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성경 묵상
흑암과 절망의 바다 한가운데에 비친 말씀의 빛! [행 27:21-44]
 – 2024년 06월 28일
– 2024년 06월 28일 –
광풍으로 인해 아드리아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던 배는 미항을 떠난 지 14일 만에 기적적으로 육지에 근접하게 된다. 이에 선원들이 배를 버리고 거룻배로 도망가려고 시도하지만, 바울의 조언에 따라 군인들이 거룻배의 줄을 끊어버림으로써 수포가 된다. 바울은 또다시 동료 승객들에게 음식을 권하며 위로하며, 하나님께서 모두를 구원해 주신다고 선포한다. 마침내 배에 탔던 276명은 모두 하나님의 은혜로 무사히 육지로 구조된다.
    
    
    
1. 절망의 바다에서 위로의 말씀이 선포되다(21~26절)
해와 달이 완전히 빛이 차단되었고, 광풍이 몰고 온 죽음의 그림자는 배를 완전히 감싸고 있었다. 절망스러운 광풍에 떠밀린 지 사흘째 되는 날에 배의 기구(닻)를 버렸고(19절) 이후 여러 날 동안 지속되는 이런 상황 속에서 그들은 누구도 무엇을 먹을 기운도 없었고 먹을 기분도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바울이 일어나 그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 먼저 그레데에서 자신의 말을 들었으면 좋았을 것 아쉬워한다(21절). 극한의 비참한 상황에서 바울도 어쩔 수 없는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고 희망의 줄을 놓고 있는 자들에게 필요한 위로와 소망의 말을 전한다. 단순히 희망 사항만을 전달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확신을 받은(23~25절) 사람으로서 담대하게 말한다.
    
바울은 미항에 있을 때 만약 출항하게 되면 그 배는 “화물과 배만 아니라 우리 생명에도 타격과 많은 손해를 끼치리라(10절)”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바울의 이러한 경고는 그동안의 전도 여행을 다니면서 경험한 것에서 우러나왔다. 고린도후서 11:25에서 “채찍으로 맞은 것이 세 번이요, 돌로 맞은 것이 한 번이요, 파선을 당한 것이 세 번이요, 밤낮 꼬박 하루를 망망한 바다를 떠다녔습니다(새번역).”라고 회상한다. 바울은 이러한 경험에서 직관적으로 이미 항해 가능 기간을 넘긴 것을 우려했다.
    
그러나 이제는 경험에 아니라 확신에 찬 목소리로 외친다. 배의 손상은 막을 수 없겠지만, 생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22절). 그리고 자신의 이런 확신의 근거를 “바로 지난밤에, 나의 주님이시요 내가 섬기는 분이신 하나님의 천사가, 내 곁에 서서 ‘바울아,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는 반드시 황제 앞에 서야 한다. 보아라, 하나님께서는 너와 함께 타고 가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너에게 맡겨 주셨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새번역_23~24절).”라고 밝힌다. 천사가 전해준 말씀은 2년 전에 예루살렘에서 자신의 목숨이 위험에 처했을 때 주셨던 말씀이었다(행 23:11). 하나님의 사자가 전해준 이 말씀은 그때 받은 확신을 다시 확인해 주시는 말씀이었다.
    
바울이 가이사 앞에 서서 증언하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며 뜻이라는 것이다. 이에 하나님께서 바울과 한배를 탄 다른 사람들의 목숨까지도 모두 지켜주실 것을 확인해 주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너와 함께 타고 가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너에게 맡겨 주셨다”라는 말에는 바울이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바울의 기도에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셨다는 의미이다. 바울은 이 사실을 통해 하나님이 그 자녀들에게 약속하신 것은 반드시 지키신다는 믿음을 동료들과 함께 나눈다. 그렇게 해서 그들이 타고 가던 배가 한 섬에 걸리는데, 그 섬은 나중에 멜리데로 밝혀진다.
    
    
    
2. 절망의 바다에서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다(27~44절)
바울이 배만 손상될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말로 위로 한지 수일이 지났다. 미항을 떠나 광풍에 휩쓸린 지 14일째 되었다(27절). 그레데 섬에서 이들이 표류하여 도착한 곳은 멜리데라는 섬이었다. 미항에서 885km를 떠밀려 왔으니 이만한 시간이 흐른 것은 당연했다. 멜리데 섬은 시칠리아 반도 남단에 있는 아주 작은 섬이었다. 선원들은 오랜 기간 표류하며 오다가 배가 육지에 가까워져 왔음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특히 ‘누가’는 선원들이 이렇게 알아차린 시간대를 “자정쯤”이라고 밝힌다. 그것은 아마도 해안을 향해 부딪히는 큰 파도 소리를 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소리를 통해 육지에 근접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육지에 가까이 온 것을 안 선원들이 이제 배 밑의 수심이 얼마나 되는지 측정하기 시작한다. 처음 쟀을 때 스무 길이었고, 조금 더 가서 재니 열다섯 길이었다. 육지에 가까워졌다는 의미였다. 선원들은 배가 암초에 걸리지 않게 하려고 고물에서 닻 네 개를 내리고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27~29절).   
    
그런데 사공 중 일부가 도망하려고 이물에서 닻을 내리는 체하고 거룻배를 바다에 내리려고 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자정쯤에 광풍이 여전한 바다에서 거룻배를 내리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겠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광풍에 시달린 선원들의 판단력은 이미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있었다. 인간의 판단력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매우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휘되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이 지속되면 냉철하게 생각하기보다는 감정적으로 매우 어리석은 결정을 할 때가 꽤 있다. 바울은 선원들의 의도가 어찌 되었든, 그들이 도주한다면 승객들에게 닥칠 위험성에 대해 백부장에게 전달한다. 이에 군인들이 거룻배를 묶고 있던 줄을 모두 끊어버렸다.
    
날이 밝자 바울이 다시 말한다. 무려 14일 동안 금식을 “강요당한” 승객들에게 음식 먹을 것을 권한다. 이는 음식을 조리할 수 있을 만큼 광풍이 잦아들었음을 의미한다. 음식을 권한 이유는 그들이 육지에 무사히 오르기 위해 많은 체력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바울은 다시 한번 모든 사람이 생명에 지장 없이 안전하게 구출될 것이라며 안심시킨다(33~34절). 그리고 난 후 손수 떡을 떼어 먹으며 동료들을 격려한다. “하나님께 축사하고”는 유대인들이나 그리스도인들이 식사 전에 일상적으로 행하였던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는 의미이다. 바울이 능동적으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본 승객들은 용기를 얻고 음식을 먹었다. 이 모습을 많은 학자들은 초대교회에서 행하였던 성찬식을 연상케 한다고 해석한다. 당시 초대교회는 성찬식을 따로 행한 것이 아니라 일반 식사 도중에 행하였다(고전 11:17~34). 바울이 이 자리에서 누가를 포함한 다른 동료들과 함께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성찬식”을 거행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그 배에 탔던 사람의 수는 모두 276명이었다. 이토록 많은 사람이 광풍에 휩싸여 속절없이 죽음 가운데 절망하던 자리에서 구원받은 것이다.
    
39~44절은 멜레데 섬에 모두 무사히 안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모두 배불리 먹고 난 뒤에 사람들은 배를 가볍게 하려고 곡식을 바다에 던졌다. 그들은 또한 닻을 끊어 바다에 버리고 키를 묶었던 밧줄을 늦추었다. 그리고 전면의 돛을 올려 바람을 타고 해안 쪽으로 배를 몰았다. 그런데 두 물살이 합쳐지는 곳에 와서 배가 모래톱에 걸려버렸다. 이물은 박혀서 움직이지 않게 되었고 고물은 심한 물결에 깨지고 말았다. 이때 군인들은 죄수들이 혹시 헤엄쳐 도망갈지 하여 그들을 모두 죽이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백부장은 바울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군인들의 계획을 저지하고 헤엄칠 수 있는 사람들은 먼저 뛰어내려서 육지로 올라가라고 명령했다. ‘누가’는 이렇게 해서 모두 무사히 육지로 올라오게 되었다고 기록한다.   
    
    
    
나는?
-극심한 광풍 속의 사람들은 자기 목숨 부지에만 연연한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배는 점점 육지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러나 바울의 예언이 있었던 후로도 14일 동안 표류는 계속되었다. 이 기간에 조리할 수 없어 아무것도 먹지 못한 사람들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선장이나 선주, 백부장 등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아무도 지도자다운 경륜과 희생정신을 발휘하지 못한다. 선원들은 도망할 궁리하기에 바쁘기만 했다. 복음이 없는 자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 소망을 두는 자들이기에 위기를 만날 때 보이는 전형적인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바울은 자신이 하나님에게 받은 위로를 뱃사람들에게 들려주며 영혼이 절망 가운데 묶인 뱃사람들을 위로한다. 바울은 자신보다 자신을 통해 역사하실 하나님을 강조하고 그분의 약속이 모든 승객을 살릴 것임을 강조한다. 캄캄한 밤 같은 우리 인생에 하나님은 가장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위로이며 대안이다. 보험에 들듯 기도하고 투자하듯 헌신해서는 안 된다. 내가 하나님께 다 맡기지 않으면 하나도 맡기지 않은 것이 될 수 있다.
    
-바울의 예언대로(26절) 표류하던 배는 점점 육지에 접근한다. 물 깊이를 재보던 사공들이 이를 가장 먼저 감지하고 자기들만 살려고 몰래 거룻배를 내리려고 한다. 하지만 사공이 없으면 모든 승객이 다 죽는다는 바울의 경고에 따라 군인들은 거룻배의 줄을 끊어 사공들이 도망하지 못하게 한다. 말씀을 믿지 않고 나만 살겠다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손쉬운 해결책을 덥석 붙잡는 모습은 없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육지에 거의 이르자 바울은 음식 먹기를 권하고, 자신이 먼저 성만찬 의식을 연상하는 의식을 거행한 후 먹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도께서 죽음을 이기고 승리를 주신 것을 기념하는 성만찬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이 이곳에도 임할 것이라고 고백한 것이다. 나는 절망의 바다 한가운데서 표류하고 있는 이들에게 죽음의 절망을 이긴 예수님 부활의 승리를 담대하게 소개하고 전할 수 있는가?
    
-배를 탄 모든 사람은 절망으로 식음을 전폐하고 죽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럴 때 바울은 “우리가 한 사람도 죽지 않고 한 섬에 걸리리라”라는 말씀을 담대하게 선포한다. 태양 빛도 달빛도 광풍의 구름에 갇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묶여있는 그 배의 사람들에게 위로의 빛을 비추어 주었다(22~26절). 또 14일이 지나도록 구원의 실현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 절망 속에서 다시 한번 “너희 중 머리카락 하나도 잃을 자가 없으리라(34절)”라는 확신의 말로 격려하고 음식 먹기를 권했다.
    
-여러 요인으로 무려 14일 동안 전혀 먹지 못했다. 그러나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고 다 구원받을 것이니 안심하고 음식을 먹으라.”라고 권했다. 그리고 자신이 먼저 떡을 들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 후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이처럼 다가올 내일의 염려 때문에 오늘을 절망 중에 보내지 말고 믿음으로 일어서야 하리라. 내일의 목숨이나 오늘의 목숨이나 매한가지이다. 오늘 캄캄한 절망 중에 함께 하시는 주님이 내일도 나와 동행하실 것이다. 세상이 우리에게 모든 것을 앗아가더라도 그 주님을 믿는 믿음만은 앗아가지 못하게 잘 간직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따른 담대한 선언이었다. 나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이렇게 확신하여 담대하게 선포할 수 있는가? 단지 여러 경험의 산물이 아니라 신비적인 통로를 통해 말씀해 주신 지극히 주관적인 것을 담대하게 객관화하여 절망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포하였다. 나도 이와 같은 바울의 모습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바위 같은 확신과 캄캄한 현실을 격파할 수 있는 영적 기백을 갖춘 지도자이어야 하리라.
    
-하나님은 약속하신 대로 한 사람도 잃지 않고 배 안에 있는 이들을 다 구원하신다. 특히 백부장을 통해 죄수들을 죽이려는 계획을 막게 하셨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의 목숨을 구원하는 동안 군인들은 자기 안위만 생각하여 죄수들을 죽이려고 했지만, 백부장은 바울의 배후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 폭풍 같은 위기 속에서도 평안을 잃지 않고 하나님을 바라보는 바울을 바라보며 제국의 무소불위한 힘을 과시하던 백부장의 마음에 균열이 간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 시대를 살아내는 그리스도인들이 광풍 같은 절망의 폭풍우 속에서도 평안을 잃지 않으며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을 통해 이 땅의 누군가는 하나님을 새롭게 바라보게 될 것이다.
    
    
    
*주님, 흑암과 절망의 바다 한가운데서도 말씀이 주는 분명한 빛을 바라본다면 희망이 꺾이지 않음을 보았습니다. 내 삶의 바다 가운데서 비추는 말씀의 빛을 늘 바라보며 의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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