 그리고 여호수아에게 이렇게 고백한다. “오직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모세와 함께 계시던 것 “같이” 당신과 함께 계시기를 원하나이다(17절 하)” “같이”는 여럿이 더불어라는 의미와 함께 “어떤 것과 서로 다름이 없이”라는 의미도 있다. 수학 용어로 말하면 동치( 同値), 혹은 등치(等値)이다. 두 명제가 같은 내용이어서 어느 쪽을 써도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전쟁 준비는 군사적인 체제 정비를 우선한 것이 아니었다. 가중 중요한 준비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리더십을 중심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 1-9절까지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 개인에게 “강하고 담대하라”를 연거푸 3회 반복 사용하시면서 모세의 뒤를 있는 막중한 사명에 두려워 하는 여호수아의 리더십을 북돋아 주었다. 10-18절은 그렇게 하나님으로부터 세워진 여호수아가 백성들에게 끼칠 리더십의 첫번째 시험(?)이다. 이 장면에서 온 백성들에게 “양식을 준비하라”고 명령하고 “또(12절)” 요단 서편을 차지한 세 지파에게 따로 명령한다. 이 명령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같이”… 모세에게 순종 한 것처럼 당신에게도 순종하겠다는 것은 모세를 통하여 지금껏 하나님의 놀라운 인도함을 받았던 것처럼 여호수아를 통해 계속 받겠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세에게 순종한 것처럼 당신(여호수아)에게 순종하겠다는 것을 세 지파가 온 이스라엘 백성 앞에서 선언하는 것이다.
어쩌면 여호수아에게 요단 서편 세 지파의 이런 행동은 앞서 1-9절를 통해 하나님께서 부터 받은 확증이 실현되는 장면일 것이다. 분명히 강하고 담대하라는 음성은 하나님께로부터만 받은 것이다. 여호수아는 그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강하고 담대하게 이스라엘의 2대 지도자의 자리에서 강하고 담대하게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양식을 준비하라” 명령하였다. 요단 서편 세 지파는 여호수아에게 따로 명령을 받는 현장에서 하나님과 여호수아 사이에서만 있었던 “강하고 담대하라”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신비하게도 “강하고 담대하소서”라는 말로 이들에게서 듣는다.
여호수아는 크게 전율하였을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5절 “내가 모세와 함께 있었던 것 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17절 “여호와께서 모세와 함께 계시던 것 같이 당신과 함께 계시기를 원하나이다” 하나님께서는 단지 여호수아에게만 들려주셨던 음성을 백성들의 입을 통해 똑같이 반복하게 함으로서 여호수아의 마음을 흔들리지 않는 확신으로 차게 하신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이웃들을 통해 확증 될 때 이보다 더 확실한 하나님의 약속의 보장이 또 있을까? 우리 주님은 이렇게 한 사람 여호수아를 세워 나가신 것이다.
나는?
-하나님의 격려와 당부에 용기를 얻은 여호수아는 백성의 지도자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이어 요단강 동편을 기업으로 얻은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에게 모세와 맺은 약속대로 가나안 정복 전쟁의 선두에 설 것을 명령한다.
-하나님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여호수아는 3일 안에 가나안을 향해 진격할 계획을 관리들에게 알리고, 관리들은 다시 진중에 두루 다니며 그 명령을 백성들에게 다 알리도록 요구한다. 모두 그 계획을 알도록 일사불란하게 전달한다. 하나님의 뜻을 공동체 전체가 다 알도록 가르치고 교육하는 일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만큼 더욱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11절).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차지하게 하실 것이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준비도 없이 되는 것은 아니다. 르우벤, 갓, 므낫세 반 지파는 이미 요단강 동쪽 땅을 차지했지만, 아직 땅을 차지하지 않은 나머지 지파들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12~15절). 만일 요단 동편 지파가 함께 싸우지 않는다면 가나안 정복 전쟁은 실패로 끝날 것이고 요단 동편도 위태로워질 것이다. 내가 앞서 받은 것으로 공동체와 함께 가야 한다. 아니 앞장서서 함께 해야 한다.
-동편 땅을 차지한 갓, 르우벤, 므낫세 절반 지파는 먼저 얻은 안식에 머물지 말고, 이제 형제들이 가나안 땅을 차지하는 일에 앞장서서 싸워야 한다. 모든 전쟁이 다 끝나고 형제들도 ‘안식’을 누리기 시작할 때 비로소 자신들도 동편에서 안식을 누릴 수 있다. 공동체는 고난도 축복도 함께 나누는 운명 공동체다. 동편 땅을 차지한 지파부터 나머지 지파까지 하나가 되어 요단 서편 가나안 땅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이 세우신 리더십에 순종해야 한다(16~18절). 요단 동편 지파 백성들은 여호수아를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로, 모세의 합법적 후계자로 인정하고 절대적으로 복종할 것을 다짐하며 그를 위해 축복한다. 새로운 지도자에게 경의를 표하며 충성을 맹세하고, 축복하며 격려하는 모습은 매우 아름답다. 이처럼 나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를 내 삶 전체의 주인으로 인정하며 순종하고 있을까?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를 존중하고 다른 이들의 영적 성숙과 평안을 위해서 힘써야 할 것이다.
-세 지파 반의 지도자들은 여호수아의 명령에 순종을 다짐한다. 모세에게 순종한 것처럼 이제 여호수아에게도 순종을 다짐하여 그가 하나님이 세우신 종임을 인정한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하시기를 빌며 강하고 담대하도록 용기를 준다. 이제 막 지도자가 된 여호수아에게 큰 격려가 되었을 것이다. 성도의 기도와 격려가 필요 없는 지도자는 없다.
-하나님의 명령에 하나 되어, 온전하게 순종하는 삶을 살아내겠습니다.
-참된 안식은 공동체에 속한 모든 사람이 함께 누릴 때 가능하다. 요단 동편에 먼저 정착한 세 지파 반은 이미 그들의 몫을 받았다. 하지만 다른 형제들은 이제 요단강을 건너 그곳을 정복하기 위한 전쟁을 앞둔다. 입술로는 하나님이 친히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라(신 3:22)고 말하면서 뒤로 빠지려는 생각은 공동체 회복과 안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멀찍이 떨어져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하지 말고 당사자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마땅하다.
-“너희의 형제보다 앞서 건너가서 그들을 돕되 여호와께서 너희를 안식하게 하신 것 같이 너희의 형제도 안식하며 그들도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주시는 그 땅을 차지하기까지 하라(14~15절)”
-여호수아의 주제는 하나님이 온 땅의 주인이시니 그분의 말씀을 신뢰하고 순종함으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순종은 하나님이 주인 되심을 인정하는 신앙고백이다. 순종은 최고의 신앙고백이다. 요단 동편 땅을 이미 획득한 상황이더라도 요단 서편에 정착해야 할 형제들을 위해 앞장서서 순종의 태도를 요구하신다. 이에 백성들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끌어냈던 모세에게 순종하였던 것처럼, 광야에서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는 여호수아에게 순종을 다짐한 것이다.
*주님, 주님의 명령에 즉각 순종하고, 모든 백성이 듣고 준비하도록 세밀하게 알려 온전하게 순종하도록 이끄는 지도력을 봅니다. 제가 이러한 세밀한 리더십을 행사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주님, 새로운 리더십을 인정하고 축복하는 세 지파 지도자들의 성숙함을 봅니다. 저에게도 이렇게 성숙한 성도들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성도들의 용납과 인정해 주심으로 오늘 제가 서 있음을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